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해바라기의 노래 (마지막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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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이곳저곳을 살펴보고 있는 그가 나의 시야에 들어왔다.
”형, 나 이제 가야겠다.“
”어... 그래.“
중문을 열고 현관으로 그가 나를 따라나왔다.
”나중에 시간 되면 한번 보자.“
”그래. 그렇게 해.“
신발을 신고 그에게 등을 돌렸다.
그리고 도어락의 버튼을 눌렀다.
-띠링
청량한 소리와 함께 드르륵 하며 잠금쇠가 풀리는 작은 소리가 귀에 들려왔다.
손을 내밀어 손잡이를 잡았다.
하지만 팔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다시 잠금쇠가 잠기는 소리가 현관에 울렸다.
등 뒤에 서 있는 그에게선 아무 말도 없다.
천천히 몸을 돌렸다.
그리고 멍하니 나를 바라보고 있는 그를 빤히 응시했다.
”형... 혹시...“
힘들게 입을 여는 내 얼굴을 보는 그의 눈빛은 아직도 젖어 있다.
”형이 마음에 두고 있다는 녀석, 어머님이 어떻게든 데리고 올 거라 했잖아. 개목줄을 채워서라도...“
내 말에 그의 눈동자에 희미한 빛이 반짝이기 시작한다.
”그 녀석이 엄마가 형한테 보낸 녀석인 줄, 형은 어떻게 알 수 있어? 개목걸이 목에 두르고 나타나는 거야?“
생뚱맞은 나의 말에 그의 입가에 웃음이 번졌다.
예의 그의 왼쪽 볼에 희미한 보조개가 파이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그건 어머니가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표현해 주신 거지. 그런 게 가능할 리 없잖아.“
그가 말을 멈추고 눈꼬리에 주름이 접히도록 웃었다.
”내게 와서 빨간 장미꽃을 줄 거라고 했다. 그게 엄마가 나에게 그를 보낸 증거라고..."
그렇게 말한 그가 마치 자신이 말하고도 어이없다는 듯 피식 웃었다.
그의 말을 듣는 순간,
내 마음 한구석이 시큰거리기 시작했다.
눈치없는 눈물은 벌써 눈꼬리에 맺혀있다.
”왜...그래....?“
그런 나를 보며 그가 놀란 눈으로 언뜻 한 손을 나에게 내밀었다.
”이거...“
손에 쥐고 있던 쇼핑백을 나에게 내민 그의 손에 슬그머니 쥐어주었다.
”어?“
당황한 눈빛으로 그가 자신의 손에 들려진 커다란 쇼핑백과 나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윗부분을 봉하고 있던 투명테이프를 그가 조심스럽게 떼어냈다.
열린 윗부분을 넓게 벌리고 그가 그 안을 들여다 보았다.
”이...이..이게...“
똥그래진 두 눈으로 그가 손을 집어넣어 그 안에 있던 것을 끄집어냈다.
”한..유준.“
입 밖으로 나의 이름을 부르는 그의 얼굴 앞, 한가득 새빨간 장미꽃이 넘실거렸다.
꽃가게에 남아있던 붉은 장미꽃을 몽땅 묶고 있던 붉은 리본이 풀려나갔다.
그리고 한순간 그 달콤하고 짙은 장미향이 그와 내가 마주보고 서 있는 현관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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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회가 이어붙이기를 아무리 해도 다 올려지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중간에 자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읽는데 불편하신 것 사과드립니다.
부족하신 글 읽어주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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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올려져 있는 제가 올린 모든 글을 읽고 계시다면서 중간에 멈춘 두 연재 소설을 계속하실지 물어보셨습니다.
3월 말경에는 올릴것이라는 말씀을 드렸는데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능력부족에 하고 있는 일이 너무 버거울 정도로 많아서 글쓰기를 건드리지도 못하다가,
9월 말 다가오면서 그분 약속을 지켜드리지 못한 게 자꾸 걸려서 언뜻 머리에 떠오른 소재로 부리나케 글쓰기를 시작했습니다.
짧은 시간 정말 미친듯 써서 올리느라 제대로 교정과 퇴고도 못하고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넘 부끄럽습니다.
쪽지로 그분께 감사했다고 답을 드리고 싶었는데 쪽지 내용이 모두 자동삭제된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네요.
그분 아이디를 기억하지 못해 이렇게 이곳을 통해 글을 올립니다.
기다리셨을텐데 약속 지키지 못해 죄송합니다.
추석 연휴동안 조금이나마 이런 판타지 소설을 통해서 사과드립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신 모든 분들 이 댓글을 통해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풍요로운 추석 연휴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