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 그리고 나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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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동민이와 헤어진후 잠시 머리를 정리하고 있었다.
왜 그런지 모르게 사회초년생부터 별별 친구가 다 생기고, 주변을 맴돌고 있는 사내들이 다 내 마음 같지는 않은데, 한턱 낸다는 동민이의 말에 호감이 가고 있었지만 왠지 불안한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참석 안하면 그만이지, 하면서도 못처럼 베푼 호의인데 참석하지 않을수도 없고, 망설임의 연속이었다. 사소한 고민거리일수도 있는데 목욕탕에서 만난게 전부이고, 이름석자에 얼굴만 알고 있을 뿐, 더 이상 아는게 없어 괜한 욕심을 부리고 있는게 아닌가 싶었다.


그렇게 저녁을 맞이하면서 다시 책을 정독하고 있었다.
책벌레처럼 4년 동안 책과 씨름 하면서 봐왔던 도서이기에 열심히 정독하고 있었다.
부푼 희망을 가지고 나도 모르게 뭔가 허전한 듯 전공 책부터 서서히 나의 두뇌를 굴리고 있었다. 그나마 열심히 한 보람이 있었는지, 교수님의 추천서로 인하여 새날이 밝아올 기대도 저버리지 않고 나는 그저 열심히 책을 읽고 있었다.

똑, 똑, 똑,
누구세요 ?
어 나 호근이,
친구 호근이가 찾아왔나보다
어쩐 일인지 궁금했었는데 다행 인 듯  싶었다.
호근이는 일찍 취업을 하여 지금은 시청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 공무원 시험에 응시하여 당당히 합격하여 사회 초년생으로서는 처음부터 순탄한 듯 보였다.
반가움이 온 몸을 녹이고 있었고, 나도 모르게 맨발로 뛰어나가 호근이를 맞이하고 있었다.
잘 지냈어?
그럼,
근데 어쩐일이야?
너 사는 것도 궁금하고, 어떻게 생활 하는것도 궁금하고.......
매일 똑같은 생활하고 있지 뭐.
취업준비는?
그게, 말이 흐려지고 있었다.
나의 컴플렉스를 친구놈이 자극하고 있었다.
반가움이 단번에 사라지고, 냉냉한 나의 말투로 인하여 분위기가 썰렁해지는 느낌이다.
뭔지는 모르지만, 백수 앞에서 말을 조심하게 퍼부어야 되는데, 분위기 파악을 못하고 재잘거리는 호근이가 미워지기 시작했다.
늘 백수인데 새삼 물어보는 저의가 무엇인지도 궁금하였다.
조금만 지나면 나도 어엿한 사회인이 될 거라고 자신하면서도, 준욱이 들었는지 호근이 앞에서 입이 떨어지지 않고 있었다.
열등감이 없진 않겠지만, 나 자신을 돌이키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나는 아무일 없다는 듯 캔 맥주를 호근이에게  건넸다.


그러지 말고 밖으로 나가자.
얼떨결에 밖으로 자리를 옮겨 근처 생맥주집으로 몸을 움직였다.
모든 잠념을 떨구고, 호근이의 주문대로 맥주를 마시고 있는 자신을 한번쯤 돌이켜볼 시간임을 깨닫고, 호근이의 말에만 귀담아 듣고 나는 말을 자제하면서 앉아 있었다.
무언의 사투처럼 나는 호근이를 친구 이상으로 생각하고 대해 왔었는데, 오늘따라 호근이 행동이며, 주둥이 놀리는 것에 화를 견디지 못하고 있는 자신을 한탄하면서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그래도 제법 맥주맛을 내고 있는 주둥이에서 취기가 오고 있는지, 주둥이를 놀리고 있는 처량하고 비참하기 까지 한 자신을 스스로 원망하고 있었다.
백수가 뭐길래?
혼자 투덜대면서 마시는 맥주가 이제 입에서 받질 않는다.
꽤 시간이 흐른 것 같다.
자리에서 일어나 호근이와 헤어진 후 나만의 보금자리로 찾아와 또다시 정독을 하고 있었다. 취기 때문인지 글씨가 가물가물해지고 졸음이 쏟아지고 있었다.
샤워나 하고 자야겠다고 판단한 나는 술기운도 떨칠 겸 간단하게 샤워를 하였다.
물끄러미 바라보는 나의 육체를 거울에 비춰 보았다.
역시 나의 열등감이 있어서인지 자신감이 없어 보이고 모든 고민을 내 두상에 있듯 그늘로 꽉차 있었다.
이제 서서히 탈출 할 시기인 것 같다.
백수에서 사회인으로 ......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 하고 새날이 어김없이 밝아왔다.
비 온다는 일기예보는 없었는데 아침부터 날씨가 스산하다.
비가 올 듯 먹구름으로 가득 메운 하늘을 바라보면서 나도 모르게 자신을 돌이키고 있었다.
이제 서서히 나의 생활리듬을 찾아가고 있었는지, 자신의 깨달음이 예전처럼 둔해지지 않고 호근이의 말에 충격이 있었는지, 아님 가시가 있었는지 전날은 그렇게 설잠을 잔 느낌 뿐이다.
서둘러 몸단장을 하고 나만의 특유한 컨셉으로 몸단장을 하였다.
일찍 교수님을 찾아뵙기로 스스로 약속을 하고 학교를 향해 버스에 몸을 실었다.
예전처럼 머리에 모자도 쓰지 않고 당당하게 학교로 향하고 있었다.
교수님.
아침부터 웬일이야?
좀 도와 드릴게 있나 하고요.
아직은 별로이고 내가 바쁘면 전화 할께.
자 커피난 한잔 하게
네.
추천서는 어제 접수하고 왔어요.
그래 잘 되었으면 좋겠다.
저도 잘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야지.
사실 수식어로 매일 만나는 친구들이 꼬리표로 “백수”라고 하닌까,  듣기 싫고 거부감만 자꾸 생겨서 정신 차리기로 마음 먹었어요.
이제 자네도 사람 되가는 중 이구먼.
슬럼프로 인하여 거의 반년을 허송세월 보낸 보람이 지금에서야 결실을 맺고 있는 느낌이라 그런지, 교수님의 얼굴에도 엶은 미소를 자아내고 있었다.
든든한 주춧돌처럼 의지하면서 학문에 열중했던 재학시절, 좀더 편하고 잘해 드렸어야 되는데 후회를 하고 있었다.
교수님 .
커피 식겠어요?
그렇지.
자네도 좀 마셔.
사제지간의 정이 돈독하리만큼 다정다감한 시간을 나는 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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