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엘리베이더---중---

작성자 정보

  •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2--

이번엔 수혼이 도수를 기다렸다.
저만치서 도수가 수혼에게 손을 흔들며 뛰어왔다.

"오래 기다렸어?"

"아니...조금.."

"밥먹으러 가자.."

"뭘 사줄라고?"

"비싼거.."

"용돈을 받긴 받았어?"

"어..아빠가 다른 날보다 더 많이 주셧어.
몸이 허해 보인다나? "

수혼이 도수를 따라간 곳은 개고기 집이였다.

"탕 두그릇하고 수육 1인분만 주세요.."

"한번도 안먹어 봤는데?"

"먹어봐.. 정말 보신된다..."

"보신은 무슨..그냥...좋으니까 먹는거겟지.."

"아냐..수혼이 너가 안먹어 봐서 그래..
개고기 먹으면..시도 때도없이 빨딱 빨딱 선단 말야.."

"그건 우리가 이팔 청춘이니까..그런거겠지.."

"일단 먹어 보고 말해..넌 보신 좀 해야 하니까.."

"시도 때도없이 빨딸빨딱 선다면..어떻게해..
그거 너가 감당할수 있어? 나하곤 일주일에 한번이면서.."

"그건 니 몸을 생각해서지뭐..어차피 바람같은건 없어.
양다리 안하기로 햇쟎아우리..참..소주도 마실래?"

도수가 소주를 이야기 하며 작게 소근댓다.

"소주? 어떻게 먹어..우리 한테도 팔아?"

"안파는데..편의점가서 소주랑 사이다랑 사서 사이다 비우고 소주 넣오면 돼지.."

"흠..소주라..히히 그럴까?"

도수가 소주가 들어잇는 일점오리터 짜리 사이다를 가지고 오자마자
탕과 수육이 나왔다.

"개고기를 먹으면 부작용이 있는데 그거 알아? "

소주를 따라주며 도수가 이야기 했다.

"부작용? 뭔데? 난 고기 알레르기 같은거 없는데.."

"있쟎아~~~ 개고기를 먹고 길을 가면..
가다가 전봇대만 보면 다리 한쪽이 자동으로 올라간데.."

"다리가? 왜?"

"바보...개고기를 먹었으니까 개가 된거지..개들은 전봇대에
다리 걸치고 소변보쟎아.."


"풋...푸하하하..."

"키키킥...우리 삼촌이 말해주더라.."

"그럼 어떡하냐?"

"어떡하긴 전봇대를 피해다녀야지.."

술을 한잔 마신 수혼이 잔을 밀어놓자
도수가 더 마시라고 권했다.

"안돼..이따가 새벽에 술이 덜깨서 아파트에 가면 ..겁나.."

"흠..그래? 그겁을 이 형님이 없애주지..오늘 같이 갈까?
내가 도와주고 싶은데.."

"정말? 아 좋아라..맘놓고 마셔도 되겠다."

그날..
도수는 일찍 수혼을 따라 집으로 갔고.
수혼의 방에서 개고기의 힘을 마음껏 발산했다.
도수가 탑이였고 수혼이 텀이였다.

새벽 한시삼십분이 돼어서 둘이 함께 배달을 나갔고.
도수는 수혼의 설명을 들으며 아파트를 함께 돌았다.
수혼은 도수가 옆에 있어서인지 무서움이 없어졌다.
아파트에 있는동안 도수는 수혼을 쉴새없이 웃게 해 주었고..
앞으로는 혼자서 돌려도 무서울게 없을것만 같이 느껴졌다.
그리고 실제로 다음날부터 삼일동안은 전혀 무섭거나 하지 않았다.
.
.
.
.
4일째 새벽.

어제부터 장마가 시작돼 시도 때도 없이 굵은 장대비가 쏟아 부었다.
신문을 돌리는데 시간이 더 걸린다.
각 신문마다 기계가 하기는 했지만 포장도 해야했고
또 우비를 입어도 새어 들어오는 빗줄기는 찝찝하고 싫었다.
그나마 다행인건 그 아파트가 무서웠지만..
도수와 함께 한 다음날 부터는 무섭거나 하지않았다.
아니 아예 무서움? 귀신? 그런 생각 자체가 들지가 않았다.


"자 모두들 수고들 하자고..
비가 온다고 대충 건너뛰지말고 책임배달들 하고..
특히..자전거 말고 오토 바이...아니 자전거건 오토바이건
시야가 잘 안보이니까 안전사고들 조심하고.."

당직 과장님이 박수를 짝짝 치며 화이팅 이라고 외치자
모두가 분주히 신물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

수혼은 노래를 부르며 신문을 돌렸다.
이렇게 비가 오는날은 아무리 크게 고함을 쳐도
빗소리에 묻혀 다른 사람들은 잘 들을수가 없었기에
마음놓고 노래를 부르며 스트레스를 풀었다.
적어도 그 아파트에 도착하기 전에는...


.
.
.
.
아파트에 도착한 수혼은 아무 생각없이 앨리베이터를 탓고
25층에서 내리면서 17층의 버튼을 눌렀다.
그리곤 세부를 넣고.두층의 계단을 내려와서 23층에 신문을 두부 넣었다.
또다시 세층의 계단을 내려왔다.
20층에 한부를 넣었다.
18층과 17층만 넣으면 되었다.
수혼은 두개단을 뛰어내려가서 18층 중앙복도에 서자마자
무의식 적으로 의례그렇듯이 우측의 복도를 한번 쳐다보고 좌측으로
몸을 돌려 걸음을 옮기려다가 멈추어 섰다.
몸에 오돌도돌 소름이 돋았다.

분명히 조금전에 돌아본 복도끝 비상계단으로 통하는 문이 열려 있었고.
그 곳엔 얼굴? 맞다 분명히 사람 얼굴이였다.
긴 생머리를 한 여자 얼굴의 반쪽은 문뒤로 숨어있고 반쪽이 자신을
보고 있는것 같았다.

꿀꺽 침을 삼켰다.
아니겟지. 잘못 보았겠지.문은 가끔가다 열려있을때가 있었다.
하지만..분명히..
수혼은 귀를 쫑긋 세웠다.
하지만 줄기차게 내리는 빗소리와 엄청난 폭포소리 말고는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수혼은 신문을 접고 접어서 볼링을 하듯 복도바닥으로 힘껏 던지고는 한순간에
휙 고개를 돌렸다.

헉.
복도의 끝에 자신이 상상하고 있던 반쪽의 여자얼굴.
그 반쪽의 얼굴이 금새 사라졌다.
하지만 그 사라지기 전에 수혼은 분명히 보앗다.
그건 긴 생머리를 한 여자의 얼굴이였다.

몸이 굳었다.
수혼은 그 비상계단을 게속 보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다시 빼꼼히 내밀어질 얼굴을 생각하며 그곳을 주시했다.
아니..다른곳으로 눈을 돌릴수가 없었다.
하지만...분명히 보았던 반쪽의 얼굴은 다시 나타나지 않앗다.

'18층..한층만 내려가면 끝나는데...하지만..내려가기가...
17층...내려갈까 ? 말까? 잘못 보았나? 아니야 분명히 보았어..'

수혼은 잠시 생각했다.
고개를 돌려 승강기를 보니 빨갛게17이란 숫자가 보인다.
바로 아래층이다.
하지만..왠지 가기가 싫다.
승강기의 버튼을 누를까 말까 생각하다가 내려 가기로 했다.
내려가서 신문을 던지고 그냥 승강기에 타기만 하면 됐다.
아마도 자신이 잘못본것일지도 모른다고 애써 위로하며
계단을 내려갔다.

개단을 내려가자 정면으로 승강기의17이란 숫자가 보인다.
이제 승강기 앞에 가서 접은 신문을 던지고 타기만 하면 됐다.
수혼은 침을 삼키고 승강기 앞으로 갔다.
그리곤 역시 우측을 보았다.

헉.

긴 생머리를 한 여자의 뒷모습이 후다닥 비상계단의 문뒤로 사라졌다.
두세발짝을 움직여 사라졌다.
분명히 보았다.
그 여자가 떨어져 자살한 복도그자리에서부터 비상계단까지 후다닥 뛰어 사라졌다.
수혼은 그곳을 응시하며 뒤로 아무렇게나 신문을 던지고는 승강기의
열림 버튼을 누르려다가 잠시 생각했다.

'그냥..이상태로 날이 밝을때까지 서있을까? 어쩌면 그게 낳을지도몰라..
누군가가 나오겠지..어쩜 몇분만 있으면 일찍 출근하는 사람이 나올지도 몰라..
아니야..이제 승강기 안으로 들어가기만 하면돼.'

수혼은 승강기를 눌렀고 문이 열리자 그 안에 탓다.
조금이라도 빨리 문을 닫고 싶었지만.
-닫힘-버튼 은 접착제로 고정돼어있고 그위에 조그맣게
-3초만 기다리세요-라는 글귀가 보였다.

'씨발..3초라니..3초가 왜이리 긴거야..'

그렇게 느낄때 문이 닫히고 승강기가 움직였다.
숫자판을 보며 안도의 숨을 쉴때
숫자가16을 가리키며 "띵" 소리를 내며 섰다.

'뭐지? 누구야? 누가 눌렀나? 누군가 타는구나'

수혼은 어쩜 그게 낳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누군가 일찍 출근하는 사람이던...지방으로 학교를 가는 학생이던 타 줄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문이 열렸음에도 아무도 타지 않았다.
고개를 내밀어 밖을 보기엔 너무나도 큰 용기가 필요했고 수혼은 그러지 않았다.
이젠 좌측이 되어버린 복도에 누군가가..아니 어떤 여자가 있을것만 같았다.
문이 닫힌다.
아주아주 긴 시간의 3초가 끝나고 문이 닫히기 시작했고
거의 문이 닫혀서 정면의 비상계단이 안보이려고 할때 그곳에 자동으로 불이 들어왔다.
그리곤 문이 닫혔다.
누군가 잇다.
온도를 가지고 잇는 누군가가 있기에 불이 들어온것이다.

승강기의 숫자가커보인다.엄청 커보이는 빨간 빛의 숫자가
15를 가리키자 또다시 "띠~잉"하는 신호음을 내며 승강기가 또다시 섰다.

수혼은 뒤로 바싹 붙어 팔을 들어 가슴에 한부남은 신문을 꼭 움켜쥐엇다.
아무도 없다.
헌데 정면에 보이는 비상게단에 역시 불어 들어와있다.
보이지 않는 윗층과 연결됀 계단에 누군가가 있는것인가?
그곳을 뚫어저라 바라보고 있는 동안에 문이 닫히기 시작했다.
헌데..문이 거의 닫혔을때 그곳에 흰 소복을 걸친 다리가 보였다.
그리곤 두계단을 천천히 내려왔고 그 후엔 승강기가 닫혀서 볼수가 없었다.

오만가지의 생각이 뇌리를 스쳐가는 동안에..불안한 생각이 맞아 떨어졌다.
"띵"
승강기가 또 섰다.
매층마다 서는 승강기가 두려웠다.
차라리 아까 그곳에서 날이 밝기를 기다릴걸 그랬다는 후회가 들었다.
문이 열리며 눈을 감았다.
더 무서웠다.
다시 눈을 떳다.
어두웠다.
게단은 어두웠다.
하지만 문이 천천히 닫히기 시작하자 불이 들어왔고
소복을 입은 다리의 끝 발목이 보이더니 문이 닫힐때에는 무릅까지 보았다.

승강기가 움직였지만 아래층에서 또 서리란걸 알고있었다.
비가 내렸지만 빗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폭포가 있었지만 그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오직 자신의 심장이 빠르게 두근두근 뛰는 소리만이 들렸고
어쩌면 빠르게 뛰던 심정은 어느순간에 터져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14층에서의 문이 열렸다.
그 여자는 이제 점점 빨리 움직이나 보다.
문이 열리기 시작하자 마자 발목이 보이더니 문이 닫힐때 쯤엔
가슴께까지 계단을 내려왔다.

뛰는것도 아니고..승강기를 세우려고 소리를 치는것도 아닌 여자.
다음 층에선 아마도 얼굴을 볼수 잇을거라고 생각했다.

"띵"
13층에서 문이 열리기 시작하자..이미 가슴이 보이더니 문이 활짝 열렸을땐 그 여자는
계단을 모두 내려온 상태가 됐다.
모두가 보인다.
흰 소복을 입고 어깨까지 내려오는 생머리를 가진 여자가 게단을 전부 내려왔다.
그리곤 숙이고 있던 고개를 천천히 들며 발을 띨때 문이 닫혔다.

'제발 승강기의 문이 열리지 않았으면 하고 바랫지만
역시12층에서 "띵"하는 신호음과 함께 문이 열렸다.
그 여자의 동작은 윗층에서 멈추었던 동작에서 부터 시작됏다.
문이 열리자마자 천천히 고개를 드는 여자.
눈은 쾡하니 움푹 패여있다.
코는 형체가 없고 구멍만이 달랑 두개가 뚤려있다.
그런 사람인지 귀신인지의 여자가 천천히 자신이 있는 승강기 쪽으로 발을 띈다.
아니.끈다.천천히 한발을 내딛고 또 한발을 내딛을때..문이 닫혔다.

여지껏 바짝 긴장돼서 뻗뻗하게 굳어있던  몸안의 힘이 모두 빠졌다.
수혼은 그자리에 털썩 주저 않았다.
벌어진 입에서 침이 주르르 흘러내리지만..신경쓰지 않았다.

"띵"하는 소리가 나자
수혼은 무릅사이에 얼굴을 묻으며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아마도 이제 두발자국을 움직였겠지.
다음 층에선 세발자국을 움직이겟지.
점점 가까워 질거야.

"띵"하는 소리가 두세번이 더 들리는 동안에도 수혼은 그자세로
그대로 눈을 감고 잇었다.

이곳이 몇층일까?
아직얼마나 남았을까?
다음층에선 얼만큼 와 있을까?
혹시 ..이미 타고 있는것 아닐까?

몸이 부들부들 떨렸지만 그 진동은 수혼에게 아주크게 느껴졋다.
앞뒤로 마구 움직이듯 떨고잇는것 같았다.
아마도 지금 나와 같이 타고 있을지도 몰라.
내 위에서 내가 눈을 뜨면 나를 바라보고 있을지도 몰라.
그런 막연한 두려움이 들수록..확인을 해봐야 한다는 본능이 꿈틀 거렸다.

"띵"
또다시 몇층인지도 모르는 신호음이 들리고 문이 천천히 열렸다가..
아주 천천히 닫혔다.
그시간은 한시간? 아니 어쩌면 더 될지도 모른다..

수혼은 점점 그 여자가 옆에 잇을거라는 생각이 들자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
.
.
하지만 아무도 없었다 .
승강기 안엔 자신 혼자였고 승강기의 숫자는6을 가르키고 있었다.
한층을 내려가는건 금방의 시간이였지만 그 시간이 수혼에겐 금방이 아니였다.
오만 가지의 생각을 할수잇는 시간이였다.

다음층에선 눈을 감아야 하나 떠야하나..
그녀가 있을까 없을까..
그런 생각이 들자..자신을 바라보며 눈길을 떼지않고 몸을 던진
그 장면 그 미소가 떠올랐다.
미소....
떨어지기 전엔 아름다운 미소라고 생각했던 그 미소가 ..
지금은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공포로 다가왓다.

"띵"

문이 열렸다.
수혼은 고개를 들어 정면을 응시했다.

정면엔 서있다.
그 여자가 지금 나를 쳐다보고 있다.
내려다보며 굳게 다물어진 입가에 미소를 띄고있다.
그 미소는..이십일전 보았던 그 미소다.
그 미소를 띈 여자가 입가에피를 흘리며 흠뻑 젖은 한쪽 다리를
승강기 안으로 집어넣기 전에 수혼은 그만 기절하고 말았다.
수혼은 기절하기전 마지막 의식에서 자신이 심장마비로 죽는다고 생각했다.
.
.
.
.
.
.

관련자료

댓글 1

<span class="sv_wrap"> <a href="https://ivancity.com/bbs/profile.php?mb_id=mercosur" data-toggle="dropdown" title="비오는날엔... 자기소개" target="_blank" rel="nofollow" onclick="return false;"> 비오는날엔...</a> <ul class="sv dropdown-menu" role="menu"> <li님의 댓글

  • <spa…
  • 작성일
여기엔 리플이 하나두 없길래 리플중 ㅋㅋㅋ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