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릴레이 소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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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만



 영만은 오랜만에 연신내에 있는 (용궁 사우나)에 들렀다. 오십이 넘은 나이에 누군가를 사귀기에는 부담스럽고, 자신의 성 정체성이 누군가에게 알려질까 두렵기도 하여 감히 타인을 만날 생각은 하지 못하고 가끔 이런 곳을 찾아 헤매 다니고 있었다. 결혼 후 사십이 넘어 알게 된 남자와의 관계… 처음에는 많이 방황했었다. 하지만 동성을 좋아하는 것은 타고난 것이라는 것을 알고 서는 그저 가정을 지키며 들키지 않으려고 했다.


 그날도 용궁 사우나에 입장하여 옷을 벗는데 한 사람이 흘깃흘깃 영만을 쳐다보는 것이다. 시선이 몹시 뜨거울 정도로 그는 영만을 쳐다보는데, 단번에 자신을 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상대는 나름 스타일도 나쁘지 않아 보였다. 크지 않은 키에 오동통하게 살이 있는 데다 인상 또한 맘에 들었다. 그의 이름은 이 정식이었다. 47세의 싱글남.


 일단 영만은 모른 체 하며 탕 안으로 들어갔다. 간단히 샤워하고 뜨거운 탕 속으로 몸을 담갔다. 오전 평일이라 그다지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조금 전에 영만을 대 놓고 쳐다보는 사람도 탕 속으로 따라 들어 왔다. 둘의 눈이 자연스럽게 마주쳤다.


 그러나 그곳은 일반인이 오는 목욕탕이다. 조심해야 한다. 눈이 마주쳤다고 섣불리 믿으면 큰일이 날 수가 있다. 예전에 영만이 다른 ‘24시 사우나’에서 직접 목격한 일인데, 한 사람이 일반을 잘 못 건드려서 엄청 두들겨 맞는 것을 보고 몸이 오싹했었다. 그 후로는 한동안 사우나를 멀리했었다.


 그렇게 어쩌다 알게 된 곳이 바로 지금의 “용궁 사우나”였다. 영만이 사는 동네에서 버스로 몇 정거장이나 와야 한다. 그렇다고 올 때마다 즐거운 일만 생기는 것도 아니다. 어떤 때는 허탕을 치고 가기도 한다. 그래도 이런 곳이라도 있어 가끔이라도 욕정을 풀 수 있어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며 지내고 있었다.


 그런 영만에게 오늘 신께서 작은 선물(?)을 다시 주셨다. 영만은 탕 안에서 다리를 옆으로 펼치며 살짝 정식의 다리를 건드려 보았다. 영만이 먼저 사인을 보낸 것이다. 만약에 상대가 이상하게 쳐다보면 실수로 건드린 것처럼 하면 된다. 역시, 영만의 예상대로 정식도 다리를 건드렸다. 그렇게 이쪽에서만 주고받는 발가락 사인을 서로 주고받은 것이다.


 탕 안에는 두 명이 더 있었으나 두 사람의 은밀한 바디랭귀지를 눈치채지는 못했다. 둘은 물속에서 더욱 과감해졌다. 다른 사람들이 있으니 더욱 스릴이 있었다. 둘은 과감하게도 그런 스릴을 즐기고 있었다. 이제는 가까이 붙어서 손으로 서로의 페니스를 만지고 있었다. 영만은 흥분한 듯 상기 되어 얼굴이 벌게졌다. 그런 영만을 보는 정식은 슬며시 미소가 번졌다.


 잠시 흥분되고 설레는 시간이 지난 후, 영만이 나가자는 사인을 보내고 탕 속에서 먼저 일어났다. 그리고는 간단하게 다시 샤워하고 1.5층에 있는 수면실로 들어갔다. 정식도 적당한 간격을 두며 영만을 따라 수면실로 들어갔다. 수면실 안은 평일 낮이어서 일반인들은 거의 없었다. 몇 있는 사람들은 거의 이쪽 사람들이라 보면 된다.


 몇 명이 수면실 안에서 자고 있었지만 거의 이쪽 사람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영만이 한쪽에 자리를 잡고 눕자 바로 정식이 옆에 누웠다. 잠시 숨을 고르고 주변을 다시 확인한 후 둘은 가만히 서로의 손을 잡았다. 이 순간이 최고조의 떨림과 설렘, 흥분이 있는 순간이다.


 둘은 마주 향하며 돌아누웠다. 자연스럽게 손은 서로의 페니스를 향하고… 이미 서로의 것은 받들어 총을 하고 있었다. 정식이 못 참겠는지 영만의 입술에 키스하려고 얼굴을 내밀었다. 기다렸다는 듯이 영만도 그런 정식의 입술을 받아들였다.


 옆에서 들으면 소리가 날 정도로 둘은 심하게 딥 키스를 하였다. 얼마나 오랜만에 해 보는 딥키스였던가...! 사랑하는 사람을 사귀게 된다면 매일 키스만 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런 흔한 키스를 영만은 맘대로 해보지 못했었다. 아니, 할 수가 없었다. 영만은 담배를 피우지 않아 상대가 담배를 피우면 그것이 그렇게 싫었었다. 특히, 입에서 나는 담배 냄새는 성감을 뚝 떨어뜨리곤 했다.


 뜻밖에도 정식과의 키스는 달콤했었다. 언제나 꿈을 꾸는 그런 황홀한 키스였다. 그랬기에 정신없이 서로의 입술과 혀를 탐닉하고 있었다. 그렇게 어느 정도 키스 타임이 지나자 정식이 얼굴을 밑으로 천천히 내렸다. 정식은 영만의 사타구니에서 부드러운 혀로 영만의 허벅지를 애무하기 시작했다. 


 영만은 지금껏 그 누구에게도 이렇게 정성스러운 애무를 받은 적이 없었다. 그리고, 마침내 영만의 페니스를 입에 넣었다. 크지는 않지만 적당한 크기에 물건은 과히 나쁘지 않았다. 정식은 영만의 사타구니에 얼굴을 묻고 정신없이 침 범벅을 하기 시작했다.


 아랫도리를 공략한 정식은 다음 코스로 영만의 몸 위로 올라탔다. = 설마, 이곳에서...? 선녀 하강을 하려고...? 영만은 속으로 놀랐지만 자신의 예상대로 정식은 침 범벅이 되어 있는 영만의 페니스를 자신의 애널에 조준하더니 매끈하게 밀어 넣고 말았다. 매끄럽게 들어가는 그 느낌이 너무 좋았다. 그때 수면실의 문이 열리며 한 사람이 들어 오는 것이었다. 둘은 잠시 몸을 밀착 시키며 포갠 채로 가만히 누워 있었다.


 그때 재명이 수면실로 들어 온 것이다. 재명이 아무것도 모르고 가까운 곳에 자리를 잡고 누웠다. 영만과 정식은 잠깐 동태를 파악하느라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먼저, 일반일지도 모르기에 조심해야 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옆 사람은 눕기 무섭게 코를 골며 잠에 빠져 버렸다.


 그제야 둘은 다시 하던 임무(?)를 계속하였다. “붕가붕가” 소리를 낮게 내며 정식은 애널을 꽉꽉 조았다. 금방이라도 사정을 할 것 같았지만 영만은 참을 수가 있었다. 얼마 만에 가져 보는 기회인데 빨리 끝내면 안 될 것 같았다. 그렇게 둘이 조심스럽지만 티 나게 즐기고 있으면서도 옆에 있는 사람이 가까이 다가 오는 것을 감지했었다. 둘은 이제는 상관없이 더 과감하게 떡을 치고 있었다.


 그러자 옆 사람(재명)의 손이 위에 앉아 있는 정식의 엉덩이를 살며시 만지는 게 아닌가! 놀랍게도 정식은 개의치 않고 오히려 그의 손을 당겨서 자신의 성난 페니스를 만지게 하였다. 그때는 그런 정식이 신선했었다. 결국 그렇게 쓰리썸을 하게 되었다. 영만도 그런 경험은 처음이라 당황스러웠으나 어둠이라는 안전망이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과감하게 같이 즐기게 되었다.



 그렇게 모처럼 화끈하게 즐기고 집(세탁소)에 오니 세상 날아갈 것 같은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영만은 자신도 모르게 콧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영만은 동네에 있는 대규모 *해피 자이 아파트 단지에서 세탁소를 운영하고 있었다. 일주일에 한 번은 공식적으로 세탁소를 아내에게 맡기고 목욕탕을 가는 것이었다. 밝은 얼굴로 들어오는 남편을 본 아내(혜숙)는 한마디를 툭 던졌다.


- 오다가 길에서 돈 주었어요? 뭐가 그렇게 좋아요...?

- 응...? 아...! 하하하! 그럼, 돈을 주었지! 그것도 아주 큰 돈으로! 하하하...!

- 당신은 목욕만 다녀오면 스트레스가 그렇게 확 풀리나 봐요...?

- 그럼...! 목욕만큼 좋은 게 어딨어! 적은 돈으로 때 밀고 스트레스 푸는 데는 최고지 암...!

- 어서 배달이나 다녀오세요! 몇 군데 밀렸어요… 가는 길에 먼저 105동 308호에 가서 세탁물도 찾아오고요… 외출한다며 빨리 좀 오라고 그러네요...

- 308호...? 그 노총각...? 아, 알았어...!

  

영만은 봉고를 몰고 먼저 308호로 향했다. 간혹, 까다로운 손님들이 있다. 외출하면서 세탁을 맡기고 가면 어디가 덧나나...!


= 띵~ 동! 띵~동...!


- 누구세요...?

- 네. 세탁소입니다!…


 “달칵” 문이 열리며 40대로 보이는 남자가 문을 열었다. 그는 짧은 빨간색 팬츠만 입고 있었다.


- 그러잖아도 빨리 안 오셔서 그냥 나가려고 했었잖아요...! 여기 있습니다. 사장님, 월요일에는 입을 수 있겠죠...? (이곳에는 한꺼번에 일주일 치를 미뤄 놓았다 맡긴다)

- 에구!… 늦어서 죄송합니다. 그럼요! 일요일 저녁에 갖다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영만이 세탁물을 챙기면서 흘끗 보니 남자는 속에 입는 팬티를 입고 있는 것이었다. 처음에 얼핏 봤을 때는 짧은 팬츠였나 싶었는데 타이트하게 밀착한 사각 드로우즈팬티였다. 더군다나 앞이 심하게 툭 튀어나와 있는 게 갑자기 또 사람을 설레게 하는 것이다.


 조금 전에 물을 빼고 왔으나 또 마음이 동 했었다. 어떻게 좀 더 시간을 끌고 있으려고 곁눈질을 해가며 천천히 옷을 체크하는데, 남자가 짜증스러운 소리로 말했다.


- 사장님! 빨리 좀 해주세요! 저 바로 나가야 해요!

- 아, 네!… 네… 알겠습니다. 다 했습니다.....


 영만은 속으로 말했다.


= 아, 미친놈 바쁘다면서 옷이나 입고 있지 왜 팬티만 입고서 자꾸 사람 눈을 홀리게 하는 거야!


*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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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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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 노총각과의 인연도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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