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숙사 룸메이트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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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과 같이 방을 쓰게 된 건
2학기 개강을 하면서 부터였다.
기숙사는 2명이 한 방을 쓰게 되어 있고
새 학기가 시작될 때 마다 특별한 요청이 없는 한
룸메이트가 바뀐다.
기숙사에 오기 전, 방 배정표에서
룸메이트 이름을 본 순간 난 혹시나 컴퓨터가 실수를 해서
여학생을 남학생 기숙사에 배정한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내 룸메이트가 될 학생의 이름은 '익희'였다. 이익희... -_-;
하긴 뭐, 남자 이름에 '희'자를 쓰면 안된다는 법은 없지.
박정희. 이건희 뿐만 아니라 청나라 황제 이름에도
'희'자가 들어있지 않는가. '강희대제' (근데 강희가 이름이 맞나 '.'? )
새로 방을 같이 쓰게될 룸메이트에 대한 기대가 없다면 거짓말이겠지?
그런데 그 이름을 보는 순간..
이름과 사람의 이미지가 꼭 매치되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기대감이 조금은 사라졌던건 왜일까나...
개강을 앞둔 주말
일요일 오후 쯤 도착해서 기숙사방에 짐을 풀었다.
짐을 정리하고 저녁이 가까와 졌는데도
방을 같이 쓸 룸메이트는 오지 않았다.
저녁을 먹은 뒤 휴게실에서
1학기 때 알고 지내던..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과 시시콜콜한 잡담을 하다가
방으로 돌아와서 1시간 쯤이나 지났을까...
문이 벌컥 열리더니 새 룸메이트인 듯한 녀석이 들어섰다.
들어서는 녀석을 보는 순간
나는 녀석의 이름에서 상상했던 몇몇 얼굴들과는
너무나도 다르다는 사실에.. 아니 오히려 너무나 반대인 모습에
속으로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왜 그런 사람 있지 않은가.. 얼굴에서 빛이 나는...
주변이 환해지는 듯한 광채를 뿜는 그런 사람 말이다.
녀석이 딱 그런 스타일 이었다.
타이트한 청바지에 그냥 면티만 입었을 뿐이었는데...
더웠던 끝자락의 여름 날씨에 급하게 오느라 그랬는지
땀이 송글 송글 맺힌 이마를 쓰윽~ 훔치며 녀석이 말했다.
" 벌써 와 있었네. 반갑다. 체육과 '이익희'라고 해 "
녀석이 밝게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 어. 그. 그래.. 반가워. 난 건호야. 박건호. "
그의 빛나는 모습에 반 쯤 넋이 나가 있던 나는
더듬거리기까지하면서 쭈뼛쭈뼛 손을 내밀었다.
녀석은 늦은 시간에 도착해서인지..
잠시 앉아서 쉴 여유도 없이 짐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 난 강릉에서 왔어. 강원도 촌구석. 넌 어디냐? "
" 어? 어.. 난 전주. 전라도 전주. "
" 전라도라고 말 안해도 전주가 어디있는지 정도는 알아. -_-; "
" 난 그냥.. 니가 강원도라고 말 하길래.. "
" 그렇군. ^^; "
책들과 옷가지를 정리하면서 녀석은
마치 오래 전 부터 나를 알고 있었던 것처럼
친구에게 말하듯 이것 저것 말을 늘어놓았다.
팔뚝 두껍네. 갑빠도 있어보이고..
짜식~ 체육과라 그런지 운동 좀 했나보군! -_-
" 나 샤워 좀 하고 올게 "
짐 정리를 다한 녀석이
타월와 속옷 한장을 들고서는 방을 나서며 말했다.
사실 난... 앞에서도 말했지만
어딜 가나 있는 듯 없는 듯.. 튀지 않는 스타일이다.
그리고 숫기나 말주변도 없는 편이라
낯선 사람에게 먼저 쉽게 다가가지는 못한다.
그런 나에게.. 녀석은
내 마음의 빈틈을 비집고 들어오기 시작했다.
" 아~ 샤워하고나니 살것 같다. "
녀석이 들어서며 말했다.
헉!!!
나는 녀석을 보고는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녀석은 삼각팬티 하나만 달랑 걸친채
타월로 머리 물기를 말리며 들어서고 있었다.
팔뚝 굵고 갑빠 좀 있을 줄은 알았지만
녀석의 몸은 생각 이상이었다.
가운데가 파인 가슴근육도 상당히 두꺼운 편이었고
복근도 선이 뚜렷이 드러나 있었다.
그리고 하얀색의 작은 삼각팬티는
녀석의 물건의 윤곽을 그대로 드러내 보이고 있었다.
" 너... 그러고서 샤워실에서 여기까지 걸어왔냐? "
나는 최대한 티나지 않게 진정시키며 물었다.
" 뭐가? "
" 복도를 그런 차림으로 왔냐고.. "
" 이런 차림? 뭐 이게 어때서.. "
" 그래도 사람들도 많을텐데.. "
" 야야~ 다들 남잔데 뭐 어때?
그리고 여자가 있으면 또 어떠냐? 좀 보여 주면 어때서 ^^ "
" 너 노출증 있냐? "
" 왠 노출증? 그냥 편한게 좋은거지. ^^ "
" 그냥.. 여긴 집하고 다르잖아.. "
" 너 신경 쓰이냐?
그러면 너 앞으로 신경쓰일 일이 더 많아지겠다. "
" 무슨 뜻이야? "
" 지내보면 알지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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