솔라의 외출2 - 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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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영진의 모습을 보는 솔라가 뭔가를 감지했다. 분명 무슨 일이 있는 게 확실했다. 지금까지 영진의 행동을 보면 이런 일이 없었다. 술을 마셔도 이렇게까지 취한 적도 없었고... 그런데 오늘은 이상했다. 일찍부터 와서 기다리는 것도 그렇고... 

 

영진은 꿀물을 마시더니 그대로 테이블에 엎어져 잠이 들었다. 솔라는 추울까 봐 러그를 영진에게 덮어주었다. 마침 손님들도 다 나가고 해서 그냥 자게 놔두었다. 그 사이에 손님이 두 테이블이나 다녀갔다. 영진은 미동도 없이 계속 자고 있는데...


 마지막 손님이 나가니 새벽 1시가 넘었다. 두 시간 가까이 엎드려 자는 영진을 조용히 깨워 보았다.


- 영진아! 인제 그만 자고 일어나... 팔 저리겠다...!

- .....

- 그만 자! 새벽 1시가 넘었어... 형 들어가야지...!

- 으음...!

- 정신 좀 차려! 뭔 술을 그렇게 마시고 다니냐...! 오랜만에 와선 다른 곳에서 술에 취해 오질 않나... 애정이 식었구먼...!

- 웅... 제가 그럴 리가 있나요... (이미 잠이 깬 건지 일어나며 말했다) 다른 손님은 다 가셨어요...? (주변을 

둘러보며...)

- 그래 다 갔다! 

- 벌써 들어가시려고요...?

- 몇신데 벌써 가... 네가 안 일어나니까 하는 말이지...!

- 헤헤... 그럼, 이제 우리 한잔해요!

- 술이 좀 깼어...? 괜찮겠냐...!

- 참, 형님도... 내일 쉬는데 뭔 걱정이세요... 이제 컨디션 다시 만땅!

- 그래, 마시다가 키핑하면 되지... 뭐로 줄까...?

- 멕켈란으로 주세요...! 18년으로요!

- 잉? 18년산으로...? 너 오늘 무리하는 거 아냐! 다른 곳에서도 양주 마셨지...?

- 아, 형님이 항상 그러셨잖아요! 종로 발전을 위해 돈 좀 쓰라고요! 오늘 종로 제가 접수할게요! 


 *멕켈란은 싱글 위스키로 가격이 좀 센 편이다. 발렌타인 21년보다 더 비싼 가격대다. 얼라이브에서 파는 

기준이므로 다른 곳과 가격 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 ^^


- 너 술도 마셨으니 15년으로 먹자! 술이 되었는데 좋은 술이 뭐 필요해... 알코올이 필요한 거지...

- 형님이 알아서 주세요...


 그렇게 둘이 앉아서 주거니 받거니 술을 마시고 있었다. 솔라가 태국에 다녀온 이야기로 거의 시간을 할애했다. 그러나 한진과의 썸씽은 말하지 않았다. 시간은 2시를 훌쩍 넘어 3시로 향했다. 처음에 술이 남을 것 같았는데 거의 비워가고 있었다. 그러자 영진이 드디어 속내를 살짝 털어놓기 시작했다.


- 형님...!

- 응...

- 솔라 형님...!

- 왜...

- 제가 형님 좋아하는 거 아시죠...?

- 글쎄...? 우리 영진이가 날 좋아했었나...?

- 지난번 제주도에 오셨어도 저 한번 안아 주시지도 않고... 그때 얼마나 서운했는지 아세요...! 일부러 그러진 않았겠지만 술이 돼서 그냥 쓰러져 주무시고... 제가 그냥 형님 옆에 딱 붙어서 잘려다 집으로 갔답니다...!

- 하하하...! 그때는 미안했어... 내가 그날 기분이 좋아 술이 좀 되긴 했어. 웬만해서 그런 일이 없는데 말이야...


 영진이 뭔가 더 말을 하려다 참는 것 같았다. 솔라는 일부러 모른 척했다. 


- 에구... 우리 영진이가 그때 내가 그냥 떠나서 많이 서운했었구나! 오늘 우리 영진이 안고 잘까...?

- 됐거든요! 뭐, 저는 형님이 원하시면 안기는 그런 놈인 줄 아시나 본데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저, 종로에서 잘 나간다고요! 오늘도 저 술잔 날아왔었어요! 그런데도 다 뿌리치고 왔거든요...!

- 아이고, 그러셨어요? 하하하! 영진이 술 취하니 또 새로운 면이 있네... 그만 마시고 나가자!

- 술 남았잖아요... 다 마시고 가요...!

- 괜찮겠어...? 나야 상관없지만...

- 아니면 나가서 한 잔 더 하던가요...

- 이것 봐! 그새 3시가 넘었다. 나가서 마시긴 뭐 하러... 그래, 이거나 다 마시고 나가자...


 결국 새벽 4시가 다 되어서야 둘은 가게서 나올 수 있었다. 솔라는 영진과 함께 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영진이 끝내 하고픈 말을 다 하지 못한 게 있는 것 같았으나 솔라 또한 일부러 피한 것이다. 아마도 대만의 창 이야기를 하려다 만 것 같았다.


 2월의 끝물이라 봄이라고 하기엔 아직도 추운 계절이었다. 보일러를 더 올려서 따뜻하게 하고 침대 시트의 온도를 올렸다. 영진이 술을 많이 마셨기에 방문을 약간 열어 놓아 환기되게 하고 조명을 낮추며 솔라는 건너편 응접실의 소파로 가서 잠을 청했다.


 영진 때문에 바쁜 주말을 보내고 다시 새로운 월요일이 찾아왔다. 청소를 끝내고 이른 시간이라 커피를 

준비하는데 뜻밖에 창호가 들어왔다. 연락도 없이 갑자기 온 것이다. 


 갑자기 지난 태국에서의 일이 떠올라 정신이 아찔했다.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하나 싶어 걱정이 앞섰는데... 창호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 왜, 내가 와서 안 반가워...? (평소 같던 태도였다)

- 아... 아니... 안 반갑기는... 넌 별일... 없었지...?

- 왜, 별일이 없어! 너 때문에 별일이 많았지...! 마시던 술이나 가져 와!


 창호는 솔라 가게에 오면 늘 보드카 *앱솔루트를 마셨다. 창호의 변함없는 행동에 마음이 좀 놓이는 솔라가 재빠르게 안주와 술을 준비해서 내놓았다.


- 오늘은 보드카 말고 위스키로 줘!

- 보드카 안 마시고? 뭐로...? 넌 보드카만 마셨잖아...!

- 발렌 21로 가져와... 난 다른 위스키도 잘 마셔...!

- 알았어...


 솔라가 발렌타인 21년으로 술을 바꿨다.


- 자, 한잔 받아라... (창호가 먼저 새 술을 솔라에게 권했다)

- 아니, 네가 먼저... (병을 빼앗으려 하는데...)

- 받아! (완강하게...)

- 그... 그래...

- 넌 잘 지내나 보네. 얼굴이 좋네! 남의 커플 파탄 내놓고...! (빙긋 웃으며...)

- 무슨 소리야! 그러잖아도 내가 너 볼 면목이 없는데... 그래... 형님은... 잘... 계시지...?

- 한진 형...? 모르지...!

- 모르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 이젠 난 모른다고...! 

- 그러니까 그게 무슨 말이야! 네가 모른다니...!

- 우리 이미 헤어졌어...

- 이잉...? 그 일 때문에 헤어진 거야...!

- 그래, 네 덕에 헤어진 거지. 잘 헤어졌어...!

- 정말이야...?(솔라는 가슴이 철렁했다)

- 그리고... 솔라야... 너 때문에 일이 다 잘 해결되었어... 내가 고맙다! 

- 고맙다니! 그건 또 무슨...?

- 솔라야! 지난번 태국에서의 일은 나도 미안하게 생각해...

- 아니야. 내가 잘못 한 거지... 정말 내가 미안했어...

- 네가 태국 다녀온 후로 마음고생이 심했었지...? 미안해... 이제 내가 다 털어놓을게...!

- 뭔 말이야...!


 솔라는 어리둥절했다. 뜬금없이 나타나서 내게 고맙다니! 덕분에 일이 잘 해결되었다는 말이 무슨 소린지...? 


- 실은 내가 계획이 있어 일부러 너와 함께 여행을 갔던 거야! 안 가려는 형님 모시고... 이런 말 하기 너 보기 부끄럽다만... 형님이 바람기가 좀 심해... 내가 그동안 몇번이나 목격했었지... 그럴 때마다 다신 안 그러겠다고 했는데... 그래서 내가 이번 기회에 끝내려고 너와 함께 갔었던 거야! 한진 형이 너에 대해 호기심이 많더라고... 네 사진을 일부러 보여줬었거든...


 솔라는 말없이 듣기만 했다.


- 내가 마지막 날에 일부러 바람 쐬면서 시간을 끌며 천천히 들어갔던 거야. 나가면서 바람 좀 씐다고 

했었거든. 그런데 내 예상대로 들어맞았어! 결국 너를 유혹해서는...


- 아니야... 어쨌든 그날은 내가 잘못했었어... 정말이야...! 형님도 나도 처음에는 다른 맘은 없었어!

- 알아...! 그래서 네 덕분에 이번에 형님이랑 완전히 정리했어! 벌써 한 달쯤 되었다.

- 그랬구나...

- 그래서 이제 가벼운 마음으로 온 거지! 솔라야, 너도 뭐 잘한 건 없지만 결론적으로 이렇게 널 이용한 거에 대해 나도 사과할게... 우리 서로 이걸로 없는 것으로 하자!

- 뭐... 네가 이유야 어찌 되었든 간에 내가 잘한 건 없으니까... 네가 그렇게 말해주니 고맙다... 사실, 나 그동안 마음이 너무 안 좋았어! 즐거워도 웃을 수가 없는 거야. 그 일의 잔상이 계속 남아서 네게 어떻게 용서를 구해야 하나... 고민도 많이 했고... 

- 자, 자... 이제 다 끝났어! 이제 그 이야기는 그만하자! 내가 형님에 대해 더 자세히 말은 못 하겠다만 내게 

계륵 같은 존재였어... 아니, 가시였어! 그동안 찰거머리 같이 붙어 안 떨어져서 너무 힘들었었다.

- 형님이 그렇게 애를 많이 먹였어...?

- 말도 마... 라...! 네게 이렇게라도 털어놓으니 나도 속이 좀 시원하다! 사실 나도 마음이 편하지 않았거든... 


 그렇게 창호와의 안 좋았던 감정은 잘 풀어졌었다. 그러나 솔라의 마음이 아주 개운한 것은 아니었다. 뭐랄까? 어찌 되었거나 자신으로 인해 한 커플이 끝장을 낸 게 아닌가! 물론, 창호가 의도적으로 쳐 놓은 그물에 걸렸으나, 한편으로는 한진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리의 가로수에 연한 초록의 새싹이 돋아나고 담벼락에 개나리가 노랗게 피어나는 봄과 함께 기어코 3월이 또 찾아왔다. 바람은 포근한 게 완연한 봄바람이라고 속삭이며 지나간다. 솔라의 가게 6주년 행사는 3월 마지막 주 목, 금, 토요일 3일간으로 예정을 잡았다.


 그동안 광주에 있는 영수가 전화를 자주 걸어왔었다. 한번 시간을 내어 서울에 올라온다는 것이다. 영수는 솔라가 다녀간 후에 심하게 가슴앓이했었다. 그만큼 외로웠다는 방증이었다. 솔라는 그런 영수가 상처받지 않게 언제나 따뜻하게 위로하며 대해주었다.


 솔라가 바쁘게 손님을 맞이하고 있는 어느 늦은 밤이었다. 손님이 여러 테이블 있었는데 자정이 좀 넘었나? 주말이라 그런지 그날따라 손님들이 늦게까지 있었다. 가게 입구 모니터에 한명이 들어 오는 게 보였다. 


 솔라 가게는 원샷바라 솔로로 오는 손님들이 70%가 넘는다. 거의 혼자 오는 손님들이다. 화면으로 얼핏 보니 처음 보는 손님 같았다. 그런데 들어 오는 손님을 직접 보고 몸이 얼음처럼 굳어 버렸다. 다름 아닌 창이었다. 작년 12월에 제주도에서 만난 대만인 진 창이었었다. 솔라는 너무 놀라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 오랜만입니다. 솔라님... (창의 눈에는 그리움과 반가움이 가득해 보였다)

- 어... 어떻게 오셨어요...? 여길 어떻게 알고...!


 그러고 보니 자신에 대해 특별히 알려준 게 없었다. 종로에서 가게를 한다거나 상호를 알려주지도 않았었다. 그렇다면 영진이...? 일단 솔라는 창을 자리에 앉혔다.


- 조금만 기다려요... 손님들이 곧 나갈 테니까... 우선 간단히 마시고 있어요...

- 네. 천천히 하세요...


 새벽 1시가 넘어서자 손님들이 다 빠져나갔다. 이제 가게에는 창과 둘만 남아 있었다. 솔라는 음악을 차분한 곡으로 바꾸고 토요일이지만 바깥에 있는 가게 간판 조명을 꺼버렸다. 다른 손님들은 받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현관문을 잠갔다. 가게가 지하 1층이라 바깥에서 보면 일찍 문을 닫은 것처럼 보였다.


 그제야 솔라와 창은 서로 뜨겁게 포옹했다. 솔라도 그날의 서운함이 창을 보는 순간 눈 녹듯 사라져서 

반가움에 힘껏 끌어안았다. 솔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창을 진심으로 좋아했었다. 


 창 역시, 그날 솔라가 갑작스레 제주를 떠난 게 자신 때문이란 생각이 들었기에 마음속에 미안함을 안고 

있었다. 그래서 다시 한국에 오자 일행들을 두고 바로 솔라에게 온 것이다. 둘은 뜨겁게 포옹하는데 창에게서 낯설지만 익숙한 듯 좋은 냄새가 전해왔다.


 창은 일부러 정장을 입고 왔었다. 세련된 분위기의 차림새가 솔라를 더욱 흡족하게 했는데, 창의 숨결까지 솔라가 흥분되고 떨리게 하고 있었다. 창의 검은 뿔테 안경이 왠지 듬직하게까지 느껴질 정도였다. 그만큼 창의 모든 것이 좋았었다.



 작년 12월의 제주도, 솔라가 떠나고 영진과 창은 바로 창이 머무는 호텔로 갔었다. 마치 솔라가 떠나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서로를 원했던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처음에는 서로가 약간 삐끗거렸으나 산행을 하며 

서로에게 호감을 가지게 되었다.


 그런데 솔라가 갑자기 제주를 떠난다고 하니 둘에게는 절호의 기회였었다. 창과 영진은 호텔 룸에서 종일 서로의 육체를 탐닉하며 바깥으로 나오지를 않았다. 음식도 룸서비스를 통해 시켜 먹었다. 그만큼 서로가 좋았었다. 결국은 다음 날 밤까지 함께 보냈다. 


 그러나 솔라가 늘 외치는 보일러 사랑과 온돌 사랑이 있었다. 보일러 사랑은 첫눈에 서로 반하여 금방 사랑에 빠지는 사랑을 하는 것이고, 온돌 사랑은 시간을 두고 서로 좋아하는 사랑이다. 


 창과 영진이 그랬던가! 둘은 첫날부터 너무 진을 빼며 사랑을 즐겼다. 그게 처음에는 서로에게 좋았으나 

오히려 독이 되고 말았다. 창이 제주에 이틀 더 머물면서 영진의 적극적인 구애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계속 

함께 하게 되었다. 


 창도 처음에는 영진이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너무 오랜 시간을 함께했었기에 처음의 신선함과 

좋았던 감정이 며칠 만에 퇴색해 버리고 말았다. 창이 대만으로 떠나면서 서로 자주 연락하기로 약속했으나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처음 며칠은 가끔 연락을 주고받았으나 최근에는 자연스럽게 연락이 끊기고 말았다.


 창이 영진에게 더 이상 연락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문득, 지난번 영진이 다녀간 게 생각이 났다. 그때, 그래서 영진이 많이 힘들어했었구나...! 솔라에게 하소연이라도 하고 싶었는데 차마 못 하고 그냥 간 것이었다.


- 솔라님... 그때, 내가 많이 미안했어요... 미안해요... (창이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 아니 무슨 말을...! 괜찮아요... 울기는 왜 울어요...!

- 아닙니다. 내가 솔라님과 그렇게 첫날을 보내고 다음 날 영진과 또...

- 그만! 말 안 해도 되니까 그 얘긴 그만 해요...! 다 지난 일이잖아요... 난 다 잊었어요... 창이 잊지 않고 이렇게 다시 와준 것만 해도 난 반갑고 고마워요...!


*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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