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멩이 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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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가끔 이훈 생각을 한다. 그는 어디에서 살고 있을까?... 이제 훈의 얼굴도 어렴풋 하다. 영민의 나이가 쉰을 벌써 넘었으니 말이다...   


 구미에서 몇 년을 근무하다가 고향인 대구에 있는 D호텔로 옮기려고 사표를 썼으나 일이 이상하게 꼬여 바로 D호텔에서 일을 할 수가 없었다. 뜻하지 않게 약간의 공백기가 생기고 말았다. 그 공백기에 영민은 자신이 이제 남자를 좋아하고 남자를 사랑하는 동성애자라는 것을 온전히 깨닫게 된다. 누구에게 말도 못 하고 그저 가슴속으로만 삭혀야 하는, 슬픈 멍에를 짊어지고 평생을 살아야 하는 불행한 청춘이 되어 버린 것이다... 


 구미를 떠났지만 간간이 구미에 있었던 형들의 소식은 듣고 있었다. 하지만 일이 잘 안 풀리려고 그런 건지, D호텔과 조인이 제대로 잘 안되어 졸지에 직장을 잃게 된 꼴이 되었다.


 그렇게 대구에서 취업을 준비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던 어느 날 동대구 역사의 심야 시간. 영민은 멀리 속초에서 내려오는 누나를 맞이하기 위해 늦은 시간에 혼자 역사에서 기다리다가 소변이 마려워 화장실로 들어섰다. 늦은 시간이고 아직 기차가 도착하지 않았기에 역 화장실은 인적 없이 조용했다. 혼자서 영민이 소변을 보고 있는데 어디서 온 건지 한 중년이 바로 옆으로 다가와서 일을 보는 것이다. 


 보통 자리가 많으면 따로 떨어져서 일을 보는 것이 일반적인데 중년은 바로 영민의 옆에서 일을 보는 것이다. 영민은 아무렇지 않은 듯이 일을 보다가 슬쩍 그의 것을 보았다. 그러다가 속으로 깜짝 놀랬다. 아니, 동시에 영민의 물건이 갑작스레 힘껏 발기 되었다. 


 중년의 물건은 이미 성난 무기가 되어 끄덕이고 있었다. 그제야 둘은 서로의 눈이 마주쳤다. 그러자 중년은 자신의 물건을 보란 듯이 만지기 시작했다. 굵은 힘줄이 선명하게 드러난 그의 물건은 짙은 어두운 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이제는 영민이 옆에서 보고 있는데도 피스톤 운동을 하듯이 천천히 흔들고 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영민의 가슴은 심하게 떨리고 흥분되어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그때까지도 역 화장실에는 둘 뿐이었다. 영민이 어쩔 줄을 모르며 머뭇거리자, 중년은 갑자기 영민의 손을 잡고 화장실 한쪽 안으로 급히 데리고 들어갔다. 그리고 영민의 바지를 급하게 내렸다. 그러면서 자기 바지도 벗어 내렸다. 중년의 물건은 참으로 우람하고 멋진 물건이었다. 송이버섯처럼 생긴 게 굵으면서도 힘이 넘치는 것이 마치 큰 해머 같았다. 


 그가 영민의 앞에 앉아서 물건을 먼저 입에 넣었다. 영민 자신도 모르게 작은 신음이 흘렀다. 그의 혀는 대단했다. 세상의 모든 것을 다 흡입할 것처럼 영민의 심볼을 가지고 놀았다. 솜사탕을 먹듯 부드럽게 애무하는가 하면, 잘근잘근 깨물기도 하고, 때로는 강하게 흡입하며 영민을 미치게 했다.


 영민은 더 이상 참지 못할 것 같아 서로의 자세를 바꾸게 했다. 이제는 영민이 중년의 심볼을 입에 넣었다. 두 손으로 감싸야 할 만큼 그의 것은 굵고 컸었다. 힘차게 뻗어 튀어나온 실핏줄까지도 선명하게 보였다. 한참을 입으로 애무하자 그의 심볼에서 뜨거운 것이 힘차게 분출되었다. 제법 경험이 쌓인 영민은 입으로 그의 정액을 다 받았다. 그러나 그것을 삼키지는 않았다.


 평소에도 비위가 약한 영민이었기에 정액 만은 삼키지 않았다. 뜨거운 정액이 입안으로 들어오니 갑자기 오래전의 태식이 생각이 났다. 영민은 변기에 하얀 정액을 뱉어내고는 입을 닦았다. 사정 한 중년은 다시 영민의 심볼을 그의 입속에 밀어 넣었다. 이미 영민의 심볼에는 맑은 물이 흘러 내리고 있었다. 그는 굶주린 하이에나처럼 영민의 심볼을 아낌없이 맛있게 빨아 먹고 있었다. 그러자 영민은 더 참을 수가 없었다.


 영민 역시 온몸이 자지러지게 넘어갈 듯 흥분하여,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그의 입에 바로 사정을 해버리고 말았다. 놀랍게도 그는 영민의 정액을  남김없이 그대로 삼켜 버렸다. 화장실에서의 뜨거운 행위가 끝나자 그는 영민에게 명함을 건네주었다. 


- 자, 내 명함이야!… 다음에 시간 되면 연락해도 돼...! (그의 목소리는 굵직하게 울렸다)

- 네… 저는…

- 어때, 괜찮았어? 몇 살이야...? 어디서 살아? 보니 경험이 별로 없는 거 같은데...


 그는 한꺼번에 여러가지 질문을 했다.


- 네… 스물넷 입니다. 지방에서 살다가 최근에 대구 집에서 살아요…

- 지방, 어디...?

- 구미에서 살았어요…

- 구미...? 가까이 있었네… 그럼 이제 대구에서 계속 있는 거야?

- 네… 아무래도 그럴 거 같아요…

- 음… 아무튼 나도 대구에 있으니 연락하고… 자식, 귀엽게 생겼네! (그러면서 중년은 영민의 볼을 살짝 꼬집었다)


 그리고 중년은 먼저 화장실을 나갔다. 그제야 그의 명함을 자세히 보니 놀랍게도 K 항공사의 로고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당시 이쪽을 잘 몰랐던 영민은 왠지 모를 불안함에 그가 나가고 난 뒤 명함을 휴지통에 버리고 화장실을 급히 빠져나왔다. 


 밤이 깊어서 대합실에 사람들은 많이 있지 않았다. 아직 속초에서 오는 기차는 도착하지 않았고 영민은 아까 중년이 다시 생각이 났다. 명함을 괜히 버렸나? 다시 가지러 갈까? 그러다가 결국 영민은 화장실로 다시 향했다. 다행히 손을 닦는 휴지통에 버렸기에 명함은 그대로 있었다. 그의 이름은 장정식이었다. 그는 K 항공사의 기장이었다. 아무튼 그때가 영민이 화장실에서 겪은 첫 경험이었다...



 *지금, 영민은 인생에 있어 아주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그래서 일까 가위에 자주 눌리기도 하고 이상한 악몽을 꾸는 것 같았다. 영민이 사랑하는 사람의 가정이 파괴되느냐 마느냐 그런 기로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영민이 사랑하는 사람은 48살의 유부남인데 이름은 심상하, 아들 한 명을 두고 있는 평범한 셀러리맨인데 키도 적당히 크고 평범하게 생긴 외모가 전형적인 도시인 스타일이다. 


 성격은 온순하고 천성이 착해서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다. 그렇지만 영민에 대한 사랑과 질투가 심해 때로는 아무 일도 아닌 일로 영민을 피곤하게 하기도 한다. 그래도 영민에게 있어 최고의 사람이자 유일한 사랑이다. 그저 한없이 귀엽고 예쁠 뿐이었다. 그런 그가 영민에게 더욱 올인 하고 있었다. 사랑을 얻으려니 한 집안이 풍비박산이 되고 그렇다고 내 사랑을 놓을 수도 없고... 


 이런 와중에 상하가 아내에게 커밍아웃을 한 것이다. 영민과 전혀 상의도 없이 술기운에 말을 해 버린 건데, 그 일 때문에 최근 며칠 간 계속 그의 아내에게서 전화가 오고 있었다.



 *다시 예전 이야기로 돌아간다…


 한 달을 집에서 빈둥빈둥 눈치를 보며 보내다 보니 몸이 근질근질거렸다. 그때 마침 포항에 있는 지인이 잠시 같이 일해 보자고 연락이 왔었다. 개인이 운영하는 일반 레스토랑인데 영민은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곳에서 또 운명 같은 1년을 보내게 된다.


 포항은, 영민이 구미에서 고향인 대구에 정착하려고 했던 일이 잘 안되어, 하는 수 없이 1년 정도 머물게 된 곳이었다. 처음에는 너무 낯설고 힘들었다. 같은 경북 지역이라도 구미와 포항은 왠지 거리감이 느껴졌다. 하지만 성격 좋은 영민은 카멜레온처럼 이내 잘 적응하기 시작했다. 


 그때만 해도 포항의 송도해수욕장이 꽤 유명했었다. 현재는 바닷물이 많이 지저분해졌으나 당시의 여름에는 피서객이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그런 송도해수욕장에서 물에 빠져 죽을뻔한 일이 있었다. 아직도 잊지 못하는 악몽 같은 기억이었다. 그때 그 바닷물을 얼마나 마셨든지… 상황은 이랬었다.


 같은 레스토랑에 일하는 형들 몇 명과 쉬는 날 송도해수욕장에 놀러 갔었다. 영민은 수영하지 못해 원형의 우끼(경상도의 사투리 = 튜브)를 몸에 걸치고 파도를 타며 즐기고 있었는데, 낮은 파도가 넘실거리며 적당히 우끼를 흔들어 주었다. 우끼 속에 들어가 몸을 넣어 눈을 감은채 푸른하늘을 보며 편안하게 즐기고 있는데, 갑자기 큰 파도가 밀려오면서 영민이 올라타서 걸치고 있는 우끼를 획 뒤집어 버리고 만 것이다. 


 영민의 몸이 반대로 뒤집히면서 희한하게도 우끼 구멍 사이로 양다리가 하늘로 올라가고 몸은 거꾸로 물속에 잠기게 되었다. 상황이 그러하니 어찌 되었겠는가! 물은 물대로 실컷 먹고 난 후, 곁에 있던 형들에 의해 구조가 된 것이다.


 영민이 살면서 물에 빠져 죽을뻔한 일이 한 번 더 있었는데, 첫 번째는 구미에 있는 K호텔에 있을 때였다. K호텔 옆, 산에서 내려오는 물을 가두어 두는 작은 연못이 있었다. 그 위로는 짧은 나무 다리가 있어, 길이는 짧지만 일명 구름 다리라고 했다. 여름 밤이면 남자 직원들은 팬티만 입고 그곳에서 수영을 즐겼다. 


 영민은 그때도 수영을 못해서 물에 들어가도 가슴까지 차는 곳만 들어가고 더 깊은 곳에는 들어가지 않았었다. 그날도 형들이 재밌게 놀길래 겁 없이 물에 따라 들어간 것이 화근이었다. 천천히 발을 내디디며 한 발 한 발 옮기는데 기분이 이상했다.


 아니나 다를까? 갑자기 겁이 나기 시작해서 가슴에 물이 닿기도 전에 되돌아 나가려고 몸을 급하게 돌린다는 게, 그만 발을 헛디뎌 몸이 기울어지며 약간 휘청거렸다. 그러자 물 밑의 물컹한 흙 때문에 늪처럼 발이 쑥 빠져드는 것이었다. 발을 빼려고 하면 할수록 늪처럼 더 깊게 빠져드는 것이다. 


 영민은 당황해서 소리를 내지르며 팔을 내저었다. 지금도 생각해보면, 그냥 가만히 서 있어도 최소한 빠지지 않고 숨은 쉴 수 있는 깊이였는데 사람이 당황하니 그렇게 되는 거 같았다. 


 그렇게 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것을 보고는 처음에는 장난인 줄 알고 웃으며 구경하던 형들이,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영민을 구한 것이었다. 다행히도 물만 많이 마시고 살았었지만 영민에게는 정말 창피하고 아찔한 추억이었다.



 영민이 포항에서 일하게 된 곳은 시내 2층에 있는 규모가 어느 정도 되는 양식 레스토랑이었다. *발리라는 상호의 레스토랑이었는데 그곳에서 일하며 한 달에 두 번을 쉬게 된다. 요즘이야 주 5일 근무가 보통이지만 그때는 턱도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휴일을 소중하게 사용하게 된다. 


 그날도 오늘은 무엇을 할까? 아침부터 고민하다가 문득 지난번 동대구역에서 만난 중년이 생각이 났다. 그때의 명함을 지금까지 간직하고 있었다. 하지만 한 번도 연락을 한 적은 없었다.


 벌써 몇 개월이 지났는데 갑자기 생각이 났었다. 가끔 외로울 때면 그 중년이 생각이 나기도 했으나 감히 전화하기 쉽지가 않았다. 영민은 전화를 한 번 해볼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딱히 할 말도 없고 해서 미루었는데, 마침내 용기를 내어 명함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당시에는 핸드폰을 쉽게 가지지 못했는데 그는 핸드폰이 있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빨리 전화를 받았다.


- 여보세요...?

- 저…..

- 여보세요?... 말씀하세요...! (목소리를 들으니 동굴 같은 저음의 목소리였다. 그분이 맞았다)

- 저… 아저씨…(영민은 용기를 내어 다시 불렀다)

- 누구시죠...? 어디로 전화하셨어요...?

- 네… 저… 기억하시겠어요...? 오래전에 동대구역에서…(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 …...! 아...! 그 이쁜 어린 친구! 하하하! 이제야 연락을 주는구나! 그래, 반갑다...!

- 네… 많이 망설였어요!… 혹시, 아저씨가 아니면 어쩌나 하구요…

- 그래, 정말 반갑다! 그러잖아도 그때 내 명함만 주고 너 연락처를 받지 못해서 후회했었는데… 지금 어디야?

- 저는 요즘 포항에 있어요… 

- 포항? 그곳에는 왜...? 그때 대구에 있다고 안 했나...?

- 네, 요즘은 포항에서 일하고 있어요… 몇 개월 됐어요…

- 그래...? 음, 마침 전화를 잘했다. 다행히 내가 오늘 쉬는 날이거든… 가만...! 그럼, 아저씨가 지금 그곳으로 갈까...?

- 네? 이곳까지 오신다고요?!!! (대구에서 포항까지 온다는 말에 영민은 깜짝 놀랐다) 

- 왜? 싫어...?

- 아… 아뇨! 그게 아니라… 대구면 여기서 먼 곳인데… 어떻게 오시려고요...?

- 하하하! 어떻게 가긴… 차로 가지! 내 승용차로 간다구...!

- 아...! 네… 승용차요…(자가용이 있다는 말에 영민은 왠지 믿음이 왔다) 그럼 지금 출발하시면 몇시쯤 도착하시는데요...?

- 가만… 지금이 오전 10시가 좀 넘었으니 12시 전에는 도착하겠네. 점심이나 같이 먹자! 그곳 위치가 어떻게 돼? 큰 건물 같은 거…(그때는 내비게이션이 없었다.^^)

- 잠시만요...! 음… 여기 포항 시내거든요. 남빈동 로얄백화점을 찾아오세요… 제가 1시간 30분 후에 핸드폰으로 전화 드릴게요… 저도 오늘 쉬는 날이라…

- 그래. 알았다. 꼭 전화해야 해! 아저씨가 먼 곳까지 가는데 바람맞히면 안 돼!

- 네. 알았어요...! 조심히 오세요…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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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전인가 동대구역 화장실에 갔다가 그 많은 사람들이 왔다갔다 하는데도 큰 물건 흔들어대다가 내가 계속 보고 있으니 따라오던 몸좋은 아저씨 생각이 나네요. ^^ 바로 열차시간이라서 대합실로 가면셔 뒤돌아보니 멀찍이서 천천히 따라오던 그 분..  그 잛은 순간에 많은 고민이 들었지만 결국 열차를 탔는데 약간 아쉬움이 남더라고요. ^^ 잘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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