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과외 선생님 -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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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그의 알몸을 보자마자 난 당장 문부터 닫아 걸어 잠그고는

 

“아니 형. 미치셨어요!!!!!!!!!!!!!!?????”

 

“으..응?(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채로 날 물끄러미 쳐다보며)”

 

“아니....원장 선생님한테 조소 모델, 가슴 위부터 한다는 이야기 못 들으셨어요....?”

 

“어? 여기 모델 할 때 옷을 다 벗어야 한다고 적혀 있는데?(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그가 핸드폰으로 찍은 공고글을 가르키려 두 손을 올리는데 허벅지 사이로 그의 물건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었다.

 

내 앞에서 알몸으로 있는 그를 두고 난 최대한 침착한 척 애를 쓰고 있었다.

 

“하...내가 미쳐 진짜. 여기 밑에 써져 있잖아요!! 상반신만 노출합니다. 안보이세요...? 여기가 사우나도 아니고 무슨 옷을 다 벗고 그러세요. 그리고 여기 여중생, 여고생 다 있는데 진짜 어디 경찰서로 끌려가고 싶어서 이러세요? 아 됐고 빨리 바지나 입으세요. (괜히 부끄러워선 고개를 돌리며)”

 

“.......”

 

그렇게 그도 당황했는지 허겁지겁 옷을 주섬주섬 챙기며 팬티부터 입는데 팬티를 입으려 두 손을 팬티로 모두 쥔 그 순간

 

나도 모르게 다시 고개가 그를 향해 돌아섰고 동시에 내 눈에 들어온 그의 두 허벅지 사이에서 덜렁거리는 그의 물건.

 

사우나가 아닌 다른 공간에서

남자의 알몸을 보는 건 익숙하지 않아 그랬을까?

아니면 그의 물건이 보통 우리 또래 학생보다 크고 굵은 탓이었을까!?

 

‘덜렁’

 

나도 모르게 형의 알몸을 봄과 동시에

침을 꼴깍 하고 삼켜버리며, 두근거리는 심장을 감추고 있었다.

 

그렇게 교복바지를 얼른 차려입고 허리띠를 조이며

상의만 노출한 채 문을 나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앞장 선 내 어깨를 잡아채는 형.

 

"저기..."


“??? 아....또 왜요?(고개를 뒤로 젖히며)”

 

“비...비 밀로 해 줄거지? 나 이런거 처음이라 정말 몰랐어..(간절한 표정으로 쳐다보며)”

 

 

그렇게 형이 교복 하의만 입고 위에는 쇄골부터 가슴 그리고 유두까지 모두 다 드러낸 채로 비밀로 해줄거냐며 내 등 뒤에 바짝 서서 밀착시킨 채 작은 소리로 내 귓가에 속삭이는데 뭔가 둘이 이 작은 방 안에서 아무도 모르게 음흉한 비밀 연애라도 하고 나가는 것 같은 상상이 들었다.

 

“제가 굳이 비밀을 지켜드려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요..(괜히 퉁명스럽게)”

 

“.... 내가 이런건 진짜 처음이라 긴장했나봐. 노출해야된다는 거에만 신경써서.. 진짜 다 벗어야 되는 줄 알았어..(내 팔을 더 강하게 잡으며 간곡함을 드러내는 그)”

 

“장난이에요. 장난. 그리고 저 그렇게 입 싼 놈도 아니거든요...”

 

그렇게 상의를 탈의한 형과 함께 복도를 지나

문을 열고 실습실 안으로 다시 들어서는데

 

‘헐~~ 대~ 박’

 

‘꺄악....’

 

근육은 없지만 바지 위로 치골이 살짝 드러나면서 상체를 모두 노출한 형의 모습을 본 여학생들이

부끄러운건지, 아니면 내심 좋아 죽겠는건지 웅성거리는 소리가 더욱 더 커지고 있었다.

 

그리곤 원을 그려 테두리로 넓게 둘러싸인 원생들 안 속으로 들어와

가운데 놓인 자리에 비스듬히 자리를 했다.

 

“성태학생. 불편하더라도 최대한 움직임은 참아주시고~~~밑에 파란색 스티커 붙여놨으니까 이 파란색 스티커 방향대로 맞춰서 5분마다 90도씩 회전하는 걸로 할게요.

 

처음 앉은자리에서 성태 학생 얼굴 안 보이는 친구들은 왔다갔다 하면서 작업해도 돼! 대신 작업하는데 떠들거나 장난치면 알지?? (미소를 지으며) 아 그리고 50분 하고 10분 쉰 다음 나머지 60분은 조금 힘들더라도 스트레이트로 갈게요~


아, 그리고 혹시나 에어컨 바람 차면 말해요~일하러 왔는데 감기 들려서 갈 순 없으니까~(웃으며)”

 

그렇게 시작된 조소 실습.

 

그가 원장선생님의 말을 꼭 지키려는 듯 상체를 모두 드러낸 채 목과 팔, 그리고 다리에 힘을 주고 최대한 움직이지 않으려 애쓰려는 모습이 느껴졌다.

 


그렇게 5분이 지날 때 마다 그가 90도씩 방향을 틀었고

 



90도

 


180도

 


270도

 



15분이 흐른 후, 270도가 딱 되는 그 시점에 내가 그를 보는 방향과 마주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와 잠시 눈이 마주치는데

 

순간 창피해서 그랬을까!? 난 고개를 숙여버렸다.

 

그리곤 잠시 후 고개를 들어 그를 다시 바라보는데

다행히 그의 시선은 다른 곳을 향해있는 듯 했다.

 


어...!? 뭐지..?



이 때 뭔가 처음으로 알 수 없는 이상한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내 감정인데도 도저히 어떤 감정인지조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복잡 미묘한 감정 그 어딘가에서 난 헤매이고 있었다.

 

그렇게 천천히 그의 얼굴을 다시 바라보는데 왠지 모르게 두근거림이 지속됐다.

 

그리곤 그의 얼굴을 얼마 살피지도 못한 것 같은데 벌써 5분이란 시간이 지나버렸는지 그가 360도 지점으로 몸을 돌리고 있었고 결국, 제일 처음 바라보았던 방향으로 돌아섰다.

 

그리곤 또 시간이 흘러

어느새 내가 바라보는 방향으로 다시 몸을 돌아서 있었고,

그렇게 그와 한 번 더 눈이 마주치고야 말았다.


이번엔 그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그의 눈에서 시선을 조금 위로 두어 그의 이마를 쳐다보았다.

 


그 때 마침, 이마 위에 땀이 송공송골 맺히다

결국 땀 한 방울이 흐르고 마는 그.

 

그 땀 한 방울이 이마에서 볼 왼편을 타고 흘러내려와

어깨 위에 뚝 하고 떨어지더니

 

그 어깨에서 쇄골을 타고 흘러내려 젖꼭지 옆을 지나 천천히 아래로 흐르는데. 그 순간 나도 모르게 침을 꿀꺽 하고 삼켜버렸다.

 

잠시 동안 모든 세상의 시간이 꼭 멈춘 것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난 그에게서 시선이 고정된 채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탄탄한 가슴 그리고 선명하게 드러난 쇄골 그리고 무표정 위로 드러난 그의 오똑하면서도 선명한 이목구비.

 

그렇게 그의 몸을 충분히 살피기엔 5분이란 시간이 부족했는지 그가 또 다시 몸을 돌려 옆 방향으로 자리를 틀고 있었다.

 

그렇게 내 방향이 아닐 때는

 

보다 집중하겠다는 이유를 들어 그의 옆모습과 뒷모습을, 그리고 그의 어깨와 등을

더욱 더 과감하게 마치 넋이 나간 아이처럼 대놓고 쳐다보고 있었다.

 


‘짝 짝!!’

 


그 때 갑자기 두 번 크게 울리는 박수소리.


 

마치 그 소리는 ‘도현준! 남자 몸에 한 눈 그만 팔고 집중’ 하라는 나에게 보낸 무언의 박수소리 인가 싶어서 두 눈을 부릅뜨고 정신을 차리려는데

 

“자....10분만 쉬었다 할게요. (친구들의 작품을 대충 둘러 보더니) 음 그리고 성태학생! 쉬고 나서는 5분이 아니라 10분마다 한번 씩 돌게요~”

 

다름 아닌 원장선생님의 쉬었다 하자는 신호였다. 



그렇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기지개를 켜는데  

형은 창피했는지 10분만 쉬었다 하자는 말이 나오자마자 

실습실 밖으로 나가선, 1분도 안돼서 교복 와이셔츠를 다시 바로 걸쳐 입고 나와서는

 

아무도 모르는 사람들 속에서 그래도 나와 한 번 말을 텄다는 이유로 내가 조금은 편해보였는지 나에게 성큼 다가와서는

 

“여기 정수기 어딨어?”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는 거 많이 힘드시죠?”

 

형은 분명 정수기가 어딨냐고 나에게 물음을 건넸지만 난 그에게 많이 힘드냐며 동문서답을 했다.

 

“..아니야 할 만해.”

 

그제서야 질문이 생각나서는

 

“아 정수기는 저쪽에.. 아!! (뭔갈 떠올리다 주머니를 뒤적거리며) 형, 제가 음료수 사드릴게요.”

 

“아니야..”

 

“아 저 콜라 마시고 싶어서요. (백원짜리와 오백원짜리가 섞여있는 동전뭉치를 보여주며) 그리고 여기 제 주머니 안에 동전이 너무 많아서, 무거운 동전도 없앨 겸 해서요.”

 

“.....(아무말 없이 못 말리겠다는 표정으로 날 지그시 쳐다보는 형)”

 

자판기에 동전을 넣고 내가 마실 콜라부터 누르고는

 

“형 뭐 마실래요? 봉봉? 포카리스웨트? 환타?”

 

“난 사이다로 할게.”

 

눈 앞에 보이는 음료수가 몇 개 되지도 않는데 하나같이 다 빗나가는 나란 놈.

 

그렇게 사이다를 뽑아 형에게 건네곤

 

“잘 마실게. 그리고 아깐 고마워.”

 

“아 아니에요. 형 근데 고3 이고, 게다가 과학고인데. 무슨 알바까지 하시고 그러세요. 이제 방학도 끝나면 수능 진짜 얼마 안 남았잖아요.”

 

“공부를 하루 종일 하는 것도 아니고, 쉬면 뭐해, 그리고 돈 많이 준다는데 이렇게 두 시간 잠깐 일하고 용돈 벌면 좋은거지 뭐”

 

“우린 학생인데, 알바 안해도 용돈은 부모님이 주시잖아요. 형은 집에서 용돈 안 받아요...? (잠시 형 눈치를 보며) 그..그래도 전 형이 완전 부러워요!! 그럴 일은 없겠지만 제가 만약에 과학고 들어갔다 하면 엄마가 용돈 바로 2배, 아니 3배까지 올려줄지도. 아! 시험 못 봤다고 제발 용돈 깎지나 말았으면 좋겠어요”

 

“너 용돈이 한 달에 얼만데?”

 

“저 20만원이요”

 

“20만원?? 중학생이 무슨 한 달에 20만원씩이나 받어!? (웃다가 내 명찰을 보더니) 그나저나 성이 도 씨야? 도. 현. 준 (한 글자 한 글자 짚어 읽으며) 넌 파란색 명찰인거보니 중3 이구나?”

 

“엇!? 어떻게 아셨어요? 형도 혹시 시티 중학교 나오셨어요?”

 

“아 아니.. 내 친한 친구가 시티중학교 였거든. 중3 때 친구랑 몇 번 만났는데 파란색 명찰을 하고 있더라구~”

 

”그렇구나. 아 근데 전 진심 고등학생 되는거 싫은데.”

 

“그럼 평생 16살로 살거야?”

 

“(진지하게 받아치는 형의 대답에 잠시 할 말을 잃고는)”

 

형이 목이 말랐는지 사이다 한 캔을 세 번에 걸쳐 다 마시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캔을 구부러뜨려 쓰레기통 안으로 휙 하고 던진다.

 

그리곤 형은 다시 실습실 안으로 들어와 진행 중인 내 조소작품을 훑어보고는

 

“이게 나야? (웃으며) 내가 이렇게 생겼구나... (내 작품을 자세히 쳐다보며)

이거 꽤 그럴싸한데!?(신기한 듯 계속 쳐다보며)”

 

“여기에서 입체적으로 더 수정작업 들어가요. 좀 더 선명하게, 선 같은 것도.”

 

“생각보다 섬세하네”

 

“헤헤....근데 형.. 생각보다 라는 그 말! 뭐에요! (토라지며)”

 

“그럼 보기보다 섬세”

 

“.....생각보다, 보기보다?? 그거 둘 다 똑같은 말 아니에요??? 흠..(장난인건지 진담인건지 도저히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렇게 10분의 휴식시간이 끝나고

다시 조소 실습이 다시 시작되었다.

 

그렇게 모든 학생들의 눈이

한번 더 벗고 있는 형에게 집중이 되었다.

 

그리곤 옆에서 작은 목소리로 수군대는 아이들

 

“야. 넌 저거 하라면 하겠냐? 난 저거 돈 준다고 해도 절대 안한다. 아니 못해. 네버”

 

“돈 필요한가보지 뭐. 아님 여친한테 선물이라도 해주려고 그러나”

 

“야 여친이 있겠냐? 과고면 집에서 완전 공부만 할 것 같은데(작은 목소리로)”

 

“헐. 그건 그렇네 (웃으며)”

 

 

어느덧 시간이 지나 마무리가 다 되어갈 때 즈음

 

난 형의 머릿결부터 얼굴로 이어지는 형체, 그리고 형의 턱 밑으로 이어진

목과 어깨의 선들을 다듬기 시작했다.

 

그리곤 오른쪽으로 고개를 틀어 모형이 아닌 살아있는 실체의 형을 한번 더 바라보는데

 

그 때 그 순간

 

 

.....

 

 

아까 그 복잡 미묘했었던 알 수 없는 감정에 대해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만 같았다.

 

분명 내 심장은 아까 전 보다 더 빠르게 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난 그렇게 형에게

두근거리고 설레는 감정을 느끼게 되었다.

 

 

“자자~~~(박수를 치며) 시간 다 됐다! 다들 두 시간 동안 고생했고 얼른 마무리들 해~ 아 그리고 성태학생은 위에 옷만 챙겨 입고 다시 잠깐 이리로 와요~”

 

“넵”

 

그렇게 형이 상의까지 모두 챙겨 입고, 다시 실습실에 들어와서는

 

“자 뭐를 할거냐면, 성태학생이 오늘 여기서 가장 잘했다고 생각드는 작품 하나를 뽑아주시면 돼요. 음...잘했다 못했다 구분이 어려우시면 가장 맘에 드시는거 하나 초이스 해주시면 됩니다. 음...여기서 초이스 받은 사람은 문화상품권 1만원 1장 지급합니다!!”

 

‘웅성웅성’ ‘오오오!!!’

 

아이들이 문화상품권이라는 소리에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자 조용!!!!!”

 

그렇게 형이 두리번 두리번 작품을 보며 고민을 하다가

 

조용히 손을 들어 문 쪽 방향에 있는 조소 작품을 가리켰다.

 

 

‘웅성웅성웅성’

 

그의 방향이 조금은 애매했는지

 

“누구꺼? 수미? 현준이?”

 

“저기 뒤에 있는거요..”

 

형이 손을 들어 내 작품을 한번 더 가리켰다.

 

“아..현준이꺼????”

 

“넵”

 

“올 도현준 ~~~ 축하해. 있다가 집에 가기 전에 문화상품권 1만원 받아가라.

그리고 오늘 고생한 성태 학생에게도 모두 박수”

 

그렇게 형이 내 작품을 픽 하고는

알바비를 받으러 가는 건지 원장실로 들어갔다.

 

그리곤 얼마 지나지 않아 실습실 유리창 너머로 형이 오른쪽 어깨에 가방을 메고 나가는 모습이 보이는데 그때 형이 실습실 안쪽을 쳐다보는 그 순간, 한번 더 형이랑 눈이 마주쳤다.

 

‘흔들흔들’

 

창문 너머로 나에게 손을 들어올려 흔드는 형.

 

그렇게 날 향해 흔들어주는 손에 호응하고자 나도 같이 손을 올리려했는데

 

순간 쑥스러웠던 탓일까.

 

마치 손에 무거운 추라도 달린것처럼 너무나 무거워져 버린 그 손을 난 차마 들어 올리지 못했고, 아래로 고개를 숙인 채, 앞에 놓여있는 조소작품을 매만지며 작품에 다시 열중하는 척 했다.

 

그리곤 10초 정도 지나 곁눈질로 형이 가는지 안 가는지 고개를 살짝 들어 쳐다보려 하는데

 

어라!? 유리창 너머로 형이 보이질 않았다.

 

설마 벌써 갔나 싶어서 고개를 젖히고 아쉬운 마음에 두리번두리번 거리고 있는데

 

 

‘쿨럭’

 

언제 또 실습실 안에 들어왔는지 형이 바로 내 옆에 서 있었다.

그리곤 무슨 할 말이 있는지 헛기침을 하고는

 

“아 깜짝아..”

 

“다른게 아니라...”

 

“네....”

 

“이거 (작품을 가리키며) 기념으로 사진 하나만 찍어도 될까 해서.”

 

“아...그럼요 형! 이거 형 얼굴인데요~~~ 마음껏 찍으세요. (자리에서 일어나 편하게 찍으라며 비켜주고는)”

 

‘찰칵 찰칵’

 


"너랑 오늘 미리 알아서, 그리고 아까 그 일을 눈감아줘서 그런게 아니라

정말로 이 중에서 네가 제일 잘 했어 그래서 뽑은거야"



형이 사진을 찍으면서 작은 목소리로 혼자 뭐라뭐라 중얼거리는데 그 말이 잘 들리지 않았다.   


"네?"


“아; 아니야. 나 이만 갈게. 안녕.”

 

형이 많이 창피했는지 급하게 사진 두 장을 찍고는

실습실을 그대로 빠져나갔다.


그렇게 형이 가고 나서

완성된 형의 조소 작품을

쳐다보는데

 

아까 실습실 옆 방에서 실오라기 걸치지 않고 다 벗고 있었던 형의 모습이

자꾸만 오버랩 되었다.

 

(정신차리기 위해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다시 집중하자며, 내 조소작품을 멍하니 쳐다보다 작품 왼쪽하단 흉부 쪽에 작은 글씨로 S.T 라는 이니셜을 새겼다.

 

그리곤 아무도 들리지 않을 작은 목소리로

 

"성태" "성태" "최성태'

 

그의 이름을 부르고, 또 반복해서 부르고 있었다.

 

 



2년 후. 


나는 고등학교 2학년이 되었고 무더운 8월 어느 여름 날이었다. 

 

 

'딩동'

 

"잠시만요~~~~"

 

'철컥'

 

현관문이 열리며

 

"어머.. 최 선생님 안녕하세요. 인물이 들었던대로 훤칠하시네 (가볍게 웃으며). 신발 벗으시고 안으로 들어오세요~~~안 그래도 소개해 준 상희 엄마가 쌤 완전 잘 가르치신다고 어찌나 입이 마르도록 칭찬을 하던지 (갑자기 목소리를 낮추곤) 사실 상희 걔가..솔직히 그 정도 까진 아니였는데 쌤 과외 받고 연대 들어간거보면 말 다했죠. 


뭐 (눈치를 보며) 어머, 아무튼.. 우리 현준이가 언어랑 외국어는 등급이 잘나오는데 수학이 저번에 들으셨던대로 3등급이라 걱정이에요 쌤. 음…어디보자 (달력을 넘기며) 방학 끝나고, 개학하면 첫 모의고사가 9월에 한 번 있다 그랬고, 그 다음이 10월이라고 했으니까.. 10월 모의고사 때 까지 수학 1등급만 나오면 제가 과외비 별도로 보너스는 두둑하게 챙겨드릴께요~~ 


그러니 우리 현준이 수학 잘 좀 부탁드릴게요 쌤. 말 안 들으면 막 혼내셔도 돼요. (두리번 거리곤) 어머 얘가 왜 방에서 나오질 않아~~(고개를 뒤로 젖히며) 현준아 과외 선생님 오셨다~~~~(큰 목소리로)"

 

(방문이 열리곤)

 

그가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들었는지 이쪽을 바라보았다.

 

거실 안, 엄마와 그 옆에 우두커니 서 있는 한 남자.

 

나는 그에게 목을 살짝 숙여 인사를 했고, 그도 나에게 목 인사를 짧게 하고는 머리를 살짝 들어올리는데

 

그의 얼굴을 본 순간. 난 바로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그는 2년 전, 미술학원에서 봤었던 

 





‘성태형’ 이였다. 

 

 

(다음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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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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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어용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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