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 나를 태우다 - 마음이 얼어붙었는데...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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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나를 태우다 - 마음이 얼어붙었는데, 불가마인들 따뜻할까?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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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드신의 시작으로 생각하실 수 있는데....

너무 노골적인 장면은 아직.... 준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졸렬한 제 글로 표현하는 베드신보다

여러분의 일상생활 속의 베드신이

더욱 아름답고 몽환적이며 사랑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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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뜬 눈으로 지새고

동이 터오는 기색이 느껴졌다.

 

방 밖에서는 똥개 녀석이 오늘도 일찍 일어 난 것인지,

방문을 긁는 소리가 들려왔다.

 


길상이 일어나려는 것일까?

조금씩 움찔거린다.

 


나는 잠을 자고 있던 것처럼 보이기 위해

자세를 바로 하고 눈을 감고

숨을 고른다.

 

천천히...천천히 호흡을 내쉬고

숨소리를 내며 자는 척을 해본다.

 

길상이 일어나는 기척이 느껴졌다.

눈을 감고 있어 정확하지는 않지만,

내 얼굴을 보는 것 같다.

 


원래 사람의 시선이란

보지 않아도 느껴진다고 했던가?

 


그렇게 잠시 내 얼굴을 바라보는가 싶던 길상이

문 밖으로 나가는 것 같다.

잘 열리지 않고 버팅기던 문이 덜컹하며 열리는 소리와 함께,

강아지가 짖어 반기는 소리가 나고는

이내 다시 고요가 찾아 온다.

 

그 때서야 부스스 일어나서

생각을 정리한다.

 


밤새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길상은 도대체 나에게 무슨 감정을 갖고 있는 것일까?

어젯밤의 그 행동들은 무의식이었을까?

아니면 의도한 것일까?

 


간밤의 불유쾌하면서도 혼란으로 빠뜨리던 행동들을

가만히 반추해본다.

 

오늘따라 생각이 더욱 많아지고 어지럽다.

 

마흔이 넘는 나의 삶 중에 다른 남자와의

육체적인 접촉이 있으리라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다.

 

물론, 내 외모가 흔히 말하는 남자 아이돌처럼 생겼다거나,

동성에게도 호감을 불러일으킬만한 외모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도 큰 이유를 차지하리라.

 

내 스스로 생각해보아도,

간신히 평균을 턱걸이 하는 내 외모로는

사십 여년의 생활에서 다른 남성의

구애를 받아 볼 것을 기대하는 것은

난망한 일이다.

 

아무리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고

스스로를 되집어 보아도,

어제밤의 행동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결국 답을 찾는 것을 포기하고,

일어나 이불을 개켜서 한쪽으로 정리한다.

 

오늘은 여러 가지로 할 일이 많은 날이다 보니,

일찌 감치 일어나 준비하는 척이라도 해야할 것이다.

 

일부러 인기척을 내고 방 밖으로 나가보니,

길상은 언제나처럼 허름한 싱크대 앞에서

등을 돌린채 서 있었다.

아침 상이라도 준비하는 것인지

보글거리는 소리가 듣기 좋다.

 

길상의 등 뒤로 다시 한번 인기척을 내본다.

 


“.......길상씨 잘 잤어요?”

 


일부러 태연한 척 하며, 길상에게 아침인사를 건넨다.

길상은 어제 일을 기억하고 있을까?

기억한다면 나에게 어떠한 반응을 보일까?

그리고 길상이 어제 밤의 일을 기억하고,

또 의도한 것이라면 나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라는 상념의 결과물은

상대의 반응을 보고 결정한다는

소극적인 결론 밖에는 내릴 수가 없었다.

 


! 선생님 오늘은 일찍 일어나셨네요?

지금 식사준비 거의 다 했으니까, 조금만 기다리세요.

, 먼저 씻으실 거면, 밖에 아궁이에 물을 끓여 두었으니

제가 떠다드릴게요.“

 


길상의 반응은 여상하기 그지 없다.

아무래도 어젯밤의 일은

착각과 우연이 겹친 결과였던 것 같다.

 

왜일까? 아쉬움이 드는 까닭은...

 

나는 태연하게 간밤의 수많았던 상념과 고민들을

내색하지 않은 채 응답한다.

 


아니에요. 저도 이제는 아궁이가 어디있는지 아니까,

제가 가서 떠올게요,”

 

 

 

길상의 허름한 트럭에 올라탄 채,

기억이 나지 않지만, 내가 올라왔던 산길을

되집어 내려가고 있다.

 

머릿속에 걱정이 가득하다.

일상의 내 생활이 어떻게 되었는가 하는 걱정.

길상의 스승이 이야기한 께름칙한 이야기

거기다가 간밤의 길상과의 해프닝까지...

 

여러 가지 상념들이 실타래처럼 얽히고

또 다시 풀려나가길 반복한다.

 

우선 급한일부터 해결해야 할 것 같다.

 


...길상씨...제가 핸드폰 충전을 해야할 것 같은데...혹시..”

 

아 그러신가요? 어쩌나 제가 차에는 충전기가 없는데...

내려가는 길에 식당에 들려서 점심을 먹고 또 몇가지 살 것이 있는데,

식당에서 충전을 하시면 어떠시겠어요?”

 

네 그래주시면....”

 


길상이 시원스레 답을 내주어서 일상에의 복귀에 대한

고민은 잠시 뒤로 미뤄놓기로 했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궁금하던 것을 조심스레,

몇 번을 망설이다. 결국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물어본다.

 


“......길상씨...어젯밤에.....기억하시나 모르겠는데...”

 

아참, 어제 제가 술을 마시다 잠이 들어서...

죄송해요. 절 방으로 옮겨주신건가요? 감사해요.

제가 좀 무거웠을텐데...”

 

아뇨....그건 괜찮아요..그런데...”

 

제가 코는 골지 않던가요? 제가 원래 술마시고 자면 코를 고는

버릇이 있어서리...”

 

 

길상의 의도적으로 피하는 것일까?

이야기가 파고들지 못하고 주변을 겉돌고 있다.

나는 용기를 내어 직접적으로 묻기로 한다.

 


...길상씨가 어제 술 드시면서 이야기 하신...형님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무슨...그 일로 접어들게 되었다는 부분....

좀 더 자세히 들을 수 있을까요?”

 

, 제가 그런 이야기도 했었나요? 아이고...이것 참...”

 


길상은 멋쩍다는 듯이 웃고는

잠시 머뭇거리다 이야기를 한다.

 


제가 어디까지 이야기 했는지는 모르겠는데요.

뭐 진부한 이야기죠. 고아원에서 나와서 할 일은 없고

좋지 못한 일로 돈을 벌게 되었다는 뭐 그런이야기에요..

하하하 재미 없으시죠?”

 


그래 이부분까지는 이해가 간다...

그런데..내가 정말로 궁금한 부분은 이것이 아니지 않은가?


아직 간밤에 길상이 내게 와 부딪히던

그 입술의 감촉이 느껴지는 것 같다.

 


... 그부분은 이야기를 하셨어요,

그런데... .....주무시면서......사랑해 라고 하시면서...

제게...키스를....”

 


나는 길상의 작은 표정 변화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길상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본 채 물었다.

 


.......그게.....”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었을까?

머뭇거리는 길상의 반응이 불길하다.

 


“...제가 술김에 실수를 했나봐요...죄송합니다...”

 


아무래도 길상은 답을 하지 않으려나 보다.


뭔가를 감추는게 있는 것일까?

아니면 단순히 자면서 실수를 한 것일까?

일단은 여기서 멈추는 것이 좋겠다.

 


아니요. 책망하거나 그런 것은 아니에요.

누구나 자면서 그럴 수 있죠. 충분히 이해해요.

그래서 여쭤본게 아니니 오해마세요.”

 


내가 여기서 멈추는 듯 하자 길상의 얼굴에 떠오른

저 표정은 아쉬움이라고 해석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무슨 의미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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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span class="sv_wrap"> <a href="https://ivancity.com/bbs/profile.php?mb_id=konan66" data-toggle="dropdown" title="GTman 자기소개" target="_blank" rel="nofollow" onclick="return false;"> GTman</a> <ul class="sv dropdown-menu" role="menu"> <li><a hre님의 댓글

  • <spa…
  • 작성일
돌직구 질문에 길상이 반응이 ,,,
서로 마음을 여는 과정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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