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스 게이즈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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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스 게이즈 출연진 소개]
박군 - 순박한 곰상 청년 / 33세 / B / 182cm 105kg
최군 - 인싸력 만렙 훈남 / 33세 / 성향 공개 전 / 177cm 82kg
강군 - 외유내강 돌직구남 / 35세 / 성향 공개 전 / 172cm 90kg
윤군 - 끼스러운 분위기 메이커 / 36세 / B / 170cm 58kg
김군 - 중후한 엘리트 의사 / 43세 / T / 180cm 86kg
장군 - 불도저 큰 형님 / 44세 / 성향 공개 전 / 176cm 110kg
[김군과 장군의 방]
콧노래를 부르며 데이트 준비를 하고 있는 김군. 거울 앞에 서서 머리를 다시 단장하고 있다. 데이트권을 따내지 못한 장군은 침대에 누워서 휴대폰을 만지작대다가 김군의 콧노래 소리가 거슬리는지 힐끔 김군을 노려보며 말한다.
‘기분 좋으시겠습니다’
‘그럼요’
두 남자 간의 미묘한 기 싸움. 김군은 질투심이 가득 느껴지는 장군의 목소리에 역시나 여유롭게 뒤돌아보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 김군이 그저 재수없다는 장군. 장군은 괜히 다시 휴대폰을 바라보며 말을 잇는다.
‘원래는 누구랑 나가려 하셨습니까?’
‘글쎄요 ㅎㅎ’
‘박군은 아니었잖아요’
‘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박군님이었을 수도 있죠.’
안그래도 자꾸만 신경쓰이던 김군의 선택으로 벌어진 상황도 아니고, 박군이 직접 김군을 데이트 상대로 선택했으니 장군의 마음이 불안해질 법도 하다.
장군은 결국 할 것도 없이 괜히 만지작대던 휴대폰을 내려놓고는 침대에 앉으며 뒷머리를 벅벅 긁는다.
‘적당히 잘 놀다 오십쇼. 어짜피 김군님은 박군 아닌 거 다 아니까’
굳이 이 시점까지 박군에게 큰 호감 표현을 하지 않던 김군을 애써 의식하지 않으려 하는 장군. 김군의 입에서 박군 아니니까 걱정 말라는 말을 듣고 싶은 것 같다. 하지만 오히려 김군은 그런 장군의 말에 피식 웃으며 대답한다.
‘장군님도 마음 정리 잘 하고 계셔야겠습니다’
‘마음 정리? 뭔.’
‘박군님이 워낙 잘생겨서 그런가, 박군님이 나를 선택해주니 저도 설렘이 느껴지긴 합니다. 예 수고하십쇼’
그렇게 끝까지 장군의 속을 다 뒤집어놓고 데이트를 갔다 오겠다며 방을 나서는 김군. 장군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렇게 나가는 김군을 보며 인상을 찌푸리는 것 뿐이다.
[강군과 박군의 방]
‘아. 왜 이러지. 저 엄청 심장이 뛰네요.’
마음에 두고 있던 김군과 첫 데이트를 나가려 하니 심장이 뛴다고 말하며 눈웃음을 짓는 박군. 강군은 덩치만 크지 은근 마음이 여려서 더 매력있는 박군의 가슴팍을 만져보며 대답한다.
‘와 진짜 쿵쿵대네, 그렇게 좋아요?ㅋㅋ’
‘모르겠어요. 이 정도는 아니었던 거 같은데 막상 단 둘이서 데이트 갈 생각을 하니까 기분이 좋네요’
‘그럴 만도 하죠. 다른 사람도 아니고, 김군님인데. 이왕 나간 김에 진짜 재밌게 놀고와요’
똑똑-
그 때, 박군을 데리러 방으로 찾아온 김군이 노크를 하고 살짝 고개를 들이밀어 박군을 부른다.
‘박군님 준비 다 되셨으면, 가실까요?’
‘아. 네네. 다 했어요. 잠시만요.’
‘네, 천천히 하세요.’
설레서 마음이 급해진 박군에게 살짝 웃어주고는 방 안을 둘러보는 김군. 그러다가 최군과의 데이트를 준비하는 듯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강군과 눈이 마주친다. 원래 강군을 데이트 상대로 선택하려 했던 김군. 이 짧은 순간에 두 사람 사이에도 알 수 없는 감정이 오고간다.
강군은 김군과 눈을 마주치고 살짝 당황한 듯 눈을 피한다. 그렇게 김군은 언제봐도 뽀얀 피부에 귀여운 수염이 매력있는 통통남 강군에게도 말을 잇는다.
‘강군님은 최군님이랑 어디 가시기로 했어요?’
‘저희는 아마, 바닷가쪽 나가서 회 먹을 것 같아요’
‘오, 회 좋죠. 날 것도 잘 드세요?’
‘저야 뭐든 잘 먹죠. 가리는 거 없이 잘 먹게 생겼잖아요 ㅎㅎ’
‘ㅎㅎ그 셔츠도 엄청 잘어울리십니다’
이 곳에 온 이후 처음으로 셔츠를 입은 강군을 칭찬하는 장군. 그런 장군의 칭찬에 부끄러운 듯 웃는 강군과, 오히려 김군이 오기 전까지는 심장이 뛴다며 설레하던 데이트 상대 박군의 표정이 살짝 굳어버린다. 그러면서도 강군의 옷차림이 멋있긴 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박군. 박군이 굳이 칭찬 한 마디를 덧붙인다.
‘강군님은 워낙 옷을 잘입으셔서..’
‘에이 뭘요, 감사합니다’
‘근데 오늘 박군님도 너무 멋있는데?ㅎㅎ 다 되셨으면 갈까요?’
‘넵.’
[인터뷰 - 박군]
‘제가 데이트 상대로 먼저 김군님을 선택해버렸죠. 느낌이 제가 먼저 선택 안 했으면 김군님과 데이트 못갈 것 같았어요.’
인터뷰 시점이 이미 데이트를 갔다온 밤이라, 박군의 얼굴이 술을 먹은 듯 붉어져있다. 그토록 바라던 김군과의 데이트는 어땠을까? 그 감흥이 드러나지는 않지만 데이트에 가기 전 강군에게 호감 표시를 하는 김군의 행동이 확실히 신경쓰인 듯한 박군의 표정. 박군은 잠시 생각에 잠기는 듯 하다가 말을 잇는다.
‘아.. 나 지금 방송에서 보면 진짜 바보 같겠네요, 좀 그렇죠? 저 원래 이 정도로 바보같진 않은데, 여기 분위기가 약간 사람을 바보로 만드는 거 같네요ㅎㅎ’
[김군과 박군의 데이트]
본격적으로 데이트를 나가는 두 사람. 김군의 비싼 외제차에 타는 박군. 조수석에 먼저 앉은 박군이 안전벨트를 당겨오며 운전석에 이어서 탑승하는 김군의 눈치를 보며 힐끔 차 안을 구경한다. 데이트 직전까지는 마냥 기분이 좋다가 살짝 기분이 다운된 듯한 박군. 김군은 그런 박군의 기분을 귀신같이 알아채고는 시동을 걸며 말을 잇는다.
‘제가 예의가 없었는가 싶어요. 아까 박군님 계시는 데에서 강군님 셔츠 칭찬한 게 좀 그랬나요?’
‘아뇨? 전혀요. 전혀. 괜찮아요.’
왜 기분이 상했는지 다 알고 있다는 듯이 여유롭게 웃으며 말하는 김군. 김군은 확실히 이곳에서 가장 신사적이고 부드러우면서도 기가 쎄다. 불도저 큰 형님 장군 역시도 룸메이트 김군에게는 꼼짝을 못하니 말 다 했지.
정확히 왜 기분이 안좋아졌는지를 정확히 콕 찝어 묻는 김군에게 깜짝 놀라며 아니라고 손사래를 치는 박군. 김군은 시동을 걸고 핸들을 돌려 주차장을 나가며, 어색하게 수습하는 박군을 귀엽다는 듯이 바라보며 웃는다.
‘박군님ㅎㅎㅎ 이렇게 가까이서 본 건 처음인 것 같은데, 확실히 막내 티도 나고 귀여우신 것 같아요. 솔직히 첫 인상에서는 엄청 거친 느낌일 것 같았거든요’
설레는 말을 적당한 타이밍에 잘 던지는 김군. 김군은 말을 하고 백미러를 보듯 고개를 살짝 기울이고, 박군은 그런 김군의 말 한 마디에 긴장한 듯이 김군을 힐끔 쳐다보며 말한다.
‘아 그런가요? 그런 얘기를 많이 듣긴 해요. 등치값 못한다고… 제가 알고보면 엄청 물렁해서’
‘물렁해요? 딴딴~해보이는데’
꾸욱-
그 때, 예상치도 못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김군의 손. 물렁하다는 박군의 말에 조수석에 앉아 두툼한 허벅지를 벌리고 있는 박군의 허벅지를 한번 주물러보는 김군. 예상대로 살반 근육반 딴딴한 박군의 허벅지 촉감에 오히려 김군이 놀란 듯 웃고, 박군은 훅 들어온 스킨십에 깜짝 놀라서는 몸을 움찔대며 어색한 미소를 짓는다.
‘어욱.. 깜짝 놀랐어요ㅋㅋ 갑자기..’
‘아, 놀라셨네. 죄송해요. 자꾸 박군님 허벅지가 눈에 들어와서 이 핑계로 한번 만져보고 싶었어요. 완전 꿀벅지..’
‘아.. ㅎㅎ.. 아니에요. 다 살이에요..’
‘운동 많이 하시죠?’
‘아니요 원래 좀.. 태어날 때부터 통뼈에 살집이 있어요’
‘완전 근수저시구나. 섹시해요.’
게이들 사이에는 별 것도 아닐 스킨십인데, 이 곳의 특수성 때문인지 사소한 스킨십 한 번에 순식간에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른다. 김군은 그렇게 칭찬을 잇고 박군을 한번 바라보며 찡긋 웃어보인다. 그리고 그런 김군의 미소에 서운했던 마음이 다 녹아내리는 박군. 박군은 괜히 창 밖으로 고개를 돌리며 다시 미.친듯이 뛰기 시작하는 심장 박동을 가라앉히려 심호흡을 하기 시작한다.
두 사람은 숙소에서 조금 떨어진 유명한 한우 맛집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어느덧 긴장감이 조금 풀린 듯한 박군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차 안 데이트를 리드해가는 김군. 박군은 워낙 누구에게나 젠틀한 김군이 자신에게 호감이 있는지 알아내고 싶은 듯 질문들을 계속해서 쏟아낸다.
‘그럼, 평소에는 사람 많이 만나시나요?’
‘아뇨. 사실상 일만 하고 사느라고 이런 자리 자체가 너무 오랜만입니다. 박군님은요?’
‘저도 워낙 성격이 사람 많은 곳을 피해서’
‘박군님 한 번 뜨면 모두 달려들테니까 피곤할 만 하시겠어요.’
‘아, 그런 말이 아니잖아요 ㅋㅋ.. 김군님은 그럼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세요?’
‘저는 잡식? 이라고 표현하던데 자기소개 때 말씀드린 것 처럼, 피부 많이 본다고 말하고 다녀요’
‘아.. 다른 건 안 보시고요? 저는 피부가 안좋아서 꽝이네요’
‘아뇨. 다른 것도 보죠. 박군님처럼 귀엽고 잘생긴 얼굴, 이런 것도 다 보죠. 잘생긴 남자 싫어하는 사람 없잖아요? 제가 매번 피부 말하는 이유는 타고난 피부만 좋아한다는 게 아니고, 관리 차원에서.. 저는 애인 생기면 피부 관리템도 많이 선물해주고 그래요. 다른 관리는 안해도 피부 관리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ㅎㅎㅎ..그러시구나’
그래도 피부에 자신 없다고 하는 박군에게 여지를 주는 듯한 김군. 박군은 조금은 희망이 생긴 듯이 다음 질문을 쥐어짜내려는 듯 눈동자를 굴린다. 그저 언제나 여유로운 김군은 그런 박군을 힐끔 바라보고는 말을 잇는다.
‘박군님은 이제보니 눈썹도 진하고.. 이런 말 해도 될 지 모르겠지만..’
‘네? 뭔데요?’
‘말 해도 돼요? 좀 그런가?’
‘아 괜찮아요 뭐든지.’
‘뭐든지요? 용기가 생기는데요? ㅎㅎ 박군님이 풍기는 분위기가, 엄청.. 야하네요.’
그 때, 박군의 분위기가 야하다고 말하는 김군. 박군은 정확한 의미는 알 수 없지만 순간 훅 들어오는 김군의 멘트에 심장이 철렁 내려앉아서는 짧은 호흡을 들이쉰다.
‘어~ 박군님 또 놀랐다. 놀랐다. ㅋㅋㅋㅋ’
‘아 ㅋㅋㅋㅋ.. 아니.. 네, 그런 것일 줄은 몰랐는데’
‘뭐 어때요 우리가 10대 20대도 아니고. 아 이런 이야기가 조금 불편하신가요?’
‘아뇨 전혀요. 근데 야하다뇨? 저 그런 얘기는 못들어봤는데’
‘이렇게 단 둘이서 있으니까 얼마나 섹시한 분인지 느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는 볼 수 없었던 김군의 모습. 사회, 정치, 경제 이야기들만 늘어놓을 법한 지적인 이미지에다가 능글맞은 대화 스킬까지 갖추고 있으니 박군은 정신을 못차리겠는 듯 자꾸 심호흡을 한다. 또한 그런 박군의 반응에 점점 더 박군의 매력에 빠지는 듯한 김군.
신호 대기 중 잠시 흐르는 정적. 김군이 가만히 입을 다물고, 박군을 쳐다본다. 그런 김군과 어색하게 눈을 마주치는 박군. 중후하면서도 남자다운 김군이 보내는 치명적인 눈빛. 그렇게 두 사람 사이에 미묘한 분위기가 형성되는 사이 어느덧 네비게이션에 도착 100m전이 안내된다.
[최군과 강군의 데이트]
‘와 날씨 죽여주네요’
해안도로를 달리고 있는 두 사람, 김군과 박군이 이제 막 서로를 알아가는 아슬아슬한 분위기라면, 최군과 강군은 마치 이미 연인 사이인듯 한결 편안한 분위기다. 운전하며 창 밖을 바라보며 외치는 강군과 그런 강군의 옆자리에 앉아 들고 나온 도넛을 한입크기로 쪼개고 있는 최군.
‘그러게요. 오늘 날씨 좋네요. 이거 드세요.’
‘어, 언제 가져오셨대요? 우리 회 먹어야 되는데 으음’
강군의 입에 도넛을 직접 넣어주는 최군. 강군은 감사하다고 고개를 꾸벅대며 받아먹고, 최군은 뭘 먹을 떄 유독 두 볼이 토실토실 귀여워지는 강군을 바라보며 미소를 숨기지 못한다.
‘근데 강군님 저보다 형인 거 듣고 놀랐어요’
‘제가 첫 대면 때 말했잖아요. 저 나이 생각보다 많다고’
‘누가봐도 강군님이 동생인 줄 알 걸요, 20대 같으셔’
‘그래서 수염 기른 것도 있어요 ㅋㅋ 하도 어리게 봐서, 사람을 만만하게 보니까’
강군도 처음에는 낯을 많이 가리더니 2일차가 되니 확실히 한결 편안해진 분위기다. 귀여운 외모로 오히려 여섯 게이 중 가장 직설적인 말투를 툭툭 뱉는 강군. 최군은 그런 강군의 반전 매력이 흥미롭다는 듯 말을 잇는다.
‘역시 사람은 말을 나눠봐야 안다니까요’
기분 좋은 말을 건네는 최군과 그런 최군을 바라보며 가볍게 웃어주는 강군. 강군은 첫 대면 때부터 가장 마음에 드는 원픽으로 꼽았던 최군과 데이트를 나와서 기분이 좋아보이기도 한다. 헌데 그 때, 잠시 말을 망설이는 듯 하더니 질문을 잇는 최군.
‘그래도 아침에 빵 먹으면서, 오늘 나가서 데이트하면 재밌겠다 둘이 이야기 했었는데, 이렇게 진짜 둘이 나오게 될 줄은 몰랐네요’
‘몰랐어요? 저는 그럴 수 있겠다 싶긴 했어요’
‘아 저도 느낌은 있었는데, 확신할 수는 없는 거니까’
‘아 그렇긴 하죠.’
그렇게 큰 무리 없이 대화를 마무리하며 네비로 찍은 횟집 주차장에 들어서는 강군의 차량. 하지만 두 사람의 대화가 예상보다는 마냥 설레고 밝고 사랑스럽지만은 않다. 은근 강군의 눈치를 보는 듯한 최군과, 그런 최군의 시선을 애써 외면하는 듯한 강군. 강군의 마음이 복잡해보이는 건 기분 탓일까. 강군은 무표정이 되어 차를 주차하려 핸들을 돌리기 시작한다.
[인터뷰 - 최군]
‘강군님은 저한테 호감 표시를 꽤 해주시긴 했는데, 막상 자기소개 이후 투표 결과에 저는 0표였거든요. 제가 이미 저번 인터뷰 때 말한 것 처럼 0표를 받아서 기분이 나쁘다 이런 건 아니고, 강군님은 어쨌든 다른 분을 뽑은 것일 테니까, 그게 신경이 안쓰일 수가 없었어요.’
자기소개 이후 강군의 마음이 다른 남자에게로 움직인 건 아닐까, 최군은 아직 확신을 갖기에는 너무 이른 시기라며 은근한 조급함을 느끼는 듯 보인다.
‘아무래도 룸메이트인 박군님에게 투표한 것 같지는 않으시고, 아 그것도 모르는 거지만요. 제 생각에는 김군님에게 투표하신 것 같아요. 그래서 더 데이트 때 강군님의 마음을 확인해보려고 이런 저런 질문들을 많이 한 것 같습니다.’
잠시 후, 주문한 회가 나오고 소주를 한잔씩 곁들이는 두 사람. 절제하지 못한다면 최악의 수단이지만, 두 사람이 서로를 빠르게 알아가고 친해지는 데에 술 만큼 좋은 것도 또 없다.
강군에게 사소하게 이것 저것 챙겨주며 두 손 모아 타이밍 맞춰 술까지 따라주는 최군. 강군은 워낙 성격도 좋고 훈남인 최군의 노력에 최군의 진심을 느껴가는 듯 점점 표정이 밝아져 가는 듯 하다.
‘직업 듣고 조금 신기했어요, 사진 찍으신다고 하셔서요’
‘별 거 아니에요. 좀 생소하실 수는 있는데, 옛날 동네 사진관 이런 개념은 아니고 요즘 2,30대들 취향에 맞게 셀프로도 촬영하고 그럴 수 있는 스튜디오 운영하고 있어요’
‘저 완전 똥손인데, 저 놀러가면 사진도 찍어주시나요?’
‘그럼요. 인생 사진 찍어드릴 자신 있어요. 진짜 오세요.’
‘살부터 빼고 가야될 것 같네요’
‘아뇨. 지금이 딱 좋아요. 모델이 이뻐서 아무렇게나 찍어도 인생 사진일 듯요’
‘그래요? 그게 제가 원했던 대답이긴 해요'
‘푸하핫. 근데 진짜에요.’
서로 동시에 웃음이 터지며 자연스레 술을 한 잔 더 따르려하는 최군, 이번에는 강군이 최군이 집어든 병을 건네 받아서 최군의 잔을 채워준다. 겉보기엔 아니라도 2살 더 많은 강군에게 그래도 형님이라며 깍듯하게 예의를 차리는 최군. 강군은 그런 훈남 동생 최군의 모습이 귀엽다고 피식 웃으며 말을 잇는다.
‘뭘 그렇게 공손하게 받으세요. 편하게’
‘아뇨 저 이런거 확실히 합니다. 형. 아무리 편하게 해주셔도 형은 형이죠’
[인터뷰 - 강군]
‘최군님과의 데이트요? 당연히 좋았죠. 오랜만에 느낀 설렘..이랄까요 그런 감정도 있었고요. 최군님은 역시 센스도 있으시고, 사소한 매너 같은 것도 많이 느껴졌어요.’
데이트를 마치고 인터뷰를 이어가며 기분좋은 미소를 짓는 강군, 하지만 이내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이 말을 망설이다가 대답을 잇는다.
‘근데 자꾸.. 왜 이러는지는 모르겠는데 머릿 속에..김군. 김군.. 김군… 자꾸 김군님이 떠올라가지고.. 온전히 최군님에게 집중을 못했던 건 있어요.’
하필이면 최군과 데이트를 나가기 직전에 마주쳤던 김군. 강군의 마음이 흔들린다. 첫 인상에서는 최군을 선택했던 강군이지만 짧은 시간에 강렬하게 훅 들어온 남자에 꽤나 혼란스러운 듯 보인다.
[다시, 김군과 박군의 데이트]
‘살치살 2개랑, 꽃등심 2개, 네, 일단 이렇게 주세요. 아, 주종은 어떻게?’
‘저는 뭐든 상관없어요.’
‘아 그러면, 소맥 마실까요? 테라랑 이슬도 하나씩 주세요.’
‘근데 고기 너무 많이 시킨 거 아니에요?’
‘에이, 다 드실 거면서 박군님’
‘아.. 당연히 다 먹을 순 있죠 ㅋㅋㅋ’
‘먹고 더 드세요. 저도 요즘 소고기가 먹고 싶었어서, 많이 먹읍시다’
김군은 여유가 느껴지는 남자다. 굳이 소고기 4인분이라고 그런 건 아니지만, 직업부터 차, 시계, 옷에 첫인상 선물로 명품 지갑을 주는 임팩트도 크게 남았다. 깔끔하게 물티슈를 펼쳐서 핏줄이 선 큼직한 손을 닦고 있는 김군을 마주보고 앉은 박군. 박군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인터뷰 - 박군]
‘김군님은 저에게 그런 사람이에요. 외적으로만 보면 막연하게 꿈꾸왔던 이상형 같은 분. 저는 저보다 어른스러운 분에게 끌린다고 했잖아요. 그 느낌을 완전히 갖고 계신 분이고, 그런 분을 실제로 만나게 되니까.. 내가 너무 멋있다라는 표현을 쓰는 것도 죄송스러운.. 느낌이었어요. 동경심도 생기고요’
내가 상상하던 이상형의 모습을 모두 갖춘 남자. 하지만 오히려 그게 너무나 큰 긴장감을 형성하는 걸까, 자신의 매력을 온전히 발산하지는 못하고 있는 듯한 박군의 현 상황.
‘김군님이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시는 스타일은 분명히 아니에요. 그냥 저 혼자 그러는 거지. 그래서 더 김군님과의 데이트 중에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왜 이럴까 싶기도 하고.’
‘저기 박군님!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세요. 저 뭐 묻었나요?’
‘아,죄송해요. 아니에요. ㅎㅎ’
‘우리 박군님이 아직 긴장을 많이 하고 계시네, 손 줘봐요’
‘손이요..?. 아.. 아악 ㅋㅋ’
그 때, 박군에게 손 마사지를 해주겠다며 손을 뺏어가는 김군. 박군은 거의 강제로 퉁퉁한 손을 내민다. 그런 박군의 손을 큼직한 손으로 꾹꾹 눌러주는 박군. 은근한 통증에 박군이 웃으며 얼굴을 찡그리고, 덕분에 몸의 긴장감이 조금은 풀리는 것도 같다.
[인터뷰 - 김군]
‘박군님. 엄청 귀여웠어요. 제가 사실 스킨십이 엄청 많은 편이고 그게 긴장감 풀기에도 가장 좋다고 생각 하는데, 그럴 때마다 너무 당황해하시는 게 보이니까, 더 하고 싶은? 좀 못된 발언일까요?’
‘사실 처음에도 박군님이 눈에 안들어왔던 건 아니에요. 확실히 비주얼부터가 게이들이 진짜 좋아할 만한 상이시잖아요. 근데 오히려 그래서 제가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네요.’
흔히 게이들이 좋아할 법한 상이라는 게 무슨 느낌인지는 알겠다. 게이같은 느낌보다는 일반의 향기가 풍기는 남자다움을 갖추면서도, 부담스럽지 않게 잘생긴 외모, 듬직한 덩치까지. 하지만 오히려 그 모습들에 선입견이 생겼다는 김군.
‘저는 자존감이 높은 편인데도 불구하고, 아무래도 좀 바쁘게 지내다보니까 주변에 게이 많고, 인기 많고 그런 분들은 조금 만나기 부담스럽더라고요, 또 제가 자기 주장이 약한 편은 아닌 것 같아서 너무 분위기가 쎈 분들을 만날 때면 많이 부딪히기도 했어요. 근데 박군님이랑 오늘 데이트하면서 박군님이 저에게 너무나 편안함을 주셔서 이전 보다 훨씬 호감을 갖게 된 것 같습니다’
잠시 후, 주문한 고기가 나오고, 박군의 앞에 고기를 한 점씩 구워서 놓아주는 김군. 입에서 사르르 녹는 소고기의 식감에 박군은 귀여운 미소를 숨기지 못한다. 소맥을 말아서 짠을 하는 두 사람.
‘크으.. 시원하네요.’
‘나와서 먹으니까 좋다. 그쵸’
‘숙소에서도 재밌는데. 저도 김군님이랑 둘이 이렇게 나오니까 더 좋은 것 같아요’
김군의 말대로 손 마사지의 힘인 걸까, 거의 처음으로 김군에게 호감 표현을 하기 시작하는 박군. 김군은 그런 박군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면서 다시 소맥잔을 들어 입을 가볍게 적시듯 한 모금을 마신다.
‘박군님은 저한테 궁금한 거 더 없어요?’
박군에게 질문을 유도하는 김군. 박군은 지금 김군의 모든 것이 궁금할 테지. 박군은 김군이 만들어주는 기회에 고기를 굽는 김군의 손만 묵묵히 쳐다보다가 시선을 올려 말을 잇는다.
‘원래 데이트 상대 누구 선택하시려고 하셨어요?’
데이트 나오기 직전의 일이 신경쓰이는 박군. 왠지 김군의 1픽은 자신이 아니라는 것이 느껴져서 더 그렇다.
‘저는 거짓말을 못하는 사람이라서 말씀드리는 거지만, 그 때는 강군님 하려했습니다’
같은 말이라도 표현의 방식에 따라서 다르게 들릴 수 있음이 실감난다. ‘그 때는’ 세 글자에 두 눈이 반짝이는 박군. 김군은 역시나 흐름을 꿰고 있다는 듯 말을 잇는다.
‘근데 이제 보니 박군님이 저를 먼저 선택해주신 게 너무 다행이었던 것 같네요’
‘아, 그런가요 ㅎㅎ… 감사합니다.’
짠-
잠시 말을 멈추며 짠을 하는 두 사람. 살짝 고개를 돌려 술을 마시는 박군을 힐끔 바라보다 김군이 질문을 잇는다.
‘그럼 이제 제가 질문 하나 할게요. 저도 박군님에 대해서 더 알고 싶네요.’
‘아, 넵’
‘박군님은 성욕 강하신 편이신가요’
‘네?’
그 때, 예상치 못했던 질문을 하는 김군. 박군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아무래도 박군에게는 조금 난감한 질문이었는 듯하다. 하지만 김군은 그저 대답을 기다리는 듯 눈썹을 들어올리고 있고, 박군은 결국 잠시 머뭇대다가 말을 잇는다.
‘저도 남자라 성욕이 없는 편은 아니겠죠’
‘그런가요? 좋네요. 저는 성욕 엄청 강합니다’
‘아.. 그러시구나..’
[인터뷰 - 박군]
‘저에게 어떻게 보면 처음으로 진지한 질문을 할 수 있는 기회였는데, 김군님은 성욕이 강하냐고 물어보셨어요. 제가 찌질하고 진지충일 수도 있는데, 그 질문 자체는, 솔직히 별로..였습니다. 제가 트라우마가 있는 것 같기도 해요’
어떤 트라우마가 박군을 자극한 걸까. 그렇게나 좋다던 김군의 질문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고 표정이 굳어버린 박군.
‘제가 첫 인터뷰에서 지난 연애들에 상처가 있다고 했잖아요. 김군님이 그 질문 하셨을 때 딱 예전에 만났던 사람들이 연애 초반에 했던 말들이 겹쳐서 보인 거에요. 지나간 기억 때문에 이러면 안될 것 같은데, 그 사람들이랑 연애 기간은 길었지만, 그게 순전히 둘이서만 쌓아온 기간은 아니었어서 그렇게 행복한 기억들은 아니었어요.’
‘아, 순전히 둘이 아니었다는게.. 이게 방송용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만난 분들은 어느정도 만나다 보면 하나같이 이런 요구들을 했었어요. 오픈 릴레이션십을 하자느니, 아니면 이벤트라며 세명이서 관계를 하자느니.. 왜 다들 저만 만나면 그러는지는 모르겠는데. 제가 그릇이 작고 부족한 사람인가봅니다.’
‘물론 그 사람들이 나쁜 사람들은 아니었어요. 싫으면 말하라고, 맞춰주겠다고 했어요. 근데 나를 위해서 누가 맞춰주겠다는 그 말 자체가 저한테는 너무 큰 부담이고, 미안하기도 하고.. 어딘가 불편했어요. 왜 이런 제 가치관이 누군가가 맞춰줘야하는 문제거리가 되는 건지 조차도 아직도 이해를 못하겠거든요.'
순식간에 굳어버린 박군의 표정. 김군은 그 분위기를 눈치채고 이상하다는 듯 머쓱한 표정을 짓는다.
‘왜요? 혹시 너무 직설적인 질문이었나요’
‘아.. 아니에요. 아닙니다.’
‘불편한 점 있으면 편하게 말해주세요. 서로 맞춰가는 과정이니까. 저는 잘 맞춰가고 싶어요.’
‘아…..’
결국 또 다시 맞춰준다는 김군의 너무나도 당연한 한 마디에 잠시 고개를 숙이는 박군. 박군의 머릿 속을 스쳐가는 지독하게도 지긋한 과거의 기억들. 김군은 알 수 없는 압박감에 무너져버린 박군을 가만히 쳐다보며 눈썹을 찌푸리다가 냉정한 눈빛으로 소맥을 한잔 들어 마신다.
[숙소]
‘드르렁.. 푸우’
그 시각, 숙소에 남아있는 장군과 윤군. 두 사람은 모두가 데이트를 떠나 텅빈 숙소에서 각자의 방에 들어가 있었고, 장군은 어느새 잠들어 있다. 그 때, 그런 장군의 방에 찾아와 자연스럽게 장군의 침대에 앉는 윤군.
‘저기요 장군님’
장군의 두툼한 배를 문지르며 장군을 깨우는 윤군. 하지만 장군은 이틀 간 긴장감에 피곤했던 건지 쉽게 잠에서 깨어나질 않는다.
‘ㅋㅋㅋ장군!!! 일어나!!!!’
‘드르렁.. 어우욱!!!’
그 때, 갑자기 하이톤의 소리를 지르며 장군을 깨우는 윤군과 깜짝 놀라 반쯤 일어나며 잠결에 쌍커풀이 지는 눈을 꿈뻑이는 장군. 상황 파악이 되질 않는지 그저 눈을 꿈뻑이며 윤군을 쳐다본다.
‘아이..씨 깜짝 놀랐네. 왜요 뭔일 있어요?’
‘혼자 이러고 있으려니까 심심해서요. 우리 둘이라도 놀아요’
‘아이 난 또 뭐라고’
시시한 윤군의 대답에 뭔 일이라도 난 줄 알았다며 다시 침대에 드러눕는 장군. 윤군이 계속 일어나라며 장군의 팔목을 잡고 흔들고, 장군은 그런 윤군에게 저리가라는 듯 등을 돌려버린다. 장군의 넓은 등판에 거의 안기듯이 몸을 문지르는 윤군. 장군은 짜증을 내며 팔꿈치를 휘두르다가는 결국 피식 웃음이 터져서는 고개를 돌려 말을 잇는다.
‘아 진짜. 왜 이러는데ㅋㅋㅋ’
‘배 안고파요? 밥 해먹자 장군님~’
‘쩝..’
벅벅-
박군이 없는 숙소는 의미가 없다는 듯한 장군. 장군은 그래도 밥 때가 됐긴 했는지 결국 다시 뒷머리를 벅벅 긁으며 침대에 앉아 윤군을 바라본다. 아직 잠에서 덜 깨서 멍 한 표정으로 윤군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는 장군. 윤군은 그저 장군에게 장난을 치다가는 거친 인상의 장군과 눈을 마주치고는 새초롬한 표정을 짓는다. 두 사람 사이에 당사자들도 의미를 알 수 없는 눈빛이 교환되고, 장군은 그런 윤군에게 멍하게 말을 잇는다.
‘윤군님 이쁘장하게 생겨서 피부 진짜 좋긴하네’
‘왜요 나한테 반했어요?’
‘뭔’
휙-
그리고 갑자기 정신을 확 차리게 만드는 윤군의 장난 한 마디에 이불을 걷어내며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는 장군. 윤군은 일어난 장군의 두툼한 팔뚝을 붙잡고 매달리듯이 같이 일어난다.
‘치워 무거워’
‘와 치워가 뭐에요. 사람을 무슨 짐짝 취급하시네’
‘윤군님이 짐짝처럼 매달려있잖아’
‘장군님 약간 못된 남자 스타일이구나ㅋㅋ’
‘못된 남자는 무슨, 나처럼 착한 사람이 어딨다고. 뭐 먹을 건데요 그래서’
나름대로 둘이 티격태격 말이 잘 맞는다. 공용 부엌으로 걸어가며 대화를 잇고 있는 두 사람, 선택받지 못해 숙소에 남은 두 사람 만의 동료애가 느껴지기도 한 것 같다.
냉장고를 여는 장군. 윤군도 함께 장군의 옆에 붙어서 냉장고 안을 들여다본다.
‘내가 어제 남은 고기 넣고 고추장찌개 해줄까요’
‘오! 너무 좋아요ㅎㅎㅎ 역시 사장님 포스’
그렇게 귀찮은 티를 내면서도 직접 요리를 해주겠다는 장군에게 엄지를 척 들어올리는 윤군. 장군은 그런 윤군에게 콧방구를 끼면서도 열심히 냉장고에서 재료들을 꺼내기 시작한다.
[인터뷰 - 윤군]
‘장군님이 첫날에 혼자 고기 구우시고 하는 게 사실 좀 짠하기도 하고 그랬거든요. 근데.. 여기 계신 분들 아무도 공감 못하실 것 같긴 한데, 장군님 말하는 거 가만 보면 은근 다정한 부분이 있어요. 섬세하기도 하고요. 내 눈엔 그게 느껴져.’
장군의 칭찬을 하는 윤군의 표정에 은은한 미소가 지어져있다. 사실 이곳에 모인 여섯 게이들 중 윤군 만큼 장군을 편하게 대하는 사람이 없긴 하다. 윤군이 장군에게 호감이 생기는 걸까?
‘아무래도 외적으로는 제가 좋아할 만한 스타일은 아니셔서 호감이 생겼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래도 나쁘진 않다? 내가 지금 누구 가릴 처지가 아닌 것 같다? ㅋㅋㅋ 아무튼, 저야 뭐 사람 봐가면서 끼부리는 사람이 아니라서 장군님을 대하는 게 그렇게 어렵거나 불편하지는 않아요’
그렇게 요리를 하고 식사를 하고 있는 두 사람, 데이트를 나가지 못해 아쉬운 대로 둘이서 반주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 와중에 계속해서 끼를 부리는 윤군. 장군은 시도 때도 없이 끼를 부리는 윤군 같은 타입은 처음 대해본다는 듯 어떻게 반응해줘야 할 지를 모르고 계속해서 표정을 찡그리고 있다.
‘마시쟈~’
‘말투를 왜 자꾸 그렇게 하는 건데요'
‘왜요? 이게 난데 어떡해’
‘그러면 남자들이 좋아하나? 아으.. 아니다. 내가 남 걱정할 처지가 아니긴 하지’
‘뭐요?ㅋㅋ 뭔데. 더 말해봐요. 끼순이는 안팔린다고요?’
‘아녀요. 끼순이고 뭐고 술이나 먹읍시다. 나간 사람들은 드릅게 안들어오네'
'왜 말을 하다가 말어.. 참나'
꿀꺽-
‘크으..’
윤군과 나름 재밌게 놀다가도 술을 먹으니 떠오르는 박군 생각에 마음이 심란해지는 장군. 윤군은 그런 장군의 반응에 처음으로 조금은 풀이 죽은 듯한 표정을 짓는다. 둘 밖에 없는 숙소. 장군이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며 생각을 잠기자, 윤군 역시도 아무 말을 잇지 않고 씁쓸한 표정을 짓는다.
‘다녀왔습니다’
그 때, 입구에서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 장군의 두 눈이 번쩍 뜨인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입구로 걸어가는 장군. 데이트를 마치고 박군이 돌아왔다. 박군의 얼굴을 다시 보니 마치 집 나간 주인 기다리던 개마냥 반가움에 어쩔 줄을 몰라하는 장군. 장군은 괜히 박군을 큰 목소리로 반겨주며 순식간에 기력이 살아난다.
‘박군님이 드디어 오셨네요'
‘하하. 장군님, 윤군님 식사는 하셨어요?’
‘우리야 뭐, 대충 먹었죠. 박군님은 데이트 즐거우셨어요?’
‘아주 좋았죠’
그 때, 박군의 대답이 아닌 김군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박군을 따라 입구로 들어오는 김군이 장군을 쳐다보며 박군 대신 대답하고, 박군은 머쓱하게 웃으며 고개를 꾸벅 숙이고 옷을 갈아입겠다며 방으로 들어간다. 김군을 아니꼽게 쳐다보는 장군. 김군은 그런 장군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을 잇는다.
‘박군님이 보면 볼수록 매력있네요. 장군님이 그렇게 좋아하시는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예, 그래요?’
또 다시 장군의 속을 긁는 김군의 한 마디. 장군은 그저 열이 받는다는 얼굴로 김군을 쳐다보고는 다시 윤군이 앉아있는 식탁에 앉는다.
‘하아.. 저 ㅆ..발새.끼…’
그리고는 방으로 들어가는 김군의 뒤로 식탁에서 살짝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욕을 하는 장군. 열이 받아서 참을 수가 없나보다.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는 윤군. 윤군은 어쩐 일인지 더 이상 끼를 부리지 않고, 조금은 차분해진 눈빛으로 그저 가만히 장군을 쳐다보고 있다.
그 날 밤, 데이트를 마치고 돌아온 최군과 강군이 회를 포장해왔다. 안주들을 펼쳐 놓고 여섯 남자들이 거실에 옹기종기 모여 가볍게 술을 먹고 있다. 벌써 몇 분 뒤면 셋째날이 되는 자정. 제작진이 미리 알려준 공지대로 셋째날 부터는 서로의 성향을 완전히 오픈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4박 5일의 시간중 절반이 지나가는 날. 게이들은 이제 조금 더 각자의 속도를 높여 상대방들을 탐색하기 시작한다.
자연스럽게 강군과 최군이, 그리고 김군과 박군이 붙어 앉아서 수다를 떨고 있고, 테이블의 측면에 각각 마주보고 앉아 있는 장군과 윤군. 아무래도 오늘 데이트를 나가지 못한 장군과 윤군이 조금은 소외되는 느낌이다.
‘저기요, 잠시만요’
짝짝-
그 때, 각자 대화를 하고 있는 사람들을 주목시키는 최군. 역시나 분위기 메이커는 최군이다. 강군과 무슨 꿍꿍이를 벌인 건지 두 사람 다 얼굴에 장난끼를 숨기지 못하고 있다.
‘우리 여기서 진실 게임 한 번 할까요?’
‘오 진실 게임 좋다’
그리고 역시 최군의 리드에 호응해주는 윤군. 장군 역시도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싶은지 관심 가는 표정으로 말을 잇는다.
‘어떻게 하는 건데요?’
‘이거, 넘기면서 질문 하고 싶은 사람한테 질문하고, 시간이 다돼서 알람 울리면 벌주 마시기!’
그렇게 최군이 타이머를 세팅한 휴대폰을 꺼내고, 자신이 먼저 질문을 하겠다고 주위를 둘러본다. 모두가 수긍하듯 고개를 끄덕이고, 은근히 재밌어지는 분위기에 윤군은 다시 조금 흥이 올라온 듯 광대뼈가 올라간다.
‘그럼 저부터 질문 합니다. 거짓말 하면 안돼요.’
바로 질문을 하겠다고 휴대폰을 만지작대는 최군. 최군은 잠시 고민을 하는 듯 하더니 역시나 강군에게 휴대폰을 건네주며 질문을 잇는다.
‘데이트권이 또 생기면 누구랑 갈지 고민되실 것 같나요?’
‘오오~’
첫 질문부터 과감한 최군의 질문에 감탄하는 사람들. 강군은 약간 난감한 듯 박군을 쳐다보더니 이내 휴대폰을 건네받고 대답한다.
‘네. 아직은..다른 분들과도 이야기 나눠보고 싶을 것 같아요'
끄덕끄덕-
최군은 어느정도 예상한 대답이라며 괜히 격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숨기지 못하는 실망스러운 표정. 장군은 그런 최군을 힐끔 쳐다보더니 재밌다고 피식 웃는다.
‘저는 김군님한테 질문이요’
그 때,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 휴대폰을 바로 김군에게 건네는 강군. 생각보다 대담한 강군의 선택에 박군이 흠칫 놀란 듯 휴대폰을 건네받는 김군을 바라본다.
‘오 저한테요. 넵 어떤 질문이시죠’
‘오늘 김군님이 데이트 상대를 고를 수 있었으면, 다른 사람을 고르려고 하셨나요?’
다들 술을 한두잔 먹은 상태라 질문들이 굉장히 노골적이다. 강군은 돌직구를 날려놓고 은근 난감해졌을 박군에게 미안한지 웃으며 박군을 쳐다보고, 박군도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웃어준다.
‘네 저는 박군님한테도 이미 다 말씀드렸는데, 데이트 가기 전까지는 강군님을 선택하려고 했었죠’
그리고 역시나 거짓 없는 대답을 하는 김군. 장군은 그런 김군의 대답이 더 기분 나쁘다고 또 다시 김군을 노려본다. 최군도 어이가 없는 듯 피식 웃음을 짓는다.
[인터뷰 - 장군]
‘김군은 좀 이거 같아요 이거’
장군은 이해가 안간다며 머리 옆으로 손가락을 빙빙 돌리며 말한다. 인터뷰 당시 술에 취해있는 듯 얼굴이 시뻘개진 장군. 장군의 인터뷰에 빵 터진 제작진이 분위기를 수습하듯 이유를 묻는다.
‘아무튼 그 사람 정신 상태를 저는 모르겠습니다. 배운 사람이고, 직업도 의사라 하고 다 알겠는데. 사람을 일부로 골리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장난하러 왔나 싶어요. 겉만 번드르해서 진정성이 없는 사람 같습니다’
김군의 대답에 강군은 입을 벌리며 좋은 티를 숨기지 못하는데, 박군, 최군은 동시에 씁쓸한 웃음을 짓는다. 허나 이내 박군을 쳐다보고 살며시 윙크를 하는 김군. 박군은 그런 김군의 윙크에 그제서야 웃으며 고개를 살짝 숙인다. 이어지는 김군의 질문 타임. 강군에게? 아니면 박군에게? 김군이 쥐고 있는 휴대폰이 어디로 향하게 될지 모두의 관심이 집중된다.
‘장군님한테 질문’
그 때, 모두의 예상을 뒤엎는 방향으로 휴대폰을 건네는 김군. 모두가 놀라서 동시에 장군을 쳐다보고, 장군은 역시나 불쾌한 표정으로 휴대폰을 건네 받는다.
‘장군님, 이제 열두시 지났으니까. 우리 사전 인터뷰에 고른 성향 다섯개 중에 어떤거 고르셨는지 궁금합니다.’
손목 시계를 내려다보며 묻는 김군. 열두시가 지났다는 말에 모두가 각자의 시계를 살펴보고, 장군은 자신의 성향을 캐묻는 김군의 의도를 모르겠다며 인상을 쓰고 대답을 잇는다.
‘나 탑이긴 한데’
‘탑이긴 한데는 뭐에요, 올탑 골랐나보네요’
‘아, 예. AT. 맞습니다'
'내가 어느정도는 맞췄네. 바텀을 안하진 않으실 것 같아'
이렇게 장군의 성향까지 공개가 된다, 이제 슬슬 아직 성향을 밝히지 못한 강군과 최군도 성향을 밝힐 법한 타이밍. 하지만 장군은 대답을 하자마자 주저없이 휴대폰을 김군에게 다시 건네준다. 큰 형님 간의 팽팽한 기싸움이 느껴져서 더욱 재밌어지는 분위기, 최군은 술잔이 빈 사람들의 잔에 술을 따라주며 잠시 분위기를 중재하려 한다.
‘우리 지금 방송 촬영 중인 거 다들 잊지 마시ㄱ..’
‘본인 입으로 크다고 하는데, 얼마나 크길래 그렇게 자신있게 말하는지 궁금하네요. 몇센치나 되는데요?’
‘와우’
장군의 과감한 질문에 모두가 웃음기를 띄면서도 경악을 하며 서로를 쳐다본다. 이게 말이 되는 질문이냐며 어이없다는 듯 제작진을 둘러보고 다시 장군을 쳐다보는 김군.
허나 장군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게 인상을 쓰고 김군과 눈을 마주치고 있다. 이게 바로 큰 형님끼리의 자존심 싸움인가. 김군은 처음으로 조금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고민하는 듯 하더니 대답을 잇는다.
‘유치하게 몇센치니 그런 말은 안하고 싶은데, 이거 어쩌죠? 내가 마셔야 되나’
‘어휴, 이제와서 쫄리나 봅니다’
격없는 질문에 대답하지 않겠다는 듯 우아하게 대답하는 김군. 하지만 장군은 그런 반응이 나올 줄 알았다며 취조를 하듯 몰아붙인다. 자존심을 건드리는 장군의 반응에 순간 욱했는지 어금니를 깨물고 말을 잇는 김군.
‘..그럼, 말 나온 김에 솔직해져보겠습니다. 나도 사람인지라 민망하긴 한데 여기 자기꺼 안재본 사람 없을테니.’
‘진짜 말하시게요?’
속닥대며 김군을 걱정하는 듯한 박군, 허나 김군은 그런 박군의 물음에 오히려 문제 없다는 듯이 더 큰 목소리로 대답을 잇는다.
’최소 16은 넘습니다. 이 정도면 무난히 크다고 생각하고요.’
‘허억’
당당히 16이 넘는다는 말에 유독 놀란 반응을 하는 강군. 그리고 박군은 그저 어쩔 줄을 몰라하며 고개를 돌린다.
[인터뷰 - 강군]
‘역시나 김군님이 갈수록 더 궁금해지는 것 같아요. 그 자신감이 저에게는 너무 매력적이고 멋있었어요.'
장군은 김군이 진짜 대답을 할 줄은 몰랐다는 듯 여전히 아니꼽다는 표정으로 김군을 노려본다. 그 때, 타이머가 여전히 돌아가고 있는 휴대폰을 빠르게 장군에게 다시 건네주며 질문을 잇는 김군. 정말 두 사람 간의 긴장감이 팽팽하다 못해 살벌하다.
‘장군님은 몇센치?’
그렇게 엉겁결에 자신이 던진 폭탄을 돌려맞는 장군. 장군은 무척이나 당황한 듯이 동공을 움직이고 모두의 시선이 다시 한 번 장군에게로 집중된다.
'말 못하시겠나?'
삐빅- 삐빅- 삐빅-
그 때, 타이밍 맞춰서 울리는 알람 소리. 결국 대답을 하기 전에 벌칙에 걸린 장군. 이거 상황이 뭐 하나 장군에게 도움이 되는 게 없다. 김군은 조금 화가난 듯이 곧바로 소주병을 들어서 장군의 컵에 뒤집어 꽂으며 말을 잇는다.
콸콸콸-
‘시간도 지났고, 대답도 못하면 술이나 마시시죠’
괜히 김군에게 덤벼들었다가 본전도 못찾은 장군. 장군은 어이가 없고 자존심이 상하는지 목을 두둑 꺾으면서, 김군이 따라낸 가득 따라진 소주를 잔 채로 과격하게 쥐어잡아 한 번에 들이마신다.
꿀꺽- 꿀꺽-
‘아.. 아..’
‘저희 내일 일정도 있고 그만 치우고 잘까요?’
그리고 그런 장군을 안타깝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박군. 분위기가 애매해지자 최군이 먼저 그만 치우고 자자며 자리에서 일어나고, 장군은 독한 소주를 원샷하고 잠시 바람을 쐬고 오겠다며 숙소를 나가버린다.
[인터뷰 - 김군]
‘제가 좀 강강약약이 있어서, 먼저 예의없이 행동하시니까 저는 그분이 했던 질문을 똑같이 맞받아친 것 뿐이었어요. 제가 분위기를 깬 것도 사실이고 그게 저라는 사람이 평가받는 이 자리에서 마이너스가 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저도 저만의 자존심이 있어서, 마냥 받아줄 순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인터뷰 - 윤군]
‘으음.. 저는 장군님이 왜 이렇게 안쓰러운지 모르겠다니까여. 그렇게 못된 사람은 절대 아닌 것 같은데, 좀 자기 표현을 하는 방식이 거치셔서 그렇지. 그런 것들이 약점 잡히는 상황들이 좀 보기 안좋더라구요, 아 진짜 보기 힘들었잖아'
역시나 김군에게 호되게 당한 장군을 걱정해주는 듯한 윤군. 하지만 윤군의 표정 역시도 몇시간 전부터 전과 달리 침울해보인다. 비단 장군이 걱정되어서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
‘아, 저요? 그냥 좀 오늘은 우울해요. 사실 아까 술게임 할 때도 저한테 아무도 질문 안한 거 아세요? 여기서 완전히 투명인간 된 느낌이 들어요. 광대짓만 하고. 제가 어디가서 존재감이 없는 사람이 아닌데, 오히려 제 매력이라고 생각하고 당당할 수 있었던 부분들이 이곳에서는 아예 통하질 않으니까, 좀 비참하기도 했어요.. 아, 짜증나...’
점점 감정이 격해져가는 식스 게이즈의 여섯 남자들. 급하게 마신 벌주로 얼굴에 목까지 시뻘개진 장군은 숙소 주변을 혼자 거닐면서 밤 공기를 마시며 산책을 하고 있다. 그러다가 멈춰서서는 가만히 고개를 들어 밤 하늘을 올려다보는 장군. 장군의 깊은 한숨이 이어진다.
[인터뷰 - 장군]
‘내가 뭘 잘못했습니까?'
제작진에게 질문을 하는 장군. 장군은 술기운에 눈시울이 조금 붉어진 것도 같아 보인다.
‘난 그냥 박군이라는 사람이 좋아서, 그걸 표현하려고 한 거고. 견제를 받는다면 끝까지 지지 않을 자신은 있어요. 근데, 이게 0표를 받고 나니까 좀 기분이 다르더라고.'
'나 혼자만 발악하는 기분이 들던 찰나였는데.. 김군이 그.. ㅈ.랄.. 아니, 죄송합니다. 그런 행동을 하니까, 내가 욱해가지고 그냥 박차고 나온겁니다. 진짜 내가 원래 사람 때리고 그런 사람은 절대 아닌데,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람을 한 대 칠 뻔 했어요.’
점점 치열해지는 경쟁. 때로는 그 과정이 마냥 성숙하고 아름답지만은 않은 것 같다. 그렇게 잠시 숙소에서 저 만치 떨어진 곳에서 밤 공기를 쐬다가 숙소로 터덜터덜 걸어들어오는 장군. 그 때, 그런 장군을 지켜보고 있던 한 남자가 담뱃불을 끄고 장군에게 다가간다.
‘좀 괜찮으세요? 너무 많이 드셨죠’
‘어? 박군님. 넵 괜찮습니다. 하하. 좀 급하게 마셔서 확 올라왔는데, 지금은 괜찮아요’
박군이 장군이 걱정 됐는지 장군을 따라 나와서는 담배를 피며 기다리고 있었나보다. 장군은 예상치도 못한 박군의 등장에 조금은 놀란 듯 긴장하고, 박군은 그런 장군에게 마시려고 들고 나온 듯한 물 한잔을 건넨다.
‘우와. 센스 짱’
그리고 거의 처음 받아보는 박군의 호의에 입꼬리가 금방 올라가서는 물을 받아 마시는 장군. 박군은 그런 장군에게 여전히 매력적인 눈웃음을 보인다.
꿀꺽- 꿀꺽-
‘크으.. 으. 박군님이 물 한 잔 주시니까 술이 확 깨네’
‘ㅎㅎ그럼 다행이네요.’
‘근데 박군님이 저한테 웬일로?'
‘웬일이라뇨.. 전 장군님한테 물 한 잔 드리면 안되는 건가요?'
‘아니, 그런 말이 아니고~ 혹시 나 김군한테 개발려서 동정하는 건 아니죠?’
‘제가 감히 뭐라고 동정을.. ㅎㅎ 그리고 개발리다뇨. 그런 게 어딨어요’
‘그래요. 뭐라도 좋습니다. 내가 말했죠. 박군님이면 난 다 좋다고요’
그렇게 서로 두 눈을 마주치는 두 사람. 박군의 등장에 언제나 그랬듯 다시 기력이 충전되는 듯 열정이 불타오르는 장군의 두 눈빛. 박군은 여전히 그런 장군의 저돌적인 눈빛을 마주치기는 부담스럽긴 하다.
하지만 꽤나 노력하며 장군과 두 눈을 맞춘다. 술이 올라 눈시울이 살짝 붉어져 있는 장군의 눈빛. 평소 강하게만 보이던 장군의 은근 인간다운 모습이 느껴지는 이 순간. 박군은 자기도 모르게 다시 한 번 살며시 미소를 짓고야 만다.
[김군과 장군의 방]
잠시 후, 모두가 잠에 들려고 준비를 하는 취침 시간. 장군이 샤워를 하러 간 사이 홀로 방에 누워있는 김군. 감정이 격해진 두 사람인지라 같은 방에서 자기가 편하진 않을 것 같은데, 김군은 별 타격 없다는 듯 여유롭게 콧노래까지 부르고 있다. 그 때, 문 앞에 느껴지는 인기척.
‘김군님?'
‘넵?’
그리고 김군과 장군의 방에 갑자기 찾아온 사람은 다름 아닌 강군. 김군은 강군의 등장에 어떤 일로 찾아왔냐는 듯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지금 바로 주무시나요?’
‘어~ 네, 뭐 자긴 자는데 어쩐 일로?’
‘아.. 괜찮으시면 잠깐 이야기 좀 나눌 수 있을까 해서요.’
‘그럼요. 가능하죠. 어디서, 여기서요?’
‘아, 아뇨 잠깐 나가서.’
아무래도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눈치 보인다는 듯 굳이 이 야심한 밤에 찾아온 강군은 나가서 이야기를 하자고 대답한다. 그러면서 김군을 위아래로 한번 훑어보는 강군. 술에 꽤 많이 취한 듯한 강군의 시선처리가 오묘하다.
김군은 문제 없다는 듯 바로 밖으로 나가자는 강군의 신호에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게 강군이 먼저 계단을 내려가고, 김군은 벌써 무언가를 눈치챘다는 듯 주머니를 뒤적거리다가 휴대폰과 차 키를 챙기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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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a…
 - 작성일
 
저는 첨부터 강군♡최군을 응원했지만
전개가 점점 흥미롭고 6명다 매력적이라서
이제 그냥 내려놓고 얽히고설킨 사랑의 작대기를
지켜만보겠습니다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