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된 욕망에 관하여....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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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에 가는 빗줄기가 내리고 있었다.
어제저녁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었었는데, 밤을 꼬박 세운것 처럼.
머릿속이 텅~ 빈듯한 느낌이다.
자판기에서 커피한잔을 뽑아다 놓고, 책상에 앉아 컴푸터를 키고있는데,
어김없이 부장님의 호출이 전해진다.
별로 대면하고 싶지 않은 이 기분은.... 글쎄 설명하기 쉽지 않다.
"왜그래?"
부장실로 들어서는 내게, 형님은 대뜸 그렇게 물어온다.
표정은 여전히 예전의 그 온화하고 여유로운 미소를 담고 있다.
- 왜라뇨?
- 무슨 말을 듣고 싶으신 거죠?
그렇게 대답해야했을까?
하지만 아무말없이 그냥 형님의 얼굴만 쳐다보고 있었다.
"요즘, 아니 요며칠 왜 나를 대하는 자네가 이상한건지 묻고 있는거야.
뭐 문제라도 있는거야?"
무어라고 말해야 하는건가.
그러게 나도 그 문제가 정확히 무엇인지 아직 모호한 상태일뿐인듯....
하마터면, - 형님께 저는 도대체 어떤 존재입니까?
하고 상투적이고도 웃기는 대답을 할뻔했다.
"아닙니다. 그저...."
"별문제 없다면, 그 어눌한 표정좀 풀어주게.
다른사람도 아니고 자네가 요즘들어 그렇게 풀이 죽어있으니
내가 아주 죽을맛이야."
죽을맛이라....
그 표현 아주 그럴싸 하다.
더이상은 문제를 회피하거나 숨기고 싶지 않다.
"저. 부장님.
지금은 좀 곤란하고, 퇴근후에나 제게 시간좀 내 주십시요."
"음, 뭐 자네한테 시간내는거야 어려울것이 없고,
긴장되는걸? 뭘까? "
둘만의 시간이 주어지면 어떤말을 할 것인가에 관해 현명하게 고민할만한
여유를 찾을수는 없을것이다.
하지만, 사태가 더 심각해지는 한이 있더라도 무엇이든 대화를 해야함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퇴근후, 여전히 잘게 내리는 빗줄기속에 형님의 차를 함께타고
가까이 공원의 주차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무언가 형님도 무거운 분위기속에 나의 마음을 조금은 느낀건지
아까부터 전혀 말이 없었다.
틀어둔 라디오에서는 밝은 팝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지만
가끔씩 빗줄기를 닦아내고 있는 와이퍼의 움직임속에
그 상쾌한 음악조차 무겁게만 느껴지고 있었다.
비가 내리는 탓에 한결 한산해진 주차장 한켠에 차를 세우고
형님이 먼저 담배를 피워물고 있었다.
고개를 반대쪽으로 돌려 애써 형님을 외면한채 - 무슨말을 먼저할것인지를 고민할 즈음.
내 허벅다리위로 따스히 올라오는 형님의 손길이 느껴졌다.
평소같았으면, 이정도의 접촉으로도 충분히 내 아렛도리에 힘이 주어지기
시작했을텐데, 오늘은 오히려 저 손을 거부하고 싶을 만큼이었다.
"아우야...."
먼저 입을 열기 시작한건. 형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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