훅 들어가버렸습니다 1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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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말인데... 형수 오빠가 안 가니까... 취소할까 생각중이야."


미나코가 울면서 하는 말에 성태는 그제서야


'내가 며칠동안 딴놈한테 정신팔려서 햇빛이들한테 신경 안 쓰긴 했어. 근데 본체로도 못 가본 단콘을 이 몸으로 갈수 있는 특권이 생겼는데 못 간다? 절대 안 돼! 이 기횔 어딜 뺏겨? 절대 못 뺏겨!!!'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채


"미나코가 가고 싶어했던거잖아. 왜 안 갈려고?"


초조한 마음을 가진채 입을 열었다.


"알잖아. 형수 오빠랑 진수 오빠가 그 놈한테서 날 지켜줬잖아. 근데..."


"근데? 일단 그 놈이 대체 누구야? 설마... 스토커?"


'이거... 내가 생각하는 그런건 아니겠지?'


"어. 누군지 모르지만 자주 봐서 얼굴은 알고 있어. 그 놈 무서워."


"그놈 인간말종이네."


"오늘 편지가 오길래 봤거든. 이거 봐봐."


미나코는 점퍼 주머니에서 꺼낸 편지를 펼쳤다.


[미나코! 너 썬라이트좋아한다더라. 그런 게이같이 생긴 놈들이 뭐가 좋다는거야? 암튼 콘서트? 내가 못 가도록 막을거야. 그런 놈들한테 니 얼굴 보여주고 싶지 않아.]


'뭐? 일녀한테도 선택 못 받은게 어디서 게이라고 조롱하는거지?! 짜증나! 이건 현피각이다!'


"이 미친놈 아냐?! 내가 죽여줄까?"


편지의 내용을 본 진수가 화를 잔뜩 내면서 이를 갈았다.


"오빠! 오빠는 그 놈한테 맞아서 기절할뻔한거 기억 안 나?!"


"나 기억상실증걸렸다고 했잖아. 그게 사실이다 치자... 그 상황을 내가 기억 못 해요."


"맞지. 근데 형수 오빠가 그 놈 처치했다니까. 그래서 그 놈 도망갔고..."


"그러니까 그 놈이 오늘 편지를 보냈다 이거지?"


"맞아."


미나코는 풀이 잔뜩 죽어있었고


"오케이! 내가 걔 설득할께. 그리고 너 조심해야한다. 뭐? 문제일으키는 그 놈이 제일 X같네."


진수는 결의를 다진채 주먹쥔 손을 자신의 가슴에 한번 살짝 쳤다.


"알았어. 오빠만 믿을께."


미나코는 눈물을 멈춘채 휴대폰에 있는 썬라이트 라온을 보면서 자기 자신을 진정시켰다.


'얘도 해주가 최애야? 우와~ 나랑 겹쳐.'





성태의 몸 안에서 지내는 진수는 이 알바 저 알바 지원해보지만 써주는 곳이 하나도 없었다. 심지어 집 앞 편의점도


"차라리 휴학때린 애면 괜찮은데... 졸업한 애들중에 알바 열심히 하겠다고 하면서 다른 일 구했다고 일주일도 안 되서 관둔 경우 많아서 믿기 힘드네요. 그래도 구할만한 애들이 없으면 성태씨 부를께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성태를 못 미더워했다. 안 그래도 성태의 몸 안에 들어가면서부터 극심한 스트레스받고 있는데 이곳저곳에서도 팽당하고 있어서인지 더욱 흑화되어가고 있었다. 돈을 모아서 어떻게든 자신의 몸 안에 있는 성태라는 놈과 담판을 지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든 돌아가야하는데... 미나코한테 고백도 해야하고... 근데 이런 몸으로 할게 전단지뿐이야? 진짜 쓸데없는 몸이네.'


게다가 집앞에서 운동 잠깐하는 것마저도 버거운걸 이제서야 느껴서인지


'왜 뚱뚱하면 더욱 운동하기 싫은지 이제 좀 알겠네. 근데 왜? 이 몸이냐고?! 하필... 그 많고 많은 사람들중에!'


모든 일에 점점 손을 놓았다. 성태의 몸 안에 있는 진수는 부모라는 사람에게


"우리 가족말이에요. 세명밖에 없어요?"


가족에 대해 물어봤다.


"아니. 성희몰라? 아무리 기억상실증걸렸다지만 동생마저 기억 못 하면 뭐 어쩌자는거니?"


'성희는 누군지 몰라도 일단 미나코는 기억이 나네요. 근데 혼자 사는거면 수도권이지 않을까?'


"맞다! 어머니! 성희 어디 살아요?"


"아! 성희 서울살잖아."


'서울? 그래그래! 이건 찬스야! 돈없어서 서울가기 힘든 나에게 찬스야!'


진수는 뭔가 딱 생각났다는듯이


"근데 여자가 혼자 살기는 좀 그렇지않아? 내가 옆에 있어줄까?"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성태 친모의 손을 잡았다. 하지만 엄마라는 사람은


"너 제정신이야?! 그 집은 성희가 혼자 있기도 좁은 곳이야! 거기 너까지 껴있으면 공간이 남아나겠어?! 그리고 들은 얘기인데 남친이 귀가길에 자주 데려다준다더라. 암튼! 쓸데없는 소리말고 일이나 구하던가! 아님 전단지 일 다시 하던가!"


성태의 손을 떼어놓은채 매정하게 굴기 바빴다.


진수는 고아시절때부터 부모에 대한 환상이 어마어마했었다. 초등학생 시절 부모님 참관 수업일때 자기만 엄마없는게 못내 아쉬웠고 고등학생 시절에는 새옷사서 자랑하는 반 아이들이 부럽기도 했다. 대학생일때도 외제차타고오는 동기들을 보며


'부모 잘 만나서 좋겠다.'


어렸을때부터 부모없이 자라왔던 자신이 너무 초라해보였다. 그치만 막상 성태의 몸에 들어가서 그의 부모랑 지내다보니 잔소리 밖에 없는 어머니랑 말섞기 힘든 아버지라는 사람덕에 그 환상은 점점 산산조각이 나고 있었다.


'왜 하필... 안 그래도 이런 몸인 것도 성질나는데 부모라는 사람이 이렇게 매정할줄이야...'


진수는 그럴수록


'어떡하지? 어떻게 해야 서울로 갈 수 있을까?'


자신의 몸에 들어간 성태를 만나야겠다는 욕심이 더욱 끓어오르고 있었다.






"미안해. 미나코에 대해서 악담한거랑 너한테 아무말없이 며칠동안 딴 곳에 있었던 것도..."


고시원 복도... 형수 앞에서 서서 겨우 사과를 하고 있는 진수... 그치만 형수는 아무말없이 화가 잔뜩 난 표정으로 진수를 지나칠려고 했다. 그러더니 진수는 형수를 붙잡은뒤에


"그래. 나 못된 놈이야. 그래도 부탁할거 하나 있어."


무릎을 꿇었다.


"아 XX 뭐야?"


형수는 다짜고짜 자신을 잡는 진수한테 쏘아붙이듯이 욕을 뱉었지만


'대체 뭐야? 일단 들어나보자.'


진수의 온기에 마음이 약해지기 시작했다.


"그래. 기억상실증걸려서 아무것도 모르고 이리저리 방황한거 맞아. 그리고 오늘 너한테 추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고... 근데 미나코 콘서트는 같이 가주자. 미나코한테 중요한거잖아. 니가 날 지져놓든 볶아놓든 맘대로 해도 좋으니까 제발 내 부탁들어줘. 니가 하라는대로 할테니까."


진수의 마지막 말에


'이제 못 참겠어. 이 기회를 놓치면 후회하게 될거야. 이왕 이렇게 된거 솔직히 털어놓자.'


형수는 더 이상 떨리는 마음을 주체하기 힘들었다. 일단 주변을 살핀 뒤에


"너 그 형이랑 했던거 나랑 같이 해."


"같이 했던거라면? 에에!!!"


놀란 표정을 짓고 있는 진수...


'뭐야? 김형수라는 놈도 게이야? 내가 무슨 게이 밖에 없는 세계에 던져진 것도 아닌데 얘마저... 충격이다.'


성태는 그야말로 충격을 먹었다. 아무리 잘 생기고 훈훈함이 돋보이는 형수라지만 게이라고는 전혀 생각 못 했다.


"일단 내가 그거 해주면 같이 가는거 맞지? 말바꾸기 없다?! 알겠지?!"


"어? 어... 알겠어."


형수도 놀랬다. 흔쾌히 허락해주는 진수가 낯설게 느껴졌지만


'이 자식... 미나코땜에 무릎꿇는거보면 여전한가싶다가도 내 말을 곧이 곧대로 들어주는거보면 내가 아는 진수하고 거리가 먼거같고... 그래도 너무 좋아. 이런 기회 그냥 오는거 아니잖아.'


그러면서 요청을 가장한 협박[?]에 먹혀든 진수랑 앞으로 할 일을 생각하며 두근두근거리는 마음만 들었다.


'그래. 피지컬쩔고 찐친인채로 뒤에서 진수라는 놈만 봐왔던 순정파... 이거이거 흥분되는걸. 이럴줄 알았으면 다이아수저보다 걔한테 먼저 주는거였는데... 그래도 오늘이라도 같이 해보는거... 두근두근거리네.'


성태는 의외로 훅 들어오는 형수가 궁금했다.


"일단 나 주영이한테 전화해볼께."


형수는 전화한다고 자기 방으로 갔다. 밖으로 나온 성태는


"역시 이 몸이길 잘 했어."


진수의 몸에 있는걸 몹시 흡족해했다. 그런데 뭔가 쎄한 느낌을 받게 된 진수... 혹시나 해서 뒤를 돌아봤다.


"아니..."


그렇다. 예전 자신의 모습이 보였다.


"내가 헛것을 본거지."


"헛것 본거 아냐!"


그렇다. 성태의 몸 안에 있는 진수가 나타났다. 성태는 두려운 마음에 점점 얼굴이 하얘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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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은 11화에서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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