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 최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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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경꾼 (The Night Watch)>

-part 3. 최종회.


 세 번째 날, 내일 오전 간단한 일정을 제외하면 사실상 마지막 날이다. 나는 하루 종일 힘
겨워했다. 이틀동안 제대로 숙면하지 못한 탓이었겠지만, 오늘 새벽에 있었던 일의 후회가
더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이상한 것은 '안' 선생의 태도였다. 되려 어제보다 여유로워진 모습이다. 다른 선생들 사이
에서 나를 향해 가벼운 농담을 던지기도 했고, 점심 시간 후엔 커피를 권하기도 했다. 그러
나 긴 이야기를 나눌 기회는 없었다. 그나 나나 굳이 그럴 필요를 못 느꼈을지도 모른다. 지
금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마지막 밤을 위해 준비된 조촐한 뒤풀이에 만족하지 못한 몇몇 선생들이 근처 번화가로 2
차를 떠났다. 그 속에는 마지못해 끌려가는 '안' 선생도 포함되어있었다. 일 처리가 깔끔하고
매너 좋은 그는 모든 이들에게 환영받았다. 이번에도 그가 눈에 띄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자정이 넘은 시간, 방문에 뭔가 요란하게 부딪히는 소리를 듣고 나는 선잠을 깼다. 너무 피
곤해 환청을 들었다고 생각했을 때 이번엔 벨이 울렸다. 방문을 열자 흠뻑 취한 '안' 선생이
낯선 얼굴의 중년에게 부축 받으며 서있었다. '안' 선생은 너무 취해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나는 '안' 선생을 건네 받았다. 안동의 한 고교에서 참석했다는 중년의 교사는 간단한 상견
례를 챙긴 후 자신의 숙소로 돌아갔다. 돌아서는 그의 발걸음도 심하게 비틀거리고 있었다.
불안한 마음으로 그가 복도 로비로 사라지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내가 '안' 선생을 부둥켜
안고 있음을 깨달았다. 내 팔은 그의 습한 겨드랑이 사이를 지나 가슴을 둘러 안고 있었다.
그의 뒷 머리카락이 내 콧잔등을 간지럽혔다. 이렇게 그를 가까이 한 적은 없었다. 나는 잠
시동안 그냥 그 불편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안' 선생을 자리 위에 눕혔다. 그리고 천천히 그의 옷을 벗겨냈다.
 양복 재킷을 벗기자 투명하도록 고운 와이셔츠와 그 안의 런닝이 훤히 드러난다.
 잠시 숨을 몰아쉬었다. 나는 이 순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처음에는 그의 편안한 휴식
을 위한 시작이었지만 지금 순수한 배려는 사악한 정욕으로 변하고 있었다. 더구나 환하게
밝혀진 현광등 아래 철저하게 무방비 상태인 '안' 선생을 유린할 수 있는 지금. 나는 최대한
이 기회의 순간을 즐기고 싶어졌다.
 정갈하게 메어진 넥타이를 풀러내고, 셔츠의 단추를 하나씩 풀어내자 적당히 부푼 듯 탄력
있는 가슴이 윤곽을 드러냈다. 살짝 와이셔츠를 드러내 그의 젖꼭지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손으로만 느꼈던 그의 성감대. 검고 뚜렷한 털들에 둘러싸인 그곳은 연분홍색으로 빛났다.
꼭지의 모양을 봐서 '안' 선생은 젖꼭지가 빨리는 것을 즐기는 것 같다. 그의 아내는 혀와
입술로 이 연분홍의 돌기를 거세게 빨고 핥고 자극할 것이다.
 쉽지 않았지만 러닝 셔츠를 벗겼다. 들어올려진 그의 겨드랑이에 무성하게 발달한 털들을
보았다. 털이 퇴화의 징표라면 그것은 저주받은 남성미의 극치일 것이다. 조심스럽게 그곳을
쓸어 내리자 독특한 전율이 손가락을 통해 전해졌다. 가슴을 움켜잡고 몇 번을 주무른 후
젖꼭지를 건드렸다. 금새 탄탄하게 반응하는 그것들의 생명력에 숨이 멈출 것 같은 흥분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벨트를 풀러내고 바지 지퍼를 내리면서 나는 새로운 쾌락에 도취되어있었다. 펼쳐진 바지
사이로 드러난 그의 팬티와 중심에 머리를 숙여 최대한 가까이서 살펴보았다. 그리고 아주
천천히 바지를 끌어내렸다. 허벅지와 종아리를 걸쳐 벗겨낸 바지를 재껴두고 천천히 양말을
벗겼다. 종아리의 털들을 어루만지고 단단한 뒤꿈치와 발가락들을 확인했다. 그는 검지발가
락이 엄지발가락보다 길었다. 깨끗하게 다듬어진 넓은 발톱과 뽀얀 살색은 그가 전형적인
화이트 컬러임을 대변하는 듯 했다. 시큼한 향기를 최대한 즐기며 발에 입을 맞췄다.
 잠시 고민을 했다가 제일 마지막에 팬티를 벗겨버렸다. 무성한 음모 사이 보기 좋게 자리
잡고 늘어진 자지. 역시 만져보기는 했지만 이렇게 확연한 모양을 보기는 처음이었다. 더구
나 늘 말쑥하고 빈틈없는 '안' 선생. 그의 자지였다. 오늘은 부드럽게 이완되어 자리잡은 불
알의 모습까지 선명하게 드러나 있다. 그때 천천히 그의 자지가 굵어지기 시작했다. 나는 스
스로 발기하는 '안' 선생의 자지를 조용히 바라보았다. 점차 고개를 들던 '안' 선생의 자지는
몇 번의 경련을 통해 최대한으로 발기되었다. 귀두가 유난히 구별되게 붉고 도드라진 모양
이었다. 성난 그의 자지는 음모가 무성한 복부에 다다를 정도로 꺾여 올랐다. 그것은 '안' 선
생의 발기스타일이었다. 나는 올라선 자지 때문에 확연히 드러난 그의 불알을 살짝 쓸어 올
렸다. '안' 선생의 자지는 다시 한번 격렬한 요동을 일으켰고 그의 가랑이를 중심으로 두꺼
운 허벅지들이 펼쳐졌다. 그 깊은 골짜기 사이에 '안' 선생의 항문이 드러났다. 촘촘한 털들
사이로 오므려진 똥구멍. 조심스럽게 그 깊은 곳에 손가락을 가져갔다. 회음부의 털들 쓰다
듬으며 관략근에 다다르자 질긴 근육구멍이 숨쉬듯 반사적으로 오믈락거렸다. 나는 손가락
에 침을 바르고 그의 닫힌 똥구멍을 점차 힘주어 공략해갔다. 점차 이완된 그의 구멍은 파
고드는 손가락만큼 더욱 격렬하게 조여졌다.
 이때 복도에서 난데없는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소리는 방문 앞을 지나쳐 저만큼 사라졌다.
'안' 선생을 바라보았다. 여전히 그는 깊이 잠들어 있었다.

 촌스럽게 알록달록한 꽃무늬 요 위에 눕혀진 성숙한 남자의 벌거벗은 몸. 특별히 운동을
하지 않아 근육을 찾아볼 수 없을지언정, 살찌지도 마르지도 않은 보통체형에 적당히 살이
오른 단단한 느낌... 이것은 나이가 선물하는 성숙함이 빚어낸 진정한 아름다움이라 생각했
다. 문득 '아름다운 시체'란 표현이 떠올랐다. 지금 그는 시체처럼 자아를 놓쳐버리고 타인에
게 종속된 육체였지만, 너무나 아름다웠다.
 정신을 잃고 널브러진 모습은 평소 반듯한 그와는 다른 원초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무엇
보다 다시 한번 감사한 것은 이런 '안' 선생의 몸 구석구석을 밝은 불빛아래 목격할 수 있다
는 것이었다. 최대한 그 모습을 머리 속에 남기기 위해 숨을 죽이고 최대한 천천히, 최대한
섬세하게 그를 관찰했다. 새하얀 피부와 적당하게 발달한 체모의 조화. 그 적나라한 노출.
그 자체만으로 숨이 벅차 올랐다.
 옷을 벗었다. 저 아래 아무 것도 모르고 솟아 있는 '안' 선생의 자지와 이미 아까부터 터질
듯 숨가쁜 내 자지를 번갈아 바라본다. 똑같이 남자의 것이며, 둘 다 발기돼 있지만 분명히
다른 모양. 무릎을 꿇어 천천히 그 두 개의 생식기를 포갰다.

 얼마동안인지 모르지만 꽤 오랜 시간 그의 몸 구석구석을 바라보고... 어루만지고... 핥고...
빨았다. 몸은 땀으로 흠뻑 젖어버렸고, 사정은 너무 쉽게 찾아왔다. 문뜩 '안' 선생의 정액을
보고 싶어졌다. 그의 녹녹하고 따스한 하얀 액체에 흠뻑 젖어보고 싶다. 그 쏴한 냄새에 코
를 박고 싶다. 하지만 차마 그럴 용기가 나지 않는다. 혹시라도 그를 깨우게 된다면... 나는
아까부터 터질 듯 괴로웠던 내 자지를 더욱 혹사시켰다. 그렇게 나의 환타지는 절정을 맞이
했다.

 대충 옷을 차려입은 나는 '안' 선생의 속옷을 성급하게 챙겨 입혔다. 그의 침구를 다시 정
리해 눕히고 방안의 불을 껐다. 천근같은 피곤에 쉽게 잠이 들었다. 조금 전 모든 것이 되려
꿈처럼 아득하게 느껴졌다.

 냉장고 여닫히는 소리다. 나를 잠에서 깨운 것은. 곧 욕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안'
선생이 잠에서 깼다. 지금 시간이 몇 시나 된 것일까?
 욕실에선 특별한 인기척이 없었지만, '안' 선생은 매우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그곳에서 나
왔다. 나는 여전히 눈을 감고 있었다. 다시 냉장고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곧 물 마시는 소
리, 또 냉장고 문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비로소 '안' 선생이 이불을 덮는 것을 느꼈다. 그리
고 또... 나는 느꼈다.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안' 선생의 입술이 나의 입술 위에 포개지
는 것을.
 찰나의 시간. 느낄 수 없을 만큼 가벼운. 그리고 '안' 선생다운 건조한... 그것은... 분명히 입
맞춤.
 그는 바로 등을 돌려 누웠다. 잠시 기다린 나는 조심스럽게 눈을 떠 그를 훔쳐보았다. 그의
뒷모습은 변함없었다. 여전히 다부지고 흐트러짐 없었다. 그의 뒷모습은 그렇게 지난밤과 변
함없었다.



- Epilogue.

 2번의 신학기를 맞이하고 '안' 선생은 전근을 갔다. 그 동안 그와 나는 출장이 있기 전과
다름없는 평범한 동료, 선후배로서 인사를 나누었고, 협력하였고, 함께 생활하였다. 여전히
그는 행복한 가족의 가장이었고, 주변인들에게 믿음직한 사회인이었다.
 그 기나긴 겨울밤들을 추억하면 아직도 마음 한 구석에 묘한 희비가 엇갈린다. 내 평생 가
장 처절했고, 생명의 기운에 찼던 그 시간들.

 알 수 없는 것은, 지금 막상 그를 떠올리면 그렇게 노력을 했건만 나를 미치도록 흥분시켰
던 그의 몸 구석구석의 형상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되살아나는 것은... 그가 나에게 입을 맞추던 그때... 그 짧은 순간 전해지던 숨소리와 온기
뿐이다.



- The End.
 

 


 어떤 종류의 것이건 글을 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죠.
 제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고 싶어 시작해봤지만, 역시 미숙하고 부끄럽습니다. 다른 분들도
그렇겠지만 없는 시간 쪼갠다는 것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더군요. 하지만 처음 시작할 때 우
려와 달리 이틀에 한 번씩 꾸준히 글을 올려 마무리하게 되어 기쁩니다. 그래서 완성도와는
별개의 홀가분함도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었고, 그래서 전반적으로 우울한 분위기였음을 죄송
하게 생각합니다. 일반(?!)적이지 않은 삶이 순탄하지만은 않은 건 사실이니까요. 마지막 이
야기에는 상당히 처절한 장면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두 번째 이야기를 다시 읽으며 생각을
바꿨습니다.
 가급적 배경 적인 부분을 과감히 삭제하고 성적인 부분을 노골적으로 강조하고자 노력했습
니다. 이 부분에 있어 실망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제가 이곳에서 글을 읽을 때의 바램이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적어도 '이반들을 위한 성인소설이라면'이란 기대에서 말이
죠.

 이후에도 기회가 된다면 계속 글을 올리고 싶군요.

 마지막으로 부족한 글임에도 마음 담긴 리플 달아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모두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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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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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ol... Well. There you go!! Cheer up!!
Thank your for sharing your mem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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