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반 반장 4

작성자 정보

  •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우섭이와의 키스후에 일상으로 돌아온 나의 생활은 많은 부분이 바뀌어 있었다.
우선.. 김여민 그 녀석은 정말 꼴도 보기 싫었다.
많은 여자애들 앞에서 나에게 망신을 주다니..
거기서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첫키스의 추억을 평생 못잊을거라며 내주위에 맴돌며 나의 반응에 아랑곳 하지 않고 놀리고 있다.
그 외에 생각 없는 여자애들은 우섭이는 키스를 잘하냐고 애정 담긴 눈으로 나에게 다가와 묻곤 한다.
(우섭이가 그렇게 멋있냐?)
남자애들도 어디선가 소문을 들었는지.... 뭔가 묻고 싶은 눈치인데, 그동안 우섭이가 쌓아놓은 인덕과 나의 훌륭한 정평 때문인지 아무것도 묻지 않고 놀리지도 않았다. 다만 호기심 어린 눈으로 우리를 바라볼뿐....

그중에서도 가장 큰 변화는 우섭이와 나였다.
뭔가 상황이 바뀐 듯한 느낌이 들었다. 예전에 내가 우섭이를 피하던 상태에서 이제는 마치 우섭이가 날 피한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그 날 이후 이상하게 우섭이를 보고 있으면 가슴이 뛰었다.
키스를 못해봐서 키스가 원래 그렇게 좋은건지.... 우섭이를 내가 정말 좋아하는건지... 모든게 혼란스러웠다.
모든게... 나의 정체성도... 우섭이의 진짜 마음도.....
그런 나의 눈길이 부담 스러운지 예전에는 그렇게 장난도 잘 치던 놈이 이제는 나와 눈도 마주치질 않는다.


그렇게 서먹하게 기말고사가 끝나고 방학이 다가왔다.
그 불편하던 놈과 보내야 된다고 생각했던 학기 초반보다 더 불편하게 지낸것 같은 후반부였다.
이제 방학을 하면 한동안 못 볼것을 생각하니 무슨 말이라도 해서 정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번번히 나를 피하는것 같은 우섭이를 보면서 정리하고 싶은 마음도 번번히 사라지고는 해서, 결국은 그냥 방학을 맞이했다.

방학이라 학교를 안 가니 시원하면서도 뭔가 빠진듯하다.
몇일동안 집에서 빈둥거리다가 밤이 되어서 무료해진 탓에 농구공 하나를 들고 집을 나섰다.
학교 앞에 중학교가 하나 있어 공을 튀기며 뛰어갔다.
12시가 다 된 탓인지 학교는 어둡고 사람들도 없다.
괜히 왔다는 생각을 했지만 걸어온게 아깝기도 하고 바람도 쐴겸 농구골대로 향한다.
담장 너머 길가의 가로등으로 희미하게 농구 골대가 보인다.
그리고 그렇게 희미한 농구 골대를 향해 의미없이 공을 던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
(나 말고도 할일 없는 사람이 또 있네 그려)

천천히 그를 향해 가는데 점점 다가갈수록 형체가 눈에 익다.
멀리서 볼때는 몰랐는데 다가가서 보니 미친듯이 공을 던지고 있다.
(국가대표도 되겠다. 저렇게 열심히 던지면...)
땀에 젖은 뒷모습에서 어렴풋이 기분이 나쁘면서도 뭉클한 감정이 전달된다.
우섭이다.
(저 녀석이 이시간에 왠일로.....)
일단은 다가가서 난 그를 등지고 반대편 농구골대에 슛을 던진다.
그러길 몇번 했을까...
" 한 게임 하실래요?"
'난 뒤에서 들린 목소리에 놀란 듯 얼굴을 돌린다.
"어? 현태야. 너 여기서 뭐하냐?"
"보면 모르냐? 농구하잖아. 나처럼 할일없는 사람이 너였냐?"
거짓말이다. 그인줄 뻔히 알았으면서도 그냥 한번 던진다.
"나인줄 정말 몰랐냐? 자식"
내 속을 뻔히 들여다 보는 것처럼 그는 말했다.
몇분, 몇시간이었을까.. 둘이는 여름밤에 더위가 무색할만큼 열정적으로 농구를 했다. 농구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려고 벗어놨던 티를 주워들었다.
"현태야. 오늘 우리집에서 잘래? 우리 부모님 모두 해외 가셨거든."
"뭐? 내가 왜 너네 집에 가냐?"
그러면서 핸드폰을 보니 집에서 걸려온 부재중 전화가 수통화다.
집에 전화를 해서는 친구집에서 자고 가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하신다.
어머니는 친구 누구냐.. 폐 끼치지 마라..부터 시작해서 잔소리를 하시지만 모처럼 방학이고 집에 속도 별로 안썩힌 나라 나를 믿어주신다.
옆에서 통화를 듣고 있던 우섭이가 대답과 다른 내용의 통화를 하는 나를 보며 웃는다.
(도대체 난 무슨 생각으로 우섭이네서 자려는거지? 하긴 해야 할 말도 있으니까..)
난 우섭이를 따라 우섭이 집에 갔다.


부자집이라 크긴 크다. 알고 보면 우리 아파트와 학교 하나를 끼고 반대편에 있는 아파트인데 크기 차이가 장난이 아니다.
"우와.. 집 좋네"
내가 여기저기 둘러보고 있는데 우섭이는 옷을 훌훌 벗어던지고는 속옷 차림으로 부엌으로 들어간다.
"야.. 너 옷 안 입어? 보는 사람 민망하게..."
이상하다. 평소같았으면 아무렇지 않았을텐데 우섭이가 속옷만 입고 있는 것을 보자 수학여행때의 일도 떠오르고 야릇한 기분마저 든다.
" 뭐 어떠냐? 남자끼리... 너도 옷벗고 샤워부터 해라"
 ----------------------------------------------------------------------------------------
제 미니시티 게시판에 와보시면 아시겠지만 요즘 제가 적잖히 힘든 일을 겪고 있습니다.
그래서 조금 유쾌하게 써보려했던 우리반 반장이 분위기가 무거워질 듯해서 한동안 쉬려고 했는데
많은 분들이 후편을 원하시던군요.
분위기가 조금 칙칙해지더라도 원망 말아주세요.

관련자료

댓글 1

<span class="sv_wrap"> <a href="https://ivancity.com/novel?sca=&amp;sfl=wr_name,1&amp;stx=화명" data-toggle="dropdown" title="화명 이름으로 검색" class="sv_guest" rel="nofollow" onclick="return false;">화명</a> <ul class="sv dropdown-menu" role="menu"> <li님의 댓글

  • <spa…
  • 작성일
님의 글을 읽으면 고등학교때 읽던 하이틴 로맨스를 읽는것같은 착각이 듭니다.
많이 기다렸는데 이제야 올라왔군요.
힘든일 잘 해결되길 바랍니다.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