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夢you - 너를 꿈꾸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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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너무 늦게 연재한 점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많이 바빠 글을 쓸 여유가 없었습니다. 많이 부족한 글임에도 불구하고 재미있게 읽어주셨던 분들께 다시 한번 사과드리겠습니다. -
夢you -6-
"..."
선우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이제는 이 낮선 골목도 조금은 익숙해지는 것 같기도 했다. 스멀스멀 올라오는 곰팡이 냄새도 이제는 참을 만 한 것 같았고... 하지만 여전히 알 수는 없었다. 왜 이토록 자신이 이 골목에서 헤어 나오질 못하고 있는지...
요 몇 일은 계속 이 주변을 맴도는 선우였다. 27호 가게에서 조금 떨어진 전봇대가 그가 늘 자리잡는 곳이었다. 하지만 그 이상 나아갈 수는 없었다. 아무것도 알 수 없는 그 였지만 그 선만큼은 넘고 싶지 않았다. 그 마지막 선을 넘기라도 한다면 모든 걸 되돌릴 수 없게 되버릴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가슴 속 한구석에서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미친놈.. 저 샌님 오늘도 왔는데?"
"냅둬..."
"삼촌?!"
"..."
선영은 재훈을 이해할 수 가 없었다. 분명 재훈에게도 무엇인가 변화가 있었다. 아무렇지 않은 것 같았지만 선영에 눈에 재훈은 분명 나사 하나가 풀려있었다. 이곳사람들은 재훈이 언제나 나사가 풀려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진숙이모나 선영을 포함한 몇몇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재훈을 그렇게 삐뚤어지고 얼빠진 동네 건달쯤으로 여긴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말 재훈이 이상했다. 그런 재훈의 모습에 내심 놀랐지만 선영은 내색하지 않았다. 재훈에게서 빠져버린 나사는 재훈만이 찾아서 끼워 넣을 수 있을 테니까...
"언니!"
"엄마야!"
재훈이 사라지고 한참을 넋을 놓고 있던 선영의 뒤로 영란이 소리 없이 다가와 큰소리로 선영을 불렀다. 깜작 놀란 선영이 영란의 등짝을 세게 내리치며 화를 냈다.
"이 년이 미쳤나?"
"아파!!!"
"뭐야?!"
아프다며 호들갑을 떠는 영란에게 짜증 섞인 말투로 선영이 자신을 찾은 이유를 물었다. 영란은 댓발이나 나온 입술을 씰룩거리며 선영에게 물었다.
"오빠 어디 갔어?"
"오빠? 무슨 오빠?"
"재훈이 오빠 말이야."
"미친년... 오빠는 무슨.. 삼촌이라고 안 부를래?"
"싫다니까!"
"이 년도, 이 년도 미친년이야.. 야 이 미친년아!"
"내가 왜 미친년이야!"
"그럼 니가 미쳤지! 야.. 상식적으로 생각해봐... 너! 포주가 지가 데리고 있던 몸파는 년하고 결혼하겠냐? 어?"
"..."
"꿈께... 이 년아. 너만 다쳐..."
"..."
영란을 아무 대구도 하지 않았다. 그런 영란을 보며 선영은 한숨만 지을 뿐이었다. 두 여자 사이에는 더 이상 아무런 말도 오고가지 않았다. 둘 모두 더 이상 상처받고 싶지 않았다. 선영이 영란에게 말했던 그 모든 말들은 결국은 선영 자신에게 하는 말과도 같기 때문이었다. 꿈이 없었다. 이 곳에서는... 꿈꿀 수 있다면.. 그것은 기적을 바라는 것일 뿐...
선우는 돌아가려고 했다. 오랜 시간동안 기다렸지만 그의 얼굴조차 볼 수가 없었다. 막 발걸음을 돌리려는 그 순간 27호 가게의 문이 열리고 그가 걸어나왔다. 선우의 동작이 굳어버렸다. 재훈은 주변을 한번 쓱 훑어보더니 이내 발걸음을 옮겼다. 순간 선우는 자신도 모르게 넘지 말아야 한다고 다짐한 그 선을 넘고 말았다. 무웃엔가 홀린 듯 그렇게 선우는 재훈의 뒤를 따랐다.
한참을 큰 골목을 따라 걸었고 작은 골목을 수없이 많이 꺾고 꺾어 알 수 없는 이 미로 같은 골목들 속으로 점점 들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선우는 그런 것도 모른 체 그저 재훈의 뒷모습만을 부지런히 따랐다. 그러기를 한참이 지난 후에야, 선우는 재훈을 잃어버렸다. 시야에서 재훈이 사라진 순간 선우는 당황했다. 주변에는 불빛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처마와 처마사이 좁은 밤하늘은 도시의 불빛으로 오렌지빛으로 물들어 있을 뿐 이 깊숙한 골목에는 아무런 불빛도 들지 않았다. 선우는 점점 두려워졌다. 이곳이 어디인지... 어떻게 돌아가야 할지.. 그는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한 발자국도 때지 못하는 선우의 얼굴이 더욱더 창백하게 얼어가고 있었다.
"아악!!!"
날카로운 비명이 골목의 담에 부딪혀 되돌아왔다. 어둠 속에서 두 손이 불쑥 튀어나와 선우의 어깨를 거칠게 잡았다. 선우의 머릿속이 하얗게 변해버렸다. 정신을 잃기 바로 직전 낮고 굵은 목소리가 어둠 속에서 들려왔다.
"너... 뭐야..."
재훈이었다. 순간 선우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어둠 속에서 서서히 재훈의 얼굴이 드러났다. 선우의 놀란 가슴은 이내 진정되는 듯 했지만 자신의 앞에 있는 이가 재훈이라는 생각은 안도할 수 있는 것만은 아니었기에 다시 선우의 이마에 식은땀이 맺혔다.
"너.. 뭐냐고..."
"..."
"말못해? 누가 보냈어?"
"보..내다니..."
"그럼 뭐야? 왜 남의 장삿집 앞에서 얼쩡거려? 어!"
재훈이 버럭 내지른 소리에 선우는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선우의 양 팔뚝을 잡고 있는 재훈의 손에는 더욱 힘이 들어갔다. 선우는 아팠다. 하지만 아픈 것 따위를 신경 쓸 겨를도 없었다.
순간 눈앞에서 자신에게 잡힌 체 겁에 질려 부들부들 떨고있는 모습에 재훈은 손에 들어갔던 힘을 풀었다. 하지만 선우를 잡고 있던 손만큼은 놓지 않았다.
"너 무슨 생각이야? 니 애인이었다는 년 보내준 게 언젠데 아직도 얼쩡거려!"
"그게 아니라..."
"그럼 뭐야!? 여자랑 자고 싶어? 자고 싶으면 들어와야지 왜 밖에서 얼쩡거리는 거야?!"
"..."
"갈까? 갈래? 가자! 무서우면 나랑 같이 들어가면 되잖아!"
"그게 아니에요..."
"그럼 뭐야!!!"
재훈은 어느새 다시 언성이 높아지고 있었다. 그럼 뭐냐고 묻는 재훈은 이미 충분히 위협적이었다. 흥분한 자신을 알고 숨을 고르려고 했지만 쉬 되지가 않았다. 그때였다. 새하얗게 질린 선우의 입이 가늘게 떨리며 움직였다. 뭐라고 하는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재훈은 그런 선우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시끄러운 자신의 숨소리를 고르려고 노력했다. 그때였다. 재훈은 볼 수가 있었다. 어둠 속이었지만 그것은 눈물이었다. 선우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선우의 눈물에 머릿속이 하얗게 변해버린 재훈에 귀에 낮게 읊조리는 선우의 목소리가 조그맣게 들려왔다...
"보고싶어서... 왔어요..."
보고싶어서 왔다는 선우의 말에 재훈의 가슴이 거칠게 뛰기 시작했다. 재훈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누.. 구.. 를?"
두 사람 사이에 깊은 침묵이 흘렀다. 재훈은 답답했다. 심장이 터질 것 만 같았다.
재훈은 다시 한번 떨리는 가슴을 애써 짓누르며 입을 열었다...
"누구를..."
그리고서도 한참이 지난 후에야 재훈은 대 답을 들을 수 있었다. 그 대답은 아주 짧고 간결했다. 여전히 떨리는 선우의 입가에서 새어나온 그 대답은 간단했다...
"당신이... 당신이 보고 싶었어..."
더 이상 선우도, 재훈도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재훈은 아직도 선우의 양팔을 단단히 붙잡고 있었고 선우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 얼어버린 두 사람 사이로 짙은 고독과 고요함이 흐르고 있었다.
- 6편 end -
夢you -6-
"..."
선우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이제는 이 낮선 골목도 조금은 익숙해지는 것 같기도 했다. 스멀스멀 올라오는 곰팡이 냄새도 이제는 참을 만 한 것 같았고... 하지만 여전히 알 수는 없었다. 왜 이토록 자신이 이 골목에서 헤어 나오질 못하고 있는지...
요 몇 일은 계속 이 주변을 맴도는 선우였다. 27호 가게에서 조금 떨어진 전봇대가 그가 늘 자리잡는 곳이었다. 하지만 그 이상 나아갈 수는 없었다. 아무것도 알 수 없는 그 였지만 그 선만큼은 넘고 싶지 않았다. 그 마지막 선을 넘기라도 한다면 모든 걸 되돌릴 수 없게 되버릴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가슴 속 한구석에서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미친놈.. 저 샌님 오늘도 왔는데?"
"냅둬..."
"삼촌?!"
"..."
선영은 재훈을 이해할 수 가 없었다. 분명 재훈에게도 무엇인가 변화가 있었다. 아무렇지 않은 것 같았지만 선영에 눈에 재훈은 분명 나사 하나가 풀려있었다. 이곳사람들은 재훈이 언제나 나사가 풀려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진숙이모나 선영을 포함한 몇몇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재훈을 그렇게 삐뚤어지고 얼빠진 동네 건달쯤으로 여긴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말 재훈이 이상했다. 그런 재훈의 모습에 내심 놀랐지만 선영은 내색하지 않았다. 재훈에게서 빠져버린 나사는 재훈만이 찾아서 끼워 넣을 수 있을 테니까...
"언니!"
"엄마야!"
재훈이 사라지고 한참을 넋을 놓고 있던 선영의 뒤로 영란이 소리 없이 다가와 큰소리로 선영을 불렀다. 깜작 놀란 선영이 영란의 등짝을 세게 내리치며 화를 냈다.
"이 년이 미쳤나?"
"아파!!!"
"뭐야?!"
아프다며 호들갑을 떠는 영란에게 짜증 섞인 말투로 선영이 자신을 찾은 이유를 물었다. 영란은 댓발이나 나온 입술을 씰룩거리며 선영에게 물었다.
"오빠 어디 갔어?"
"오빠? 무슨 오빠?"
"재훈이 오빠 말이야."
"미친년... 오빠는 무슨.. 삼촌이라고 안 부를래?"
"싫다니까!"
"이 년도, 이 년도 미친년이야.. 야 이 미친년아!"
"내가 왜 미친년이야!"
"그럼 니가 미쳤지! 야.. 상식적으로 생각해봐... 너! 포주가 지가 데리고 있던 몸파는 년하고 결혼하겠냐? 어?"
"..."
"꿈께... 이 년아. 너만 다쳐..."
"..."
영란을 아무 대구도 하지 않았다. 그런 영란을 보며 선영은 한숨만 지을 뿐이었다. 두 여자 사이에는 더 이상 아무런 말도 오고가지 않았다. 둘 모두 더 이상 상처받고 싶지 않았다. 선영이 영란에게 말했던 그 모든 말들은 결국은 선영 자신에게 하는 말과도 같기 때문이었다. 꿈이 없었다. 이 곳에서는... 꿈꿀 수 있다면.. 그것은 기적을 바라는 것일 뿐...
선우는 돌아가려고 했다. 오랜 시간동안 기다렸지만 그의 얼굴조차 볼 수가 없었다. 막 발걸음을 돌리려는 그 순간 27호 가게의 문이 열리고 그가 걸어나왔다. 선우의 동작이 굳어버렸다. 재훈은 주변을 한번 쓱 훑어보더니 이내 발걸음을 옮겼다. 순간 선우는 자신도 모르게 넘지 말아야 한다고 다짐한 그 선을 넘고 말았다. 무웃엔가 홀린 듯 그렇게 선우는 재훈의 뒤를 따랐다.
한참을 큰 골목을 따라 걸었고 작은 골목을 수없이 많이 꺾고 꺾어 알 수 없는 이 미로 같은 골목들 속으로 점점 들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선우는 그런 것도 모른 체 그저 재훈의 뒷모습만을 부지런히 따랐다. 그러기를 한참이 지난 후에야, 선우는 재훈을 잃어버렸다. 시야에서 재훈이 사라진 순간 선우는 당황했다. 주변에는 불빛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처마와 처마사이 좁은 밤하늘은 도시의 불빛으로 오렌지빛으로 물들어 있을 뿐 이 깊숙한 골목에는 아무런 불빛도 들지 않았다. 선우는 점점 두려워졌다. 이곳이 어디인지... 어떻게 돌아가야 할지.. 그는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한 발자국도 때지 못하는 선우의 얼굴이 더욱더 창백하게 얼어가고 있었다.
"아악!!!"
날카로운 비명이 골목의 담에 부딪혀 되돌아왔다. 어둠 속에서 두 손이 불쑥 튀어나와 선우의 어깨를 거칠게 잡았다. 선우의 머릿속이 하얗게 변해버렸다. 정신을 잃기 바로 직전 낮고 굵은 목소리가 어둠 속에서 들려왔다.
"너... 뭐야..."
재훈이었다. 순간 선우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어둠 속에서 서서히 재훈의 얼굴이 드러났다. 선우의 놀란 가슴은 이내 진정되는 듯 했지만 자신의 앞에 있는 이가 재훈이라는 생각은 안도할 수 있는 것만은 아니었기에 다시 선우의 이마에 식은땀이 맺혔다.
"너.. 뭐냐고..."
"..."
"말못해? 누가 보냈어?"
"보..내다니..."
"그럼 뭐야? 왜 남의 장삿집 앞에서 얼쩡거려? 어!"
재훈이 버럭 내지른 소리에 선우는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선우의 양 팔뚝을 잡고 있는 재훈의 손에는 더욱 힘이 들어갔다. 선우는 아팠다. 하지만 아픈 것 따위를 신경 쓸 겨를도 없었다.
순간 눈앞에서 자신에게 잡힌 체 겁에 질려 부들부들 떨고있는 모습에 재훈은 손에 들어갔던 힘을 풀었다. 하지만 선우를 잡고 있던 손만큼은 놓지 않았다.
"너 무슨 생각이야? 니 애인이었다는 년 보내준 게 언젠데 아직도 얼쩡거려!"
"그게 아니라..."
"그럼 뭐야!? 여자랑 자고 싶어? 자고 싶으면 들어와야지 왜 밖에서 얼쩡거리는 거야?!"
"..."
"갈까? 갈래? 가자! 무서우면 나랑 같이 들어가면 되잖아!"
"그게 아니에요..."
"그럼 뭐야!!!"
재훈은 어느새 다시 언성이 높아지고 있었다. 그럼 뭐냐고 묻는 재훈은 이미 충분히 위협적이었다. 흥분한 자신을 알고 숨을 고르려고 했지만 쉬 되지가 않았다. 그때였다. 새하얗게 질린 선우의 입이 가늘게 떨리며 움직였다. 뭐라고 하는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재훈은 그런 선우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시끄러운 자신의 숨소리를 고르려고 노력했다. 그때였다. 재훈은 볼 수가 있었다. 어둠 속이었지만 그것은 눈물이었다. 선우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선우의 눈물에 머릿속이 하얗게 변해버린 재훈에 귀에 낮게 읊조리는 선우의 목소리가 조그맣게 들려왔다...
"보고싶어서... 왔어요..."
보고싶어서 왔다는 선우의 말에 재훈의 가슴이 거칠게 뛰기 시작했다. 재훈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누.. 구.. 를?"
두 사람 사이에 깊은 침묵이 흘렀다. 재훈은 답답했다. 심장이 터질 것 만 같았다.
재훈은 다시 한번 떨리는 가슴을 애써 짓누르며 입을 열었다...
"누구를..."
그리고서도 한참이 지난 후에야 재훈은 대 답을 들을 수 있었다. 그 대답은 아주 짧고 간결했다. 여전히 떨리는 선우의 입가에서 새어나온 그 대답은 간단했다...
"당신이... 당신이 보고 싶었어..."
더 이상 선우도, 재훈도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재훈은 아직도 선우의 양팔을 단단히 붙잡고 있었고 선우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 얼어버린 두 사람 사이로 짙은 고독과 고요함이 흐르고 있었다.
- 6편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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