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회=오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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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제 오늘은 일찍 나왔네?.."
"작년 이맘때는 비가 며칠씩 오고 그랬는데, 올해는 비도 안온다. 참말로 희안하데.."
"그러게 여기저기 지구가 몸살 앓는다 카드만, 그 말이 맡긴 맞나 보다.
다소 어눌하고 멋적은 발상에 영호는 평소와는 다르게 크게 웃어버렷다.
"하하하"
"짜슥..허파에 바람이라도 들었나? 별 실없는 농담가지고 웃고 그란데이.."
"아제는 평소엔 농담 잘 하드만, 내가 농담하는 게 그렇게 싫나? 내가 농담하면 핀잔이다."
"내가 선물 줄라고 했는데, 도로 갖고 가야겠다."
"뭔데..?"
"와. 궁금하나?"
"아이다"
"사실은 궁금하제?"
"아이라니까..."
"궁금하면 궁금하다 그래라.."
"줄 것도 아니면서 말을 뭐 하로 꺼내노?"
"와.? 꺼내면 안되나?"
"에라..때리 치아뿌라."(그만 두라는 말)
"어라 삐졌나?"
"안 삐졌다."
"일 하는데 말 시키지 마라."
"남자가 뭐 그리 속이 좁노?"
"쪼매 기다리 봐라.."
영호는 종이 가방에서 책을 꺼내 들었다. 그리곤 멋 쩍은 듯 태수에게 서점에서 산 책을 건네주었다. 그러나 책을 받은 태수는 즐거워하거나 궁금해 하기는 커녕 포장마차 앞에 앉아있는 누렁이를 보듯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난 또 뭐라꼬.."
"와 ?"
"아이다."
"뭔데?"
"니 해라." (네가 가져라)
"와 있나?"
"응."
"헛 수고 했네."
"그런거지..허허"
태수는 미안하다는 듯 웃음을 보였다. 문득 그냥 받을걸 하다가 그래도 그 책은 있으니 다른 사람한테 주라는 의미로 도로 가져가라고 했다.
"아제는 사랑 많이 해봤나 보다."
"아이다."
"거짓말.."
"내가 니한테 거짓말을 와 하노?"
"그럼 그 책 어디서 샀는데?"
"샀는 것 아이다."
"그럼 누가 주더나? 능력있네.. 그런 책 주는 사람도 다 있고."
"또 쓸데없는 소리한다. 그런 것 아이다."
"여기 자주 오는 손님이 준거다."
"오호~~~..손님한테서..."
"혹시 그 사람 아제한테 흑심 품은 것 아이가?"
"흑심?..그런 것 아이다."
"내 생일이라고 선물 해준거다."
"생일?"
"그래.."
"아제 생일이었나?"
"치아뿌라.."
"..............벌써 그렇게 지나갔나?"
"요즘 내가 여기저기 신경 쓸데가 많아서 깜빡했다."
영호는 미안한 생각에 잠시 말을 잊고 머리만 긁적이고 있었다. 그런 분위기가 내심 부담 되는 태수는 농담으로 한마디 했다.
"안 할란다..."
"뭐를?"
"뭐긴 내 조카 안한다는거지. 하나 있는게 아제 생일도 이자묵는데.."
"미안..대신 내가 선물 한가지 해줄게.. 하나 말해봐라."
"진짜?"
"..응..대신 돈 많이 드는 것 안된데이.."
"그라믄..안한다.."
"아씨..뭔데 말하다가 마노?"
"그럼 됐다.. 돈 많이 드는거라서 않할란다."
"정말이가? 그라지 말고 해줄 때 한다고 해라"
"아이다.. 괜찮다..다음에 다른 것 생각나면 말할게.."
"그럴래?"
"응"
영호는 아제 생일을 못 챙겨 줘서 미안하다며 다른 선물 한가지 해준다고 했지만, 태수는 안 받아도 된다고 사양했다. 그런 태수가 못내 안쓰러워 보여서 영호는 다음에 선물을 꼭 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그 책을 누구한테 받았는지 궁금해서 말꼬리를 잡고 늘어졌다.
"근데 누구한테 받았는데?"
"손님한테 받았다."
"어느 손님..나도 여기 출입하는 손님들 거의 다 안다 아이가.."
"그건 와 묻노?"
"궁금해서 그란다 아이가.. 나 말고 똑같은 책을 누가 또 선물할까 궁금해서."
"책 제목도 사랑하는 사람에게 주고 싶은 책인데, 그걸 누가 줬냐 말이지..사랑하는 사람이
아니고서 누가 그런 책을 선물 하냐는 말이지?"
"그럼 영호 니는 내 사랑하나?"
"..어..아니..나는 그런게 아니고.. 아제하고 조카로써 사랑하니까 이런책 줄 수도 있다는
그런 말 아이겠나."
"그런기가...난 또..."
"또?"
"..아이다.."
"또 뭔데? 궁금하게 하지 말고.."
"..그냥.."
"뭐가 그냥인데..?"
"니가 다른 사람한테 선물 받았는데, 필요 없어서 나한테 준 것 아이가 해서.. 하하하.."
태수는 뒷말을 잊지 못한 채 끊었고, 영호는 그 뒤에 무슨 말이 하고 싶었을까 궁금해서 자꾸 물어 봤다. 하지만 태수는 돌려서 다른 말을 찾다가 장난스럽게 영호가 필요 없어서 자신에게 주는 것이 아니냐며 농담을 하면서 멋쩍게 웃어댔다. 속마음을 들켜버린 영호는 구석에 몰리면 생쥐도 고양이 문다는 식으로 외려 화를 냈다.
"설마 내가 그러겠나? 사람 뭘로 보고 그라노?"
"아무리 아제라 카지만 너무 하네.."
"자슥아 뭐 그런 것 가지고 화를 내노.. 아니면 아니지 화는 와 내노?"
"화를 내? 누가?..내가?"
"봐라 지금도 화내고 있는 것 아이가?"
"아이다.."
"아니긴....크크크"
그런 태수가 영호는 얄미워 죽겠다. 어쩜 그렇게 사람 마을을 잘 들여다보는지..평소엔 소 닭 보듯이 포장마차 주위에 사람들이 술 취해서 싸운대도 그냥 넘어가는 사람인데, 나하고 있으면 모든 걸 꿰뚫어 보듯 숨긴 말들을 꼭꼭 찝어낸다.
아마도 박수무당 끼가 있나보다. 영호는 그렇게 생각 들었지만, 태수는 언제나 영호의 말 한 마디 한마디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그리고, 가장 가까운 사람한테 사람은 상처를 가장 많이 받는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이 영호는 입이 한치정도는 나와서 뾰루퉁해져 있었다. 그런 영호가 재미 있었는지 태수는 좀더 장난쳐야 겠다는 생각에 누렁이를 불러 고 갈비 한 마리를 구워 주었다.
고 갈비 냄새가 다시금 골목에 퍼지자 지나가던 사람들이 포장마차 안을 기웃거리며 들여다 본다. 그리고 잠시 후 그다지 반갑지 않은 손님이 찾아왔다.
"작년 이맘때는 비가 며칠씩 오고 그랬는데, 올해는 비도 안온다. 참말로 희안하데.."
"그러게 여기저기 지구가 몸살 앓는다 카드만, 그 말이 맡긴 맞나 보다.
다소 어눌하고 멋적은 발상에 영호는 평소와는 다르게 크게 웃어버렷다.
"하하하"
"짜슥..허파에 바람이라도 들었나? 별 실없는 농담가지고 웃고 그란데이.."
"아제는 평소엔 농담 잘 하드만, 내가 농담하는 게 그렇게 싫나? 내가 농담하면 핀잔이다."
"내가 선물 줄라고 했는데, 도로 갖고 가야겠다."
"뭔데..?"
"와. 궁금하나?"
"아이다"
"사실은 궁금하제?"
"아이라니까..."
"궁금하면 궁금하다 그래라.."
"줄 것도 아니면서 말을 뭐 하로 꺼내노?"
"와.? 꺼내면 안되나?"
"에라..때리 치아뿌라."(그만 두라는 말)
"어라 삐졌나?"
"안 삐졌다."
"일 하는데 말 시키지 마라."
"남자가 뭐 그리 속이 좁노?"
"쪼매 기다리 봐라.."
영호는 종이 가방에서 책을 꺼내 들었다. 그리곤 멋 쩍은 듯 태수에게 서점에서 산 책을 건네주었다. 그러나 책을 받은 태수는 즐거워하거나 궁금해 하기는 커녕 포장마차 앞에 앉아있는 누렁이를 보듯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난 또 뭐라꼬.."
"와 ?"
"아이다."
"뭔데?"
"니 해라." (네가 가져라)
"와 있나?"
"응."
"헛 수고 했네."
"그런거지..허허"
태수는 미안하다는 듯 웃음을 보였다. 문득 그냥 받을걸 하다가 그래도 그 책은 있으니 다른 사람한테 주라는 의미로 도로 가져가라고 했다.
"아제는 사랑 많이 해봤나 보다."
"아이다."
"거짓말.."
"내가 니한테 거짓말을 와 하노?"
"그럼 그 책 어디서 샀는데?"
"샀는 것 아이다."
"그럼 누가 주더나? 능력있네.. 그런 책 주는 사람도 다 있고."
"또 쓸데없는 소리한다. 그런 것 아이다."
"여기 자주 오는 손님이 준거다."
"오호~~~..손님한테서..."
"혹시 그 사람 아제한테 흑심 품은 것 아이가?"
"흑심?..그런 것 아이다."
"내 생일이라고 선물 해준거다."
"생일?"
"그래.."
"아제 생일이었나?"
"치아뿌라.."
"..............벌써 그렇게 지나갔나?"
"요즘 내가 여기저기 신경 쓸데가 많아서 깜빡했다."
영호는 미안한 생각에 잠시 말을 잊고 머리만 긁적이고 있었다. 그런 분위기가 내심 부담 되는 태수는 농담으로 한마디 했다.
"안 할란다..."
"뭐를?"
"뭐긴 내 조카 안한다는거지. 하나 있는게 아제 생일도 이자묵는데.."
"미안..대신 내가 선물 한가지 해줄게.. 하나 말해봐라."
"진짜?"
"..응..대신 돈 많이 드는 것 안된데이.."
"그라믄..안한다.."
"아씨..뭔데 말하다가 마노?"
"그럼 됐다.. 돈 많이 드는거라서 않할란다."
"정말이가? 그라지 말고 해줄 때 한다고 해라"
"아이다.. 괜찮다..다음에 다른 것 생각나면 말할게.."
"그럴래?"
"응"
영호는 아제 생일을 못 챙겨 줘서 미안하다며 다른 선물 한가지 해준다고 했지만, 태수는 안 받아도 된다고 사양했다. 그런 태수가 못내 안쓰러워 보여서 영호는 다음에 선물을 꼭 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그 책을 누구한테 받았는지 궁금해서 말꼬리를 잡고 늘어졌다.
"근데 누구한테 받았는데?"
"손님한테 받았다."
"어느 손님..나도 여기 출입하는 손님들 거의 다 안다 아이가.."
"그건 와 묻노?"
"궁금해서 그란다 아이가.. 나 말고 똑같은 책을 누가 또 선물할까 궁금해서."
"책 제목도 사랑하는 사람에게 주고 싶은 책인데, 그걸 누가 줬냐 말이지..사랑하는 사람이
아니고서 누가 그런 책을 선물 하냐는 말이지?"
"그럼 영호 니는 내 사랑하나?"
"..어..아니..나는 그런게 아니고.. 아제하고 조카로써 사랑하니까 이런책 줄 수도 있다는
그런 말 아이겠나."
"그런기가...난 또..."
"또?"
"..아이다.."
"또 뭔데? 궁금하게 하지 말고.."
"..그냥.."
"뭐가 그냥인데..?"
"니가 다른 사람한테 선물 받았는데, 필요 없어서 나한테 준 것 아이가 해서.. 하하하.."
태수는 뒷말을 잊지 못한 채 끊었고, 영호는 그 뒤에 무슨 말이 하고 싶었을까 궁금해서 자꾸 물어 봤다. 하지만 태수는 돌려서 다른 말을 찾다가 장난스럽게 영호가 필요 없어서 자신에게 주는 것이 아니냐며 농담을 하면서 멋쩍게 웃어댔다. 속마음을 들켜버린 영호는 구석에 몰리면 생쥐도 고양이 문다는 식으로 외려 화를 냈다.
"설마 내가 그러겠나? 사람 뭘로 보고 그라노?"
"아무리 아제라 카지만 너무 하네.."
"자슥아 뭐 그런 것 가지고 화를 내노.. 아니면 아니지 화는 와 내노?"
"화를 내? 누가?..내가?"
"봐라 지금도 화내고 있는 것 아이가?"
"아이다.."
"아니긴....크크크"
그런 태수가 영호는 얄미워 죽겠다. 어쩜 그렇게 사람 마을을 잘 들여다보는지..평소엔 소 닭 보듯이 포장마차 주위에 사람들이 술 취해서 싸운대도 그냥 넘어가는 사람인데, 나하고 있으면 모든 걸 꿰뚫어 보듯 숨긴 말들을 꼭꼭 찝어낸다.
아마도 박수무당 끼가 있나보다. 영호는 그렇게 생각 들었지만, 태수는 언제나 영호의 말 한 마디 한마디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그리고, 가장 가까운 사람한테 사람은 상처를 가장 많이 받는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이 영호는 입이 한치정도는 나와서 뾰루퉁해져 있었다. 그런 영호가 재미 있었는지 태수는 좀더 장난쳐야 겠다는 생각에 누렁이를 불러 고 갈비 한 마리를 구워 주었다.
고 갈비 냄새가 다시금 골목에 퍼지자 지나가던 사람들이 포장마차 안을 기웃거리며 들여다 본다. 그리고 잠시 후 그다지 반갑지 않은 손님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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