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 그리고 나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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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막하리 만큼 한적한 공원을 두리번 대고 있었다.
오늘따라 날씨 탓인지 공원에는 인적이 끊어진지 오래된 느낌뿐, 아무도 나와 있지 않고 동민이와 둘이서 느티나무 밑 의자를 선택하여 자리를 잡고 앉았다.
기분이 상쾌 해지듯 정신이 맑아오는 느낌이다.
늦은 저녁에 공원에서 산책하는 묘미도 괜찮은 듯, 한동안 아무 말없이 나만의 쉼 호흡을 들이키면서 앉아 있었다.
시간이 흐르고 있었는지 동민이가 말을 걸어오고 있었다.
석훈아.
왜?
그냥......
참, 할말이 있댔잖아.
어서 해봐.
충격적인 발언 아니면 다해도 좋아.
........

무언의 적막이 한동안 흐르고 있었다.
혹시 미용실 하는데 나에게 경제적인 이야기를 장식할리 없고, 나에게 당부라든가, 부탁은 “백수”처지에 들어줄 요량도 없었지만, 나는 동민이를 다구치 듯 동민이를 다시한번 쳐다보면서 주문을 하였다.
어렵게 동민이의 입이 열리기 시작 하였다.
사실 오늘 석훈이 하고 있었으면 해.
무슨 얘기지 알아 들을수가 없었다.
무슨 말인지?
오늘 너하고 함께 지냈으면 한다고,
그래,
그게 전부야.
으응.
그러지 뭐,
나는 동민이와 함께 있자는 얘기는 아무 조건없이 같이 잠이나 자라는 식으로만 받아 들였을 뿐, 더 이상 기대와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럼 우리 집으로 갈래?
그러지 말고 여관으로 가서 자자.
왠 여관?
늦은 시간이닌까 서로 피해 주는것도 그렇고, 실례가 될 수 있는것이니, 편하게 여관에서 얘기나 하면서 지내자.
동민이의 말에 일리가 있어서 찬성을 하였다.
나의 대답과 동시에 동민이는 서둘러 근처 여관으로 몸을 움직였다.
나도 모르게 동민이의 뒤를 따르면서 같이 가자고 연실 주둥이를 놀려댔지만, 대꾸도 하지 않고 발 빠르게 동민이는 움직이고 있었다.
서둘러 나의 몸도 분주해 오고 있었다.
찬 공기가 나의 두상에 와 닿는 기분이 상쾌하다 못해 묘해 지고 있었다.


자 이쪽으로 앉지
얼떨결에 여관 신세를 지고 있는 자신도, 아무 생각없이 동민이의 행동을 주시하면서 방구석에 자리를 잡아 의지하고 있었다.
잠깐 수퍼에 다녀온다고  자리를 비우는 사이, 나는 이참에 샤워나 한답시고 옷을 벗어 던지고 더운물에 몸을 의지하고  상념에 두 눈을 감아 보았다.
그래도 이곳은 공짜목욕이다 보니, 서둘러 몸을 씻어가고 있었다.
물소리와 함께 어두운 적막을 흔들 듯 그렇게 샤워를 하면서 나는 나의 습관화된 자신을 돌이키고 있었다.
쿵하고 문 여는 소리에 동민이가 들어 왔나보다 생각하고, 서둘러 몸에 묻어있는 물기를 훓치면서 욕실 문을 열었다.
어디 같다 오는건데?
어, 수퍼에서 맥주와 과일 좀 사왔어.
뭐하려고?
뭐하긴. 얘기하면서 먹고 마시고 할려고......
그래
잠은 안자고?
잠은 좀 더 있다 청하고, 이쪽으로 와서 앉아.
그러지 뭐.
나는 나도 모르게 동민이에게 이끌리듯 동민이가 주문한 대로 말을 듣고 있었다.
자 한잔 하자.
그래,
오늘은 술독에 빠지는 느낌이다.
나는 많이 취했는데,
그래도 오늘은 내가 요청했으닌까 마셔봐.
그래,
고맙다.
자 이것도 먹어봐.
과일껍질을 벗기어 내입에 넣어주는 동민이가 수상쩍듯 행동 하는것에 의아스러웠다.
내가 먹을께,
내손이 부끄럽잖아.
할수 없이 동민이가 건네준 과일 조각을 받아 먹었다.
나도 덩달아 동민이에게 술을 권하고 나 또한 나의 빈 술잔에 거품을 채우고 있었다.
석훈아.
잠깐 샤워 좀 하고 마시자.
그래지 뭐.

서둘러 샤워장으로 몸을 숨긴 동민이를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내가 이곳에 있는 까닭을 알수 없듯이 이상한 기분에 매료 되는 느낌이다.
언제 샤워장에서 나왔는지 금새 샤워를 끝낸 동민이가 내게로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다.
아무 생각없이 앉아있는 나는,  동민이의 눈빛을 바라보았다.
정열과 젊음을 불 사를 정도의 까만 눈동자가 이글거리고 있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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