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의 추억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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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짐 꾸러미를 정리하면서 나만의 공간을 살펴보았다.
초저녁 인데도 상당히 조용하여 숨소리 내기도 힘들 지경이었다.
몇 권의 책을 보면서 나만의 세계로 몰두 하고 있는데 누가 찾아왔나보다.
저녁상인 것 같았다.
노스님이 아니고 식사를 챙기는 아주머니 인 듯 보였다.
식사가 간소하고 먹음직스럽게 식단을 준비한 것이 나를 위해 정성을 쏟은 기분에 상차림이
진수성찬보다 더욱 풍성한 느낌을 받았다.
산사에서 먹는 밥이 얼마만인지 자꾸 어릴적 기억을 떠 올리려 애를 써 봤다.
그때만 해도 채소는 거의 입에 안 대고, 그저 떡에다 조청을 발라먹은 기억뿐.
별 기억이  없는 듯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렇게 저녁을 맛있게 먹고 나니, 가슴이 답답하였다. 
답답해 옴을 느껴서 인지 밖으로 산책을 하러 나섰다.
시골도 아니고 적막한 산사에서 이렇게 나만의 세계에서 나만의 추억을 되살리기라도 할 듯 지나칠 때마다 추억들이 새록새록하다.
멀리서 목탁소리가 산사의 적막을 요동치게 하고  대웅전의 불빛은 환하게 빛춰 주고 있는 풍경이 나를 반기듯 그렇게 물끄러미 우뚝 서 있는 것이 대웅전답게 기강이 새로워 보였다.

잠자리 탓인지 아침 일찍 눈을 떴다.
온갖 새들이 지저기고  맑은 물소리가 동화에서만 접하듯 수정처럼 맑게 흐르고 있었다.
그렇게 동화속 왕자처럼 나는 아침을 맞이하고 있었다.
저만치서 노스님이 다가오고 있었다.
한걸음 앞서서 노스님께 목례를 하고 말을 건넸다.
노스님 덕분에 편안하게 지냈읍니다.
좀 조용하고 인적이 드물어서인지 공기도 맑고 한폭의 동양화 같읍니다.
스님은 빙그레 웃으시면서 어머니 안부를 물어오고 있었다.
잘 지내시고 건강하십니다.
노스님 걱정을 많이 하고 계세요.
가끔 이곳 산사에 대하여 많이 물어보곤 하죠.
어머니도 이제 늙으셔서........
새삼 말을 잊지 못하고 나는 그냥 노스님 앞에서 한동안 서 있었다.
그렇게 노스님도 늙어가면서 새삼, 어머니의 연로함에 가슴이 찢어지듯 말문을 못이는 내마음을 노스님은 알 것 같았다.
몇 마디로 노스님과 그렇게 아침을  맞이하고 있었다.
산책은 산책대로 묘미가 있었다.
도외지하고 전혀 다른 나라에 와서 기거하듯, 이곳 산사는 말할수 없이 직접 와서 체험을 해야 경치에 맛을 알것이다.
나도 모르게 이곳 산사로 발길이 다 달은 것은 행선지가 이곳이 아니고, 그냥 내키는 대로 차를 몰다보니 여기가 종착역이 되어 버렸다.
스님들이 많지 않은가보다.
일찍부터 산사를 찾는 행인들이 하나 둘 들어오고 있었다.
예전처럼 곱게 빗은 여인들도 눈에 들어왔고, 깔끔한 정장을 한 사내들도 있었다.
너무 신세를 져서 이제 나의 짐 정리를 한답시고 건너 방으로 몸을 향했다.
조용하기만 한 산사에 북적대고 있는 모습에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무슨일이 일어난 것은 분명하였다.
도난신고가 접수되고 분주한 불자들은 어리둥절한 산사에 회오리가 몰려올 듯 수군거리고 있었다.
서둘러 내려 왔어야 되는데 하면서도, 내가 일찌감치 산사를 떠났으면 의심의 표적은 나일수도 있다 생각하니 가슴이 시려오고 있었다.
모처럼 휴식이라 아무 생각없이 부처님께 인사를 하고 떠나려는데,
앞이 캄캄해 오는 불길한 징조가 있다고 생각하니, 어떻게  처신해야 될지 망막한 상태에서 방에 아무 생각없이 앉아 있었다.
무슨 물건이 없어졌는데 하는 의구심도 있었지만, 나의 일이 아니다 싶어 아무 생각없이 방구석에서 어제 보던 책을 뒤척이고 있었다.
금세 산사를 뒤 흔듯 빽차가 도착했는지, 좀전보다 더 시끄럽고 불자들도 우왕좌왕,
몸을 가누지 못하는 것이 큰일이 일어 난 것은 틀림없다 판단하였다.
모른척 하기에 큰일이다 싶어,  나는 노스님을 찾아갔다.
자리에 계시지 않아 나도 허우적 대다시피 하면서 노스님을 찾고 있었다.
무슨일인지 모르지만 노스님이 정신을 잃었다는 불자들의 말에 하늘이 노라지고 있었다.
저..........
무슨일 있읍니까?
네.
잘은 모르지만 대웅전에 있는 작은 부처가 없었졌대요.....
새벽까지 있었는데 아침 먹는 시간에 갑자기 없어 졌는가봐요.
서둘러 대웅전으로 달려갔다.
사실인거 같았다.
어떻게 산사에서 이런일이........?
의아해 하면서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늘 밤낮없이 개방하고 있는 대웅전인데,  갑자기  부처가 행방불명이 되었는지....
납득도 안 되었지만 내 머리 가지고는 이해 할수 가 없었다.
내가 어릴 적에도 짖굿고 개구쟁이 였지만, 대웅전에는 손도 댈 엄두도 못 내어었는데.....
간 큰놈의 짓 아니면 도굴자가 한 행동이라 생각했지만 경찰은 사고 현장을 조사하고 나더니  산사에 머무는 불자들의 인적사항을 파악하고 있었다.
상당히 난감하였다.
저.......
여기언제 왔읍니까?
네.....
어제 낮에 와서 하루밤 잤습니다
무슨 볼일이 있어서........하루밤을 잤읍니까?
그냥......
말을 할수 없었다.
나만의 휴식을 취하고 싶어서 산사에 온 것인데 구체적인 이유가 뭐가 필요한지 사내의 행동에 화가 나고 있었다.
어릴적에 이곳에서 불공드린 추억이 있기에 찾아왔어요.......
서까지 잠시 가야 되겠어요?
황당한 일이었다.
무슨 죄를 져서인지는 모르지만 나는 가지 않겠어요.
필요하면 영장 가지고 와서 체포하세요........
당황하면서도 나는 내방식대로 사내들을 뒤로 하고 짐을 챙기고 있었다.
그런데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노스님의 걱정 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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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난사건으로 이야기가 급회전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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