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X in the 의장대 -3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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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보내는 휴가(2/4)



진현과 한교수는 군대 이야기와 그간 살아온 이야기를 하며 연구실에서 도시락을 먹는다. 1시까지 남은 시간은 15분. 한교수는 화장실에서 양치를 하고 온 후 수업이 있다며 연구실을 나간다.


그의 등 뒤로 제발 재미있는 농담도 좀 하라는 진현의 이야기를 끝내 한교수에게 전달되지는 못했다.


시간이 어느정도 지났는지 확인하기 위해 진현은 휴대전화 홈버튼을 눌러보지만, 아직 1시 15분밖에 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그를 충격에 빠트렸다.


“아… 한 40분은 된줄 알았는데…”


진현은 한교수의 의자에 앉아 PC라도 해볼 요량으로 마우스를 휙휙- 움직여보지만, 비밀번호가 걸려 있었기에 그마저도 불가능했다.


진현은 일어나 천천히 그의 서재를 살펴본다. 대수학, 위상수학 등 전공서적들이 진현의 머리를 어지럽게 한다. 그래도 재미라도 있을까 싶어 펼쳐보았으나, 영어와 숫자들의 향연에 이내 덮어버리고 만다. 


이 수많은 재미없는 책들 중 한교수가 사놓고 까먹은 재미있는 책, 만화나 웹툰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진현은 책장들을 뒤적인다. 전공서적들이 있는 칸은 그냥 건너뛰고 일반 책이 꽂힌 책장을 찾아보는데, 예전 진현이 한 인터뷰가 담긴 교지를 발견했다.


[모두의 꿈엔 마땅한 근거가 있다]

라는 제목에 허세가 한가득 담긴 그런 인터뷰. 한교수는 친한 제자의 인터뷰라고 그 부분에 책갈피를 꽂아 넣었다.


20살 새내기의 인터뷰를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진현은 다른 사람들의 인터뷰는 썩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었기에 본인 인터뷰 내용만 제대로 읽고 그 책을 다시 책장에 넣으려고 하던 찰라, 이 교지가 꽂아져 있던 자리 뒤편에 또 다른 책이 꽂혀 있던 것을 발견한다.


진현은 마치 호그와트에 있는 비밀의 방을 찾은 느낌으로 그 책더미를 충분히 꺼낼 공간을 만들어 그 책들을 꺼내어 본다. 그 책들은 예전에 진현이 선물로 준 ‘신과 함께’ 웹툰이었다.


진현은 왜, 이것들을 꽁꽁 숨겨두었을까라는 의문도 잠시, 마침 잘됐다라는 생각에 책을 한권한권 읽기 시작한다. 두어권정도 읽고나자 엉덩이도 베기고, 화장실도 가고싶단 생각에 책을 덮어두고 연구실 문을 나섰는데 그 때 진현의 등 뒤에서 들려오는 불길한 소리


-띠리리리-


교수 연구실 출입구에는 각각 도어락이 달려있다는 것을 깜빡하고 있었다. 아무리 친한 교수라 하더라도 교수 연구실의 비밀번호는 모르고 있을 뿐더러, 지금 수업중인 한교수에게 물어보고 싶어도 폰을 연구실에 두고 나왔다.


그래도 진현이에게 급한 것은 화장실이기 때문에 화장실로 달려갔다. 지퍼를 내리고 물건을 내어놓은 뒤 쪼르르 소변을 본다. 얼마나 참았는지 경쾌하게 변기 벽을 때리는 시간이 참으로 길다. 진현은 물건에서 물을 뱉어내는데, 뭔가 이상하게 시원하지가 않다. 몇분을 더 서서 소변이 나오기를 기다려보지만 찝찝함만 있을 뿐이다.


손을 씻고 연구실로 돌아가 한교수의 생일, 한교수의 임용일, 설마하는 마음으로 진현의 생일까지 쳐보았지만 문은 깜깜 무소식. 하는 수 없이 연구동에서 강의동으로 넘어가 교수님께서 강의하고 있는 강의실을 찾아 나선다.


[한상윤]이라는 이름이 208호 시간표에 적혀있다.


뒷문을 살짝 열고, 반응을 보니 조는 애들 반, 딴짓하는 애들 반이다. 이렇게 애들이 졸아서야 강의평가가 제대로 나올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진현은 문을 조금 더 열고, 살살 들어가 제일 뒤 빈 자리에 앉는다.


‘교수님 수업 진짜 재미없다’


수학과 전공 수업이라 더 재미가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흰색 셔츠를 걷어 올리고, 검붉은 핏줄이 튀어나온 채 판서를 하는 한교수를 보며, 진현은 그 모습을 감상한다. 눈을 반짝이며 집중을 하는 진현의 시선을 느꼈는지, 한교수는 빙긋 웃으며 나의 눈빛에 응답해준다.


그리고, 75분의 긴 수업 끝에 나타난 15분의 공강. 한교수는 손짓으로 진현을 불러내어 자판기 커피나 마시러 가자고 한다.


“왜 나왔어?”


600원을 넣고 300원 고급커피를 뽑으며 진현에게 묻는다.


“화장실 떄문에 나왔는데, 비번 몰라서 못들어갔어요… 앗 뜨!”


한교수가 뽑은 커피를 빨리 받겠다고 커피 나오는 곳에서 종이컵을 잡고 있었는데, 뜨거운 커피가 진현의 손등위로 튀었다.


“여전하네”


그 속에 손을 넣고 있는 진현의 손을 잡아 빼내어 다시 집어넣지 말라고 꼭 잡고 있는 한교수. 그리고 환하게 웃으며 다칠라. 다치면 안되지 라며 물이 튀어오른 곳을 엄지손가락으로 쓰다듬어준다. 빨간색으로 반짝이는 불빛이 멈춰들자, 한교수가 직접 손을 넣어 커피가 가득 담긴 종이컵을 빼낸다.


“아, 너 코코아나 율무차만 먹었던가?”


“교수님께서 아직 나를 20살 새내기로만 보시네, 전 이제 커피도 잘 먹는 21살이란 말입니다”


“그래그래, 무시해서 미안. 얼른 먹고 들어가자”


진현은 2시 30분에 시작된 한교수의 수업도 같이 듣기로 하고, 강의실에 입성했다. 그래도 아까의 수업은 전공수업 이었다면, 지금은 교양수업이라 그나마 다행이겠지 싶었지만, 여전히 재미없는 한교수였다.


진현은 옆 사람에게 종이와 펜을 빌려 한교수의 얼굴을 그려낸다. 크고 쳐진 눈에 얇게 진 속쌍꺼풀, 적당히 도톰한 입술, 그리고  크고 오똑한 코를 그리고 나니 강아지 같단 생각이 들어, 목에는 목줄을 채우고 머리에는 강아지 귀를 그려넣는다.


“수고하셨습니다! 교수님 그리고 오늘 완전 멋있으세요!”

진현의 외침에 모두가 박장대소를 한다. 한교수는 쑥쓰러운 미소를 지으며 얼른 강의실을 나선다.


몇시간만에 재입성한 연구실, 아까의 흔적을 얼른 치우고 그간 확인하지 못한 스마트폰 메시지를 확인한다.


[김진현, 남상병이 너랑 통화하고 싶단다. 메시지 확인하면 연락해]


공군대장의 부재중 통화와 메시지를 확인한 진현은 한교수에게 양해를 구하고 공군대장에게 전화를 한다.


“네, 대장님”


-아, 남상병 바꿔줄게.


-진현아 나야


“네, 남상병님. 잘 지내셨습니까?”


-고맙다고…


“잘 해결됐습니까?”


-어제 행정반으로 일우가 전화해서 그동안 정말 미안하다고, 본인이 너무 어려서 실수했다고 하고…


“그리고…?”


남상병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이어 나갔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공군대장이 남상병의 어깨를 토닥이는 것이 보이는 듯 하다.


-팀장님이 면회 왔어. 본인이 너무 신경 못 쓴거 같아서 미안하다고… 그래서 전역하면 바로 연기자든 뭐든 데뷔하기로 했어…


“정말입니까?”


-응, 계약서까지 썼어


“다행입니다!!!! 진짜 다행입니다!!”


-다 진현이 네 덕이지… 고마워. 우리 지금 정훈교육 중이라 잠깐 나온거라서… 대장님 바로 바꿔줄게


-어이 김진현. 넌 이거 어떻게 된건지 오늘 우리한테 바로 설명할 준비 해놔라.


“설마 또 오늘 형 집에 오실겁니까?”


-어 설마가 사람잡을거다


그렇게 진현은 통화를 끝냈다. 남상병의 일도 잘 돼서 다행이고, 그 더러운 영상을 협박용으로 쓸 일이 없어서 정말 다행이란 생각이 드는 진현이었다.


진현의 통화를 마치고, 한교수와 진현은 차를 타고 이동했다. 차에 앉고서는 진현은 아까 수업시간에 그린 그림을 전해준다.


“잘그렸다. 이거 나야? 잘 어울리네”


“완전 심혈을 기울여서 그렸죠. 아, 우리 술 사가야죠”


“어어, 1층 편의점에서 술 사가면 돼.”


이윽고 도착한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올라왔다.

편의점 특유의 조명이 그 둘을 맞이하고, 곧장 냉장고 앞으로 달려가 맥주를 고른다.


“교수님이 술 사주세요. 안주는 제가 살게요”


“왜, 그냥 다 내가 살게”


“오늘 제가 만나달라고 한거잖아요. 그러니 제가 사야죠”


“됐어, 이혼남이랑 술 마셔주는것만으로 충분히 고마워. 내가 살게”


결국 각자의 카드를 꺼내어 편의점 직원이 골라주는 카드로 계산하기로 했다. 직원이 선택한 카드는 한교수의 카드. 한교수는 가끔 이혼남이라는 말을 한다. 이혼남을 만나주는 것만으로도 고맙다. 이혼남이 뭘 어떻게 해. 이혼남인데 감히 어떻게…


한교수에 대한 소문은 학교에서 유명하다. 교수 임용건으로 총장 친익척 중 한 분과 결혼을 했는데, 처가 쪽에서 엄청나게 구박과 모욕, 멸시를 하다가 와이프가 바람이 났고, 그냥 아무런 위자료 청구 없이 이혼을 하는 조건으로 부교수에서 정교수로 승격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것은 카더라이기에 확실하지는 않다. 진현은 더더욱 이 소문이 사실이 아니라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진현과 한교수가 알고 지낸 1년 반이라는 세월동안, 진현은 그 이혼과 관련된 이야기를 듣고 싶었던 적이 있었으나, 구태여 캐묻지는 않았다. 


그래도 진현은 자책하는 말은 되도록 하지 말라고 말을 해서인지 그 때부터는 그 빈도수가 잦아들긴 했다. 나중에는 꼭 자신감과 자존감을 되찾는 한교수의 모습을 보는 것이 진현의 바람이기도 하다.


한교수와 진현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24층에 내렸다. 그리고, 집 안으로 들어간다. 한교수는 들어가자마자 맥주를 냉장고에 넣어 놓는다.


“하하… 집이 좀 더럽지? 오늘 청소를 안하고 나가서”


“제가 좀 해드릴게요. 교수님은 좀 쉬세요”


“아냐아냐. 좀 쉬고 있어. 이등병이면 맨날 할거 아냐”


“맨날 하니까, 더 잘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본인이 하겠다며 티격태격 하는 사이, 주문한 음식이 도착했다. 한교수는 음식을 받아들고, 식탁에 세팅한다. 진현도 정리를 마무리하고 식탁에 와 앉는다.


성수동에 위치한 한교수의 집은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고급 아파트다. 물을 보고 살면 우울하다는데, 진현은 오히려 물을 보면 잔잔한 물결이 본인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것 같아 편안했다.


음식 세팅도 마무리 되고, 한교수는 냉장고에 넣어둔 맥주를 꺼내어 온다. 짠- 둘은 캔맥주로 건배를 하고 술을 들이킨다.


진현은 이 집에서 술을 마시고 있으니, 처음 이 집에 들어온 날이 생각난다.



***

2018년 12월 종강 후.


교양수업과 전공수업 총 5개의 수업을 맡은 한교수는 모든 수업이 종강하고 본인의 수업을 들은 학생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한 학기 동안 저의 수업을 들어준 학생 여러분들께 식사 초대를 하고 싶습니다. 희망하시는 분은 금일 여섯시 반까지 한상윤 교수연구실 앞으로 와주시기 바랍니다]


한교수의 메시지를 받은 진현은 오늘이야말로 본인을 싫어하는 한교수에게 따질 수 있는 날이라 생각하여 그 자리에 참석하기로 마음 먹었다.


산술적으로만 계산하면 5개 수업을 듣는 학생들의 총 합은 150명. 한교수는 적어도 20명은 오지 않을까 싶어 케이터링 서비스를 신청했다. 


하지만, 그의 연구실에 온 학생은 10명 남짓이었고, 본인의 집으로 이동하는 도중 약속이 생겼다며 이탈한 학생을 제외하니 총 5명만이 남았다.


남은 5명에는 진현이 있었다. 한교수는 진현을 눈여겨보고 있었다. 사회과학을 전공하고 있었으며, 1학기에 이어 2학이에도 재수강을 한 학생. 


20살 어린 나이의 패기가 눈빛에 서려있었고, 운동을 좋아하는 듯 옷을 입어도 드러나는 엉덩이 근육과 가슴 근육이 한교수의 음탕한 마음을 끄집어 내었다.


집에 도착해서 학생들을 세어보니 5명만 남아있을때는 아쉬웠으나, 진현이 남아있는 것을 보곤 저 아이를 구워삶아먹어야겠단 생각을 한다.


어느정도 음식을 먹고, 학생들은 모두 인사를 하고 나간다. 진현은 패기어린 눈빛으로 현관문에 서서 


“교수님. 저를 왜 싫어하십니까”

라고 말을 한다. 한교수는 현관 밖에서 진현을 기다리는 아이들에게 이 학생과 이야기 할 것이 있으니 먼저 가보라 하고, 현관문을 꼭 닫는다.


“진현군, 내가 왜 자네를 싫어한다고 생각하지?”


“과제도 잘하고, 시험도 그럭저럭 잘 봤고, 출석도 단 한번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C는 나올줄 알았는데… D+은 진짜…”


늘 패기가 서린 그 강단있는 눈빛을 보다가, 이런 어린아이 같은 말투를 보니 한교수는 진현이 귀엽기만하다. 마치 어린이가 어른인척 하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한교수는 신발장에 기대어서서, 진현이 또 어떤 말을 할까 기다리고 있다. 그때, 현관의 조명이 꺼지자 진현이 손을 휘두르며 센서등을 밝히려고 하는데, 그 손에 한교수의 얼굴이 부딪힌다.


“아!...”


“앗… 교수님… 죄송합니다…”


방금전까지 독기품은 눈으로 왜 본인을 싫어하냐며 따져들던 어린 학생이, 지금은 죄송스러운 눈빛을 하며 어쩔줄 몰라한다.


“아, 입술 맞아서 피나는거 같은데, 한번 좀 봐줄래요?”


“네네… 알겠습니다”


184의 진현이 176의 한교수의 입술을 보기 위해 고개를 살짝 꺾어 내린다. 한 손으론 한교수의 목을 잡고, 한 손으론 한교수의 입술을 잡아 피 나는 곳이 없나 살펴보는데,


그때, 한교수가 진현에게 키스를 한다.


“읍…. 교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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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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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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