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멩이 1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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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구... 일행들이 먼저 가버렸네요!… - 그래요? 하하하... 일부러 먼저 자리를 피해주셨나 봅니다. 이러다가 오늘 제가 긴 밤을 책임져야 하는 거 아닌가요? 하하하...! - 무슨 말씀을...! (어쩌면 영민은 내심 그렇게 되길 바랐는지도 몰랐다) - 걱정하지 마시고 천천히 듭시다. 오늘은 제가 책임질 테니 편하게 들자 구요...! - 그럽시다! 뭐 이렇게 된 거, 우리 친구 먹자! 나이도 한 살 차인데… - 그럼,,, 그럴까...? 하하하...! (그는 멋쩍게 웃으며 말을 터기로 했다) - 그래, 반갑다! 앞으로 잘 지내보자! 나도 사실 많이 외로웠어. 촌 골짜기에서 생활하다 보니 어떤 때는 외로워서 미칠 거 같았거든...! 근데, 아까... 이혼했다고 했나...? (조심스럽게...) - ..... - 이런, 내가 괜한 걸 물었구만...! - 아니야! 요즘 이혼한 게 뭐 큰일이라고. 나 돌싱이야... ㅎㅎ 이혼한 지 3년 정도 되었어… - 그래? 음... 그럼 자녀는...? - 둘 있지. 아들 하나 딸 하나. 큰 얘가 초등 6학년이고 막내는 7살이야. 어머님이 애들을 데리고 함께 살아... (그러면서 그는 담배를 꺼내 물었다. 그리고 영민에게도 담배를 권했다) - 응... 그렇구나... 그럼, 어머님과 함께 살고 있나? (영민이 담배를 입에 물자 불을 붙였다) - 아니야! 난 혼자 나와 있어. 가끔 일주일에 한두 번 집에 가는 편이지… - 근데, 왜 헤어진 거야? 실례인 줄 알면서도 물어보고 싶네… - ..... 내 성향이 이쪽인 걸 알면서 결혼했었지... 집에서 하도 성화 시길래... 내가 또 장남이잖아!….결혼해서 살다 보면 이쪽 생활도 어쩌면 접을 수 있겠다 싶었거든... 그래도 신혼 생활은 재밌었어.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쪽 생활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어. 회사에서 회식하면 술을 마시게 되잖아. 그러면 마누라가 생각이 안 나고 남자가 그리운 거야. 낯선 남자의 물건을 빨고 싶더라고...! 그래서... 아니, 그때는 아무라도 좋을 것 같았어. 그냥 남자면 다 될 것 같았지. 흐흐흐... 이혼하고, 최근에 처음으로 남자 맛보기 전까지 경험이 전무후무야...! 이런 내 삶이 너무 억울한 거야... 내 말 믿겠어...? 우는 건지 웃는 건지 모를 웃음을 짓는 동규의 모습에 영민의 마음이 짠해졌다. - 암~! 믿지! 난 네 마음 이해한다. 친구야! 나도 거제도에 혼자 살면서 너무 외로웠어...! 친구가 말하는 그 심정 정말 이해가 된다! 우리 같은 사람들이 이쪽 보고 다시는 오줌도 안 눈 다고 하지만, 어쩔 수가 없대...! 둘은 양주에다 맥주를 섞어 폭탄주로 마시기 시작했다. 영민은 그날따라 술이 잘 받았다. 평소같이 마셨다면 벌써 쓰러졌을 텐데 이상하게 그날은 술이 잘 받았다. 하지만 동규는 서서히 취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그만 마셔야겠다 싶어 자리에서 일어서려니 그가 내 손을 잡았다. - 왜, 날 두고 가려고? (그가 영민을 바라보며 물었다) - 그래, 그만 마시자! 친구 술이 좀 된 것 같아. 오늘은 그만 마시고 담에 또 한잔해...! - 그래? 그럼, 그래야지... 내가, 오늘 멀리 거제도에서 온 친구 챙기려면 그만 마셔야지. 웨이터! 여기 계산... (동규가 내게 힘을 주는 LG카드를 내밀었다.^^) 시간은 거침없이 흘러서 새벽 2시가 넘어 있었다. 여름철인 데다 토요일 밤이라 아직 이쪽 술집은 한참인 시간이다. 어느 모텔에다 재울까? 아님, 한 잔을 더 하러 갈까? 어쩔까 고민을 하는 데, 동규가 우리 딱 한 잔만 더 하자고 하자 영민도 흔쾌히 좋다고 했다. 서로가 이곳이 처음이라 둘은 어디를 가야 할지 몰랐다. 둘은 막상 2차를 가려고 했었지만 어디로 가야 할지 머뭇거리고 있었는데, 영민은 그제야 생각이 나서 동규를 데리고 어디론가 급히 향했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이반 바는 같은 동네에 몰려 있었다. 모든 가게가 서로 몰려 있으면 시너지 효과를 누리는 것처럼 이반 바도 그런가 보았다.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있는 가게도 있고 한 블록 지나면 있기도 했다. 영민이 물어물어 어느 가게를 찾아서 2차로 간 곳은 처음에 간 곳보다 더 넓은 공간이었다. 깊은 토요일 밤의 이반 바는 시끄럽고 혼란스러웠다. 지하였으나 많은 손님으로 인해 북적거렸다. 이런 상황이 왠지 기분을 더 업시켰다. 같은 동질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을 영민은 처음으로 알았다. 개인적으로 이래저래 만난 사람은 있었어도 같은 공간에서,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이런 공간이 있다는 것에 감사했고 행복해했다. 당시, 영민은 가게에서 인터넷으로 화상 채팅했었다. 회사에 다닐 때부터 운영하는 온라인 통신망이 있어 계속 이용하다 보니 우연히 이반들이 채팅하는 사이트가 있는 곳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초보인 영민이 방장이 되어 전국적인 온라인으로 발을 넓히게 되었다. 후에 맥주 가게를 하면서 온라인 채팅을 한동안 놓지 않았다. 하지만 영민은 어디 까지나 온라인으로 나름 유명했지 오프라인에는 한 번도 모임에 나간 적이 없었다. 오늘 같이 만난 일행들도 처음으로 만난 것이다. 영민이 평소에 이반 바를 한번 가보고 싶다고 했더니 일부러 영민을 위해 날을 잡아서 대구에서 모인 것이었다. 영민은 뒤늦게 서야 자신 때문에 모임이 있다는 것을 알고 동규를 함께 데리고 온 것이다. 영민이 도착하자 분위기는 최고조로 향하고 있었다. 다시 합류하여 만나게 되자 다들 반가워했다. 영민은 일행들과 동규에게 양해를 구하고 같이 합석했다. 그사이에 또 새로운 얼굴들이 보였는데 알고 보니 화상 채팅해서 알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영민은 일행들 몇 명과 본 모임의 약속 시간 보다 일찍 만났었다. 그렇게 시간이 좀 남아서 1차로 간 곳에서 동규를 만난 것이고, 그런 영민을 위해 일행들은 자기들끼리 2차 본 모임에 먼저 갔던 것이다. 온라인에서만 보던 얼굴들을 이렇게 오프라인에서 모두 직접 보니 반갑고 기분이 새로웠다. 그러나 솔직히 말해서 거의 실망스러운 얼굴들이었다. 화상으로 볼 때는 그런대로 매력이 있어 보였는데 실제로 보니 다들 너무 얼굴이 아니었다. 영민이 젊었을 때는 인물을 좀 따졌었다. ㅎㅎ 그 후로 영민은 (절대로 사진발에 속지 말자!) 라는 명언을 알게 된다. 반면에 주변 사람들은 영민과 동규를 보고 모두 흐뭇해하는 표정 같아 보였다. 그건 실제로 술잔으로 확인이 되었다. 거푸 영민과 동규에게 오는 술잔의 횟수가 장난이 아니었다. 특히, 동규에게 집중적으로 술잔이 날아왔었다. 동규는 동규대로 새로운 분위기에 정신이 들어, 술이 깼는지 눈을 반짝반짝하며 즐기고 있었다. 우스갯소리로 일행들이 둘이 잘 어울린다며 추켜세웠다. 그때까지만 해도 동규와의 관계가 애정 관계로 바뀔 줄은 몰랐었다. 그날 밤은 영민 인생 최고의 시간이었다. 말 그대로 불토를 보냈었다. 광란의 밤!… 일행 a : 두 분 다 잘 어울리네요~...! (동규와 영민을 가리키며…) 일행 b : 그러니까 두 분 이서 오늘 첨 만났다는 거죠...? 근데, 무지 친해 보이는데요...?
일행 c : 솔라 방장님, 두 분 정말로 멋진 한 쌍의 바퀴벌레 같아요! 하하하...!
다들 분위기가 좋아서인지 둘의 만남을 진심으로 축복해 줬다. 그때까지만 해도 둘의 관계가 더 지속되리라고 전혀 생각을 못 했었다.(온라인에서 영민의 닉네임은 솔라였다)
술자리가 끝나갈 무렵에 동규와 영민은 먼저 자리를 빠져나왔다. 시간은 어느덧 새벽 4시가 넘었다. 둘은 가까운 모텔로 향했다. 그리고 모텔에 들어서기 무섭게 서로를 원하고 있었다는 것을 행동으로 실천하고 있었다. 동규의 몸에선 아르마니(향수)의 향기가 풍겼다.
= 어쩜 향수 취향도 같을까? (영민 역시 아르마니 향수를 사용하고 있었다)
영민은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며 그의 옷을 급하게 벗겼다. 그는 영민의 손길에 모든 걸 맡기고 가만히 서 있었다. 영민도 서둘러 옷을 벗고 그의 손을 이끌고 샤워실로 갔다. 동규의 물건은 정말 놀랍기 만치 대단했었다. 지금까지 만난 그 누구 것 못지않게 굵고 좋았다.
마치 쇠막대기처럼 단단한 힘까지 장난이 아니었다. 그는 술을 많이 마셨음에도 불구하고 심볼은 힘차게 발기되어 있었다. 둘은 서로 자세를 다양하게 바꾸어 가며 온 열정과 정성을 쏟고 있었다. 서로 애널은 하지 않았지만 얼마나 열심히 섹스를 즐겼었는지 땀이 온몸으로 흘러내리고 침대보가 축축해졌다.
마침내 영민이 먼저 사정하고 동규도 영민의 가슴 위로 하얀 정액을 뿜어냈다. 정액이 발사되는 데 얼마나 힘이 넘치는지 영민의 머리칼까지 정액이 뻗어나갔다. 마치, 예전 태식의 사정처럼 말이다. 둘은 서로 만족한 듯이 힘껏 끌어안았다.
다음 날, 오전 늦게까지 자고 먼저 일어난 영민이 샤워하고 나오니 동규가 그제야 일어났다.
- 아! 머리야… (동규가 머리가 아프다는 듯이 손으로 머리를 감싸며…)
- 왜, 컨디션이 안 좋아...? 어제 넘 마셨지? 하긴 나도 머리가 좀 지끈해...! (샤워를 먼저 마친 영민…)
- 어제… 우리 몇 시까지 마신 거야? 기억이 안 나네…
- ㅎㅎ 제법 마셨지! 이곳에 아마 4시 넘어서 들어 왔을 거야...! 물 좀 줘...?
- 고마워…
- 빨리 씻고 나가자! 프런트에서 연락이 오겠다. 11시까지 나가야 해...! (시계를 쳐다보며…)
- 알았어… 나가면 시원한 국물이라도 먹자...!
둘은 모텔을 급하게 나와서 어렵게 주변에 있는 복집에 들렀다.
- 대구에서 복국을 먹으려니 실감이 안 나네…(영민이 말을 했다)
- 왜...? (뭔 뜻인지 모르겠다는 눈빛 발사!)
- 거제도에서 싱싱한 복국을 내내 먹다가 이렇게 냉동 복국을 먹으니 맛이 영 아니라구...!
- 그래...? 가만… 영민아 너, 어디서 사는데...? 대구에서 안 살어?
- 이런…! 기억이 안 나? 나, 거제도에서 산다고 했잖아...! 이 친구...!
- 아, 그래... 미안!… 들으니 생각이 난다… 그럼, 고향은 어디야...?
- 여기 대구가 고향이야!… 부모님께서도 대구에 계시고… 나만 멀리 떨어져 있지…
- 아… 그렇구나! 언제 거제도에 간 거야? 거제도면 여기서 몇 시간 걸려?
- 음… 대구에서 버스로 4시간 정도 걸려… 그래도 예전보다 시간이 좀 단축된 거야...!
- 그곳에선 혼자 살고? 뭔 일을 하는데...? 직업 말이야…(동규가 호구 조사를 하고 있었다)
- 참, 나… 뭘 그렇게 꼬치꼬치 캐묻고 그래!… 답하다 보니까 내가 범죄자 같네!
- 아! 미안!… 그런 게 아니라… 그냥 알고 싶어서 그러지!… 기분 나쁘게 생각 말고…
- 거제도에서 다니던 회사 앞에서 맥주 가게를 하고 있어. 현재 남동생과 같이 살고 있지…
- 남동생? 이쪽 동생? 아님, 친동생...?
- 흐흐… 이 사람, 친동생이야...!
- 아, 그래… 미안! 참, 호프집 한다고 했나. 하하하...! 어쩐지 술을 잘 마시더라니...! 그래, 사귀는 사람은 없고? 아, 어제 없다고 했었나...? 기억이 잘…
- 호프집이 아니고 세계맥주를 파는 곳이야...! 그리고 그동안 몇 명 알기는 했으나 애인이라고는 없었지… 그러는 넌? 어제, 그 일행이 앤이야...?
- 아니야...! 내가 사우나에서 첨 알게 된 후배야...! 내가 하도 이쪽 술집에 가보고 싶다고 해서 함께 온 것이라고!…
- 아무튼 만나서 반가웠다. 언제 또 보겠지...?
- 그래, 서로 연락이나 하고 지내자! 내 명함이야…(동규가 명함을 내민다)
- 응. 난 명함을 안 가지고 왔는데… 이런 곳에 온다니까 겁이 나서 지갑이고 일절 안 가져왔어… 우습지...?
- 이런...! 나보다 더 겁쟁이잖아! 하하하...!
- 그… 그런가...? 하하하...! 언제 한번 시간 내서 거제도에 와 봐! 내가 구경시켜 줄게…
- 그래. 그 약속 꼭 지키는 거다!
다시 만날 약속하고 동규와 영민은 그렇게 아쉬운 작별을 했다. 그리고 한 달 후, 놀랍게도 동규는 영민이 있는 거제도까지 직접 찾아왔었다. 빨간 장미 100송이를 한 아름 안고 더욱 말쑥한 차림새로 찾아온 것이다. 동규는 이곳 거제도와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눈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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