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된 욕망에 관하여....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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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된 욕망에 관하여....[03]

토요일 오전 업무는 특별할것이 없었다.
출근 하고 나서도 어제 과음한 탓에 머릿속이 맑지가 않았지만,
바쁜일들을 마쳐놓고 커피한잔을 마시고 나니 좀 살만한것 같았다.
 "주임님.
  장부장님 호출입니다."
컴퓨터를 보고있는 내게 옆자리 여직원이 부장실을 다녀오며 그렇게 말한다.
흠흠.
어제 늦게까지 단둘이 술을 마신걸 생각하니
장부장에게 갈 일이 좀 머쓱해진다.
노크를 하고 간의 칸막이가 되어있는 부장실로 들어섰다.
 "부르셨습니까?"
 "음. 윤주임 잠깐만 앉아서 기다려."
장부장은 어제 과음을 한 사람의 얼굴이라고 믿기 어려울정도로
혈색이 좋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어제 내가 너무 오래잡고 있어서 피곤했지?
  어때 괜찮은가?"
 "아, 예. 괜찮습니다.
  부장님은 괜찮으십니까?"
 "아휴.... 아까까진 머리아파 죽는줄알았다네.
  내가 자넬 부른건 말이야."
장부장은 아마도 이번에 새로 오픈될 Y동 새 사무실로 발령이 날 모양이다.
이번에 또 승진하면서 아마 새 사무실에 책임자 격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 같았다.
요건은 그쪽으로 옮겨가며 기존 사무실에서
두명정도 직원들을 데려갈수 있는데 출퇴근이 어렵더라도
나도 함께 새 사업소로 갔으면 하는거였다.
혼자 사는 나로서는 출퇴근을 이유로, 가까운곳에 오피스텔을 얻어 살고있는데
그거야뭐 또 이사가 어렵지 않으니 가능하다면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을 했다.
 "그리구 말야."
그러고는 가까이 다가와서는 내 귀에대고 작은소리로 소근거린다.
 "자네 어제 나랑 한 약속 안 잊어먹었지?"
 "네?"
무슨말인가 하고 돌아보니. 그럴줄 알았다는듯이 웃는 얼굴로 다시 작은 목소리로 말한다.
 "퇴근후엔 나한테 형이라 부르기로 한거 말일쎄."
 "아~ 네. 하하 전 또 뭐라고. "
 "난 또 술먹고 한 약속이라고 대수롭게 여길까봐 다시 확인하는거니까.
  잊지 말라구. 그건 앞으로 쭉~ 유효한거야."
부장실을 나오며 괜히 웃음이 나왔다.

장부장은 내게 알게모르게 호감을 갖고 있었나보다.
어제 술자리에서 한 이야기도 그냥 술김에 한 소리는 아니었던거 같고
지금 새 사업소로의 이동문제도 그런것 같다.
이렇다할만큼 업무능력도 뛰어난 것도 아닌 내게,
혹은 그간 장부장과 이렇다 할만큼 친한 사이도 아니었던내게
저러는 이유야 알수 없지만, 아무튼 장부장이 나를 동생으로 생각해준다는건
내게는 더 없은 행운인거야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퇴근시간이 되며, 어제 늦게까지 술을 마신 직원들부터 하나둘 퇴근을 시작했다.
퇴근준비를 하며 책상정리를 하는 내게 장부장이 다가와서 어깨를 툭치며 말한다.
 "어이 윤주임, 나갈라고?"
 "네, 뭐 시키실거라도 ....."
 "아, 아니 나도 이제 퇴근할려고.
  그게 아니라 월요일쯤에 공고가 나가고, 나랑 윤주임이랑
  Y동 사무실로 이직하는게 확정될걸세,
  그렇게되면 다음주엔 많이 바쁠테니까 알아두라고.
  토요일인데 어디 데이트 가는가?"
 "아닙니다. 요즘 만나는 사람도 없는걸요뭐."
 "어허. 이런 사람을 봤나, 젊은 총각이 이런 날좋은 토요일날 만날 사람이 없다?
  흐음, 그럼 자네 혹시 나랑 같이 갈텐가?"
 "네? 어디... 가시는데요?"
 "다음주 쯤에나 낚시를 갈려고 했는데, 다음주부터는 많이 바쁠테니 어려울것 같고.
  난 지금 혼자 낚시나 갈까 했지."
아직 머리도 좀 아프고 컨디션도 엉망이었지만, 어쩔까 좀 망설여졌다.
 "낚시 따라가는게 좀 그러면, 아무튼 따라나서게.
  어차피 오늘 집사람이 시골에 내려가서 나도 마땅히 갈데도 없으니까.
  일단 어디가서 점심도 먹고."

장부장을 차를 타고 함께 간곳은 Y동의 한 쌈밥집이었다.
 "자네 운동같은거 좀 하나?"
 "뭐 부장님 만큼이야 아니지만 저도 좋아하죠."
 "어허.....
  이제부터 나한테 부장님이라 부를때마다 꿀밤한대씩이야."
 "아, 예 형님."
 "오늘 자네 인사기록부보니 나랑은 정확히 열일곱 차이더군.
  뭐 그렇다고 신경쓰지말고, 편하게 형이라 불러.
  약속은 약속이니까.
  그래 뭐 운동하면 주로 어떤걸 하나?"
 "친구들이랑 어울려서 볼링같은거 치고 그러죠.
  겨울엔 스키장도 자주가고.
  생각같아서는 골프도 시작해 보고싶은데 그건 아직...."
 "왜? 골프 그거 생각만큼 돈 많이 드는게 아닌데,"
 "에휴, 제 월급이 부장님, 아니- 형님 크"
여지없이 꿀밤이 날아왔다.
 "아무튼 아직 좀 어려워요."
 "그럼 우리 점심먹고, 오랜만에 볼링한게임 치까?"
 "원래는 낚시 가시려고 하셨다면서요."
 "뭐, 아무려면 어떤가.
  나도 혼자 낚시가는거 보단 낫지.
  그럼 내기로 치는거야. 볼링치고 간단하게 맥주한잔."

장부장- 아니 형님과 함께 유쾌한 식사를 마치고,
형님의 아파트앞 새로 오픈한지 얼마 안됀듯 한 스포츠센타로 갔다.
토요일 오후라서 쉽사리 자리가 나질 않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한시간가량을 기다리자 빈 레인이 나왔고.
약속대로 내기볼링을 쳤다.
개인 사물함까지 갖고있을만큼 볼링장에도 자주 다녔다는 형님이 핸디캡을 준 덕에
내기에서는 겨우 내가 이길수 있을 정도였다.

 "토요일이라 어디 마땅한데도 없을테니,
  맥주 사서 집에 올라가서 먹을까?"
 "저야 뭐 괜찮지만...."
 "괜찮아, 오늘 집사람이 애들데리고 시골에 내려가서 아무도 없으니
  불편하지 않을거야. 샤워도 맘편히 하고 집으로가는게 아무래도 편할거 같은데."
 "그럼 그러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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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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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부장 꽤 노리고 있었군...
글을 술술풀어가시는게 여간한 재능이 아니시네요.
재미있게 읽고 있으니까 더욱 힘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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