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상당한 차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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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오버트레이닝
라커를 서둘러 잠그고 땅만 보며
서둘러 체력단련실로 향하던 민호는
갑작스럽고도 친근하게 날아온 엉덩이 따귀에
뒤를 돌아볼 수밖에 없었다.
“민호 개쩌네.” 정훈이 빙글거리며 말을 걸어 왔다.
“애쉐끼들 다 끝나자마자 짜부라졌는데 운동을 또 가!
인제 싀벌 니가 통이다, 통!”
주장답다고 해야 할까
넘치는 친화력으로
씩 웃으며 다가온 정훈을 앞에 두고
민호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웃으며
꾸벅 목례를 했다
…손에 꽉 차겠지, 뜨겁겠지,
말그대로 묵직하겠지.
더 깊은 망상에 담가지기 전에
정신을 건져올리고
시선을 들어 올린 민호는
서둘러 라커룸을 빠져 나왔다.
40분 후,
운동을 끝내고 돌아 온 라커룸은
아직 미세하게 땀의 온도와
체취가 남아 있었지만, 확실히 비어 있었다.
민호는 그제야 안심했다.
이제 걱정할 것은 없으니까.
그럼에도 다시 한 번,
습관적으로 라커룸을 한 번 둘러보고 나서
옷을 벗기 시작했다.
동수의 눈은 정확했다.
확실히 오버트레이닝이 계속되고 있었다.
일부러 시간을 많이 줄여
40분 내에 마무리하긴 했지만,
팔을 들어 올리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몇 번의 심호흡과 잠깐의 멈춤,
낑낑거리는 소리와 함께
드디어 옷을 벗고,
이제 진짜 편안하게 휴식의 시간을 가지리라.
뜨거운 물 아래서 이 통증도 좀 가라앉겠지.
천천히 어깨에서 팔,
잘게 쪼개진 복근을 지나
양 손으로 다 감싸지지 않는
두툼한 허벅지까지 비누칠을 하고
따뜻한 물 아래 서 있자
뒷통수 아래까지 조여왔던 긴장이
제법 느슨해지기 시작했다.
한참을 눈을 감고 가볍게 콧노래를 하며
몸을 씻어내던 민호의 뒷덜미에서
불현- 소름이 돋아났다.
누군가 라커룸에서 옷을 갈아입고 있다.
-김민호.
친근하고도, 나지막한 목소리에
민호는 그야말로 순식간에 눈 앞이 캄캄해졌다.
동수였다.
순식간에 다 벗은 채로 샤워실에 들어와
민호의 옆옆 샤워헤드 밑에 자리를 잡은.
대답할 겨를도 없이 몸을 돌린 민호는
동수를 등지고 재빨리 손을 앞으로 가져왔다.
싀발싀발싀발싀발!!!!!
이가 부러질 듯 턱에 힘이 들어갔다.
긴장과 두려움에 등에 털이 다 곤두선 민호는
거의 공황에 빠질 지경이었다.
동수는 대답이 돌아오지 않아
약간 의아하긴 했으나, 크게 개의치는 않았다.
그보다는 눈 앞에 보이는 신입생의 다부진 등을 보며
지금까지 한 번도 이 친구의 벗은 몸을
제대로 본 적이 없었다는 것을 깨닫고 있었다.
그래, 확실해.
한 번이라 본 적이 있었다면
이렇게 섬세하게 잘 만든 등근육을 잊을 리 없지.
동수는 이 어린 친구의 치열한 노력을 상상하며
무심코 자신의 늘어진 자_지를 몇 번 잡아 늘렸다.
근매스는 아직 부족하지만
운동 자체는 어쩌면 다른 2,3학년 녀석들보다 훨씬 오래
더 열심히 하지 않았을까?
마치 운동해부학 교재처럼
각각의 근육들이 선명하고 뚜렷하게
등 위로 떠올라 있었다.
등뿐만이 아니었다.
그 밑으로 단단하게 올라붙은 엉덩이,
깨끗할 정도로 갈라진 햄스트링,
두툼한 하트 모양의 종아리까지.
“민호 운동 꽤 했네?
언제부터 제대로 시작했나.”
이상했다.
분명 이 정도 헬창이라면
나름 즐겁게 대화할 만한 주제라고 생각했는데
돌아선 채 그대로 전혀 반응이 없었다.
씻는 것조차 멈추고,
손을 몸 앞으로 둔 채로. 물건을…감싸고 있나?
동수는 잠시 조용히 기다렸다가 비누칠을 시작했다.
털이 수북한 겨드랑이에 거품을 가득 낼 동안
민호는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체단실 사람 많던?
아니면 혼자 즐기나 왔어?”
커다랗고 단단한 엉덩이에 비누를 문지르며
말을 다시 건네 보았지만 한참동안 침묵이 이어졌고
뒤늦게 예,예 하는 기빠지는 대답만 돌아왔다.
“너 괜찮어?”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민호에게 한 발 다가선 코치가 다시 물었다.
민호는, 여전히 침묵했고 곧 킥이라고 날아올 것처럼 꽁꽁-
거시기 앞에 손을 가려두고 있었다.
코치 생활이 벌써 10년이 넘었다.
동수는 라커룸에서 남자새끼들이 당황해하는
모든 상황을 이미 다 겪어봤을 것이다.
갑작스러운 발기, 사면발이같은 성병들,
별 것도 아니지만 유독 못생긴 물건, 불법확대시술 같은
온갖 가볍고 우스운 일들 말이다.
하지만 이놈처럼 겁에 질린 얼굴을 한 녀석은 처음이다.
그냥 더 들쑤시지 말고 혼자 있게 자리를 비켜줄까?
혹시라도 심각한 거면 어쩌지?
안타깝게도, 동수는 책임감과 열정이 아직 충만한 코치였다.
“얌마, 너 뭔일 있지?”
몸에 묻은 거품을 채 닦지도 않고 샤워기를 잠근 동수가
등을 돌리고 선 신입생에게 한 걸음 더 다가섰다.
…그냥 꼴린 거였나?
그래 어쩌면 민호는 혼자 딸이라도 잡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괜찮암마. 뭘 그렇게 부끄러워 하냐.
들어올 때 벌써 다 봤다.”
안심시키려고 한 말이었지만, 전혀 효과가 없었다.
민호는 옴짝달싹하지 않은 채로 눈을 꼭 감고 선 모습 그대로였다.
뜨거운 물에 시뻘겋게 익어 오른 가슴근육만이
시간과 함께 흘러 갔다.
잠시 대답을 기다리다 또 한 발 다가선 동수의 숨결이
민호의 목덜미에 내려앉고,
두툼한 왼손이 단단한 어깨 위에 놓였다.
코치는 이내 신입생 앞의 샤워기를 끄고 천천히,
잔뜩 긴장한- 팀의 보물이 될 새내기의 몸을 돌려
그 파리하게 질린 얼굴을 마주 보았다.
-무슨 일이냐. 말해 봐 얼른.
깊고 낮은 목소리는 마치 명령처럼
울렸다.
다 끝났어.
고개를 푹 수그리고 있던 민호는 천천히 가리고 있던 손을 치웠다.
물은 그쳤지만 어느새 가슴팍만이 아니라
목덜미까지 붉게 물들어 있었다.
동수는 살면서 저렇게 작은 자_지,
아니 고_추를 본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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