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에 데뷰하던 날. (6) 짝사랑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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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만의 가슴앓이가 시작되다.




맨 처음부터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그날 우연히 순전히 잘못 찾아간 술집에서


청년. 중년. 노년....남자들만 꽉꽉 들어찬 술집에서


바텐 한가운데에서 뭔가 모를 자신감(?), 카리스마(?)를


갖고 허스키한 보이스로 시끄럽던 사장님(?) 그리고


시끌시끌 시끄러웠는데도 불구하고


눈에 유독 들어오는 한분이 계셨다.


그냥 키작고 통통하고 얼굴 하얀 중년의 아저씨.



첫인상은 그냥 부담없는, 


인상 강하지 않고 유순해 보이는 그냥 아저씨. 아저씨



처음엔 그냥 어? 저 아저씨 참 어디 한군데 모나 보이지


않고 인상이 부드럽네 하고 생각했는데


나중에서야 알았다.



내가 좋아하는 추구하는 타입은 나보다 연상의


젠틀한 중년 신사라는 걸.


사실 이때만 해도 남남끼리의 섹스(연애가 아닌 섹스)라는 걸


제대로 생각해 본 적도 없었고


어떤 형태로 그게 진행이 되는 것인지도 생각도 못했을 정도로


무지했기에


그냥 좋은 느낌의 중년신사한테 호감을 갖는 정도(?)




어쨌든간에 처음부터는 아니었지만 두세번 같은 술집에서


그분의 얼굴을 접하고서 낯이 익으면서


그냥 막연하게 그분이 좋아졌다.


그리고 그 호감의 정도는 점점 심해져서


차츰차츰 나는 술을 마시는게 목적이 아니라


그분을 먼 발치에서라도 한번 뵙는게 목적이 되었고


굳이 회식을 하지 않은 날에도


일주일에 한두번 그 술집을 방문하게 되었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서로 말 한마디 섞은 적도 없이


그냥 나 혼자만의 일방적인 호감이었다.



그런데 술장사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닌게


그 술집 사장님의 눈초리는 매서웠다.



처음엔 나한테 말 한두마디 툭툭 던지다가


낯을 많이 가리는 나의 무심하고 쌀쌀맞은 응답에


거리를 두다가



어느날부터 내가 관심을 많이 갖던 그분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로 나하고 대화의 물꼬를 트기 시작했던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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