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 참을수 없는 호기심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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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청년은 그제서야 흠칫 했는지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서너 발짝 뒤에 있는 나를 발견하고선 붓에 물을 털 듯 물건을 털어 지퍼 사이로 집어넣고는 나에게로 다가와 손목을 낚아채었다. 생각지도 못한 그의 행동에 놀라 돌아서려는데 일본인은 손목을 벽에다 끌어 붙였다. 돌발적인 그의 행동에 몸은 하루방 처럼 굳어 그가 원하는 대로 끌려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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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동성)으로부터 육체적 또는 정신적으로 학대를 받고 고통을 받음으로써 성적 만족을 느끼
는 병적인 심리상태. 사디즘(sadism)에 대응하는 뜻을 지녔다. 오스트리아의 작가 L.R.von
자허마조흐가 이와 같은 변태적 성격의 소유자로서 이런 경향의 테마로 작품을 쓴 데서
유래한다. 흔히 남녀간의 성적 행위에서 서로가 가벼운 고통을 주고받거나 함으로써 성적
흥분을 높이는 일이 적지 않으나 마조히즘 ·사디즘의 경우는 정도가 심한 상태를 말한다.
따라서 변태성욕을 가리키는 말이다. 대체로 성행위에서 남성이 사디즘의 경향을 나타내고, 여성이 마조히즘의 경향을 보이는 경우가 많으며, 심한 경우는 매질 또는 흉기나 부젓가락
에 의한 폭행 ·상해를 주고받거나, 그 밖에도 상대방에게 노예적으로 굴종(屈從)함으로써 성적 쾌감을 느끼게 된다.

대략 마조힘즘을 풀이해 놓은 글이다. 이미 그런 성격이 나에게 있었던 것이었을까? 어떠한 거부도 할 수 없이 일본 청년이 밀어붙이는 채로 백에 기댈 수밖에 없었다. 소리를 지르고 싶었는데 이런 상황이 쪽팔리기 때문에 아무런 소리도 낼 수 없었다. 그리고 상황은 더욱더 멈출 수 없는 곳으로 빠져 들어버리고 말았다. 함께 술을 마셨던 친구가 소변을 보러간 사람이 오지 않자 일본인 곁으로 오고 있었다. 그러다가 일본 청년 손에 잡혀 벽으로 밀쳐져 있던 나를 보고선 두 사람의 마음이 통했는지 음흉한 미소를 짓는 것이었다. 그 사람은 일본말로 의사 소통을하더니 나를 인적이 드물어 사람이 그냥 지나쳐 가는 골목의 물류 창고 근처로 끌고 들어 가버렸다. 그들은 어떻게 그곳을 알고 있었는지 이미 여러번 왔었던것 처럼 그곳으로 끌고 들어갔다.

한사람은 위에서 강제로 입술을 맞추려고 했다. 그리고 일본인은 아랫 바지의 벨트를 풀더니 바
지를 끌어내리고 있었다. 그제서야 사태가 겉잡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몸부림을 쳤다. 단 한번
도 이런 식으로 관계를 하는 것을 상상해 본 적이 없었다. 태수 삼촌도 늘 말했듯이 어려운 상황
에서 생각나는 사람이 니가 가슴에 키우고 있는 사랑이라며, 그 사람과의 감정이 통할 때 관계
를 갖는 거라고 습관처럼 말했기에 더욱더 이런 상황에 역겨워 눈물 마저 나기 시작했다. 일본
사람이 밑에서 바지를 벗기다 잘 안 벗겨졌는지 힘으로 벗겨 내고 있었다. 그러다가 텅 하고는
창고 벽에 벗겨진 바지와 함께 등짝을 부딫혀 버렸다. 벗겨진 바지는 뒤로 던져 버리고 이내
그의 입술이 나의 아랫부분으로 훑어 오고 있었다. 그냥 지나쳐 갔으면 좋았을걸 .. 괜한 호기심
에 이런 욕보이는 일을 당한다며 후회 스러운 눈물이 나고 두 사람을 힘으로 이길 수 없는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태수 아제의 말처럼 운동이라도 해서 힘이라도 키울걸 하고 어이없는
후회로 두 눈을 질끈 감았다.

눈을 감은 것도 잠시 입술 위로 자신의 입술을 밀치듯이 들이밀던 청년이 둔탁한 나무막
대에 부딪히는 소리 사이로 이내 맥없이 꼬꾸라졌다. 곧이어 아래에서 나의 아랫도리의 입술을 가져다 대고 있던 일본 청년이 하던 일을 멈추고 알 수 없는 말로 지껄이더니 이내 싸울 것 같은 눈 빛으로 창고 문을 노려다 보았다. 창고 문을 등지고 서 있는 사내는 어디에서 구했는지 각목을 들고 일본 청년을 향해 내리칠 듯 대단한 기세로 창고를 가득 채워 버렸다. 이내 청년이 사내가 휘두른 각목에 맞아 쓰러져 버렸고 사내는 벗겨진 아랫도리를 집어 손으로 건네며 얼른 입으라는 시늉을 했다. 사태가 그렇게 끝이 나자 이 일은 둘만 알고 있자며, 내 손을 이끌고는 창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그리고 그는 정리하다가 만 포장 마차를 마저 정리하며 이대로 집에 가지말고, 마음을 달래고 가라며 조용한 카페로 데리고 갔다.

포장마차를 정리하던 차에 물건을 두러 창고에 들렸는데, 안에서 사람 소리가 나길래
호기심에 들여다 본 것이 상황이 이상해서, 급하게 주위에 있던 각목을 들고 들어갔던 것
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그는 화장실에 가서 얼굴에 묻은 흙도 씻어내고, 급하게 입어 벨트
도 채우지 못한 옷을 고쳐 입고 오라고 배려까지 해 주었다. 몇 마디 얘기만 하고 난 그는
아이스 티 한잔을 시켜 두고선 이미 돈도 지불한 채 카페를 나서고 없었다. 집으로 돌아온
난 잠을 이루지 못한 채 뒤척이며 앞으론 운동도 하고 호기심도 줄여야 겠다는 다짐을 하며 그 날의 일은 그와 단 둘만 아는 걸로 하고 끝나지 않은 긴 밤의 끝을 부여잡고 잠들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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