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와 눈물에 젖은 50대 후반의 신사(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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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버님이 미국으로 떠나신다.
나도 같이 미국에 가서 아버님을 위로해주고 싶었지만 연수가 겹쳐 동행하지 못했다.
떠나는 발걸음이 무척이나 무거워 보였다.
짐을 들어 배웅해 주는것 외에는 아버님께 특별히 해줄것이 없었다. 무엇을 어떻게 햐야 될줄을 몰랐다.

김포공항 제2청사에는 외국으로 떠나는 사람들이 분주하다
그들의 얼굴에는 즐거움으로 가득찼지만 아버님은 내내 어두운 얼굴을 하고 계셨다.

이제 가시면 2월 중순경에나 새학기 준비하러 오신다고 했다.
난 아버님을 화장실로 끌고갔다. 아무도 없는 칸에서 아버님의 입술에 내 입술을 포개었다.
떠나는 님의 아쉬움을 키스로 대답해주려 했다.

"내 미국가서 자주 전화할께, 몸건강히 잘지내고"
"저보다는 아버님이 걱정이 되네요. 건강잃지 마시고 잘 다녀오세요"

"무슨일 있으시면 저에게 전화주세요"

다시한번 아버님의 입술에 키스를 했다. 아까보다도 더욱 강하게... ...


미국으로 떠나는 비행기가 힘차게 하늘위로 치솓고 있었다.
날아가는 비행기의 모습이 안보일 때까지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고 있었다.


난 연수를 받느라 조치원과 청주 사이에 위치한 교원대로 향하였다.
3주간의 연수가 시작되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합숙이다.
오히려 연수장소가 먼것이 작년에 서울에서 연수를 받을 때보다는 나을성 싶었다.
그때에는 연수끝나고 종로에 술마시러 잘 갔으니까...
또한 이제는 방황하지 않기 때문에 아버님의 사랑을 위해서라도 교원대가 좋을성 싶었다.

월요일 부터 금요일 까지 열심히 공부를 했다. 남들보다 더 높을 점수를 받기 위해서.
토요일이면 집으로 올라가 가족들과 지냈다.

그렇게 3주가 흘렀다.
난 아버님을 생각하며 열심히 공부해 98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았다.일등은 아니지만 그래도 열심히 노력한 만큼 보람된 점수였다.
그런데 미국가신 아버님께는 도착전화외에는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아버님이 안계신 지금은 매우 쓸쓸했다.

토요일 저녁 대학원 동창회에 참석하라는 친구녀석에게 전화를 받고 동창회에 참석해 오랬만에 친구들과 회포를 풀었다.
거나하게 술한잔 했다.
2차로 노래방 가고, 3차로 나이트가고, 웃고 떠들며 마시고 춤추고...
한 때의 젊은 추억으로 돌아가 나를 잊은 채 즐겼다.

모임이 끝나고 모 전문대학 교수로 재직하는, 나하고는 절친한 놈이 술한잔 더 하자고 나를 잡아 당겼다.
그러나 난 그 친구를 뿌리치고 종로로 향하기 시작했다.

1년반만에 와보는 종로였다.
변한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았다.
낙원동 삼거리쪽으로 걸어가다 내가 전에 다니던 술집앞에서 술집사장님을 만났다. 애인과 같이 장사를 하신다.
그분은 나에게 친절했고 내가 학교선생이라는 것을 종로에서는 이분만 아신다. 그래서 종로만 오면 이집만 오게 된다.

"어이! 이게 누구야 오랬만이네... 잘지냈어?"
"그동안 어느 술집에 다녔나? 얼굴도 안보이고"
"내가 송선생에게 실수 했나? 아니면 나한테 실망한거야"
"난 송선생이 보고 싶었는데 하하하"
"아휴! 술많이 마셨나봐. 빨리들어가자"

사장님은 대답 할 시간도 주지않은 채 혼자 따발총처럼 떠들어 대고 있었고 난 그저 미소로만 대답하고 있었다. 반가운가 보다.

술집으로로 들어가는 계단에서 그분이 갑자기 나한테 키스를 진하게 하신다. 전에도 가끔은 그런적이 있지만 육체 관계는 없었다.
서로가 느낌으로만 즐겼을 뿐이였다.

안으로 들어서자 사람들의 시선이 나를 향했다. 처음보는 사람들 뿐이다.내가 너무 오랬만에 왔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 이게 누구야? 난 죽었는줄 알았는데. 자기 살아 있었구나..."

오랫만에 들어보는 술집마담의 간드러지는 목소리다. 친숙하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나쁘지도 않았다.

이반들은 노래를 누구나가 잘 부르나보다. 가수 뺨치게 잘부르는 사람들도 많았다. 노래책이 나에게도 왔지만 난 부르지 않았다.
그저 술잔만 비우고 있었다.
이반술집에 오랫만에 와보니 자꾸 아버님이 걱정도 되고...연락도 없으신 아버님이 생각나 술잔만 비웠다.
다른 때 같으면 눈요기 감이라도 찾으려고 이리저리 눈을 돌릴텐데...

사장님이 옆에 앉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마담과 종업원이 내 자리로 왔다 갔다 하면서 쓰잘데 없는 얘기만 잔뜩 늘어 놓았지만
마음 속은 텅빈것만 같았다. 아무리 술을 마셔도 취하지 않는것 같았다.

" 자기야! 이거 저분이 드린 잔이야.... 자기는 인기도 참좋아"

마담이 술 한잔을 가져왔다. 누군가 쳐다보니 내가 좋아할만한 스타일이 아니다. 좋아할 스타일 이라고 해도 오늘은 관심이 없었다. 그냥 답례로 나도 한잔을 보내 주었다.

이번에는 다른 테이블에서 맥주 세병이 날아 왔다. 네명이 같이 온것같다. 그냥 답례만 했다.

시간이 흐르고 네명이 온 테이블에서 세명은 밖으로 나가고 그 중 점잖게 생기신 한분이 내옆으로 다가와 앉으며 말을 건넸다.

"실례해도 될까요"
"네"
"댁이 참 맘에 드는군요! 종로에서 처음보는 얼굴인데"
"잘나오지 않았어요"
"이런것 아신지는 오래됐나요?"
"7년 됐어요"
"아! 그래요?난 5년째인데"

너무 통상적인 말만하는 이분이 싫었다.

자리를 떠날줄을 모른다. 그렇다고 해서 강제로 보낼수는 없고...
내머릿속은 아버님 걱정때문에 가득차 있는데... 끈질기다.
물어보는 말에 더 이상 대답하기가 싫어 입을 안열었다.

옛날 같으면 이런분이 나에게 오면 좋아라 했을 텐데. 아니 내가 먼저 술잔을 건넬텐데...
그러나 오늘만은 진짜로 싫었다.

그런데 이분이 자꾸 내 거시기를 만지려고 했다
그러시지 말라고 부탁을 해도 막무가내다.

하는수 없이옆에 앉은 분에게는 미안하다고 말하고 집으로 가려고 했다.
술값 계산하고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려고 손잡이를 잡으려는 찰나 문이 안으로 열리면서 손님이 들어오고 있었다.

아! 내 첫사랑 애인이다........... 아악! 아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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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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