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학원, 2화 (음지판), 별점 좀 주세요..

작성자 정보

  •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학생이 문제를 풀기 시작한다. 표정이 결연하다. 긴장한 기색도 조금은 있지만, 문제를 푸는 데 막히지는 않는 듯 열심히 풀고 있다.


"10분 남았어요."


선생이 말한다. 학생은 개의치 않고 계속 문제를 푼다.


'이제 마지막 문제야..!'


9문제는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마지막 문제도 그러할 것이다.


"......!"


문제를 보자마자 학생은 숨이 턱 막힌다. 어렵다. 절박한 마음에 고개를 휙 들어 선생을 바라보는 학생. 선생은 표정 없이 이성적인 태도로 학생을 바라보고만 있다.


"선생님..! 이 문제는 도저히.."


"아뇨, 학생은 풀 수 있어요. 제가 가르쳐드린 개념들을 잘 조합해 봐요."


"같은 유형이라 하셨.. 는데.."


"같은 유형 맞아요. 푸세요."


학생은 선생과 대화를 하는 것이 시간을 잡아먹는 행위라는 것을 깨닫고 문제에 다시 집중하기 시작한다. 자세히 보니 선생에게서 배운 내용들을 조합하면 풀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어..? 잘하면 풀 수 있겠어.'


학생은 문제에 집중한다. 배운 개념을 3개 조합하니 실마리가 보인다.


'그런데 계산이 너무 복잡해..!'


고등학교 내신 이후로 이렇게 복잡한 계산식은 처음 본다. 학생은 난생 처음으로 깊이 후회하며 절망한다.


"5분 남았어요."


"흑.. 흐윽..!"


열심히 연필을 움직여 보지만, 연산이 너무 복잡하다. 중고등학교 때 배운 연산식을 몇 개나 끌어와야 하는데,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시간은 계속 흘러만 가고, 어느새 선생이 나지막히 입을 연다.


"시간 다 되었어요."


학생은 울고만 있다. 눈물로 범벅이 된 시험지를 가져가는 선생. 그는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이 채점을 한다.


"학생은 한 문제를 틀렸어요."


이성적이고 단조로운 어조. 학생은 그 어조에 분노와 절망감을 느낀다.


"..일부러 이러신 거죠? 마지막 문제를 어떻게든 못 풀게 하시려고..!"


울화가 어린 얼굴로 선생을 바라보는 학생.


"일부러라뇨? 저희는 학생들 수준에 딱 맞는 문제들만 추려요. 학생이 그동안 너무 게을렀던 탓 아닐까요?"


선생이 문제에 쓰인 개념, 연산들을 하나하나씩 설명하기 시작한다. 학생은 선생의 말이 맞다고 생각해버린다. 그가 설명하고 있는 모든 것들이 과거에 자신이 알았던 내용들이기에.


"이제 이해가 가요?"


학생은 한참 말없이 시험지만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인다.


"이제 뭘 해야 할 것 같아요?"


"......"


학생은 체념한 듯 미동조차 하지 않고 시험지만을 바라본다. 잔뜩 긴장한 채.


"걱정 말아요. 시험 치기 전에도 말했듯 결코 이상한 짓은 하지 않아요."


갑자기 눈물을 쏟는 학생. 흐르는 눈물을 닦을 생각을 못 하는 듯, 그저 눈을 감고 흐느끼며 움찔거리기만 한다.


"자, 일어나요."


선생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한다. 학생은 여전히 눈을 감은 채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다.


"시간 아까워요. 빨리 끝내고 들어가야죠."


설득을 시작하는 선생. 설득이 지속되자 학생은 체념한 채 눈을 뜬다. 


그때, 학생은 난생 처음으로 존재가 지워질 것만 같은 절망감을 느껴버린다.


불룩


빳빳하게 텐트를 친 거대한 바지 앞섬. 학생은 두려움에 몸서리치며 문 쪽으로 달려가버린다.


쿵! 쿵..!!


문을 두드리지만, 문은 열리지 않고 도움을 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거 알아요? 저는 결코 학생을 범할 수 없어요. 걱정할 거 전혀 없어요. 괜찮아요."


계속 문을 두드리는 학생. 선생이 아주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쫙!


고무가 피부에 달라붙는 것 같은 소리가 난다. 학생은 엄청난 경각심에 두드리는 것을 멈추고 선생 쪽을 돌아본다. 수술실에서나 볼 법한 장갑을 착용하며 다가오는 선생. 학생은 화장실 쪽으로 달려간다.


'문을.. 문을 닫아야.. 그리고 잠글 거야..'


문을 밀고 들어가는 학생. 재빨리 문을 닫고 잠그기 위해 손잡이를 찾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없.. 어?'


잠금장치는 커녕 문 손잡이조차 없다.


타박.. 타박..


이성적인 걸음으로 걸어오는 선생.


끼익..


문을 미는 선생. 학생이 필사적으로 막아보지만, 선생은 갑자기 힘을 빼서 학생의 힘을 이용해 문이 열어버린다.


"고마워요."


다가오는 선생. 학생은 존재가 소멸하는 것과도 같은 두려움을 느끼며 선생을 바라본다. 어디에나 있을 것 같은 지적인 외모, 이성적인 태도.


"왜.. 멀쩡하신 분이 도대체.. 왜.."


"선택하세요. 여기서 같이 할까요, 침대에서 같이 할까요?"


조곤히 얘기하는 선생.


"......"


"알았어요. 여기서 해요."


다가오는 선생. 학생은 체념한 채 고개를 떨구고 나지막히 말한다.


"..침대로."


그러자 선생이 자애 가득한 어조로 웃는다.


"하하, 저도 그게 편해요!"


학생이 비척거리며 일어서서 침대로 향하고, 선생은 그 뒤를 따라간다.

관련자료

댓글 1

<span class="sv_wrap"> <a href="https://ivancity.com/bbs/profile.php?mb_id=stockingsm" data-toggle="dropdown" title="은둔소심스타킹가정부 자기소개" target="_blank" rel="nofollow" onclick="return false;"> 은둔소심스타킹가정부</a> <ul class="sv dropdown-menu" role="menu님의 댓글

  • <spa…
  • 작성일
잘 읽고 가요.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