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반 반장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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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싫어했던 사람이었지만 또한 처음으로 사랑을 느껴본 사람은 우섭이었다. 아직도 그날의 느낌은 잊을수가 없다.
처음을 잊기란 쉽지 않으니까....
나의 고등학교 생활은 그렇게 지나갔다.
끊이 없이 밀려오는 대학입시의 스트레스에서 우섭이는 잠시나마 탈출구가 되었고, 지친 몸과 마음이 쉴 수 있는 안식처가 되었다.
가끔 몸은 더 지치게 만들었지만....
하지만 계속될것만 같았던 우섭이와는 알지 못하는 사이에 소원해져버렸다.
나는 한번에 소위 명문대라 불리는 학교 경제학과에 입학을 했지만, 우섭이는 재수를 하게 되었다. 우섭이의 성적이 나쁜것은 아니었지만, 자신의 성에 차는 대학에 못갔다고 재수를 하겠다는 것이 우섭이의 결심이었다.
내 생각이지만 그의 성에 차는 대학은 우리나라에서 하나밖에 없을것이다.
사실 그런 우섭이한테는 미안한 말이지만 우섭이가 그냥 성적에 맞는 학교에 가서 나와 같이 지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우섭이에게 재수를 포기하라고 얘기도 해봤었다.
지금 생각해봐도 나의 욕심이었나 보다.
그리고 나만의 바램이었을 것이다.
그가 재수를 시작하면서 우리는 소원해졌을지도 모른다.
나는 대학 생활을 하면서도 우섭이가 재수를 하는 동안 몇번이나 찾아갔지만 괜히 공부에 방해만 되는것 같고, 오랜만에 만나니 마땅히 할얘기도 없었다.
그것은 나만의 생각이 아니었는지, 아니면 재수 공부에 힘이 들었는지 우섭이도 날 만나서 예전처럼 즐겁게 얘기하지만은 않았다. 그러면서도 우섭이는 자기만 찾아오지 말고 나의 대학생활을 즐겨보라는 충고는 잊지 않았다.
그것은 정말 진심어린 충고였다.
난 우섭이의 말에 충실하기로 마음을 먹었는지, 조금은 부정적이고 귀찮아 하던 성격에서 우섭이의 성격을 점차 닮아가고 있었다. 그래서 대학에서도 꽤 인기도 좋아 많은 친구들을 사귀게 되었다.
하지만 마음 속에는 언제나 우섭이가 있었다.
대학에서도 여지없이 발렌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는 찾아왔지만 난 그때마다 쵸컬릿과 사탕을 사들고 우섭이의 학원에서 시간을 보내려 노력했다.
또 봄이 지나고 여름의 더위가 찾아올때만 하더라도 난 우섭이에게 아이스크림과 같은 휴식시간이 되고 싶었다.
예전에 내가 그랬듯이.....
하지만 늘어지는 더위처럼 우리의 관계도 서서히 늘어지고 만나는 횟수도 줄어들고 있었다.
여름이 되어서는 우섭이가 나를 만날때마다 그만 찾아오라고 말한다.
자기가 대학가면 만나자고.... 그때까지 한동안만 참자고...
맞는 말이다.
대학교에서도 여름방학은 찾아온다. 오히려 고등학교때보다 더 빨리....
과외도 하고 놀러도 다니면서 방학을 보내다가 참기로 했지만 우섭이와의 일주년을 (나 혼자 정한 기념일이다) 기념하기 위해 우섭이 학원에서 우섭이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날은 무척이나 더웠던것 같다. 1년전에 내가 우섭이와 농구를 하던 그날 밤처럼.....
하지만 우섭이는 그날 나오지 않았다.
무슨 일인지 몰라 우섭이에게 전화를 했지만 전화도 받지 않았다.
한동안은 연락이 안되 궁금해서 미칠것만 같았다.
몇일 후 난 생각지도 못한곳에서 그를 만났다.
우섭이를 기다리다가 지친 몸으로 집에 돌아왔더니 어머니께서 반겨주신다.
"현태야.. 아버지가 들어오신단다."
난 시큰둥하게 어머니에게 대꾸한다.
"언제요?"
"내일 모레. 아이고..이 녀석은 아버지가 돌아오신다는데 기쁘지도 않냐?"
"이번에 들어오시면 아주 들어오시는거에요?"
"아니... 그건 아니지만.... 그래도 얼마만에 뵙는거냐?"
"예.. 저도 기뻐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얼굴은 아니었다.
사실 아버지를 오랜만에 뵙는게 기쁘지 않은것은 아니었다.
어려서부터 거의 모든 시간을 해외에 나가셔서 근무를 하셨기 떄문에 아버지를 뵐 시간이 거의 없었다. 처음에는 어머니도 잘 견디시다가 몇년이 지나고 아버지와 함께 나를 데리고 외국에 나갈 생각도 하셨지만 아버지가 올해만, 올해만 하시면서 10여년이 지났다. 이제는 정말 퇴임하시고 돌아오실 생각이신것 같다.
어머니도 지금까지 기다린것 몇년 더 못 참겠냐며 견디신다.
그러면서도 나한테는 농담식으로 '아버지 없이 큰 자식'이라신다.
당신이 더 외로우셨을텐데...
그런 농담이 이제는 입에 붙으셔서 남들이 들으면 사별하신 줄 알것 같다.
오랜만에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공항을 마중을 나갔다.
공항 입구에서 차를 내렸는데 어디선가 낯익은 뒷모습이 보였다.
깜깜한 밤에 학교 운동장에서도 그를 알아 본 나인데 환한 대낮에 그를 못알아 볼리 없는 나였다.
그는 우섭이었다.
난 급히 달려가서 그를 잡았다.
"우섭아~"
우섭이는 놀라고 당황한 듯이 나를 바라본다.
"현...태...야"
"너 여기서 뭐해?"
"나 미국 가"
"뭐?"
이게 무슨 뜬금없는 소리란 말인가?
나는 앞뒤 묻지 않고 우섭이를 화장실로 데리고 간다.
가면서 머리속에는 온갖 이상한 생각들이 든다. 이대로 끝인가?
화장실에 도착해서는 우섭이에게 따지듯이 전후 사정을 물었다.
"사실... 부모님께서 이혼하셨어. 그래서 난 어머니와 함께 살기로 했고.
나 지금까지 재수 준비를 한게 아니고 SAT준비 한거였어.
그래서 대학도 안 간거고... 생각보다 준비기간이 오래 걸리더라고.
내가 영어는 좀 안되잖냐? 헤헤"
그말을 하면서 우섭이는 웃고 있다. 바보처럼....
"야 이자식아.. 너 지금 웃음이 나오냐? 왜 진작에 얘기하지 않았어"
" 말하려고 했는데... 네 얼굴 보면서 말할 자신이 없더라. 미국가서 편지 하려고.."
우섭이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난 우섭이의 얼굴에 주먹을 한대 날렸다.
무슨 기분인지도, 왜인지도 생각할 겨를 없이 나간 주먹이었다.
우섭이는 맞고도 계속해서 웃고 있다.
눈에서는 눈물이 나는데도 웃고 있다.
"현태야.. 나 잊어버려. 원래 첫사랑은 안되는거라잖아."
"누구맘대로..."
"나 비행기 시간 다 됬어. 가서 편지 할게"
그는 그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과는 반대로 딱끊어지는 말로 등을 보인다.
난 뭘 어떻게 할지도 모르겠다.
떠나는 우섭이의 등을 꼭 껴안을 뿐이다.
우섭이는 나의 팔을 살며시 걷어내며 돌면서 나에게 키스를 해준다.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으련만.......
난 몇년만에 아버지를 뵙는 장소에서 나의 처사랑을 그렇게 떠나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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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배달부 쓰면서 다음번에는 제 경험담을 쓴다고 한것 같은데...
완전 픽션이 되어버렸네요.
그리고 에필로그가 억지스럽게 멜로라.....
하지만 다음 이야기를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어쩔수 없는 설정이라.
다음 얘기의 주인공도 현태입니다.
처음을 잊기란 쉽지 않으니까....
나의 고등학교 생활은 그렇게 지나갔다.
끊이 없이 밀려오는 대학입시의 스트레스에서 우섭이는 잠시나마 탈출구가 되었고, 지친 몸과 마음이 쉴 수 있는 안식처가 되었다.
가끔 몸은 더 지치게 만들었지만....
하지만 계속될것만 같았던 우섭이와는 알지 못하는 사이에 소원해져버렸다.
나는 한번에 소위 명문대라 불리는 학교 경제학과에 입학을 했지만, 우섭이는 재수를 하게 되었다. 우섭이의 성적이 나쁜것은 아니었지만, 자신의 성에 차는 대학에 못갔다고 재수를 하겠다는 것이 우섭이의 결심이었다.
내 생각이지만 그의 성에 차는 대학은 우리나라에서 하나밖에 없을것이다.
사실 그런 우섭이한테는 미안한 말이지만 우섭이가 그냥 성적에 맞는 학교에 가서 나와 같이 지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우섭이에게 재수를 포기하라고 얘기도 해봤었다.
지금 생각해봐도 나의 욕심이었나 보다.
그리고 나만의 바램이었을 것이다.
그가 재수를 시작하면서 우리는 소원해졌을지도 모른다.
나는 대학 생활을 하면서도 우섭이가 재수를 하는 동안 몇번이나 찾아갔지만 괜히 공부에 방해만 되는것 같고, 오랜만에 만나니 마땅히 할얘기도 없었다.
그것은 나만의 생각이 아니었는지, 아니면 재수 공부에 힘이 들었는지 우섭이도 날 만나서 예전처럼 즐겁게 얘기하지만은 않았다. 그러면서도 우섭이는 자기만 찾아오지 말고 나의 대학생활을 즐겨보라는 충고는 잊지 않았다.
그것은 정말 진심어린 충고였다.
난 우섭이의 말에 충실하기로 마음을 먹었는지, 조금은 부정적이고 귀찮아 하던 성격에서 우섭이의 성격을 점차 닮아가고 있었다. 그래서 대학에서도 꽤 인기도 좋아 많은 친구들을 사귀게 되었다.
하지만 마음 속에는 언제나 우섭이가 있었다.
대학에서도 여지없이 발렌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는 찾아왔지만 난 그때마다 쵸컬릿과 사탕을 사들고 우섭이의 학원에서 시간을 보내려 노력했다.
또 봄이 지나고 여름의 더위가 찾아올때만 하더라도 난 우섭이에게 아이스크림과 같은 휴식시간이 되고 싶었다.
예전에 내가 그랬듯이.....
하지만 늘어지는 더위처럼 우리의 관계도 서서히 늘어지고 만나는 횟수도 줄어들고 있었다.
여름이 되어서는 우섭이가 나를 만날때마다 그만 찾아오라고 말한다.
자기가 대학가면 만나자고.... 그때까지 한동안만 참자고...
맞는 말이다.
대학교에서도 여름방학은 찾아온다. 오히려 고등학교때보다 더 빨리....
과외도 하고 놀러도 다니면서 방학을 보내다가 참기로 했지만 우섭이와의 일주년을 (나 혼자 정한 기념일이다) 기념하기 위해 우섭이 학원에서 우섭이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날은 무척이나 더웠던것 같다. 1년전에 내가 우섭이와 농구를 하던 그날 밤처럼.....
하지만 우섭이는 그날 나오지 않았다.
무슨 일인지 몰라 우섭이에게 전화를 했지만 전화도 받지 않았다.
한동안은 연락이 안되 궁금해서 미칠것만 같았다.
몇일 후 난 생각지도 못한곳에서 그를 만났다.
우섭이를 기다리다가 지친 몸으로 집에 돌아왔더니 어머니께서 반겨주신다.
"현태야.. 아버지가 들어오신단다."
난 시큰둥하게 어머니에게 대꾸한다.
"언제요?"
"내일 모레. 아이고..이 녀석은 아버지가 돌아오신다는데 기쁘지도 않냐?"
"이번에 들어오시면 아주 들어오시는거에요?"
"아니... 그건 아니지만.... 그래도 얼마만에 뵙는거냐?"
"예.. 저도 기뻐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얼굴은 아니었다.
사실 아버지를 오랜만에 뵙는게 기쁘지 않은것은 아니었다.
어려서부터 거의 모든 시간을 해외에 나가셔서 근무를 하셨기 떄문에 아버지를 뵐 시간이 거의 없었다. 처음에는 어머니도 잘 견디시다가 몇년이 지나고 아버지와 함께 나를 데리고 외국에 나갈 생각도 하셨지만 아버지가 올해만, 올해만 하시면서 10여년이 지났다. 이제는 정말 퇴임하시고 돌아오실 생각이신것 같다.
어머니도 지금까지 기다린것 몇년 더 못 참겠냐며 견디신다.
그러면서도 나한테는 농담식으로 '아버지 없이 큰 자식'이라신다.
당신이 더 외로우셨을텐데...
그런 농담이 이제는 입에 붙으셔서 남들이 들으면 사별하신 줄 알것 같다.
오랜만에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공항을 마중을 나갔다.
공항 입구에서 차를 내렸는데 어디선가 낯익은 뒷모습이 보였다.
깜깜한 밤에 학교 운동장에서도 그를 알아 본 나인데 환한 대낮에 그를 못알아 볼리 없는 나였다.
그는 우섭이었다.
난 급히 달려가서 그를 잡았다.
"우섭아~"
우섭이는 놀라고 당황한 듯이 나를 바라본다.
"현...태...야"
"너 여기서 뭐해?"
"나 미국 가"
"뭐?"
이게 무슨 뜬금없는 소리란 말인가?
나는 앞뒤 묻지 않고 우섭이를 화장실로 데리고 간다.
가면서 머리속에는 온갖 이상한 생각들이 든다. 이대로 끝인가?
화장실에 도착해서는 우섭이에게 따지듯이 전후 사정을 물었다.
"사실... 부모님께서 이혼하셨어. 그래서 난 어머니와 함께 살기로 했고.
나 지금까지 재수 준비를 한게 아니고 SAT준비 한거였어.
그래서 대학도 안 간거고... 생각보다 준비기간이 오래 걸리더라고.
내가 영어는 좀 안되잖냐? 헤헤"
그말을 하면서 우섭이는 웃고 있다. 바보처럼....
"야 이자식아.. 너 지금 웃음이 나오냐? 왜 진작에 얘기하지 않았어"
" 말하려고 했는데... 네 얼굴 보면서 말할 자신이 없더라. 미국가서 편지 하려고.."
우섭이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난 우섭이의 얼굴에 주먹을 한대 날렸다.
무슨 기분인지도, 왜인지도 생각할 겨를 없이 나간 주먹이었다.
우섭이는 맞고도 계속해서 웃고 있다.
눈에서는 눈물이 나는데도 웃고 있다.
"현태야.. 나 잊어버려. 원래 첫사랑은 안되는거라잖아."
"누구맘대로..."
"나 비행기 시간 다 됬어. 가서 편지 할게"
그는 그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과는 반대로 딱끊어지는 말로 등을 보인다.
난 뭘 어떻게 할지도 모르겠다.
떠나는 우섭이의 등을 꼭 껴안을 뿐이다.
우섭이는 나의 팔을 살며시 걷어내며 돌면서 나에게 키스를 해준다.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으련만.......
난 몇년만에 아버지를 뵙는 장소에서 나의 처사랑을 그렇게 떠나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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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배달부 쓰면서 다음번에는 제 경험담을 쓴다고 한것 같은데...
완전 픽션이 되어버렸네요.
그리고 에필로그가 억지스럽게 멜로라.....
하지만 다음 이야기를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어쩔수 없는 설정이라.
다음 얘기의 주인공도 현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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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 안되 안되~ 우섭이랑 현태랑 어떻게 이럴수가 있어요~
절대 안되~ 이대로 어떻게 끝낼수가 있냐구요~~
이거 무효야! 무효~+ㅁ+
절대 안되~ 이대로 어떻게 끝낼수가 있냐구요~~
이거 무효야! 무효~+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