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릴레이 소설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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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준)
*이번 편은 좀 깁니다.
정구는 어제 정열과 헤어지고 바로 집에 들어가지 않았다. 인천으로 가지 않은 것이다. 어차피 집에 가 봐야 누가 있는 것도 아니고 해서 혼자 한 잔 더 마시려고 자주 가는 원샷바 단골 가게로 향했다. 그러나 술집으로 향하는 동안 기분이 참 이상했다.
누구보다 자신을 잘 아는 친구였고, 평생 하나뿐인 친구 정열이가 자신의 성향에 대해 알고 있다는 것이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싶지만, 그래도 놀라웠었다. 정열은 자신처럼 그렇게 눈썰미가 있거나 영악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어떻게 알고 있었는지 오히려 그것이 궁금했었다.
한편으로는 정열이 자신을 이해해주고 따뜻하게 대해 줘서 고마운 마음이 들기도 했었다. 역시 친구뿐이야! 정구는 단골 술집인 원샷바 (솔라 스토리)에 도착했다. 이미 늦은 오월의 저녁 바람은 후텁지근하게까지 느껴졌다. 가게 앞에서 빨리 담배를 피우고 들어가려는 데 전화가 울렸다.
- 어… 자네가 이 시간에 웬일이야...? (이쪽 친구 영종의 전화였다)
- 준, 바로 받네! 어디야...?
- 응, 한 잔 마시고 마음이 울적해서 방금 솔라 스토리에 왔어! 가게 앞이야. 자넨~...?
- 그래? 하하하! 빨리 들어와! 어쩐지 전화를 걸고 싶더라니까...
- 안이구나! 이런… 알았어
친구 영종은 솔라 스토리에서 주인장과 한 잔 마시는 중이었다. 영종은 편하게 알고 지내는 이쪽 친구였다. 나이도 같고 이곳 술집에서 자주 보다 보니 서로 알게 된 사이였다. 서로가 호감은 있었으나 서로가 원하는 취향이 아니라 더없이 편하게 알고 지내는 관계였다.
- 그거 봐요! 내가 이 친구 온다고 했잖아요... (영종이 가게 주인장에게 말했다)
- 하하! 그러네요… 하긴, 오늘 금요일이니 준(정구) 님이 오실 때가 되긴 했죠...! 들어 오시네요… 어서 오세요~...! (가게 안으로 들어오는 준을 보며 반갑게 맞이한다)
- 아니, 금요일인데 이 시간에 왜 이렇게 조용해요...? 이런, 시간이 이렇게 되었네! 하긴 지금쯤이면 다들 바에서 노래 부르느라 몰렸겠다…(시계를 보며…)
- 어서 와...! (영종이 반갑게 맞이했다) 어디서 오는 길이야...? 누구랑 마셨는데?
영종은 준이 자리에 앉기도 전에 한꺼번에 여러 가지를 물었다.
- 아, 이 사람아! 숨 좀 돌리고 난 뒤에 물어봐! 누구랑 마시긴… 일반 친구랑 마셨어. 사장님 헤이네캔으로 주세요. 사장님도 한 병 드시고요…
- 네~앱! 감사합니다.
종로 3가에 있는 게이클럽의 원샷바는 초저녁에 사람이 좀 몰렸다가 11시가 넘으면 잠시 소강상태다. 그러다가 12시가 넘으면 다시 손님들이 모인다. 준 말대로 지금은 대부분 노래를 부르는 바에 몰려 있을 시간이었다. 가게에는 영종과 주인장 둘 뿐이었다.
- 와, 살다 보니 희한한 일이 다 있네… 참…(준이 입을 열었다)
- 왜, 뭔 일인데...? (술병을 부딪히며 말했다)
- 나랑 둘도 없이 지내는 친한 친구가 있는데… 좀 전까지 그 친구랑 마셨거든…
- 일반?
- 응, 일반이야!… 고등학교부터 대학, 군대까지 같이 다닌 아주 좋은 친구야! 근데, 그 친구가 오늘 폭탄 발언을 하는 거 아니겠어?…
- 잉? 뭔데...? (너무너무 궁금하다는 듯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귀를 쫑긋하는 영종…)
- 와!… 내가 대학 때부터 이쪽인 거 알고 있었다는 거야! 난 그것도 모르고… 오늘, 쪽도 그런 쪽이 없었다. 정말이지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싶었어… 편네들도 서로 생전에 알고 지냈거든… 하긴, 쪽이라고 하긴 그렇다만…
- 어찌 알았었데? 자넨 알고 있는 거 전혀 몰랐었고...?
- 나는 전혀 몰랐었지… 그 친구 앞에서는 전혀, 나름대로 내색하지 않았고…
- 정말 놀랐겠다...
- 이제 마음이 좀 진정이 되네…
- 그런 일이 종종 있습니다. (주인장이 한마디 거든다) 여기 오시는 손님 중에도 그런 분이 계셔요…
- 그래요...? (준이 의외라는 듯 되물었다)
- 우리 가게 자주 오시는 분인데 그분도 어릴 때부터 붕알 친구였는데 종로 원샷바에서 만났다는 거 아닙니까! 친구가 서로 게이였다는… 하하하...!
- 그래서 그 둘은 어떻게 됐답니까...? (준이 물었다)
- 처음에는 서로가 너무 놀라고 어색해서 말이 안 나 오더라더군요… 그렇지만, 어차피 서로의 정체성이 탄로가 났으니 그 후로 더욱 친하게 지낸다고 하더라구요… 지난번에는 두 분이 같이 오시기도 했어요…
- 자네도 그 일반 친구 한번 데리고 와! 하하하! (영종이 놀리듯 말했다)
- 뭔 소리야! 참… 술이나 마셔...!
정구는 늦게까지 술을 마신 후, 결국은 택시를 타고 인천 집으로 돌아갔다. 서울로 올 때 만 해도 정열을 보내고 종로에서 한 잔 더 마시고 잘 생각이었으나, 정열의 폭탄 발언에 자고 갈 마음이 싹 없어져 버렸다.
다음 날, 정구는 주말을 혼자서 조용히 보내려고 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겪었던 이런저런 일들을 생각하며 좀 조용히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했다. 커피를 진하게 뽑아서 창가에 앉아 있으니 많은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어릴 때부터 겪었던 친한 형들과의 썸씽과 이웃 아저씨와의 일 등…
정구는 지난 추억에 빠져 있는데 정열에게서 전화가 왔다.
- 일어 났네...? 전화를 받는 걸 보니... 그래, 컨디션은 괜찮아...? (정열이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 뭐 어때서… 너도 잘 들어갔어? 난 종로에 가서 간단히 한 잔 더 마시고 늦게 집에 왔어…
- 그랬구나! 정구야, 나 오후에 인천에 갈까...?
- 뭐 하러? (정구가 눈을 크게 뜨며…)
- 뭐 하러는… 너 보러 가려고 그러지!
- 별 싱거운 소릴 다하네… 내가 왜 어때서...!
- 아니야. 나도 별일 없어. 오늘 주말이라 쉬니까 바람이나 쐬러 겸사겸사 갈까 하는데… 편네한테 자고 와도 된다고 허락도 받았어!
- 아, 괜찮다니까 그러네! 안 와도 돼! 오지 마라...!
- 정말 괜찮은 거지...? 편네가 자꾸 연락해 보라고 해서… 괜히 눈치는 빨라 가지고 뭔 일이 있는 줄 알고 말이야… 내가 어제 좀 우울한 모습으로 들어갔거든…
- 내가 너 볼 낯이 없다… 고맙고 미안해…
- 이 사람아! 내가 그런 말 들으려고 전화했냐! 알았어! 목소리 들으니 괜찮아 보이네… 그럼 주말 잘 보내…
- 그래, 희순 씨에게 안부 전해주고… 너도 주말 잘 보내고… 들어가…
정열이 찾아온다는 것을 거절하고 전화를 끊었지만, 모처럼 집에서 주말 내내 혼자 보내다 보니 무료함을 견디지 못하고 나중에는 후회가 들었다. 결국은 일요일 이른 오후부터 집에서 혼술을 하게 되었다. 간단하게 마신다는 것이 위스키 반 병을 마셔 버리고 말았다.
월요일! 산뜻하게 시작해야 할 월요일이 그렇지 않았다. 머리가 지끈 거리는 게 컨디션이 영 별로였었다. 안주를 시원찮게 해 술을 마셔서 그러나? 비싼 위스키를 마셨는데 왜 이러지? 혼자서 생각하며 사무실 비서에서 커피를 부탁했다.
정구는 (튼튼설계 주식회사)의 이인자였다. 친구와 회사를 같이 창립하였으나 실질적으로 돈을 투자한 사람은 지금의 CEO인 친구 이경영이었다. 정구의 직책은 부사장이었으나 경영 전반을 책임지고 이끌어 가고 있었다.
= 똑… 똑…!
- 들어와요…
- 부사장님 주말은 잘 보내셨습니까...? (황 부장이 들어 왔다)
- 어, 황 부장! 자리에 앉아요… 아, 어제 혼술을 했더니 컨디션이 좀 안 좋네…
- 저런… 왜 혼자서… 저를 부르시죠!
- 하하하! 그럴 걸 그랬나...? 그러다가 자네 집사람에게 눈총 받을 일 있어요? 일요일 밤에 집에 있는 사람을 부르게…
- 별말씀을!… 부사장님, 여기… 지난번 파주컨벤션센터 건 결과가 나왔습니다. 최종 우리 회사로 넘어왔습니다. 축하드립니다!
- 그래? 하하하! 이거 잘 됐구먼! 그 소릴 들으니 갑자기 머리가 맑아지네...! 우리 황 부장이 애를 써서 그런 거지…
- 아닙니다. 부사장님께서 뛰어난 실력으로 *프리젠테이션을 잘 해주셔서 얻은 결과입니다.
- 아무튼 이번 건은 큰 건데 사장님도 무척 좋아하시겠네. 수고했어요...! 내가 보고 하고… 가만, 저녁에 부서 회식이나 할까...? 아, 오늘 월요일이지… 봐서 주 중에 날 잡도록 해요. 그동안 모두 고생했으니 기분 좋게 한잔합시다!
튼튼 설계(주)는 규모는 작지만 동종 업계에서는 알아주는 설계 회사다. 거래처 만 해도 수십 군데이고, 일이 많아 작은 규모의 설계는 하청을 주기도 한다. 이곳의 정 직원은 20여 명 내외인데 황 부장은 이 부사장(이정구, 준) 바로 밑의 실세나 마찬가지였다. 정구는 황 부장을 특별히 총애했다. 경력직으로 입사할 때도 면접을 직접 정구가 봤었다.
그때부터 정구는 황 부장을 마음에 두고 있었는데, 현재는 오십 중반의 나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더 식성이 되었다. 이젠 나이나 외모, 체형도 딱 정구 스타일이었다. 함께 일한 기간이 10년이 되었지만 한 번도 그에게 직접적으로 이상한 행동을 하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같이 일하는 직장이고, 자기 아랫사람이기에 더욱 조심스러웠었다.
황 부장의 이름은 황명수. 황명수가 누구인가...? 바로, 릴레이 소설 1편의 첫 주인공으로 나오는 명수다. 고등학생 현철의 아버지였고 황명수는 바이였다. 그는 남. 녀를 가리지 않고 즐기는 전천후의 사내였다. 그 명수가 바로 정구가 일하는 설계회사의 황 부장이다.
전 직원이 매달리며 몇 달을 공들여 드디어 파주컨벤션센터의 수주를 따낸 것이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번의 일은 이 부사장의 공이 컸었다.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면서 발표까지 했으니 말이다. 그의 이력과 내공으로 단련된 발표가 고객에게 믿음을 주었던 게 분명했었다.
며칠 후.
- 부사장님, 저녁에 회식 있는 거 아시죠...?
황 부장이 들어와서 알려주었다.
- 아, 오늘인가? 알겠네… 자네도 가는 거지?
- 저야 당연히 참석하죠! 부사장님께서 가시는데요… 오늘은 제 차로 모시겠습니다.
- 내가 우리 황 부장 때문에 이 회사를 다닌 다니까...! (약간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 별말씀을…(명수도 알 수 없는 미소를 보냈다)
명수는 사무실을 나오며 김 과장에게 지시했다.
- 김 과장, 저녁에 잊지 말고 꽃다발 하나 준비해줘요! 부사장님 드리게…
- 넵. 알겠습니다! 하나 면 될까요...?
- 그래. 사장님께서는 참석이 불투명하시니까… 빨리 주문하고 늦지 않도록 해!
- 네, 알겠습니다. 먼저 가십시오...!
예전에 임원들끼리 함께 어울리는 기회가 있었다. CEO인 경영은 먼저 자리를 뜨고 부사장인 이정구와 이철용 전무, 황명수 부장 셋이 오붓하게 직책을 던지고 놀 때였다. 이상하게 셋은 가끔 이렇게 잘 어울렸었다. 장소는 강남의 룸살롱, 아가씨를 인원수대로 부르고 양주와 맥주를 거나 하게 마시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곳에서 함께 질퍽하게 놀다 보니 사람의 성격이 나오기도 하는데, 알고 보니 이 전무가 또 물건이었다. 어느 정도 술이 들어가자 본격적으로 술판을 리드하는데, 그날은 모두가 기분이 업되었는지 이 전무를 따르지 않을 수가 없었다. 다들 술이 좀 과하다 싶었는데, 갑자기 이 전무가 옷을 다 벗고 팬티만 입고 테이블 위에 올라갔다.
그러자 이 전무의 여성 파트너도 눈치 빠르게 옷을 홀랑 벗기 시작했다. 여성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았고, 둘은 테이블 위에서 아주 끈적끈적하게 춤을 추고 있었다. 말이 춤이지 그냥 서로 안고 섹스를 하는 것과 같았다. 그때 정구는 볼록 솟아 있는 이 전무의 그것에 시선을 주목했고, 명수는 이 전무와 여성을 함께 쳐다보고 흥겨워했었다.
그러자 다른 파트너 여성들도 옷을 벗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남자들의 옷을 직접 벗기려고 덤벼 덜었다. 정구는 처음에 안 벗겠다며 빼다가 그냥 넘어갈 수가 없어서 하는 수 없이 팬티만 남기고 다 벗어 버렸다. 부사장이 옷을 벗는데 명수는 안 벗을 수가 없어 자진 납세를 했다.
말 그대로 룸은 난장판이 되어 가고 있었다. 급기야 이 전무는 파트너를 소파에 눕히고 그 짓을 하기 시작했다. 정구는 그때 이 전무의 페니스를 제대로 보았었다. 평소 생각했던 사이즈보다 좋아 보였다. 굵기도 그랬고… 마음 같아서는 자신이랑 놀아도 좋았다.
그러나 정구의 눈길은 이내 명수에게 갔었다. 처음에는 이 전무를 보다가 파트너와 엉켜 뒹굴고 있는 명수를 보니 아랫도리에 힘이 팍팍 들어가는 것이다. 이미 여섯 명의 남녀는 옷을 다 벗고 제대로 된 섹스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정구는 파트너와 하는 시늉만 했지 제대로 섹스를 하지는 않았다. 이 전무와 명수는 아랑곳하지 않고 파트너와 즐기고 있었다.
가끔, 룸에서 함께 셋이 술을 마시기는 했으나 이렇게 까지 질퍽하게 노는 것은 오늘이 처음이었다. 평소에 점잖고 말이 없는 이 전무의 이런 일탈 적인 행동을 보니 웃음이 나기도 하고 사람은 겉만 봐서 모르겠다는 생각이 이 타임에 얼핏 들었다. 명수의 애플 같은 힙을 정구가 자꾸 힐끔힐끔 보고 있으니 여성 파트너가 이상한 표정을 짓는다.
- 아이… 부사장님! 어딜 자꾸 보세요~...!
- 아!…으... 응…
- 어머, 부사장님 물건도 좋으셔~! 이 힘 좀 봐! 너무 맛있겠다...!
정구의 파트너는 그대로 앉아서 정구의 페니스를 입에 넣었다.
- 아...! (정구는 명수가 자기 페니스를 빨고 있다고 상상했다)
실제로 명수는 자신의 파트너의 질 속에 굵은 페니스를 넣었다 뺐다 반복하고 있었다. 바로 눈앞에서 그 장면을 보니 미칠 것 같았다. 명수의 토실토실하면서 애플 같은 엉덩이가 자꾸 정수의 눈을 어지럽혔다.
= 안 돼! 참아야 해!
속으로 정구는 외치며 눈을 찔끔 감았다. 그리고는 빨리 이 자리가 끝나면 택시를 타고서라도 종로에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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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쓴 리오가 직접 마사지를 해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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