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구도시 살인사건(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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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나 이거 참.....정민씨한테 분장실에 있던 소도구 상자 좀 가져다 놓으라고 했는데....말 되게 안듣지 정말...."
매년 이맘때면, 돌아오는 월요일부터 2주간 계속되는 신인 희곡 공모전 입상기념 연극축제 준비로 소극장에서 날카로와지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는데, 그 공기를 깨뜨리는 사람은 항상 윤.정.민. 한사람이었다....
"정민이가 배우가 아니고 단지 스텝일 뿐이었으면 당장 모가지였겠지요? 김실장님?"
"그래도 신출내기들의 대본들에 나오는 대부분의 정의되지 않는 다양한 캐릭터들을 한꺼번에 소화하기엔 정민씨를 따를 자가 없잖아.....정민씨가 아파서 결장이라도 하면 몇 명의 배우가 더 필요할테니깐...."
"가끔은 그래도 정민씨 저런 성격이 부럽기도 해....."
"한결같죠....한결같이 덜렁대서 문제지만.....배우가 사서 무대 일 도와주는 건 흔치 않잖아요"
"그럼 오늘도 한 3시간 자원봉사 한건가?"
==========================================================================
(조금만 더.....몇발자국만 더.....나의 목적을 위해.....)
윤정민은 평소보다 걸음을 빨리했다.....아니, 거의 걷는게 아니었다....어느새 그는 천천히 달리고 있었다....
시계는 예상 시각을 가리키기 3분전.....
(아뿔사....앞에 대체 이게 뭐지)
"콰당탕탕~"
==========================================================================
(무진장 아프겠군.....)
원철은 박스를 나르던 편의점 점원과 앞서가던 말쑥한 차림의 남자 한명이 음료수 병들과 함께 널브러져있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데.....저사람....정말 미남이네......)
소동은 이미 오래전에 끝나고 두사람 다 미안해하면서 제 갈길로 사라졌지만 원철의 머릿속에는 핸섬한 남자의 마스크가 지워지질 않았다.
"어라, 이 볼펜....."
분명히 두사람중 한사람의 것이 틀림없었다.
(혹시나 나중에 보게 된다면.....볼펜을 받으면서 고마워하겠지?)
(그러나, 길거리에서 마주친 남자를 다시 볼 확률이란...)
그러나 원철은 이 제로에 가까운 확률이 무한대로 역전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 남자의 얼굴이 다시 인파들 틈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가 나에게로 오고있다....혹시 내가 볼펜을 줍는 모습을 본걸까?)
생각도 잠깐....그는 다시 인파들 속으로 사라졌다....
(이런.....내가 직접 다가가서 볼펜을 줬어야 하는데.....용기가....)
(설마, 내가 헛것을 본걸까?)
사실 원철은 부끄러움을 잘 타는 성격이었다....그에게 말보다 글이, 전화보다 편지나 이 메일이 더 편한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새하얀 피부가 툭하면 발그레해지는 것도 이유라면 이유겠지만, 결정적으로 원철의 현실의 육체는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육체에 너무나 멀었다....그는 소위 말하는 통통한 사람이지 늘씬한, 청바지도 잘어울리고, 면바지도, 정장도, 캐주얼도 잘어울리는 잘빠진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가 대학시절 내내 들어왔던 얘기는 "어머, 원철선배 정말 귀엽다~" "어쩜 그렇게 피부가 좋아요? 여자도 아니면서" 류로 점철되었었다....
그렇기 때문에라도 원철은 자신의 작품속에서 당당하고 멋지면서 늘씬한, 가끔은 거기에다가 상냥하기까지 한 남자 주인공을 그리는데 익숙했다. (물론 절대로 피부는 구릿빛이다)
(다음에는 로맨스를 한번 써볼까....길에서 실수로 부딪힌 인연을 시작으로?)
매년 이맘때면, 돌아오는 월요일부터 2주간 계속되는 신인 희곡 공모전 입상기념 연극축제 준비로 소극장에서 날카로와지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는데, 그 공기를 깨뜨리는 사람은 항상 윤.정.민. 한사람이었다....
"정민이가 배우가 아니고 단지 스텝일 뿐이었으면 당장 모가지였겠지요? 김실장님?"
"그래도 신출내기들의 대본들에 나오는 대부분의 정의되지 않는 다양한 캐릭터들을 한꺼번에 소화하기엔 정민씨를 따를 자가 없잖아.....정민씨가 아파서 결장이라도 하면 몇 명의 배우가 더 필요할테니깐...."
"가끔은 그래도 정민씨 저런 성격이 부럽기도 해....."
"한결같죠....한결같이 덜렁대서 문제지만.....배우가 사서 무대 일 도와주는 건 흔치 않잖아요"
"그럼 오늘도 한 3시간 자원봉사 한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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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더.....몇발자국만 더.....나의 목적을 위해.....)
윤정민은 평소보다 걸음을 빨리했다.....아니, 거의 걷는게 아니었다....어느새 그는 천천히 달리고 있었다....
시계는 예상 시각을 가리키기 3분전.....
(아뿔사....앞에 대체 이게 뭐지)
"콰당탕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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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장 아프겠군.....)
원철은 박스를 나르던 편의점 점원과 앞서가던 말쑥한 차림의 남자 한명이 음료수 병들과 함께 널브러져있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데.....저사람....정말 미남이네......)
소동은 이미 오래전에 끝나고 두사람 다 미안해하면서 제 갈길로 사라졌지만 원철의 머릿속에는 핸섬한 남자의 마스크가 지워지질 않았다.
"어라, 이 볼펜....."
분명히 두사람중 한사람의 것이 틀림없었다.
(혹시나 나중에 보게 된다면.....볼펜을 받으면서 고마워하겠지?)
(그러나, 길거리에서 마주친 남자를 다시 볼 확률이란...)
그러나 원철은 이 제로에 가까운 확률이 무한대로 역전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 남자의 얼굴이 다시 인파들 틈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가 나에게로 오고있다....혹시 내가 볼펜을 줍는 모습을 본걸까?)
생각도 잠깐....그는 다시 인파들 속으로 사라졌다....
(이런.....내가 직접 다가가서 볼펜을 줬어야 하는데.....용기가....)
(설마, 내가 헛것을 본걸까?)
사실 원철은 부끄러움을 잘 타는 성격이었다....그에게 말보다 글이, 전화보다 편지나 이 메일이 더 편한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새하얀 피부가 툭하면 발그레해지는 것도 이유라면 이유겠지만, 결정적으로 원철의 현실의 육체는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육체에 너무나 멀었다....그는 소위 말하는 통통한 사람이지 늘씬한, 청바지도 잘어울리고, 면바지도, 정장도, 캐주얼도 잘어울리는 잘빠진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가 대학시절 내내 들어왔던 얘기는 "어머, 원철선배 정말 귀엽다~" "어쩜 그렇게 피부가 좋아요? 여자도 아니면서" 류로 점철되었었다....
그렇기 때문에라도 원철은 자신의 작품속에서 당당하고 멋지면서 늘씬한, 가끔은 거기에다가 상냥하기까지 한 남자 주인공을 그리는데 익숙했다. (물론 절대로 피부는 구릿빛이다)
(다음에는 로맨스를 한번 써볼까....길에서 실수로 부딪힌 인연을 시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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