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 이야기 - 눈 오는 정원 [ 02 ]

작성자 정보

  •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제 2화 「 나는 김치찌개가 좋다 」

"곰돌아이~ 아직 밥 안 됐나?"

"응 아직 뜸들이고 있어~ 기다려봐 찌개는 대충 끓는 것 같으니까. 간 좀 볼래?"

"에이, 뭐고? 또 김치찌개가! 인자 다른 것 좀 먹자! 지겹다!"

"이게 얼마나 맛있는데, 자 아~ 해봐 아~"

"안물란다! 와 맨날 김치찌개고, 내가 아르바이트해서 돈도 준다 아이가. 만다꼬 자꾸 이런 것만 먹노?"

"맛있단 말이야~ 오늘은 돼지고기도 반근이나 넣었는데!"

"안 묵는다 안 하나! 인자 그 김치 끓는 내만 나도 구역질이 날라 칸다! 에이!"

"주유야~ 강주유! 야!"

앙칼진 녀석! 먹기 싫으면 먹지 말지 숟가락 던지고 뛰쳐 나가는 건 또 뭐냐. 하긴 한달째 김치찌개만 먹고 있으니... 그래도 뭐 어쩔 수 없다. 그게 제일 싸게 먹히니까. 양파도 김치도 다 집에서 가져온 거란 말이야.

또 어딜 가버린 거지? 화나면 항상 있던 동네 벤치에도 없고, 피시방에도 없는데... 어딜 간 거야 대체? 사람 걱정되게!

"아 진짜 이 녀석 어딜 간 거야... 주유야~ 주유야!"

"학생아 우리 아 깬다! 조용히 쫌 해 도라."

"아 죄송합니다. 죄송해요..."

이 녀석 진짜... 전화도 안 받고, 정말 어디 간 거야! 휴우... 응?

"아니 그래, 내가 그래서 다른 것 좀 먹자 캐도 맨날 김치만 찌지 산는다 아이가!"

"아이다, 그래도 맛은 있다."

뭘 혼자 저렇게 통화를 하고 있는 거야? 내 전화는 받지도 않더니만.

"맛있다 안 하나! 가가 그래도 요리 하나는 잘 한다 말이다!"

"아이라캐도! 우리 곰돌이 그기 해주는 김치찌개가 얼매나 맛있는데! 니가 무봤나! 찌개 맛도 모르는기! 짭도 안하고 너무 싱겁도 안한기 딱이다 딱! 됐다 끊어라!"

누구랑 이야기를 하길래... 아 맞다, 저 녀석 원래 말투가 대강 저렇지.

"어이 주유소~ 거기서 뭐해?"

주유소, 우리 주유의 별명. 너무 유치한 것 같기도 하지만 나름대로 귀여운 별명이다.

"알아서 머할라꼬! 그라고 니 와 옷 그리 입고 나왔노, 밖에 아직 춥다!"

그러고 보니 춥네. 하하.. 하...

"집에 가자, 감기 걸릴라! 따라 온나 빨리."

윗도리라도 하나 벗어주지... 녀석, 그새 옷은 뭐 저렇게 따뜻하게 껴입고 나간거야. 집에서는 속옷도 잘 안 입고 있는 놈이.

"아나, 이거라도 입고 있어라. 니는 살이 많아서 뚜꺼븐거 입으모 덥어가 안된다."

"그으래... 고오맙다...!"

말하는 것 봐 저놈. 어쩌면 저렇게 만가지 정이 다 떨어지는 어투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지 원. 그래도 왠지 모르게 밉진 않으니까...

"있잖아 주유야. 우리 딱 이주일만 더 김치찌개 먹으면 안될까?"

"머라꼬? 와! 무신 사정이라도 있는기가?"

"사실은... 우리 이주일 후에 이백일이야. 우리 백일때도 커플링 같은 거 한번 못해봤잖아. 이제 조금만 더 아끼고 모으면 작은 금반지 하나씩은 나눠 낄 수 있을 거야. 그러니까..."

"......"

녀석은 아무 말도 없었다. 훗, 역시 내 마음 씀씀이에 감동 먹은 게야! 집에 돌아와서도 내가 끓여 놓은 찌개에 밥을 두 그릇이나 먹었다. 아주 복스럽게! 헤헤헤

"아나. 봐라."

"이게 뭐야? 어엇!"

녀석이 건네 준 작은 종이가방 속에, 금반지 두 개가 담겨 있었다. 투박한 남자용 반지 두 개가 떡 하니 들어차서 그다지 멋스럽지도 않았고, 케이스도 많이 좁아 보이긴 했다. 하지만 세상 그 어떤 보물보다 귀한 그것이 차마 만져보지도 못하게 만드는 빛을 뿜고 있었다.

"주... 주유야... 이건..."

"내가 니 놀래키 줄라꼬 했는데... 니 내가 설마 니하고 내하고 기념일 몬 챙길까 싶어서 그랬나. 내가 아르바이트로 왜 했는데."

"너... 너 진짜 나쁜 놈이야! 나쁜 놈! 너 나 이렇게 쪼잔한 사람 만들고 혼자 멋있으면 다냐! 엉? 이 나쁜 놈아아!"

주유소 이놈 진짜 나쁜 놈이다. 세상에서 제일 나쁜 놈이다. 날 울게 만드는 세계 최고의 악당이다. 너무나 사랑스러운 악마다.

"고마 울어라, 니 얼굴 부을라, 니는 얼굴이 커서 부으모 몬 봐준다."

말을 해도 꼭!
......그래도 난 그 날 한참이나 기대 울 수밖에 없었다.


-------------------------------------------------------------------------

새벽인데 잠이 안와요 ㅠ.ㅠ
감기 몸살 때문에 골골골 합니다만... 약을 먹어도 잠은 안오네요...
누가 나 잠좀 잘 오게 따뜻하게 푹~ 안고 자면 안되나 ㅠ.ㅠ
이이잉~ 외로운 이밤! 눈 벌개서 또 새는것이더냐!

관련자료

댓글 1

<span class="sv_wrap"> <a href="https://ivancity.com/novel?sca=&amp;sfl=wr_name,1&amp;stx=永遠[eternity]~!" data-toggle="dropdown" title="永遠[eternity]~! 이름으로 검색" class="sv_guest" rel="nofollow" onclick="return false;">永遠[eternity]~!</a> <ul class님의 댓글

  • <spa…
  • 작성일
--; 앤은 어디가고?/--;그래도...그떄가 좋은거예요..--; 잠잘때 걸딜면..난 맞는데--; 나이차가 많이 나서 그런가..요즘은 조금만 건딜면..나가서 컴이나 해라--;그러니까..후후..할수없져......정말..잘보고있을꼐요~~--; .....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