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렁이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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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이제 서서히 나에 세상의 막이 오르고 있다는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고, 그동안 준비한 나의 데이터 분석을 펼쳐 볼 시기인 것 같고, 나의 준비한 모든 것이 세상에서 빛보기만 기다리고 있다는 것은 나에게 하느님이 버리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래도 자본주의 사회인만큼 모두 다 털어서 먼지 나지 않는 사람 없듯이, 갑자기 떼 부자가 되었으면 나도 떼 부자 안 되라는 법 없지?
그렇게 자만하게 대처할 일은 아니지만, 나는 스스로 과대평가하고 있다는 생각에 쉼 호흡을 크게 한번 들이키고 있었다.
비록 나약하고 쓸모없는 인간이 될지 모르지만 지금의 나의 욕망은 불타오르고 있어 뭔든 자신감으로 넘쳐있었다.

갑자기 시골의 누렁이가 보고 싶었다.
부모님께도 인사를 드릴 겸 시골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얼만 안 되서 오는 시골이지만, 금새 들녘에는 누런 물결이 출렁이고 있었고, 좁다란 시골 길에는 코스모스가 한들한들 바람결에 나부끼고 있었다.
역시 시골의 풍경은 수채화 그림처럼 병풍 그자체이다.
공기도 상쾌하고 모든 사물들이 기온에 예민해서인지 벌써부터 추수가 한참 인 듯, 농부들의 손놀림이 분주하고 또한 나의 부모님도 곡식 거두느라 고생이 여간 아니다.
아버지.
저 왔어요,
어쩐일이냐?.
얘기도 없이 갑자기
그게 사실
................(중간생략)

그렇게 하여 지금 직장은 사직하고 상경하여 일 좀 배워 보려구요.
글쎄다.
네가 알아서 잘 하겠냐 만은 공무원도 적응하면 괜찮다든데,
공무원으로 정년퇴직해야 면장뿐이 더 하겠어요?
그래도 그렇지.
얼떨결에 부모에게 동의를 얻어내고 밖으로 나왔다.
아버지?
누렁이가 안보이네요.
어,
요즘 암내를 자꾸 해서 아랫마을에 보냈어.
그래요, 나도 모르게 누렁이가 엄마가 된다는 사실만으로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벌써 암내를 하면 몇달만 있으면 아기엄마라?
새삼 누렁이의 얼굴을 그려보았다.
산전수전 다 겪으면서 나와 인연이 되어 이곳에서 보초병 한 보람이 있는것인지 누렁이가 듬직해 보여 나 자신이 흐뭇해 옴을 느끼고 있었다.

누렁이의 얼굴을 보고 이제 시골을 벗어나보겠다는 심정으로 아랫마을까지 걸어가고 있었다.
정말 가을분위기에 취해서인지 제법 시골공기가 상쾌함의 극치를 자아내고 있었다.
물어 물어서 누렁이를 찾았다.
잊지 않고 있었는지, 꼬리를 흔들면서 짖어대는 폼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구나.
반가움에 머리를 쓰다듬고 있는데, 어승렁 기어오는  검은개 한마리가 누렁이와 짝을 이룰까 생각하니 막막하였다. 강아지도 역시 족보 없듯 내년 말복이면 영원한 황천길이 생각나게 하는 안타까운 현실을 누렁이는 알고 있는지 의구심만 가득하였다.
말은 할수 없지만, 무탈하게 자라 엄마의 몫에 최선을 다하라고 얘기하면서, 그렇게 누렁이를 멀리하고 나만의 터전을 향에 몸을 움직였다.

막이 오르기 일보 직전이다.
그래도 한솥밥을 먹은 선배, 동료들과 아쉬운 작별을 고하고, 머나먼 가시밭길을 걸어야 한다는 각오로 재충전하고 있는 자신을 반성하면서 수화기를 들었다.
다행히 진호하고 통화를 할수 있었다.
주말에 올라 갈테니 그렇게 알고 있어.
정리는 다 한 것이야.
그래.
사직서도 제출하고, 며칠 쉬면서 사업 구상 하다보니 주말쯤 될 것 같아.
아버님께 잘 말씀드리고 주말쯤 찾아뵌다고 얘기해줘,
그러지 말고 내일이라도 당장 올라오지?
보고 싶은데.
올라가면 계속 얼굴 맞대고 살텐데 며칠도 못 참니?
못 참아?
다그치듯 사내의 기분이 상당히 고조된 느낌이다.
이렇게 수다 떨고 있을때가 아니다 싶어, 얼떨결에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진호의 성화에 못이기는척 올라간다고 할걸 후회를 하고 있었다.
한편으로 몸달게 만들고 희열을 느끼는 기분도 괜찮다 싶어 잠시 후회한 것을 취소하고 싶은 심정이다.이제 나의 젊은 피가 용솟음 치고 있을 시기인 듯, 나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나만의 사업구상으로 벼락 부자가 되어오고 있음을 감지하고 있었다.

며칠동안 나의 습관화된 두뇌회전으로 쥐가나고 있었다.
오늘따라 햇볕이 눈부시게 아침부터 반짝이고 있었다.
시작이다 싶어 서둘러 짐꾸러미를 확인해보고 또 확인하고 있었다.
비록 혼자 생활할지 모르지만 그래도 필요한 것을 다 챙기다 보니 자취짐 치고는 제법 부피가 많아보였다.
여기보다 물건값이든 뭐든 비싸다 그러든데, 당분간은 몸을 움츠리고 아껴 써야 된다는 생각에 이것거것 트럭에 가득 실고 있었다.
거의 이사정리는 된 듯 싶었는데, 허겁지겁 달려오고 있는 사내는 진호가 분명하였다.
잘 진행되고 있는 느낌이 들었고, 진호 역시 나의 바람막이일뿐, 그이하도 이상도 아니다는 것을 아직까지 깨우치지 못하고 있는 사내가 한심하기 까지 보였다.
어쩐일이야?
금방 올라 가려든 참인데.
밤잠을 설치다 싶이하면서 새벽차로 내려왔어.
잘못된 일이라도 있는거니?
그게 아니고,
내가 좀 거들어 주려고 서둘러 왔는데 내가 온 보람이 없잖아.
할 수 없지 뭐,
저쪽 식당에서  해장국이나 먹자.
그렇게 하여 나는 또 다른 터전에서 열심히 생활하면서 적응해 가고 있었다.
벼락부자가 되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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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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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a…
  • 작성일
와......정말 글 잘쓰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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