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에 데뷰하던 날. (9) 짦은 행복, 긴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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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애인을 만났어요!!!
각설하고 짧게 아주 짧게 이야기 하면
했어요. 했습니다.
물론 과정은 솔찮히 길었어요.
아직 첫사랑의 그림자에서 미처 벗어나지 못한
나에 대한 그분의 배려는 정말 세심했고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그분도 정말 선수였다.
18살이나 어린 나에 대해서
서로 몸을 섞기 전까지
어찌나 철두철미하게 존댓말 써가면서
아주 아주 젠틀하고
아무리 자의식이 강해도
아직은 치기 어린 젊은이였던 나를
거미가 거미줄을 한땀 한땀 치듯이
아주 섬세하고 정교하게 나를 공략했었다.
솔직히 거의 1년간에 걸친
나의 짝사랑때문에
아주 많이 너덜너덜해 진
나의 자존심은
무슨 별나라 어린왕자처럼
나를 존중해주고
내 의견을 귀 기울여 들어주는
이분한테 천천히 천천히
무장해제 되어갈 수 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아주 마음속 밑바닥 깊은 곳에
잠재한 무의식이랄까
불안감이랄까
그런 속마음으로는
슬슬
잘생겼고
옷 잘입고
오페라를 좋아하고
원두커피를 좋아하면서
자지도 큰
이 사람도
결국은 오래가지 못할 것 같다는
정말 기분나쁜 예감이 들었다.
뭐든 자연스러운 게 좋은데
쓸데없이 오버한다는 느낌.
어쨌든 나는 이분하고는 정확히 1년을
사귀었고
오페라에 대해서 눈떴고
원두커피를 알았고
암만 그랬어도.....
그래도 넌 개X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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