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요지경(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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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샤워기 물줄기 아래에서 두 남자가 영식의 몸에 액체비누를 문지르며 쓰다듬고 있었다. 기철은 탄탄한 가슴에서 약간의 왕자가 보이는 배를 쓸어내렸고, 오성은 단단한 둔부에서 종아리를 문질렀다.
물줄기는 비누 거품을 거둬내었고, 아래를 문지르던 오성이 하늘을 찌를 듯이 곧게 솟은 영식의 것을 입에 물었다. 영식은 오성의 입에서 농락되던 자신의 것을 모른 척하고 기철의 뒤통수를 끌어 당겨 입을 맞추고 위에서 힘을 주어 밑으로 떨어뜨린다.
두 남자가 한 사람의 것에 동시에 입술을 댄다. 혀를 내어 양쪽에서 핥는다. 하나가 게걸스럽게 입으로 집어넣으면 또 하나는 뿌리 쪽으로 다가와 알을 입 안에 머금는다. 얼마의 시간이 지나자 반대의 위치가 된다.
“됐다. 이제 침대로 가자”
기철과 오성은 각자 수건을 들어 영식의 몸을 닦아주고, 그것으로 자신들의 몸을 닦은 후 침대로 이끈다. 영식이 대자로 침대에 눕자 오성이 위로 올라와 왼쪽 가슴을 핥는다. 한 손으로는 오른쪽 젖가슴을 부드럽게 문지르며. 영식의 것은 기철의 것이 된다. 기철의 입 안에서 영식의 것은 점점 더 커져 가 기철의 입 안에 가득 찬다.
오성은 핥고 있던 가슴에서 점점 밑으로 내려온다. 기철은 입 안에 있던 것을 뱉고는 발가락을 입에 문다. 엄지부터 시작해서 하나하나. 그러더니 다섯 발가락이 다 입 안으로 들어간다. 그 사이에 영식의 것은 오성이 차지한다. ㅇㄹ의 기술은 오성이 좀 더 낫다. 영식의 입에서 가벼운 신음이 나온다.
영식이 몸을 일으키자 둘은 침대 위로 올라가 엎드린다. 기철의 엉덩이를 “짝” 소리가 찰지케 나도록 때리고는 가운데 손가락을 구멍에 넣어본다. 젤을 충분히 넣었는지 아무런 저항 없이 부드럽게 들어간다. 두 개, 더 나가 세 개를 넣는다. 약간 빡빡하다.
기철의 엉덩이를 살짝 내린 후 잔뜩 화가 나 있는 자신의 것을 밀어 넣는다. 쉽게 허락하지 않지만 허리에 힘을 주어 넣으니 기철의 몸이 앞으로 쏠린다. 양쪽 허벅지를 강하게 잡아 흔들리지 않게 하고 다시 힘을 준다. 안으로 깊이 들어간다. 고통이 있는지 “헉”하는 소리를 낸다. 아랑곳하지 않고 허리를 움직인다. 몇 번을 왕복하자 빡빡한 느낌이 사라진다. 기철에게 허리를 움직이라고 하고 리듬에 맞춰 엉덩이를 두드린다. 영식의 것이 기철의 안에서 부딪치는 소리와 엉덩이를 두드리는 “찰싹” 소리가 묘하게 화음을 이룬다.
옆을 보자 오성이 여전히 엉덩이를 들고 엎드려 있다. 이번에는 오성의 엉덩이를 때려본다. 좀 더 강하게. “짝”하는 소리와 함께 오성의 엉덩이가 놀란 듯 앞으로 갔다가 되돌아온다. 기철의 안에서 허리 운동을 하며 오성의 구멍으로 다시 가운데 손가락을 넣는다. 젤을 많이 넣었는지 밖으로 흐른다.
기철의 구멍에서 자신의 것을 빼고 오성의 구멍으로 바꿔 넣는다. 똑같은 남자의 구멍이지만 느낌이 다르다. 오성의 것이 좀 더 넓어서 드나 듬이 자유롭다. 기철과는 다르게 몸의 움직임을 빠르게 가져간다. 오성의 입에서 소리가 나온다. 고통과는 다른 참지 못하는 쾌감의 야릇한 소리다.
기철과 오성의 사이를 몇 번 오가다 참지 못할 지경이 되어 다시 침대에 눕는다. 둘은 교대로 내 것을 빨아들인다. 내 것에서 흰 것이 터져 나와 둘의 얼굴을 적신다. 둘은 아랑곳하지 않고 내 것에서 나온 것을 게걸스럽게 빨아들인다. 그러다 서로 입을 맞추고 자신의 입에 있던 것을 상대에게 건넨다.
이게 무슨 상황이냐고? 모두 알 것이다. 이 중에 누가 글쓴이냐고? 영식? 아니다. 기철도 아니다. 그러면 오성?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영식 안에 들어 있는 다른 영혼이다.
나는 1896년에 조선에서 태어났다. 연희 전문에 다니던 1919년에 일어난 만세 운동에 참여했다가 왜놈 헌병에게 칼을 맞고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보니 눈앞에 내가 보였다. 피를 철철 흘리고 죽어 있는 내가. 그때 깨달았다. “아! 나는 죽었구나. 영혼인 나는 저승으로 끌려가겠구나” 아니나 다를까 왜놈들의 총칼에 목숨을 잃은 사람들의 영혼이 시신에서 일어나 헤매고 있었다. 그때 검은 옷을 입은 저승사자들이 나타나 영혼들을 모으는 것이 보였다.
체념하고 순순히 따라가는 영혼들도 있었지만 마지막으로 자신의 가족들을 보겠다고 울부짖으며 집으로 달려가는 영혼들도 있었다. 그런 영혼들은 저승사자가 던진 오랏줄에 매여 끌려왔다. 내 앞으로 저승사자가 다가 왔을 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것 봐라. 저승사자가 모른 척하고 지나가는 것이다. 나도 모른 척 할 것을 지나가는 저승사자를 불렀다. “이보시오” 아무리 불러 봐도 돌아보지 않는다. 옷깃을 잡아보았지만 잡히지 않는다. 왜 그런지는 21세기가 된 지금까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다른 영혼들이 저승으로 끌려갔을 때 혼자만 남았다. 그때는 막막했다. 그러다가 나에게 칼을 휘둘렀던 왜놈 헌병을 발견하고 그 안으로 들어갔다. 빙의하여 복수하고자 하는 생각에서였다. 아쉽게도 빙의는 할 수 있었지만 복수는 하지 못했다. 그의 몸에 붙어 할 수 있는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대신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깨달았다. 첫째, 빙의할 수 있는 시간은 일주일이다. 일주일이 지나면 빙의한 몸에서 저절로 튕겨 나왔다. 둘째, 일주일 안에는 자유롭게 빙의한 몸에서 빠져 나오지 못했다. 즉, 좋으나 싫으나 일주일 동안은 빙의한 몸에 붙어 있어야 했다. 셋째, 빙의한 몸의 오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넷째, 또한 빙의한 몸의 일생과 생각을 공유했다.
그렇게 백여 년의 시간을 수많은 사람들의 몸에 빙의하여 그들의 생각과 경험을 공유하며 보냈다. 1년에 50여 명이라면 100년이라면 5,000여 명이다. 물론 남자도 있고 여자도 있다. 그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 그런데 일일이 풀자면 너무 많지 않겠는가? 그래서 그들의 이야기 가운데 요지경 같은 이야기만 풀겠다. 특히 시티의 여러분이 좋아할만한 이야기로만. 기대하시라. 개봉박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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