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과외 선생님 -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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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과외 선생님-

 

 


[프롤로그]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가장 좋아해준다

 

 

고작 이 정도의 전제 조건인데도 쉽게 풀리지 않는 어려운 수학 문제처럼 느껴졌다.

 

아무리 어려운 수학 문제일지라도 풀어가는 방법과 답은 늘 있기 마련인데

 

하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가장 좋아할 수 있는 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해답이 보이질 않았다.

 

무엇보다 푸는 방법 또한 알지 못했다.

 

그 땐 내가 잘 몰라서, 단지 서툴러서 그런 거라 생각했다.

 

혹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이 있다면, 그리고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방법을 누가 가르쳐 주거나 배워서 될 수 있는 것이라면, 난 얼마를 지출해서라도 배우고 싶었다.

 

하지만 한참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이건

배워서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란 것을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였을까?

 

 

매년 8,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더운 여름날만 되면

그를 처음 만났던 일들이 자꾸만 떠올라

가슴이 자꾸만 미어져오면서 동시에 첫사랑과 같은 열병을 앓곤 했다.

 

 

이제는 시간이 흘러 어느덧 스물여덟이라는 나이가 되었지만

 

무엇보다 그 학창시절엔 아무것도 몰랐었던 그 풋풋한 순수함과 떨림만으로도

차고 넘치고, 또 흘러 넘쳐서 그것 만으로도 너무나 벅차고 행복했었다.

 




 

  

# 1

 


8, 뜨거웠던 어느 여름 날

 

 

달그락 달그락

 

뽀드득 뽀드득

 

 

저녁밥을 다 먹고 난 후, 주방 싱크대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는 엄마.

 

현준아~~~”

 

(아무 대답이 없는)

 

아들~~~~ 도현준!!!(목소리를 높여서)”

 

~!?”

 

나와서 아빠랑 사과 먹어~”

 

알았어.”

 

설거지를 하고 있는 엄마를 뒤로

아빠와 난 마주보고 앉아

거실 TV에 눈을 돌린 채로 몇 분 동안

아무 대화도 없이 식탁 위에 놓인 사과를 먹고 있었다.

 

그러다

 

아들, 지금 다니는 미술학원은 이번 여름방학 때 까지만 다니자. 알았지?”

 

“(흠칫 놀라며) 아 갑자기 왜!!”

 

너도 이제 내년에 고등학생인데 좋은 대학 가려면 과외도 좀 받고, 수능에 집중해야지.”

 

“(흠칫 놀라며) 내가 당장 내년에 고3도 아니고...(토라진 표정으로) 난 미술학원 좋단말야...나 그럼 고1때 까지만 다니면 안돼?”


안돼

 

“...아니면 올 겨울 때 까지만이라도...”

 

~~!! (단호한 목소리로)”

 

엄마, 그럼 있잖아, 혹시 내가 예고를 가는 건..”

 

그건 더 더 !! 안 돼!! 절대로 !!!!!!!!(정색하며)”

 

.....(토라지며)”

 

 

 

미술학원 가는 날.

 

 

 

중학교 내내 다니던 미술학원을 이제는 얼마 다니지 못할 거란 생각에 풀이 확 죽어선 아스팔트 도로 위로 끓어오르는 아지랑이 사이로 어깨는 축 늘어진 채 발을 질질 끌며 일어나는 먼지 더미와 함께 걷고 있었다.

 

 

그렇게 몇 분 후 도착한 미술학원 앞.

 

 

근데 미술학원 문 앞에 낯선 남자 한 명이 서 있었다.

 

그가 미술 학원 문 앞에서 오른쪽으로 다섯 보를 걷더니

다시 반대로 몸을 틀어 왼쪽으로 걷기를 다섯 보.

 

그렇게 계속 갈 길을 잃은 사람처럼 왔다 갔다를 반복하며 갈팡질팡 하고 있었다.

 

, 과학고 교복이네

 

가까이서 보니 그가 우리 도내 명문인 과학고 교복을 입고 있었다.

 

그렇게 문 앞에서 서성거리는 그를 무시하고

살짝 옆으로 비켜 들어가려고 하는 찰나

 

 

저기... (내 교복을 보더니) 시티중이구나. ...다른게 아니라, 여기 미술학원 다니는거야!?”

 

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낯선 남자가 갑자기 나에게 훅 말을 걸어오면

그게 난 왜 그렇게 바보같이 떨리던지.

 

날 좋아해서, 나에게 관심이 있어서 말을 건네는 건 분명 아닐테지만 이상하리만큼 모르는 남자와의 처음 대면하는 그 순간은 참 떨리기도 하면서 날 긴장케 했다.

 

나는 최대한 내색하지 않으려, 그에게 차가운 척 대했다.

 

. 근데요?(퉁명스럽게)”

 

...(땀을 닦으며) 이 학원이 TOP 미술학원 맞지?(간판을 재차 확인하며)”

 

“(약간 귀찮다는 듯, 대답 없이 손가락으로만 TOP 미술학원이 쓰여진 간판을 가리키며)”

 

...그래. 여기가 맞구나. 혹시 다른데 또 TOP 미술학원이 있나 해서(머리를 긁적이며)”

 

“...이 동네 TOP 미술학원은 여기 하나에요..”

 

 

잠시 흐르는 정적

 

 

저 들어가봐도 될까요?”

 

....미안미안....(들어가라며 손짓하는 그)”

 

 

그렇게 문을 열고 학원으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저기....”

 

날 한번 더 붙잡는 그.

 

 

“(놀라며) ?”

 

혹시...(목소리를 낮추며) 그 여기서 하는 모델 아르바이트.

그러니까 조소 모델;; 그거 하려면 음...그러니까.......벗어야 되는거...? 그런거지?”

 

....오늘 조소수업 모델 알바하러 오신거였구나.”

 

“(고개를 끄덕이며)”

 

“(가슴부터 쇄골을 손으로 가리키며) 여기 다 보여야 하는데 당연히 다 벗으셔야죠. 설마 그것도 모르고 지원하셨어요...?”

 

.....(잠시 고민을 하더니) 이거 한다고 했다가 안 오는 친구들 있어?”

 

. 몇 번 봤어요. 그리고 당일 펑크내는 학생들도 있어요. 심지어 쉬는 시간에 도망가는 사람도 있었는걸요.”

 

“(고민하는 표정을 지으며) 여기, 미술학원에 여....여자도 있지..?”

 

여기가 무슨 군대에요? 남자만 있게?”

 

“......미안.....(울상을 하며)”

 

저기.....(시계를 쳐다보며) 저 학원 수업시간 1분 남았는데.. 이만 들어가봐도 될까요...?”

 

..미안 미안. 고마워

 

 

그에게서 뒤돌아선 순간 긴장했던 호흡이 잠시나마 안정을 되찾았다.

 

 

부끄러우면 차라리 지원을 하질 말던가. 저렇게 해서 도대체 무슨 알바를 하겠다고.”

 

 

난 작은 목소리로 툴툴거리며 계단에 올랐다.

 

그렇게 실습실로 들어와 자리에 앉아선

저번 주 끝내 마무리 하지 못한 소묘에 덧칠을 하고 있는데

 

 

 

 

덜컥

 

 

순간 문이 열리며 들어오는 원장선생님.

 

자자!! 저번 주 전달한대로 오늘 수업은 조소 실습인거 알지?”

 

~~~~~~~”

 

그래서 오늘 하루만 특별히 조소 모델을 해줄 남자 학생을 모셔왔어요.”

 

~~~~~~~~~~~”

 

우와~~~~(함성소리)”

 

"어머어머!! !!!"

 

 

여학생들이 조소모델은 상위 노출을 한다는 걸 눈치챘는지, 단체로 소리를 질렀다.

 

그렇게 문을 열고 누군가가 들어오는데..

 

역시나 아까 문 앞에서 서성이던 그 형이었다.

 

그리고 아이들은 그의 과학고 교복을 보고는...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 대박. 뭐야 뭐야 과학고 다니나봐.”

 

어머...저 과학고 범생 오빠 뭔가 느낌있다

 

 

 

자자! 조용

 

 

짝짝

 

(주의를 시키며 박수를 치는 쌤)

 

 

자자..조용! 여기는 보다시피 과학고 3학년 성태 학생인데 오늘 우리수업 조소 모델 해주려고

귀한시간 내줬으니까 다들 잘 부탁해

 

짝짝짝짝

 

.... (두리번 두리번 거리다 문에서 가까운 날 쳐다보고는) 거기 현준이 !!~ 여기 성태 학생이랑 같이 옷 갈아입는데 좀 같이 다녀와라.”

 

 

......왜 하필 또 나야?’

 

 

괜히 귀찮은 내색을 비치며 형 앞으로 다가가자

 

 

또 보네 (한 손을 들어 올리며 멋쩍은 미소를 보내는 형)”

 

 

또 본다며 나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는 형.

 

“(쿨럭거리며 괜히 헛기침을 하고는) 이리로 따라 오시겠어요......”

 

 

선생님 뒤를 졸졸 따르는 유치원생 마냥 내 뒤를 슬금슬금 잘 따라오는 그.

 

우린 실습실 옆 사물함이 빼곡히 찬 방으로 들어가

 

여기 10번 사물함 쓰시면 돼요. (10번 사물함을 열며) , !? 옷걸이 또 누가 가져갔어!! 저 쌤 한테 옷걸이 좀 받아올테니까 옷 벗으시고 잠깐 기다리시면 돼요

 

 

그렇게 학원 쌤에게 여분 옷걸이 2개를 받아와서는

다시 방으로 돌아와

문을 덜컥 열었는데

 

 

아 깜짝아......지금 뭐하시는...(당황해서 말이 더 이상 나오지 않아 할 말을 잃은 채로 문 부터 얼른 닫고는)”

 

 

아니, 흉부 부터 머리 까지 하는 조소 모델이라 상의만 벗으면 되는 걸...

 

 

여기가 목욕탕도 아닌데


사우나에 목욕이라도 하러 온 것 마냥 그가 팬티까지 모두 벗은 나체 상태에서


두 다리 사이 소중한 그 곳 하나 만을 두 손으로 살짝 가린 채 쭈뼛쭈뼛 거리며 서 있었다.

 

 

(다음화에 계속)


======================

 

 

 

정말 오랜만에 인사를 드립니다.

대부분 저를 모르시겠지만

그래도 '오랜만' 이라는 인사를 드리고 싶었습니다.

 

20198월에 마지막 연재 소설을 끝으로

글을 쓰질 않았는데

 

코로나 19 이슈로

일이 바빠서, 이제는 좀 쉬어야 겠다며

차일피일 새 글을 미루던 게 어느덧 20223월이 됐네요.

 

최근 주말이나 여가시간에 시간을 내서

소설 하나를 쓰고 있는데

그 소설의 연재를 시작해보려 합니다.

 

마지막 까지

작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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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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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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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이님 너무 오랜마니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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