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앓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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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에 내리쬐는 햇볕이 곤두박질치고 있는 초가을 날에, 또 하나의 추억이 가물거리고 있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따분한 나머지 나도 모르게 옛일에 취해버리고 있는 까닭은, 여느때처럼 진지하게만 느껴지고 있는 것은 아무래도 또 한번 회오리칠 듯, 머리가 멍해지고 있었다. 모든 것이 귀찮으리만큼 우수에 빠져들고 있는 나는 항상 이맘때면 가을 병이 도지듯이 며칠 동안 이불 펴고 누워야만 몸이 가뿐해진다. 오늘도  온몸에서 구슬 같은 땀방울이 비오듯 쏟아지고 있었다. 이렇게 식은땀을 흘리면서 앓아누워야만 온몸이 깨운해지고, 정신이 맑아 옴을 느낀 것은, 몇 년 동안 한해도 거르지 않고 이맘때면  알다가도 모를 이상야릇한 병에 휘말리면서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

몇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잊지 못할 일이 있고 나서부터, 지금까지 이불을 펴고 자리에 누워서 이상하리만큼 그 일이 머리에서 잊혀지지 않고 가슴앓이 하듯, 새록새록 추억처럼 아롱거리고 있었다. 정신을 잃을 정도로 혼미한 상태에서, 또 다른 몇 년 전의 과거로 되돌아 가고픈 충동에 눈이 서서히 감기고 있었다.


무더운 8월인 듯 하다.
선풍기 바람으로 이 더위를 무찌르는 데는 역부족이다 싶어서 근처 계곡을 찾았다.
소박하고 오염이 전혀 되지 않은 그림 같은 시골이라, 조금만 움직이면 계곡이 사방으로 퍼져있어 더위 식히기엔 안성마춤이다. 누구나 고향같은 푸근한 정감어린 추억들을 간직하고 있겠지만 나 역시 고향은 그리 마을이 크지 않고 아담하리만큼 조용한 산사같은 곳이었다.
그날도 너무 무더워 나 혼자 계곡을 찾아 더위를 식히기로 하고 뚜벅뚜벅 계곡을 따라 나만의 공간을 찾아가고 있었다. 항시 내가 찾아가는 계곡은 한적하고 외진곳이기 때문에 나만의 추억이 서려있는 곳이기도 하다. 산사가 멀리 보이고 병풍같은 산등성이가 있어 혼자 더위 시키기엔 딱 이었고, 지나가는 객도 드물고 해서 가끔 더위를 식히는 나만의 공간이었고 아지트였다.
가끔 약초나 등산객들 외에는 접하는 사람이 드물어 한적하리만큼 조용한 곳이었다.
사방으로 뻗어있는 산맥들이 마치 한폭의 병풍으로 둘러 쌓여있듯,  하늘만 보이는 작은 시골이기에 더위 식히기에 너나 할것없이 좋은 장소이다.
아직까지 도시에서 알려지지 않아 찾는이의 발길이 뜸하지만, 항시 여름만 되면 이곳을 찾아 나만의 피서법으로 더위를 식히곤 하였다.

오늘도 여느때처럼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할일없이 책 한권을 벗삼아가면서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었다.
한 30분 정도를 걸어야만 그곳에 도착한다.
쉬엄쉬엄 걸으면서 옛날 선녀탕에 대한 전설도 기억하고, 나무꾼 이야기도 생각나고, 어릴적 호랑이가 내려왔다는 근거없는 소문도 생각하면서 혼자 흥엉 거리면서 여기저기 두리번 대고 있었다. 이런 근거없는 이야기를 떠 올릴때도 있고, 내가 주인공이 된량 큰소리로 고함을 치면서 나만의 스트레스를 풀곤 한, 이 유서깊은 나만의 공간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거의 목적지에 도착해서도 더위가 가시지 않았다,
손살같이 발 빠르게 움직이면서 더위를 식히고져 목적지에 다달아지도 않았는데, 겉옷을 벋어던지고 육체에서 흐르는 땀 냄새를 씻어버리려고 서두르고 있었는데, 내 시야를 자극하게 하는 물체가 있어서인지, 마네킹처럼 꿈쩍도 하지 않은 체, 한동안 정신을 잃을 정도로 서있었다.

순간 나는 놀라지 않을수가 없었다.
왠 젊은 사내 혼자서  목욕을 하고 있었다.
우유빛 피부에 그을리지 않은 해맑은 소년처럼 탐스런운 육체를 뽐내면서 사내 혼자서 더위를 식히고 있는 것을 보고 정신을 잃지 않은 것만으로 다행한 일이었다.
가끔 더위를 잊으려고 찾아오긴 했지만, 이곳에서 목욕하는 사람을 본적이 없어 나도 모르게 할말을 잃고 말았다.

어떻게 처신해야 하나?
숨을 죽이면서 서서히 사내가 있는 곳으로 살며시 이동하면서 젊은 사내를 훔쳐보기로 하였다. 한적한 계곡이라 그런지 사내는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목욕을 있었다.
어렴풋이 보이는 사내를  좀 더 가까이 다가가서 봐야겠다 싶어, 살금살금 사내쪽으로 이동하였다.
이곳이면 적당하겠지?스스로 판단한 나는 바위틈에 몸을 숨기고 긴 목을 가지 껏 빼고 나서  사내의 행동을 주시하기 시작했다.
내가 “선녀와 나무꾼”의 주인공이라도 된 듯 가까이 가서 사내의 옷을 숨겨보고 싶은 충동까지 들었다.
얼마 만에 보는 사내의 육체인가?
착각할 정도로 사내의 육체는 그림에 떡 인 것 처럼 바라볼 수밖에 없는 나의 처지를 비관하면서 뚫어지게 사내를 연실 주시하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더위를 잊은지 오래되었고, 사내에 대한 욕망으로 가득찬 두뇌때문인지 나의 표적이 서서히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사내의 움직임이 뜸 하더니만 자리에서 일어나 나의 쪽으로 온몸을 세우고 맨손체조라도 할 듯 사방으로 몸을 움직이더니 나의 시야 정면에서 그만 멈추어 버렸다.
누가 뒤에서 목을 조이듯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사내를 관찰 할수 있게 정면으로 서있는 모습에 다시 한번 나는 놀랐고 감사할 따름이었다.
왜 놀랬는지는 알수 없지만, 사실 그때만 해도 나는 왕성한 사내의 육체를 처음 접하고 있었고, 무슨 이유인지 사내의 표적은 부풀대로 부풀어 있었다.
가슴이 요동치고 진정이 되지 않았다.
한 동한 사내의 움직임이 둔해지더니 사내의 행동에 변화가 오고 있었다.
쉽게 말하면 한손으로 표적을 연실 주무르고 있는 상황에 매료되어서 인지 로봇처럼 멍하니 바라보다가 나도 모르게 자리에서 일어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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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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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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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모님 글 기다리고 있었는데.. 오랜만에 올리시네요.. 잘 보고 있습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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