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과외 선생님 -1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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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야! 도현준! 밥 먹고 우리 뭐하냐고...!!!" 


반복해서 큰 목소리로 말하는 형 때문에 정신을 차리곤 


“뭐 하긴요! 코노 (코인 노래방) 가야죠!!!”


“코노? (웃으며) 아주 니가 오늘 제대로 놀 작정으로 나왔구나..”


“아 저번에 제가 했던 말 기억 안나요? 쳇”


“그래 가자 가 !!! 근데 형 요즘 노래 잘 모르는데..”


그렇게 코인노래방에 들어와서는, 시간제로 결제를 한 후 요즘 노래와 발라드로 꽉 채워 1시간 30분동안 노래를 불렀다.


그렇게 약 1분을 남겨놓고


“형 이제 1분 남았어요! 빨리 1곡 예약해요.. 얼른 얼른 !!!”


그렇게 형이 마지막 곡 예약을 하는데


성시경의 [너의모든순간] 이라는 노래가 화면 위에 띄워졌다. 


“오올~~~~ 성태형 ~~ ~~!!! 저도 이 노래 좋아하는데!! 잘 불러주세요!!”


그 때 난 급하게 휴대폰을 꺼내 형 몰래 녹음 버튼을 살짝 눌렀다. 


곧 형의 노래가 시작되었고


=======

거기 있어줘서 그게 너라서
가끔 내 어깨에 가만히 기대주어서
나는 있잖아 정말 빈틈없이 행복해
너를 따라서 시간은 흐르고 멈춰
물끄러미 너를 들여다 보곤 해
그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너의 모든 순간 그게 나였으면 좋겠다 

=======


그렇게 형의 마지막 노래를 가만히 듣는데


분명 소주는 저 형이 마셨는데


마치 내가 소주라도 마신 것처럼 무언가에 흠뻑 취해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형의 노래가 끝나고 점수가 곧 나오는데 100점이 화면에 띄워졌다. 


“야!!! 도현준!!! 점수 봤냐?? 헤헤 100점이다 100점 (웃으며) 내가 이 정도야” 


“(웃으며) 원래 지르면 100점 잘 주거든요. 형은 발라드도 냅다 지르는 스타일이네.”


“뭐래”



목이 조금은 쉰 채로 코인 노래방을 나오는 우리.


형의 노래에 흠뻑 취해, 녹음하고 있었던 것도 깜빡해서는 노래방을 나서는 길에 핸드폰을 보고나서야 간신히 녹음 종료 버튼을 조용히 눌렀다. 


“야(날 한번 툭 치곤) 근데 너 노래 좀 한다?”


“형은 (진지한 표정으로) ....노래 연습 좀 ...마니 해야 될 것 같아요.” 


“미친. 뭐 임마? (날 한번 더 툭툭치며) 이게 비행기 좀 띄워줬더니.”


그렇게 티격태격 바깥공기를 쐬면서 천천히 걷다가 잠시 보이는 벤치 위에 앉았다.


“그 다음은 뭐냐.. 저번에 뭐한다고 했었지..?”


“형... 서울대 거짓말이죠? 어떻게 하나도 기억을 못해요.”


“(웃으며) 모르겠다. 기억안나. 그래도 너랑 이렇게 노니까 기분 좋다. 근데 진짜 수업은 언제해?"


"...이게 진짜 수업이나 마찬가지죠. 꼭 책을 펴야 수업은 아니잖아요"


"어이구. 말은 잘하네!? 마지막 수업치곤 나 너무 날로 먹는거 같아서 그러지~”


“엄마한테 일러서 보너스 회수하는 수가 있어요! (정색하는 척) 그러니 오늘은 제 말 잘 들으셔야 한다구요!!!!”


“알았다 알았어. 그래 그 다음은 뭐하냐구”


“그 다음은 영화인데.... (형 옆으로 가서 냄새를 맡고는) 킁킁. ”


“(뒤로 물러나며) 뭐해 임마? 갑자기 왜 내 냄새를 맡어? 나한테 냄새나??”


“나거든요! 술 냄새”


“(팔에 코를 한번 갖다대고, 그 다음으로 셔츠를 들어 코에 한번 더 갖다대고는) 냄새 전혀 안나는데?”


“형은 술 마신 사람이라 잘 모르겠지만, 저한테는 많이 나거든요!!!”


“그래서... 영화관은 패스..?”


“음... 술 냄새 이렇게 풍기고 CGV가면 완전 개 민폐일 것 같은데..”


“그래!?? (잠시 머뭇거리더니) 그럼 우리집 가던가...”


“네?(놀라며)”


“우리집 가자고..”


갑작스런 우리집을 가자는 말에  


순간 횡단보도를 건너려다 신호등에 빨간불이 급히 들어와 일시 정지를 한 사람 처럼 난 또 다시 모든게 멈춤 상태가 되었다.   


몸이 순간 굳어서 아무 말도 못하고 있었고 형이 그런 날 봤는지. 


“얌마! 들었어? 형 집 가자고. 뭘 그렇게 놀래. 내가 뭐 너 잡아먹냐? 그리고 여기서 형 집 그렇게 안 멀어. 영화는 뭐 다운 받아서 보면 되는거 아닌가? 가기 전에 그 즉석사진인지 스티커사진인지 그거나 먼저 찍던가”


뭐야.. 이 형 다 기억하고 있었네... 


“(순간 놀래고는) 아.. 그럼 그렇게 해요”


그렇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에 가서 형과 추억사진을 하나 만들기로 했다.


“형 못생긴 얼굴로 찍히고 싶지 않으면 좀 웃으시죠!!! 스마일(웃으며)”


“얌마.. 나보다 니가 더 표정 썩었거든?”


“아 뭐래..”


“너 근데 아까부터 말이 점점 짧다?”


“마지막인데 뭐 어때? 나이차이도 3살 차이밖에 안 나는구만. 치사하게”


“어이구...어째 술은 내가 아니라 니가 쳐 드신거 같으세요~~”


“히히.. 3초 남았어요. 형 웃어요 웃어.”


‘찰칵’


‘찰칵’



그렇게 포토사진샵에서 나오면서 서로의 얼굴이 웃기게 나왔다며 깔깔 거리는데 뭐가 그렇게 즐거운건지 사진속에서

우리 둘은 정말이지 아주 환하게 웃고 있었다. 


오후 4시를 넘어가는 시각.


“형 이제 2만 2천원 남았어요”


“아직도 그렇게 많이 남았어?”


“네 점심 56,000원, 코인노래방 12,000원, 포토사진 8컷에 10,000원 총 78,000원”


“교통비도 이걸로 다내요. 어차피 엄마가 형이랑 나 쓰라고 준 돈 이니깐. 어차피 그렇게 안 멀면 버스타지 말고 우리 택시타고 가요!!”


“그래. 그러던가~ 아무튼 어머님께 너무 감사하다고. 고기도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고 꼭 전해드려.”


“네네..”


그렇게 택시에 올라 형 집으로 향했다. 


둘다 택시 뒷자석에 타는데 형이 타자마자 본인 집 주소를 이야기 하고는 바로 내 어깨에 한번 더 머리를 기댔다. 


"(하품을 하며) 아... 피곤하다"


"아...무겁거든요"


"10분만 좀 기대는 것도 안되냐? 치사하게"


"....."


툴툴거리긴 했지만 난 형이 나에게 기댈 때가 참 설레면서도 좋았다. 

 

형 집 앞에 다다라서는


“형 집 원룸이라 많이 좁아”


“괜찮아요”


그렇게 현관 문을 열자마자 퍼지는 비누향.


이 향은.. 형의 몸에서도 계속 나던 향이었는데


“엇...”


“왜”


“되게 좋은 냄새 나요..”


“(웃으며) 들어와라”


방 안에 들어서자


책상위에는 온갖 약, 의학, 제약 관련 서적들이 수북하게 쌓여있었고 그 옆으로는 방금 공부하다 자리를 막 비운것처럼 펼쳐진 책과 빼곡하게 적힌 노트가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형은 진짜 공부 벌레구나...”


“얌마 아무리 그래도 형한테 벌레가 뭐냐? (헤드락을 걸며)”


“아아아(아프다는 소리를 내며) 아 공부 잘하는 사람들 다들 그렇게 표현 하자나요. 책 벌레, 공부벌레.....성태벌레 (크게 웃으며)”


“마지막이니까 봐준다.(웃으며)”


“형 우리 진짜 마지막이에요...? 전 안 믿겨요.”


“그럼 마지막이지.. 과외로 만난 사이가, 과외 끝나면 끝 아닌가? 흥 (삐친척 하며)”


“그래도 종종 연락하고 지내기에요. (슬픈 표정을 지으며)”


“너 이제 고3 이고 바쁠텐데 뭘 또 연락까지해.”


“와... 방금 진짜 완전 거리감 느껴지게 말한 거.. 너무 서운해요..진짜....”


“도현준 너한텐 장난도 못 치겠다. (웃으며) 뭐 좀 마실래??? 아니다. 뭐 좀 시킬까?”


“...형 돼지에요? 우리 고기 먹은지 2시간 30분 밖에 안됐거든요!!!!”


“...너 있다가 배고프다고 징징대지 마라...”


“하 그래도 마지막 수업 코스가 꽤나 알차네요”


“(웃으며) 영화는 뭐 보게..? (노트북을 키며) 안 그래도 형 노트북에 몇 개 다운받아 놓은게 좀 있는데”


“영화고 뭐고.... (형에게 또 장난이나 칠까 싶어서) 야동이나 같이 보죠!”


“(웃으며) 형 집에 그딴거 안 키운다.”


“와....여기까지 와서.. 범생티 그만 내요.. 진짜... 숨은 폴더에 야동 있는거 다 알거든요?”


“뭐래...암튼 보고 싶은 영화 고르고 있어.. 저번에 볼만한 영화 검색한 후에 몇 개 다운 받아놓은거 있다. 바탕화면에”


“야동 내가 찾아 낸다 진짜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그렇게 바탕화면에 ‘영화모음’ 이라는 폴더가 있었고 그 폴더를 누르자 장르별로 폴더를 또 다시 분류해 놓은걸 보고는 역시 꼼꼼한 성태형 답다며 고개를 양옆으로 저음과 동시에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렇게 하나하나 폴더를 클릭해 다운 받아놓은 영화를 보려는데


책상 한 켠 작은 액자에 익숙한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그 사진은 내가 미술학원에서 형을 모델로 한 조소작품 사진 이었다. 


그 때 휴대폰으로 찍었던 걸, 사진으로 인화해서 액자 안에까지 모셔둘 줄이야.


난 꽤나 맘에 들었나보네 하면서 속으로 정말이지 흐뭇해 하고 있었다. 


그 때 갑자기 뒤에서  


“뭐 볼만한 게 있어?”


훅 질문을 치고 들어오는 형.


“보고 있어요.”


“거기 있는 거 다운만 받아놨지, 거의 다 안 본거야. 아무거나 골라라 너 보고싶은거”


“진짜 아무거나 고른다요...?”


“그래 뭐 볼래.. 보고싶은거 고르라니까”


“나 형.”


형한테 장난이나 치자며 내뱉은 말이었지만 이 말을 뱉고나서 얼마나 떨렸는지..


형이 미친놈을 보는 것 마냥 날 스윽 한 번 쳐다보더니


“(웃으며) 너 사실대로 말해. 아까 콜라에 술 탔지? 미치지 않고서야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장난이거든요... 쳇... 이거나 보죠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그래. 그거 본 사람들이 재밌다고들 하더라. 근데 어떻게 봐야 좋으려나..? 바닥에서 보면 좀 불편할 것 같고..(고민을 하더니) 음.. 형 침대 위에 누워서 같이 보자. 불 끄고 책상 위에 노트북 올려놓은 다음에 각도 잘 맞추면 겁나 잘 보일 거야~”


침대에 누워서 같이 보자는 형의 말에

내 심장이 다시 한 번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렇게 모든 세팅을 마치고 방에 불이 꺼진 뒤 먼저 침대에 누운 형이 빨리 와서 누우라고 하길래  


난 조심스레 형의 침대 위로 올라갔다. 


근데 방에 불이 다 꺼져서 그런가 순간 어두워져서 잘 보이지 않아 앞에 보이는 이불을 손에 움켜 쥐었는데 



'물컹'



어!? 이 촉감 뭐지......내가 뭔가 큰 실수를 저지른 것 같은 이 느낌.



"아 깜짝아. 뭐야!! 야 도현준!!!! 너 지금 일부로 만졌지?"


(다음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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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과 추천 남겨주신 분들, 그리고 제 소설을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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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a…
  • 작성일
헤헤헤헤
뭔가 이제 시작 될듯
잼있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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