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곰이 떠오르는 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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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했어요'
'뭐가 이상했다는 거야'
예상보다 더욱 흥미진진한 승환의 이야기에 어느새 몹시 몰두한 듯이 빤히 승환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는 남우. 승환이 잠시 쉬자며 술잔을 들자, 남우는 팔짱을 끼고 있던 두 팔을 풀어 급히 잔을 부딪혀 준다.
꿀꺽-
그렇게 술 한 잔을 넘기고는 잠시 허공을 바라보는 승환. 남우는 뒷 이야기가 궁금해서 애간장이 탄다고 술을 물처럼 벌컥 벌컥 마셔댄다. 그리고는 목이 타들어가는 느낌에 얼굴을 잔뜩 찡그리고 말을 잇는 남우.
'으흐.. 뭐가 이상하냐고.'
'종철이 형 처음 봤을 때 들었던 느낌이 엄청 이상했다고요.'
'흐흐흐. 그 자식 벗은 몸 보고 그제서야 자.지가 진짜 먹을 수 있는 거구나 알아버린 거지. 너는 그 전에는 아예 남자한테 관심도 없었고?'
여자친구와 결혼까지 계획 중이었던 승환이니 남우는 이 이야기가 재밌을 수 밖에 없다. 일반이 이반이 되는 것이 주변엔 꽤 흔히 있는 일이라긴 하지만 막상 그랬다는 사람, 찾으려 하면 안보이지 않나.
'전혀요. 아예 일반이었다고 하면 아무도 안 믿지만요. 아. 아닌가.'
'근데 내가 봤을 땐, 일반이었다는 애들. 그거 말이 안돼. 그냥 모르고 살았던거지. 식이 조금 특이하거나, 아니면 자기 자신을 잘 몰랐거나'
'뭐 군대에서는 외로워서 잠깐 애들 만지기도 하고 그랬는데'
'거기는 예외야 임마.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잖냐. 오히려 호.모들이 군대에서 얌전하지. 나는 군대 시절에 선임 새.끼들이 하도 변.태새끼들이었어서 남자 싫어했어
'그래요? 형은 귀염상이라 괴롭힘 좀 당했겠네. 또 그 때 군대는 더했겠죠 뭐. 아무튼.'
'그래 뭔 다 늙어서 군대 얘기냐 니 얘기나 하자'
다시 이야기를 이어가려는 듯한 승환. 남우는 자신이 말이 너무 길었다며 다시 팔짱을 끼고 승환의 입이 다시 열리기만을 기다린다고 눈빛을 보낸다.
쏴아아-
샤워기를 틀어 물의 온도를 맞추고 있는 승환. 왜 이렇게 심장이 두근대는 걸까. 저 불곰같은 아저씨를 보고나서 잠도 다 달아났으니 참 기분이 이상하다. 승환은 괜히 가장 구석에 있는 샤워기에 자리를 잡고 금방 따뜻해진 물 줄기에 몸을 밀어넣기 시작한다. 본능적으로. 그를 피해야 한다는 걸 직감했던 걸까.
'크흐으음'
그 때, 하필이면 승환이 샤워를 하고 있던 칸으로 와서 자리를 잡는 종철. 승환은 혹시나 했는 역시나 다시 나타난 종철을 힐끔 바라보고는 다시 숨이 턱 막혀와서는 애써 몸을 돌린다. 이 작은 목욕탕에서 피해봤자 마주치지.
'으허어..'
샤워를 시작하는 종철은 그 드넓은 가슴팍에 물 줄기를 뿌리며 고개를 젖혀 올린다. 우렁차다. 종철의 입에서 새어나온 낮고 깊은 탄성이 사우나에 울려퍼진다.
'...'
대체 내가 왜 이럴까. 목욕탕에서 다른 남자의 몸을 한 두번 본 것도 아닌데, 물론 종철처럼 압도적인 비주얼의 몸매는 흔히 볼 수 없는 몸이긴 했지만 말이다. 괜히 이유 모를 불안함에 샤워 속도를 올리는 승환. 미끌한 샴푸 튜브를 쥐어짜내 손바닥에 비비는데 어느 강직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저기요'
'허윽.'
굵직하게 깔리는 종철의 목소리에 순간 자신도 모르게 놀란 소리를 내버리는 승환. 빨가벗고 이런 감정을 느끼니 잔뜩 기가 눌려서는 괜히 꼬추가 쪼그라든 것만 같다. 오히려 종철의 것은 승환이 눈만 살짝 돌려도 꼬추부터 보이는 게 참으로도 굵은 꼬추다.
'나 실례가 안된다면 등 좀 밀어주시죠.'
'등이요?'
'어엉 안닿아서. 나도 밀어드릴게'
그리고 어디서 챙겨온 건지 이태리 타올 하나를 물에 묻혀 쥐어짜는 종철. 굵직한 팔뚝에 들어가는 힘에 승환은 기가 눌려 괜히 더 어깨를 피며 다가간다.
'저는 괜찮아요. 밀어드리죠 뭐.. 제가 시원하게 밀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왜 힘 좋아 보이는데'
딱히 거절을 하지 않고 어느새 종철에게로 홀리듯 다가간 승환. 종철은 그런 승환을 다시 위 아래로 한번 훑어보고는 어딘가 야릇한 미소를 짓는다. 그렇게 승환에게 타올을 건네고는 등을 돌려 서는 종철. 종철의 물에 젖은 드넓은 등판이 드러난다.
쓰윽 쓰윽- 벅 벅
그렇게 별 말 없이 처음 보는 아저씨 등을 밀어주고 있는 승환. 괜히 더 잘 밀어야될 것 같은 압박감에 힘을 잔뜩 주기 시작하고, 승환의 때밀이가 생각보다 아픈지 등을 돌린 종철의 표정이 고통을 참아내듯 잔뜩 일그러지기 시작한다.
벅- 버억-
'아으윽 시원하네. 평소에 혼자 등을 밀 수가 없으니 원, 때 많이 나오지요?'
'어 네. 뭐.. 조금.'
'이 근처 사시나'
'아니요 이 동네는 처음 와봤어요'
어느새 새빨개진 종철의 등. 정신이 없어서 너무 쎄게 밀었나 싶어 당혹스러운 마음을 애써 숨기고 대답을 잇는 승환이다. 그런 승환의 대답에 쓰라린 등의 통증을 느끼는지 계속에서 표정을 일그러트린 채 말을 잇는 종철. 표정은 험악해졌는데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다정하게 이어진다.
'뭐하러 오셨대 이 동네 할 게 뭐있나. 여자친구 만나셨나ㅎㅎ'
살짝은 웃음기가 섞인 종철의 목소리. 말을 섞다보니 덩치에 비해 익살스러운 말투가 느껴진다. 처음에나 좀 무식한 덩치에 위협적이었지, 투박한 행동이나 굵은 목소리가 벌써부터 꽤나 친숙하게 느껴지기까지 하는 승환.
벅 벅 쓰윽 쓱-
'만나긴 했는데. 예.'
'웬 뚱뚱한 아저씨가 친한 척 해서 기분이 별루신가.'
승환의 마음과는 다르게 짧게 끊기는 대답들. 절대 기분이 별로는 아니다. 오히려 오늘 하루 중에 지금이 가장 기분이 좋고, 설레.. 도 되는 걸까. 그런 승환이 기분이 안좋아 보인다면서도 뻔뻔하게 말을 잇는 종철.
휙-
'어으 아파. 역시 힘이 장사네. 그래 보였지.'
결국 그렇게 등을 밀리다가는 이제는 못참겠다고 몸을 피하듯 돌리는 종철. 다시금 보이는 물에 젖어 더욱 선명하게 달라붙은 체모들. 동물원에서나 보던 물에 홀딱 젖은 곰 같다.
승환은 괜찮다고 했지만 어느새 승환이 끼고 있던 타올은 종철의 손에 끼어지고, 승환의 어깨를 붙잡으며 몸을 돌리는 종철. 훅 들어오는 종철의 갑작스러운 스킨십에 승환은 몸이 경직되어 그저 등을 내어준다.
쓱 뻐어억 버억-
'아아..'
'아파?'
'아아흐.. 네. 어으 아파요.'
'아파도 참어.'
'예? 으윽'
'참으라고. 나도 방금 엄청 참았어 사실 흐히'
벅- 벅 뻐억 뻐어억
거의 승환의 등 가죽을 벗겨버릴 기세로 밀어주고 있는 종철. 승환은 온 몸이 베베 꼬일 정도로 아프고 간지럽기까지 하다고 결국 종철의 손을 피하려하고 종철은 그런 승환에게 장난을 치듯 더욱 세게 승환을 부여잡는다.
'으으 아파요. 아 진짜 아파요.'
'흐히히. 아프라고 하는 거니까 아프겠지.'
뭐가 저렇게 신나는지 생각지도 못했던 익살스러운 웃음 소리를 내는 종철. 아까는 몰랐는데 웃을 때 곰같은 얼굴에 지어지는 눈웃음이 참으로도 매력적이다.
미묘하고 어색한 분위기가 이어지면서도 방금 처음 본 사이가 맞나 싶을 정도로 웃음꽃이 피어나고 마는 두 사람. 조금은 뜬금없긴 하다.
허나 늘상 인연은 그렇게 갑작스레 찾아오곤 하는 법이니까. 그렇게 처음 본 아저씨의 부탁에 등을 밀어주고, 평생 밀 때도 다 밀린 듯한 승환. 그 이후로 가벼운 코웃음으로 수고했다는 말을 대신하곤 탕으로 들어가버린 종철은 더 이상 승환에게 말을 잇지 않았다.
의도치 않은 스킨십을 해서 그런가. 알몸부터 본 사이라 종철에게 더욱 빨리 친밀감이 형성된 승환. 마음 같아서는 종철과 같은 탕에 들어가 있고 싶긴 한데 대체 저 아저씨랑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은 왜 드는지, 이게 들어도 되는 마음인지 당최 확신이 서질 않아서 결국 종철과 다른 탕에 들어가 앉는 승환이다.
사람이 몇 없는 목욕탕 안에 가만히 눈을 감고 탕에 앉아있는 종철. 가슴팍 위로 물에 잠겨 살짝 떠오르는 체모와 두 눈이 감긴 굵은 이목구비의 얼굴. 떡 벌어진 어깨가 넓은 것도 넓은 것이지만 그 부피감이 정말 듬직하다.
승환은 자꾸만 그런, 저 멀리 떨어진 종철을 힐끔 힐끔 바라본다. 이 알 수 없는 끌림은 뭘까. 물에 닿은 등은 살가죽이 다 벗겨진 듯 따갑기도 한데, 대체 왜 저 아저씨에게 말 한 마디라도 더 건네보고 싶은 걸까.
내가 미쳤지 가 승환의 결론이다. 단순히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 아닌 것 같다. 차마 인정할 순 없지만 길거리서 이쁜 여자를 보았을 때 들던 느낌이랑 비슷한 느낌인 것 같다. 결혼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해서 요즘 제정신이 아니긴 했는데, 하다 하다 이제는 남자에게까지 눈이 돌아가는 걸까. 그렇게 승환은 애써 종철을 훔쳐보지 않으려 눈을 꾹 감아낸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귀신 같이 실눈을 살짝 뜨고 저만치 승환을 바라보는 종철. 남자다운 외모지만 머리가 물에 눌려서 이 순간 유독 순해보이는 승환의 얼굴. 그와는 대비되는 학창 시절 운동했냐는 말을 밥 먹듯이 듣고 다녔던 건장한 승환의 몸. 쩝. 종철은 입맛을 다신다. 그리곤 다시 한 번 침을 꿀꺽 삼킨 뒤에 차분히 두 눈을 감는다.
후우-
알몸으로 물기만 대충 닦은 수건을 어깨에 걸친 채 홀로 흡연실에 앉아있는 종철. 흡연실 안에는 종철이 짙게 뱉어낸 담배 연기가 가득하고, 종철은 두꺼운 손가락으로 휴대폰을 쥐어잡고 스크롤을 올려대기 시작한다.
음모가 수북하게 이어져서는 털에 덮여있는 종철의 뱃살. 두툼하게 힘이 들어간 배는 굉장히 단단해보인다. 살짝 벌리고 앉아있는 두 다리에 육중한 허벅지가 활짝 벌어져 있고, 그 사이로 당당히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꼬추가 튼실해보인다.
후우-
불만이 있는 건지, 아니면 원래 인상이 그런지 잔뜩 두 눈을 찡그린 표정에 또 다시 포스가 느껴지고, 올라오는 담배 연기가 눈에 들어가지 못하게 두 눈을 찡그려 막고 잇는 종철. 종철이 바라보는 휴대폰 액정 속에는 한 유명한 게이 어플이 켜져있다.
뭔 놈의 동네에 이렇게 게이가 없는지. 조금만 내려도 바로 옆 동네의 옆 동네로 넘어가는 어플 속 사진들에 종철은 잔뜩 짜증난 표정을 지어 다시 화면을 맨 위로 올려버린다.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사진 없는 프로필을 다시 한 번 눌러보는 종철. 173에 70키로 37살. 어딜 봐도 승환의 스펙은 아니다. 여자친구도 있다고 한 승환인데. 어플에 뜰 리가 없지. 종철은 짧막하게 타들어간 담배 꽁초를 재떨이에 비벼 끄고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한숨과 함께 담배 연기를 길게 뱉으며. 누가봐도 지금 종철의 모습은 미련이 가득 남은 곰탱이다. 미련한 곰탱이.
덜컥-
꾸벅-
헌데 흡연실 문을 열고 나오자마자 우연인지 흡연실 앞을 바로 지나가는 승환. 승환은 뜨거운 탕의 온기가 아직 얼굴에 남아있는 듯 두 볼이 붉게 상기된 채로 종철에게 꾸벅 인사를 한다. 어느새 찜질복으로 갈아입은 승환의 모습. 종철은 더 이상 승환에게 미련을 주지 않으려는 듯 성의 없이 고개를 까딱하며 인사를 잇는다.
그런 종철의 속내를 알 리가 없는 승환. 아까까지만 해도 웃으며 서로의 몸을 밀어주던 사이인데. 또 한 순간에 어색한 인사를 건네는 사이가 되었다. 사실 이게 정상이긴 하지. 그렇게 승환은 고개를 갸웃대며 종철을 지나친다.
느릿느릿 캐비넷으로 다가가 찜질복을 갈아입은 종철. 가장 큰 옷을 받은 건데도 종철의 몸에는 좀 작아서 그 육중한 몸매 라인이 그대로 드러난다. 심지어 두툼한 앞섶은 가려지지 못하고 가득 바지 안을 채우니 이래저래 찜질방에서도 아무도 시비는 못걸 거 같은 모습이다.
'사장님 이거 하나 드시죠'
그 때, 그런 종철에게 언제 다가온 건지 캔 음료 하나를 건네는 승환. 왜 자꾸민 종철의 주위를 먼저 맴도는지. 종철도 그런 승환의 호의가 싫을 리가 없다. 어플에 안뜬다고 못 넘어뜨릴 건 없으니까. 종철이 애써 밀어내려 했던 승환을 향한 미련을 다시 한아름 품고 음료를 받는다. 생기 가득해진 종철의 두 눈.
'뭘 이런 걸 다.'
'아까 때 밀어주신거 정말 아팠는데요. 싹 씻고 나오니까 오히려 개운하네요. 감사의 의미요'
'근데 나 사장님 소리는 좀 그르네'
'예?'
'그냥 형님 하면 좋지 않나'
'형님이요? ㅎ..하하'
서로의 나이를 모르니 호칭이 애매하긴 하다. 사실 굳이 호칭을 붙일 이유는 없는 두 사람이지만. 두 사람은 왜 이런 쓰잘데기 없는 대화를 나누고 있는지.
치익 떨컥-
꿀꺽 꿀꺽-
그렇게 은근히 해맑은 미소를 짓고는 승환이 준 캔 음료를 따서 마시는 종철. 두꺼운 목을 들어올리고 한 숨에 캔을 비워내는 모습에 승환의 시선이 고정된다.
멋있다. 남자가 봐도, 보면 볼수록 멋있는 남성미가 뿜어져나오는 아저씨다. 다른 남자에게 멋있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언제였나. 기억도 나질 않는다. 목욕탕에서 뚱뚱하고 비실한 아저씨들은 수도 없이 많이 봤지만 이토록 과하지도 않게 건강해보이는 떡대 덩치의 아저씨는 처음이다. 심지어 남자다운 외모에 굵은 목소리. 능글맞기까지 한 말투까지. 그렇게 승환도 음료를 마시기 시작한다. 생전 처음 느껴보는 기분. 분명히 음료수는 얼음 같이 차가운데, 지금 식도를 타고 내려가는 듯한 이 뜨거운 감각은 무엇일까. 눈 앞에서 어느새 캔을 원샷해서 비워 한 손으로 찌그러트리곤 승환을 멍하니 바라보는 종철의 시선에 승환은 숨이 턱 하고 막혀오고, 머리가 아찔해져서 눈을 질끈 감는다.
치이익- 탁!
'건배!'
크으-
결국 찜질방 구석에 나란히 앉아있는 두 듬직한 남자. 두 사람은 너무나도 자연스레 함께 찜질도 하고, 이런 저런 수다를 떨고 있다. 매점에서 맥주까지 몇 캔 사서는 자리를 깔고 술판을 벌인 두 사람. 왜 이러는지는 모르겠는데, 종철과 함께 있는 이 시간에 머릿 속은 복잡해져와도 스트레스가 죄다 날라가는 기분이다.
'그래서 싸웠죠. 잘 모르겠습니다. 지금 맞는 짓을 하는 건지. 결혼이 그렇잖아요 괜히 하기 전에는 더 싱숭생숭하다고들 하고'
'결혼은 나도 안해봐서 해줄 말이 없네'
'아, 아직 안하셨구나'
'근데 그거 보통 여자들이 그런 생각하지 않냐 여기는 상황이 좀 특이하네'
찜질방으로 내려오는 계단에서 나눈 첫 대화의 시작은 종철의 질문이었다. 여자친구와는 얼마나 만났냐는. 그렇게 여자친구의 이야기를 하다가 결혼 준비 이야기, 오늘 다툰 이야기까지 술술 풀어내고야만 승환. 왠지 굳게 닫힌 입술로 자신을 빤하 바라보는 종철의 얼굴이 너무나 매력적으로 보여서 신이난 나머지 초면에 너무 많은 이야기를 풀어낸 것 같다.
'뭐 그럼 제가 여자입니까? 그건 아닌데'
'그치 내가 자.지 달린 거 아까 봤지. 흐흐'
'ㅎㅎ'
자.지 이야기를 하니까 괜히 앞에 앉아있는 종철의 앞섶에 시선이 다시 한번 내려가는 승환. 여전히도 묵직하게 바지 앞섶을 가득 채운 모습. 승환은 이상한 데로 자연스레 눈이 돌아가는 자기 자신이 그저 밉고 또 밉다.
'그래 배종철이 굵긴 하다던데. 유명해 아주.'
'제가 그 때 미쳤었죠. 꼭 뭐에 홀린 것 마냥 그 날은 자꾸 형이 눈에 아른거리더라고요. 그 때 그냥 도망이나 갔어야 되는데. 사실 피곤했어서 씻고 바로 잘 생각이었는데, 거의 새벽 2-3시까지 맥주 까면서 이야기 했으니까 진짜 제대로 미쳤던 거죠.
'이야 로맨틱하네.'
'찜질방에서 무슨. 로맨틱은 아니고. ㅎ.. 사실 뭐 아직 좀 기억에 남긴 하죠 그 때 기억은, 지금처럼.. 아. 아니다.'
'지금처럼 뭐'
작년 종철을 처음 만났던 날을 생각하니 승환도 가슴 한켠이 뭉클해져 오긴 하나보다. 지금은 헤어진 사이라지만, 누구나 첫 만남의 설렘은 기분 좋은 기억으로 간직하는 법이니까.
'아니에요. 끝난 이야기 또 해서 뭐해요. 아으 취한다. 더 얘기해야 돼요?'
'이게 끝? 뭐냐 시작도 안한 거 같은데. 지금 하루 이야기도 다 안했잖냐. 양주, 내가 산거 이거 얼마짜리냐.'
이야기를 슬슬 끝내려는 듯하는 승환의 태도에 아직 반도 안비워진 양주 병을 들고 눈치를 주는 남우. 승환은 괜히 손목 시계를 한번 들어본다. 첫 차가 뜨려면 두시간은 더 남은 시간. 승환은 도망갈 수가 없다는 걸 다시 확인하고 나서야 헛웃음을 지으며 다시 잔을 쥐어잡는다.
'ㅎㅎ아 오늘 형님 괜히 불렀구만'
'딱보니까 그 날 배종철한테 대줬구만. 아다가 뚫려 버렸어'
'그건 아니고요. 무슨 소설도 아니고.'
'그러면 뭐 강제로 키스라도 당했나 쪽쪽 다시는 일반이라니 바이라니 아무 소리도 못하게'
'아오 말하기 싫어'
'에잉'
결국 장난을 치는 남우가 얄밉다고 성질을 내는 승환. 남우는 특유의 귀여운 아양을 떨며 눈웃음을 짓는다. 그렇게 다시 시작되는 승환의 이야기.
'당하긴 했죠'
'아이씨.. 어흐..'
별 얘기를 다 했다. 회사 얘기, 연애 얘기, 사는 야기. 이야기를 하며 느꼈다. 종철이 풍기는 이 남자다움은 허세가 아니구나. 사람 자체가 화끈하고 쿨하다.
그렇게 몇시간이 지나고 정신을 차려보니 승환은 맥주를 혼자 네 캔이나 비웠다. 그에 비해 몇시간 동안 꼴랑 맥주 한 캔을 마시고는 얼굴이 검붉어질 정도로 취해있는 종철. 취기가 올라온다고 자꾸 숨이 거칠어지고 콧구멍을 벌렁거리니 그 모습이 마치 성이 잔뜩 난 짐승 같다. 지금 종철의 눈이 반쯤은 감겨 있어 승환은 이제 종철을 재워야겠다 싶다.
'주무세요 이제. 술을 많이 못하시구나'
그렇게 종철을 일으켜서는 수면실로 데리고 가는 승환. 종철은 그런 승환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는 살짝 균형을 잃을 듯 비틀 비틀 걷기 시작한다.
'나 취한 건 아니다? 술을 좀 못마셔서 그렇지'
'형님 취하신 거 같은데요~'
'누가 찜질방에서 맥주 한 캔 마시고 취하냐앙 앙?'
자신은 비틀거리고 얼굴이 터질 듯이 붉어지긴 했어도 끝까지 취하지는 않았다며 목소리를 높이는 종철. 승환은 그런 종철이 덩치에 비해 술을 못하니 귀엽기도 한데 갑자기 훅 들어오는 종철의 애교스러운 장난에 더욱 힘을 줘서 종철을 데리고 간다.
'아아으 귀여운 자식'
꾸욱-
그 때, 갑자기 자신을 민망해하며 눈을 굴리는 승환의 볼을 꾸욱 꼬집으며 말하는 종철. 종철은 취기가 올라온 얼굴로 눈 웃음을 지으며 승환이 깜짝 놀랄 정도로 가까이 얼굴을 들이대며 앵긴다. 승환은 애써 손을 떼어내고 당황한 목소리를 뱉는다.
'어흐.. ㅎㅎ. 형님 애교가 많으시네'
'이야 뉘집 아들내미인지 참 잘생겼다. 니 부인될 사람은 조오오오오오오옿겠다!'
아까부터 자꾸 여자친구는 좋겠단다. 무슨 의미로 그런 말을 하는 건진 몰라도, 그 말이 듣기 좋진 않다. 지금 승환은 여자친구만 생각하면 그리 기분이 좋진 않으니까. 심지어 여자친구에게 그런 감정이 드는데 눈 앞에 종철은 한 없이 매력있어 보이는 게 혼란스럽기만 하니까.
그럼에도 불고하고 그저 완고하게 승환의 얼굴을 관찰하기라도 하는 듯 살짝 감긴 눈으로 승환을 바라보는 종철. 승환은 이 시선이 꽤나 당황스럽다. 하지만 종철의 눈빛에 시선을 깔게 되고 가슴 한켠에 수줍은 마음이 드는 이유는 뭘까. 진짜 내가 여자라도 된 건가.
그렇게 수면실로 올라가는 계단 앞에 서서 종철을 부축하며 발을 떼는 승환. 그러자 종철은 부축은 필요 없다고 승환의 손길을 떼어내고 쿵쿵대며 계단을 오른다.
형님 자는 거 보고 내려와서 먹은 거 정리 좀 해야겠다 하는 마음에 일단 종철을 따라 수면실로 올라가는 승환. 한 치 앞도 보이질 않는 수면실에 몇몇 아저씨들이 깊게 잠든 듯 새근대며 우렁차게 코를 골아댄다.
'으흠 음.'
어둠 속을 더듬으며 누울 자리에 앉으니 술 기운이 더욱 몰려오는 듯 이상한 소리를 내는 종철. 어둠 속에서 종철이 자리를 잡고 누운 것이 느껴지자 승환이 작게 소곤대는 목소리를 잇는다.
'형님 주무세요. 저도 저거 먹은 거만 좀 치ㅇ..우욱!'
그 때, 어둠 속에서 엄청난 힘으로 승환의 팔을 잡아당기는 종철. 그대로 승환이 중심을 잃고 종철의 몸 위에 엎어진다. 그런 승환에게 옆 자리를 내어주며 옆에 누워 자라는 듯 무언의 손짓을 하는 종철. 사실 손짓의 수준이라기에는 힘이 너무 들어가 있어 거의 강제로 눕히는 느낌이다.
그렇게 종철의 한쪽 팔에 일어나지 못하게 가로막혀서는 종철의 옆에 눕혀진 승환. 지금 바로 누울, 심지어 종철의 바로 옆에서 잘 생각은 없었지만 승환도 머리가 베개에 닿으니 몸이 녹아내리는 것만 같은 기분을 느낀다.
'알겠어요. 저도 잡니다.'
'으웅.'
승환이 알겠다고, 잔다고 말을 하고 나서야 승환의 몸을 누르던 팔에서 힘을 빼는 종철. 니가 맘에 드니까 옆에 꼭 붙어있어라 말하는 듯한 종철의 행동에 승환도 기분이 나쁘지는 않은지 남 몰래 피식하고 웃음이 터진다.
종철의 거칠던 숨소리는 점점 잠에 들어가는 듯 새근새근 가라앉는다. 어둠 속에 적응이 되며 주변이 보이기 시작하는 승환의 두 눈. 고개를 살짝 돌려보니 승환의 가슴 위로 팔을 뻗어 올리고는 입을 살짝 벌려 잠에 들려하는 종철의 얼굴이 보인다.
내색은 안했지만 떨리기도 하고 수줍기도 하고. 이런 복잡한 느낌을 전해주는 형님을 오늘 만난 것 같다. 머리는 복잡하지만 일단은 너무 피곤해서 자야겠다. 그렇게 승환의 두 눈도 점점 잠에 들어가는 듯 감기기 시작한다.
그 때, 잠에 드는 줄 알았던 종철이 말을 잇는다. 아주 나른한 목소리였지만, 여전히도 선명한 그 혼잣말.
'섹시한 새끼..'
'!'
그리고는 깜짝 놀라서 두 눈을 번쩍 뜨고는 종철을 다시 돌아보는 승환. 승환이 놀라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느끼는지 종철도 두 눈을 떠 반쯤 감긴 눈을 하고는 승환을 살짝 돌아본다.
그렇게 놀란 표정의 승환과 태연한 표정의 종철이 어둠 속에서 서로를 마주본다. 그리고 점점 한쪽 눈썹이 힘이 들어가며 바짝 올라가는 종철. 종철은 한마디를 더 던진다.
'남자랑 해봤냐'
'ㅎ..하아..'
숨이 잠시 멎는 줄 알았다. 예상도 못했던, 아니 평생 나에게 일어날 거라곤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전개. 승환은 머리를 크게 한대 맞은 듯이 정신이 나가서는 입을 벌리고 있다가는 뜨거운 숨을 뱉고, 그 와중에도 술 기운에 취해 다시 감기려 하는 종철의 두 눈.
승환은 지금 머릿 속에 백지처럼 하얘져서는 그저 넋이 나가 종철의 얼굴만 보고 있다. 그리고 여전히도 태연히 말을 잇는 종철. 작아진 목소리. 눈은 이제 아예 감고 있다.
'키스만 좀 해볼라냐. 생각보다 괜찮아'
종철이 이런 제안을 할 줄은 몰랐나 보다. 머리는 절대 안된다고 하는데 차마 대답을 할 수가 없다. 남자와의 키스. 그 금기시 된 제안. 그렇게 승환은 눈 조차 깜빡이지 못하고 얼어붙어서는 종철과 눈을 맞추고 있었다. 그 순간,
핥짝-
감각보다는 느리게, 이성보다는 빠르게 그 절묘한 순간에 승환의 입술을 핥아내고야 마는 종철의 혀. 담배 냄새와 특유의 짙은 향기가 승환의 코 끝을 찌르며 자극한다.
흐웁- 핥짝- 쪄업 쪅 흐웃-
한번 침을 묻히니 순식간에 이어지는 저돌적이고 소리까지 농염한 종철의 키스. 종철의 혓바닥은 침이 맞닿는 소리만를 내며 승환의 입 속으로 들어오고, 계속해서 승환의 입술 표면을 흡입하듯 빨아들이기 시작한다.
수면실에 울려퍼지는 아저씨들의 코골이 소리와, 두 사람의 끈적한 키스 소리.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다. 처음 종철을 보았을 때 느꼈던, 동성에게는 느끼면 안될 것만 같았던 그 느낌을 승환은 나만 느낀 게 아니었구나 싶다.
승환은 어느새 두 눈을 질끈 감고 있고. 그 와중에 종철의 털에 덮인 손목은 승환의 찜질복 바지 안을 저돌적으로 비집고 들어와버린다.
'ㄲ으움..'
키스만 한다며. 키스를 한다면서 가슴을 만지고 엉덩이를 만지작대던 남자들에게 몹시나 당혹감을 느낀다고 말하던 여자들이 딱 이런 기분이었나 이제서야 알겠다. 종철의 꺼슬한 촉감의 손가락에 쥐어잡힌 승환의 꼬추. 종철은 손바닥을 더욱 넓게 펼치며 손가락이 닿은 승환의 보드라운 불알 가죽을 쪼물딱대기 시작하고, 이내 다시 부여잡은 꼬추의 기둥의 가죽을 살짝 꼬집듯이 쥐어잡아 위아래로 흔들기 시작한다.
저절로 엉덩이가 뒤로 빠지며 종철의 손길을 밀어내는 승환. 허나 그럴 수록 종철은 더욱 목을 길게 빼며 승환의 입술을 먹어대고, 이제는 아예 종철의 얼굴이 승환의 얼굴을 깔고 뭉개 올라탄 모습이 된다. 종철의 목에 힘이 바짝 들어가있어 승환은 조금은 숨이 막혀온다.
쮸압- 쮸압-
'우움.. 우으욱움'
승환은 종철의 저돌적인 키스와 위아래로 문질러지는 꼬추에 자꾸만 불안한 신음이 터져나온다. 침 범벅이 되는 승환의 입 주변. 이리도 거친 키스는 처음이다. 허나 너무나도 빳빳하게 부풀어오르고 있는 승환의 꼬추. 승환의 꼬추가 단단하게 차오르며 발기가 되자 꼬추 기둥을 꼬집고 있던 종철의 손이 저절로 잡을 곳을 잃게 되고, 결국 튕겨져 올라오는 승환의 꼬추에 귀두를 한번 더듬고 말랑거리며 만져보다가 더욱 더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려 손을 집어넣는 종철.
'ㅇ허으으..'
아저씨들의 코골이가 거의 뭐 탱크 지나다니는 소음 마냥 시끄러워서 오히려 두 사람의 숨소리가 묻히지만 혹시라도 누가 들을까 승환은 큰 소리를 내지도 못한다. 순식간에 온 몸이 경직되어 버렸다.
결국 승환의 두꺼운 두 허벅지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승환의 한쪽 다리를 살짝 들어올리고 회음부까지 내려가려하는 종철의 손길. 승환은 지금 허리가 제대로 꺾이며 아무런 저항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남자에게 제압당하는 이 상황이 생애 처음이라 너무나도 불쾌하면서도 차마 거부할 수 없는 흥분감이 깊은 곳에서부터 끓어 오르는 느낌이다.
꼬추는 진작부터 이미 다 만져졌는데, 얼마나 더 깊숙하고 비밀스러운 부위까지 나를 탐험하려는 건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막강한 종철의 힘에 제압당해 범해지기라도 하는 이 기분에 승환은 얼굴이 잔뜩 울상이 되어 금방이라도 떨리는 신음이 터져버릴 것만 같다.
남자랑 하면 여자와는 차원이 다른 쾌감이 느껴진다는 말은 들었지만, 어떻게 똥구멍에 자.지를 박냐며 깊게 생각하지도 않았던 승환. 허나 쾌감은 똥구멍에서만 오는 게 아니었다는 걸 간과하고 있었다.
종철의 거친 호흡 소리. 까칠한 촉감의 피부. 간지럽다 못해 야릇하게 느껴지는 팔목의 털들. 점점 진해지는 땀 냄새와 몸에 풍기는 담배 향기. 방금 먹은 분해가 되지도 않은 구수한 맥주의 내음, 압도적으로 승환을 통제하는 종철의 힘.
승환은 마치 종철의 앞에서 갓난 아기가 된 것만 같은 민망함이 몰려온다. 꼬추를 바짝 세우고는 다 큰 성인이 아무것도 하질 못하고 있으니 더 그럴 만도 하다.
탁탁탁탁탁탁-
허나 종철의 손은 너무나도 능숙한 움직임을 보이며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데 거침이 없다. 자꾸만 승환의 뒷구멍으로 내려가려하던 종철의 손은 아직 뒤는 안된다는 듯 허벅지 힘이 바짝 들어가는 승환의 반응에 대신 꼬추를 쥐어잡고는 마구잡이로 잡아당기듯 흔들기 시작한다. 승환은 처음보는 아저씨 앞에서 터져나와 흘러내리고 만 프리컴의 끈적함을 느끼며 그저 입술을 꾹 깨물고 엉덩이만 한 없이 뒤로 뺄 뿐이다. 그 때, 순식간에 참아낼 수 없이 몰려와버리는 사정감. 승환이 엉덩이에 힘을 꽉 주고는 급히 종철의 팔목을 붙잡는다.
'ㄲ아 ㅈ..잠시만요'
'흐헤.'
꾸며지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표정. 흥분감과 동시에 밀려오는 배덕감에 사로잡혀버린 울상의 승환과 그런 승환의 표정에서 더욱 만족감을 느끼는 듯 광장히 짖궂은 웃음을 짓는 종철. 그제서야 두 사람이 어둠 속에서 서로의 눈을 맞추며 움직임을 멈춘다.
도리도리도리-
더 이상은 안된다며 급하게 고개를 젓는 승환. 승환은 얼마나 이 감정이 낯설고 자극적인 건지 툭 건드리면 울 것 같은 표정이다. 그리고 그런 승환의 모습에 흥분감에 달아오른 코를 찡긋하며 승환의 꼬추를 놓아주는 종철. 승환은 급히 종철에게서 몸을 돌리고 사정 직전의 꼬추를 가라앉히려 온 정신을 집중한다.
퉁 퉁 퉁-
옆에서는 무슨 일이 있기라도 했냐는 듯 경쾌한 박자로 자신의 배를 두드리는 종철의 움직임이 느껴진다. 겨우 사정 직전의 흥분감만 가라앉히고 그제서야 깊은 한숨을 내쉬는 승환.
'하아아 후우우우- 욱!'
덥썩-
그 때, 다시 승환의 팔을 쥐어잡는 종철. 승환은 다시 시작된 종철의 제압에 놀란 소리를 내고, 종철은 순식간에 승환의 손을 자신의 부풀어 오른 앞섶으로 가져다대고야 만다.
찜질방 바지 위로 느껴지는 선명하게 굵고 두툼한 종철의 꼬추. 바위처럼 단단해진 꼬추의 부피감에 승환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혼란함을 느끼고 급히 손을 뗀다.
그러자 이번엔 사정감을 겨우 가라앉힌 승환을 자극하기로 작정이라도 한 듯 승환의 굵은 허벅지에 손을 올리는 종철. 승환의 꼬추에 다시 바짝 긴장이 들어가고, 종철은 그렇게 눈을 감고 승환의 꼬추에 닿을 듯 안 닿을 듯 손가락을 움직인다.
그래도 더는 승환을 괴롭히지 않으려나 보다. 이내 새근새근 잠에 들어 코골이를 시작하는 종철.
그렇게 잠시 후, 잠에 들어버린 종철의 옆에 그저 가만히 누워서 방금 지나갔던 생전 처음 느껴본 수준의 흥분감을 다시 되새기게 되는 승환. 잠에 든 종철의 손가락은 힘이 빠져서 스르륵 승환의 허벅지 옆으로 흘러내린다. 어둠 속에 홀로 깨어있는 승환은 울상을 지으며 꼬추에 힘을 바짝 주고 있고, 승환의 꼬추는 미처 빼내지 못한 정액이 가득 차올라서 그렇게 한참을 꿀렁거리고 있었다.
'뭐가 이상했다는 거야'
예상보다 더욱 흥미진진한 승환의 이야기에 어느새 몹시 몰두한 듯이 빤히 승환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는 남우. 승환이 잠시 쉬자며 술잔을 들자, 남우는 팔짱을 끼고 있던 두 팔을 풀어 급히 잔을 부딪혀 준다.
꿀꺽-
그렇게 술 한 잔을 넘기고는 잠시 허공을 바라보는 승환. 남우는 뒷 이야기가 궁금해서 애간장이 탄다고 술을 물처럼 벌컥 벌컥 마셔댄다. 그리고는 목이 타들어가는 느낌에 얼굴을 잔뜩 찡그리고 말을 잇는 남우.
'으흐.. 뭐가 이상하냐고.'
'종철이 형 처음 봤을 때 들었던 느낌이 엄청 이상했다고요.'
'흐흐흐. 그 자식 벗은 몸 보고 그제서야 자.지가 진짜 먹을 수 있는 거구나 알아버린 거지. 너는 그 전에는 아예 남자한테 관심도 없었고?'
여자친구와 결혼까지 계획 중이었던 승환이니 남우는 이 이야기가 재밌을 수 밖에 없다. 일반이 이반이 되는 것이 주변엔 꽤 흔히 있는 일이라긴 하지만 막상 그랬다는 사람, 찾으려 하면 안보이지 않나.
'전혀요. 아예 일반이었다고 하면 아무도 안 믿지만요. 아. 아닌가.'
'근데 내가 봤을 땐, 일반이었다는 애들. 그거 말이 안돼. 그냥 모르고 살았던거지. 식이 조금 특이하거나, 아니면 자기 자신을 잘 몰랐거나'
'뭐 군대에서는 외로워서 잠깐 애들 만지기도 하고 그랬는데'
'거기는 예외야 임마.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잖냐. 오히려 호.모들이 군대에서 얌전하지. 나는 군대 시절에 선임 새.끼들이 하도 변.태새끼들이었어서 남자 싫어했어
'그래요? 형은 귀염상이라 괴롭힘 좀 당했겠네. 또 그 때 군대는 더했겠죠 뭐. 아무튼.'
'그래 뭔 다 늙어서 군대 얘기냐 니 얘기나 하자'
다시 이야기를 이어가려는 듯한 승환. 남우는 자신이 말이 너무 길었다며 다시 팔짱을 끼고 승환의 입이 다시 열리기만을 기다린다고 눈빛을 보낸다.
쏴아아-
샤워기를 틀어 물의 온도를 맞추고 있는 승환. 왜 이렇게 심장이 두근대는 걸까. 저 불곰같은 아저씨를 보고나서 잠도 다 달아났으니 참 기분이 이상하다. 승환은 괜히 가장 구석에 있는 샤워기에 자리를 잡고 금방 따뜻해진 물 줄기에 몸을 밀어넣기 시작한다. 본능적으로. 그를 피해야 한다는 걸 직감했던 걸까.
'크흐으음'
그 때, 하필이면 승환이 샤워를 하고 있던 칸으로 와서 자리를 잡는 종철. 승환은 혹시나 했는 역시나 다시 나타난 종철을 힐끔 바라보고는 다시 숨이 턱 막혀와서는 애써 몸을 돌린다. 이 작은 목욕탕에서 피해봤자 마주치지.
'으허어..'
샤워를 시작하는 종철은 그 드넓은 가슴팍에 물 줄기를 뿌리며 고개를 젖혀 올린다. 우렁차다. 종철의 입에서 새어나온 낮고 깊은 탄성이 사우나에 울려퍼진다.
'...'
대체 내가 왜 이럴까. 목욕탕에서 다른 남자의 몸을 한 두번 본 것도 아닌데, 물론 종철처럼 압도적인 비주얼의 몸매는 흔히 볼 수 없는 몸이긴 했지만 말이다. 괜히 이유 모를 불안함에 샤워 속도를 올리는 승환. 미끌한 샴푸 튜브를 쥐어짜내 손바닥에 비비는데 어느 강직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저기요'
'허윽.'
굵직하게 깔리는 종철의 목소리에 순간 자신도 모르게 놀란 소리를 내버리는 승환. 빨가벗고 이런 감정을 느끼니 잔뜩 기가 눌려서는 괜히 꼬추가 쪼그라든 것만 같다. 오히려 종철의 것은 승환이 눈만 살짝 돌려도 꼬추부터 보이는 게 참으로도 굵은 꼬추다.
'나 실례가 안된다면 등 좀 밀어주시죠.'
'등이요?'
'어엉 안닿아서. 나도 밀어드릴게'
그리고 어디서 챙겨온 건지 이태리 타올 하나를 물에 묻혀 쥐어짜는 종철. 굵직한 팔뚝에 들어가는 힘에 승환은 기가 눌려 괜히 더 어깨를 피며 다가간다.
'저는 괜찮아요. 밀어드리죠 뭐.. 제가 시원하게 밀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왜 힘 좋아 보이는데'
딱히 거절을 하지 않고 어느새 종철에게로 홀리듯 다가간 승환. 종철은 그런 승환을 다시 위 아래로 한번 훑어보고는 어딘가 야릇한 미소를 짓는다. 그렇게 승환에게 타올을 건네고는 등을 돌려 서는 종철. 종철의 물에 젖은 드넓은 등판이 드러난다.
쓰윽 쓰윽- 벅 벅
그렇게 별 말 없이 처음 보는 아저씨 등을 밀어주고 있는 승환. 괜히 더 잘 밀어야될 것 같은 압박감에 힘을 잔뜩 주기 시작하고, 승환의 때밀이가 생각보다 아픈지 등을 돌린 종철의 표정이 고통을 참아내듯 잔뜩 일그러지기 시작한다.
벅- 버억-
'아으윽 시원하네. 평소에 혼자 등을 밀 수가 없으니 원, 때 많이 나오지요?'
'어 네. 뭐.. 조금.'
'이 근처 사시나'
'아니요 이 동네는 처음 와봤어요'
어느새 새빨개진 종철의 등. 정신이 없어서 너무 쎄게 밀었나 싶어 당혹스러운 마음을 애써 숨기고 대답을 잇는 승환이다. 그런 승환의 대답에 쓰라린 등의 통증을 느끼는지 계속에서 표정을 일그러트린 채 말을 잇는 종철. 표정은 험악해졌는데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다정하게 이어진다.
'뭐하러 오셨대 이 동네 할 게 뭐있나. 여자친구 만나셨나ㅎㅎ'
살짝은 웃음기가 섞인 종철의 목소리. 말을 섞다보니 덩치에 비해 익살스러운 말투가 느껴진다. 처음에나 좀 무식한 덩치에 위협적이었지, 투박한 행동이나 굵은 목소리가 벌써부터 꽤나 친숙하게 느껴지기까지 하는 승환.
벅 벅 쓰윽 쓱-
'만나긴 했는데. 예.'
'웬 뚱뚱한 아저씨가 친한 척 해서 기분이 별루신가.'
승환의 마음과는 다르게 짧게 끊기는 대답들. 절대 기분이 별로는 아니다. 오히려 오늘 하루 중에 지금이 가장 기분이 좋고, 설레.. 도 되는 걸까. 그런 승환이 기분이 안좋아 보인다면서도 뻔뻔하게 말을 잇는 종철.
휙-
'어으 아파. 역시 힘이 장사네. 그래 보였지.'
결국 그렇게 등을 밀리다가는 이제는 못참겠다고 몸을 피하듯 돌리는 종철. 다시금 보이는 물에 젖어 더욱 선명하게 달라붙은 체모들. 동물원에서나 보던 물에 홀딱 젖은 곰 같다.
승환은 괜찮다고 했지만 어느새 승환이 끼고 있던 타올은 종철의 손에 끼어지고, 승환의 어깨를 붙잡으며 몸을 돌리는 종철. 훅 들어오는 종철의 갑작스러운 스킨십에 승환은 몸이 경직되어 그저 등을 내어준다.
쓱 뻐어억 버억-
'아아..'
'아파?'
'아아흐.. 네. 어으 아파요.'
'아파도 참어.'
'예? 으윽'
'참으라고. 나도 방금 엄청 참았어 사실 흐히'
벅- 벅 뻐억 뻐어억
거의 승환의 등 가죽을 벗겨버릴 기세로 밀어주고 있는 종철. 승환은 온 몸이 베베 꼬일 정도로 아프고 간지럽기까지 하다고 결국 종철의 손을 피하려하고 종철은 그런 승환에게 장난을 치듯 더욱 세게 승환을 부여잡는다.
'으으 아파요. 아 진짜 아파요.'
'흐히히. 아프라고 하는 거니까 아프겠지.'
뭐가 저렇게 신나는지 생각지도 못했던 익살스러운 웃음 소리를 내는 종철. 아까는 몰랐는데 웃을 때 곰같은 얼굴에 지어지는 눈웃음이 참으로도 매력적이다.
미묘하고 어색한 분위기가 이어지면서도 방금 처음 본 사이가 맞나 싶을 정도로 웃음꽃이 피어나고 마는 두 사람. 조금은 뜬금없긴 하다.
허나 늘상 인연은 그렇게 갑작스레 찾아오곤 하는 법이니까. 그렇게 처음 본 아저씨의 부탁에 등을 밀어주고, 평생 밀 때도 다 밀린 듯한 승환. 그 이후로 가벼운 코웃음으로 수고했다는 말을 대신하곤 탕으로 들어가버린 종철은 더 이상 승환에게 말을 잇지 않았다.
의도치 않은 스킨십을 해서 그런가. 알몸부터 본 사이라 종철에게 더욱 빨리 친밀감이 형성된 승환. 마음 같아서는 종철과 같은 탕에 들어가 있고 싶긴 한데 대체 저 아저씨랑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은 왜 드는지, 이게 들어도 되는 마음인지 당최 확신이 서질 않아서 결국 종철과 다른 탕에 들어가 앉는 승환이다.
사람이 몇 없는 목욕탕 안에 가만히 눈을 감고 탕에 앉아있는 종철. 가슴팍 위로 물에 잠겨 살짝 떠오르는 체모와 두 눈이 감긴 굵은 이목구비의 얼굴. 떡 벌어진 어깨가 넓은 것도 넓은 것이지만 그 부피감이 정말 듬직하다.
승환은 자꾸만 그런, 저 멀리 떨어진 종철을 힐끔 힐끔 바라본다. 이 알 수 없는 끌림은 뭘까. 물에 닿은 등은 살가죽이 다 벗겨진 듯 따갑기도 한데, 대체 왜 저 아저씨에게 말 한 마디라도 더 건네보고 싶은 걸까.
내가 미쳤지 가 승환의 결론이다. 단순히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 아닌 것 같다. 차마 인정할 순 없지만 길거리서 이쁜 여자를 보았을 때 들던 느낌이랑 비슷한 느낌인 것 같다. 결혼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해서 요즘 제정신이 아니긴 했는데, 하다 하다 이제는 남자에게까지 눈이 돌아가는 걸까. 그렇게 승환은 애써 종철을 훔쳐보지 않으려 눈을 꾹 감아낸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귀신 같이 실눈을 살짝 뜨고 저만치 승환을 바라보는 종철. 남자다운 외모지만 머리가 물에 눌려서 이 순간 유독 순해보이는 승환의 얼굴. 그와는 대비되는 학창 시절 운동했냐는 말을 밥 먹듯이 듣고 다녔던 건장한 승환의 몸. 쩝. 종철은 입맛을 다신다. 그리곤 다시 한 번 침을 꿀꺽 삼킨 뒤에 차분히 두 눈을 감는다.
후우-
알몸으로 물기만 대충 닦은 수건을 어깨에 걸친 채 홀로 흡연실에 앉아있는 종철. 흡연실 안에는 종철이 짙게 뱉어낸 담배 연기가 가득하고, 종철은 두꺼운 손가락으로 휴대폰을 쥐어잡고 스크롤을 올려대기 시작한다.
음모가 수북하게 이어져서는 털에 덮여있는 종철의 뱃살. 두툼하게 힘이 들어간 배는 굉장히 단단해보인다. 살짝 벌리고 앉아있는 두 다리에 육중한 허벅지가 활짝 벌어져 있고, 그 사이로 당당히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꼬추가 튼실해보인다.
후우-
불만이 있는 건지, 아니면 원래 인상이 그런지 잔뜩 두 눈을 찡그린 표정에 또 다시 포스가 느껴지고, 올라오는 담배 연기가 눈에 들어가지 못하게 두 눈을 찡그려 막고 잇는 종철. 종철이 바라보는 휴대폰 액정 속에는 한 유명한 게이 어플이 켜져있다.
뭔 놈의 동네에 이렇게 게이가 없는지. 조금만 내려도 바로 옆 동네의 옆 동네로 넘어가는 어플 속 사진들에 종철은 잔뜩 짜증난 표정을 지어 다시 화면을 맨 위로 올려버린다.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사진 없는 프로필을 다시 한 번 눌러보는 종철. 173에 70키로 37살. 어딜 봐도 승환의 스펙은 아니다. 여자친구도 있다고 한 승환인데. 어플에 뜰 리가 없지. 종철은 짧막하게 타들어간 담배 꽁초를 재떨이에 비벼 끄고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한숨과 함께 담배 연기를 길게 뱉으며. 누가봐도 지금 종철의 모습은 미련이 가득 남은 곰탱이다. 미련한 곰탱이.
덜컥-
꾸벅-
헌데 흡연실 문을 열고 나오자마자 우연인지 흡연실 앞을 바로 지나가는 승환. 승환은 뜨거운 탕의 온기가 아직 얼굴에 남아있는 듯 두 볼이 붉게 상기된 채로 종철에게 꾸벅 인사를 한다. 어느새 찜질복으로 갈아입은 승환의 모습. 종철은 더 이상 승환에게 미련을 주지 않으려는 듯 성의 없이 고개를 까딱하며 인사를 잇는다.
그런 종철의 속내를 알 리가 없는 승환. 아까까지만 해도 웃으며 서로의 몸을 밀어주던 사이인데. 또 한 순간에 어색한 인사를 건네는 사이가 되었다. 사실 이게 정상이긴 하지. 그렇게 승환은 고개를 갸웃대며 종철을 지나친다.
느릿느릿 캐비넷으로 다가가 찜질복을 갈아입은 종철. 가장 큰 옷을 받은 건데도 종철의 몸에는 좀 작아서 그 육중한 몸매 라인이 그대로 드러난다. 심지어 두툼한 앞섶은 가려지지 못하고 가득 바지 안을 채우니 이래저래 찜질방에서도 아무도 시비는 못걸 거 같은 모습이다.
'사장님 이거 하나 드시죠'
그 때, 그런 종철에게 언제 다가온 건지 캔 음료 하나를 건네는 승환. 왜 자꾸민 종철의 주위를 먼저 맴도는지. 종철도 그런 승환의 호의가 싫을 리가 없다. 어플에 안뜬다고 못 넘어뜨릴 건 없으니까. 종철이 애써 밀어내려 했던 승환을 향한 미련을 다시 한아름 품고 음료를 받는다. 생기 가득해진 종철의 두 눈.
'뭘 이런 걸 다.'
'아까 때 밀어주신거 정말 아팠는데요. 싹 씻고 나오니까 오히려 개운하네요. 감사의 의미요'
'근데 나 사장님 소리는 좀 그르네'
'예?'
'그냥 형님 하면 좋지 않나'
'형님이요? ㅎ..하하'
서로의 나이를 모르니 호칭이 애매하긴 하다. 사실 굳이 호칭을 붙일 이유는 없는 두 사람이지만. 두 사람은 왜 이런 쓰잘데기 없는 대화를 나누고 있는지.
치익 떨컥-
꿀꺽 꿀꺽-
그렇게 은근히 해맑은 미소를 짓고는 승환이 준 캔 음료를 따서 마시는 종철. 두꺼운 목을 들어올리고 한 숨에 캔을 비워내는 모습에 승환의 시선이 고정된다.
멋있다. 남자가 봐도, 보면 볼수록 멋있는 남성미가 뿜어져나오는 아저씨다. 다른 남자에게 멋있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언제였나. 기억도 나질 않는다. 목욕탕에서 뚱뚱하고 비실한 아저씨들은 수도 없이 많이 봤지만 이토록 과하지도 않게 건강해보이는 떡대 덩치의 아저씨는 처음이다. 심지어 남자다운 외모에 굵은 목소리. 능글맞기까지 한 말투까지. 그렇게 승환도 음료를 마시기 시작한다. 생전 처음 느껴보는 기분. 분명히 음료수는 얼음 같이 차가운데, 지금 식도를 타고 내려가는 듯한 이 뜨거운 감각은 무엇일까. 눈 앞에서 어느새 캔을 원샷해서 비워 한 손으로 찌그러트리곤 승환을 멍하니 바라보는 종철의 시선에 승환은 숨이 턱 하고 막혀오고, 머리가 아찔해져서 눈을 질끈 감는다.
치이익- 탁!
'건배!'
크으-
결국 찜질방 구석에 나란히 앉아있는 두 듬직한 남자. 두 사람은 너무나도 자연스레 함께 찜질도 하고, 이런 저런 수다를 떨고 있다. 매점에서 맥주까지 몇 캔 사서는 자리를 깔고 술판을 벌인 두 사람. 왜 이러는지는 모르겠는데, 종철과 함께 있는 이 시간에 머릿 속은 복잡해져와도 스트레스가 죄다 날라가는 기분이다.
'그래서 싸웠죠. 잘 모르겠습니다. 지금 맞는 짓을 하는 건지. 결혼이 그렇잖아요 괜히 하기 전에는 더 싱숭생숭하다고들 하고'
'결혼은 나도 안해봐서 해줄 말이 없네'
'아, 아직 안하셨구나'
'근데 그거 보통 여자들이 그런 생각하지 않냐 여기는 상황이 좀 특이하네'
찜질방으로 내려오는 계단에서 나눈 첫 대화의 시작은 종철의 질문이었다. 여자친구와는 얼마나 만났냐는. 그렇게 여자친구의 이야기를 하다가 결혼 준비 이야기, 오늘 다툰 이야기까지 술술 풀어내고야만 승환. 왠지 굳게 닫힌 입술로 자신을 빤하 바라보는 종철의 얼굴이 너무나 매력적으로 보여서 신이난 나머지 초면에 너무 많은 이야기를 풀어낸 것 같다.
'뭐 그럼 제가 여자입니까? 그건 아닌데'
'그치 내가 자.지 달린 거 아까 봤지. 흐흐'
'ㅎㅎ'
자.지 이야기를 하니까 괜히 앞에 앉아있는 종철의 앞섶에 시선이 다시 한번 내려가는 승환. 여전히도 묵직하게 바지 앞섶을 가득 채운 모습. 승환은 이상한 데로 자연스레 눈이 돌아가는 자기 자신이 그저 밉고 또 밉다.
'그래 배종철이 굵긴 하다던데. 유명해 아주.'
'제가 그 때 미쳤었죠. 꼭 뭐에 홀린 것 마냥 그 날은 자꾸 형이 눈에 아른거리더라고요. 그 때 그냥 도망이나 갔어야 되는데. 사실 피곤했어서 씻고 바로 잘 생각이었는데, 거의 새벽 2-3시까지 맥주 까면서 이야기 했으니까 진짜 제대로 미쳤던 거죠.
'이야 로맨틱하네.'
'찜질방에서 무슨. 로맨틱은 아니고. ㅎ.. 사실 뭐 아직 좀 기억에 남긴 하죠 그 때 기억은, 지금처럼.. 아. 아니다.'
'지금처럼 뭐'
작년 종철을 처음 만났던 날을 생각하니 승환도 가슴 한켠이 뭉클해져 오긴 하나보다. 지금은 헤어진 사이라지만, 누구나 첫 만남의 설렘은 기분 좋은 기억으로 간직하는 법이니까.
'아니에요. 끝난 이야기 또 해서 뭐해요. 아으 취한다. 더 얘기해야 돼요?'
'이게 끝? 뭐냐 시작도 안한 거 같은데. 지금 하루 이야기도 다 안했잖냐. 양주, 내가 산거 이거 얼마짜리냐.'
이야기를 슬슬 끝내려는 듯하는 승환의 태도에 아직 반도 안비워진 양주 병을 들고 눈치를 주는 남우. 승환은 괜히 손목 시계를 한번 들어본다. 첫 차가 뜨려면 두시간은 더 남은 시간. 승환은 도망갈 수가 없다는 걸 다시 확인하고 나서야 헛웃음을 지으며 다시 잔을 쥐어잡는다.
'ㅎㅎ아 오늘 형님 괜히 불렀구만'
'딱보니까 그 날 배종철한테 대줬구만. 아다가 뚫려 버렸어'
'그건 아니고요. 무슨 소설도 아니고.'
'그러면 뭐 강제로 키스라도 당했나 쪽쪽 다시는 일반이라니 바이라니 아무 소리도 못하게'
'아오 말하기 싫어'
'에잉'
결국 장난을 치는 남우가 얄밉다고 성질을 내는 승환. 남우는 특유의 귀여운 아양을 떨며 눈웃음을 짓는다. 그렇게 다시 시작되는 승환의 이야기.
'당하긴 했죠'
'아이씨.. 어흐..'
별 얘기를 다 했다. 회사 얘기, 연애 얘기, 사는 야기. 이야기를 하며 느꼈다. 종철이 풍기는 이 남자다움은 허세가 아니구나. 사람 자체가 화끈하고 쿨하다.
그렇게 몇시간이 지나고 정신을 차려보니 승환은 맥주를 혼자 네 캔이나 비웠다. 그에 비해 몇시간 동안 꼴랑 맥주 한 캔을 마시고는 얼굴이 검붉어질 정도로 취해있는 종철. 취기가 올라온다고 자꾸 숨이 거칠어지고 콧구멍을 벌렁거리니 그 모습이 마치 성이 잔뜩 난 짐승 같다. 지금 종철의 눈이 반쯤은 감겨 있어 승환은 이제 종철을 재워야겠다 싶다.
'주무세요 이제. 술을 많이 못하시구나'
그렇게 종철을 일으켜서는 수면실로 데리고 가는 승환. 종철은 그런 승환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는 살짝 균형을 잃을 듯 비틀 비틀 걷기 시작한다.
'나 취한 건 아니다? 술을 좀 못마셔서 그렇지'
'형님 취하신 거 같은데요~'
'누가 찜질방에서 맥주 한 캔 마시고 취하냐앙 앙?'
자신은 비틀거리고 얼굴이 터질 듯이 붉어지긴 했어도 끝까지 취하지는 않았다며 목소리를 높이는 종철. 승환은 그런 종철이 덩치에 비해 술을 못하니 귀엽기도 한데 갑자기 훅 들어오는 종철의 애교스러운 장난에 더욱 힘을 줘서 종철을 데리고 간다.
'아아으 귀여운 자식'
꾸욱-
그 때, 갑자기 자신을 민망해하며 눈을 굴리는 승환의 볼을 꾸욱 꼬집으며 말하는 종철. 종철은 취기가 올라온 얼굴로 눈 웃음을 지으며 승환이 깜짝 놀랄 정도로 가까이 얼굴을 들이대며 앵긴다. 승환은 애써 손을 떼어내고 당황한 목소리를 뱉는다.
'어흐.. ㅎㅎ. 형님 애교가 많으시네'
'이야 뉘집 아들내미인지 참 잘생겼다. 니 부인될 사람은 조오오오오오오옿겠다!'
아까부터 자꾸 여자친구는 좋겠단다. 무슨 의미로 그런 말을 하는 건진 몰라도, 그 말이 듣기 좋진 않다. 지금 승환은 여자친구만 생각하면 그리 기분이 좋진 않으니까. 심지어 여자친구에게 그런 감정이 드는데 눈 앞에 종철은 한 없이 매력있어 보이는 게 혼란스럽기만 하니까.
그럼에도 불고하고 그저 완고하게 승환의 얼굴을 관찰하기라도 하는 듯 살짝 감긴 눈으로 승환을 바라보는 종철. 승환은 이 시선이 꽤나 당황스럽다. 하지만 종철의 눈빛에 시선을 깔게 되고 가슴 한켠에 수줍은 마음이 드는 이유는 뭘까. 진짜 내가 여자라도 된 건가.
그렇게 수면실로 올라가는 계단 앞에 서서 종철을 부축하며 발을 떼는 승환. 그러자 종철은 부축은 필요 없다고 승환의 손길을 떼어내고 쿵쿵대며 계단을 오른다.
형님 자는 거 보고 내려와서 먹은 거 정리 좀 해야겠다 하는 마음에 일단 종철을 따라 수면실로 올라가는 승환. 한 치 앞도 보이질 않는 수면실에 몇몇 아저씨들이 깊게 잠든 듯 새근대며 우렁차게 코를 골아댄다.
'으흠 음.'
어둠 속을 더듬으며 누울 자리에 앉으니 술 기운이 더욱 몰려오는 듯 이상한 소리를 내는 종철. 어둠 속에서 종철이 자리를 잡고 누운 것이 느껴지자 승환이 작게 소곤대는 목소리를 잇는다.
'형님 주무세요. 저도 저거 먹은 거만 좀 치ㅇ..우욱!'
그 때, 어둠 속에서 엄청난 힘으로 승환의 팔을 잡아당기는 종철. 그대로 승환이 중심을 잃고 종철의 몸 위에 엎어진다. 그런 승환에게 옆 자리를 내어주며 옆에 누워 자라는 듯 무언의 손짓을 하는 종철. 사실 손짓의 수준이라기에는 힘이 너무 들어가 있어 거의 강제로 눕히는 느낌이다.
그렇게 종철의 한쪽 팔에 일어나지 못하게 가로막혀서는 종철의 옆에 눕혀진 승환. 지금 바로 누울, 심지어 종철의 바로 옆에서 잘 생각은 없었지만 승환도 머리가 베개에 닿으니 몸이 녹아내리는 것만 같은 기분을 느낀다.
'알겠어요. 저도 잡니다.'
'으웅.'
승환이 알겠다고, 잔다고 말을 하고 나서야 승환의 몸을 누르던 팔에서 힘을 빼는 종철. 니가 맘에 드니까 옆에 꼭 붙어있어라 말하는 듯한 종철의 행동에 승환도 기분이 나쁘지는 않은지 남 몰래 피식하고 웃음이 터진다.
종철의 거칠던 숨소리는 점점 잠에 들어가는 듯 새근새근 가라앉는다. 어둠 속에 적응이 되며 주변이 보이기 시작하는 승환의 두 눈. 고개를 살짝 돌려보니 승환의 가슴 위로 팔을 뻗어 올리고는 입을 살짝 벌려 잠에 들려하는 종철의 얼굴이 보인다.
내색은 안했지만 떨리기도 하고 수줍기도 하고. 이런 복잡한 느낌을 전해주는 형님을 오늘 만난 것 같다. 머리는 복잡하지만 일단은 너무 피곤해서 자야겠다. 그렇게 승환의 두 눈도 점점 잠에 들어가는 듯 감기기 시작한다.
그 때, 잠에 드는 줄 알았던 종철이 말을 잇는다. 아주 나른한 목소리였지만, 여전히도 선명한 그 혼잣말.
'섹시한 새끼..'
'!'
그리고는 깜짝 놀라서 두 눈을 번쩍 뜨고는 종철을 다시 돌아보는 승환. 승환이 놀라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느끼는지 종철도 두 눈을 떠 반쯤 감긴 눈을 하고는 승환을 살짝 돌아본다.
그렇게 놀란 표정의 승환과 태연한 표정의 종철이 어둠 속에서 서로를 마주본다. 그리고 점점 한쪽 눈썹이 힘이 들어가며 바짝 올라가는 종철. 종철은 한마디를 더 던진다.
'남자랑 해봤냐'
'ㅎ..하아..'
숨이 잠시 멎는 줄 알았다. 예상도 못했던, 아니 평생 나에게 일어날 거라곤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전개. 승환은 머리를 크게 한대 맞은 듯이 정신이 나가서는 입을 벌리고 있다가는 뜨거운 숨을 뱉고, 그 와중에도 술 기운에 취해 다시 감기려 하는 종철의 두 눈.
승환은 지금 머릿 속에 백지처럼 하얘져서는 그저 넋이 나가 종철의 얼굴만 보고 있다. 그리고 여전히도 태연히 말을 잇는 종철. 작아진 목소리. 눈은 이제 아예 감고 있다.
'키스만 좀 해볼라냐. 생각보다 괜찮아'
종철이 이런 제안을 할 줄은 몰랐나 보다. 머리는 절대 안된다고 하는데 차마 대답을 할 수가 없다. 남자와의 키스. 그 금기시 된 제안. 그렇게 승환은 눈 조차 깜빡이지 못하고 얼어붙어서는 종철과 눈을 맞추고 있었다. 그 순간,
핥짝-
감각보다는 느리게, 이성보다는 빠르게 그 절묘한 순간에 승환의 입술을 핥아내고야 마는 종철의 혀. 담배 냄새와 특유의 짙은 향기가 승환의 코 끝을 찌르며 자극한다.
흐웁- 핥짝- 쪄업 쪅 흐웃-
한번 침을 묻히니 순식간에 이어지는 저돌적이고 소리까지 농염한 종철의 키스. 종철의 혓바닥은 침이 맞닿는 소리만를 내며 승환의 입 속으로 들어오고, 계속해서 승환의 입술 표면을 흡입하듯 빨아들이기 시작한다.
수면실에 울려퍼지는 아저씨들의 코골이 소리와, 두 사람의 끈적한 키스 소리.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다. 처음 종철을 보았을 때 느꼈던, 동성에게는 느끼면 안될 것만 같았던 그 느낌을 승환은 나만 느낀 게 아니었구나 싶다.
승환은 어느새 두 눈을 질끈 감고 있고. 그 와중에 종철의 털에 덮인 손목은 승환의 찜질복 바지 안을 저돌적으로 비집고 들어와버린다.
'ㄲ으움..'
키스만 한다며. 키스를 한다면서 가슴을 만지고 엉덩이를 만지작대던 남자들에게 몹시나 당혹감을 느낀다고 말하던 여자들이 딱 이런 기분이었나 이제서야 알겠다. 종철의 꺼슬한 촉감의 손가락에 쥐어잡힌 승환의 꼬추. 종철은 손바닥을 더욱 넓게 펼치며 손가락이 닿은 승환의 보드라운 불알 가죽을 쪼물딱대기 시작하고, 이내 다시 부여잡은 꼬추의 기둥의 가죽을 살짝 꼬집듯이 쥐어잡아 위아래로 흔들기 시작한다.
저절로 엉덩이가 뒤로 빠지며 종철의 손길을 밀어내는 승환. 허나 그럴 수록 종철은 더욱 목을 길게 빼며 승환의 입술을 먹어대고, 이제는 아예 종철의 얼굴이 승환의 얼굴을 깔고 뭉개 올라탄 모습이 된다. 종철의 목에 힘이 바짝 들어가있어 승환은 조금은 숨이 막혀온다.
쮸압- 쮸압-
'우움.. 우으욱움'
승환은 종철의 저돌적인 키스와 위아래로 문질러지는 꼬추에 자꾸만 불안한 신음이 터져나온다. 침 범벅이 되는 승환의 입 주변. 이리도 거친 키스는 처음이다. 허나 너무나도 빳빳하게 부풀어오르고 있는 승환의 꼬추. 승환의 꼬추가 단단하게 차오르며 발기가 되자 꼬추 기둥을 꼬집고 있던 종철의 손이 저절로 잡을 곳을 잃게 되고, 결국 튕겨져 올라오는 승환의 꼬추에 귀두를 한번 더듬고 말랑거리며 만져보다가 더욱 더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려 손을 집어넣는 종철.
'ㅇ허으으..'
아저씨들의 코골이가 거의 뭐 탱크 지나다니는 소음 마냥 시끄러워서 오히려 두 사람의 숨소리가 묻히지만 혹시라도 누가 들을까 승환은 큰 소리를 내지도 못한다. 순식간에 온 몸이 경직되어 버렸다.
결국 승환의 두꺼운 두 허벅지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승환의 한쪽 다리를 살짝 들어올리고 회음부까지 내려가려하는 종철의 손길. 승환은 지금 허리가 제대로 꺾이며 아무런 저항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남자에게 제압당하는 이 상황이 생애 처음이라 너무나도 불쾌하면서도 차마 거부할 수 없는 흥분감이 깊은 곳에서부터 끓어 오르는 느낌이다.
꼬추는 진작부터 이미 다 만져졌는데, 얼마나 더 깊숙하고 비밀스러운 부위까지 나를 탐험하려는 건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막강한 종철의 힘에 제압당해 범해지기라도 하는 이 기분에 승환은 얼굴이 잔뜩 울상이 되어 금방이라도 떨리는 신음이 터져버릴 것만 같다.
남자랑 하면 여자와는 차원이 다른 쾌감이 느껴진다는 말은 들었지만, 어떻게 똥구멍에 자.지를 박냐며 깊게 생각하지도 않았던 승환. 허나 쾌감은 똥구멍에서만 오는 게 아니었다는 걸 간과하고 있었다.
종철의 거친 호흡 소리. 까칠한 촉감의 피부. 간지럽다 못해 야릇하게 느껴지는 팔목의 털들. 점점 진해지는 땀 냄새와 몸에 풍기는 담배 향기. 방금 먹은 분해가 되지도 않은 구수한 맥주의 내음, 압도적으로 승환을 통제하는 종철의 힘.
승환은 마치 종철의 앞에서 갓난 아기가 된 것만 같은 민망함이 몰려온다. 꼬추를 바짝 세우고는 다 큰 성인이 아무것도 하질 못하고 있으니 더 그럴 만도 하다.
탁탁탁탁탁탁-
허나 종철의 손은 너무나도 능숙한 움직임을 보이며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데 거침이 없다. 자꾸만 승환의 뒷구멍으로 내려가려하던 종철의 손은 아직 뒤는 안된다는 듯 허벅지 힘이 바짝 들어가는 승환의 반응에 대신 꼬추를 쥐어잡고는 마구잡이로 잡아당기듯 흔들기 시작한다. 승환은 처음보는 아저씨 앞에서 터져나와 흘러내리고 만 프리컴의 끈적함을 느끼며 그저 입술을 꾹 깨물고 엉덩이만 한 없이 뒤로 뺄 뿐이다. 그 때, 순식간에 참아낼 수 없이 몰려와버리는 사정감. 승환이 엉덩이에 힘을 꽉 주고는 급히 종철의 팔목을 붙잡는다.
'ㄲ아 ㅈ..잠시만요'
'흐헤.'
꾸며지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표정. 흥분감과 동시에 밀려오는 배덕감에 사로잡혀버린 울상의 승환과 그런 승환의 표정에서 더욱 만족감을 느끼는 듯 광장히 짖궂은 웃음을 짓는 종철. 그제서야 두 사람이 어둠 속에서 서로의 눈을 맞추며 움직임을 멈춘다.
도리도리도리-
더 이상은 안된다며 급하게 고개를 젓는 승환. 승환은 얼마나 이 감정이 낯설고 자극적인 건지 툭 건드리면 울 것 같은 표정이다. 그리고 그런 승환의 모습에 흥분감에 달아오른 코를 찡긋하며 승환의 꼬추를 놓아주는 종철. 승환은 급히 종철에게서 몸을 돌리고 사정 직전의 꼬추를 가라앉히려 온 정신을 집중한다.
퉁 퉁 퉁-
옆에서는 무슨 일이 있기라도 했냐는 듯 경쾌한 박자로 자신의 배를 두드리는 종철의 움직임이 느껴진다. 겨우 사정 직전의 흥분감만 가라앉히고 그제서야 깊은 한숨을 내쉬는 승환.
'하아아 후우우우- 욱!'
덥썩-
그 때, 다시 승환의 팔을 쥐어잡는 종철. 승환은 다시 시작된 종철의 제압에 놀란 소리를 내고, 종철은 순식간에 승환의 손을 자신의 부풀어 오른 앞섶으로 가져다대고야 만다.
찜질방 바지 위로 느껴지는 선명하게 굵고 두툼한 종철의 꼬추. 바위처럼 단단해진 꼬추의 부피감에 승환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혼란함을 느끼고 급히 손을 뗀다.
그러자 이번엔 사정감을 겨우 가라앉힌 승환을 자극하기로 작정이라도 한 듯 승환의 굵은 허벅지에 손을 올리는 종철. 승환의 꼬추에 다시 바짝 긴장이 들어가고, 종철은 그렇게 눈을 감고 승환의 꼬추에 닿을 듯 안 닿을 듯 손가락을 움직인다.
그래도 더는 승환을 괴롭히지 않으려나 보다. 이내 새근새근 잠에 들어 코골이를 시작하는 종철.
그렇게 잠시 후, 잠에 들어버린 종철의 옆에 그저 가만히 누워서 방금 지나갔던 생전 처음 느껴본 수준의 흥분감을 다시 되새기게 되는 승환. 잠에 든 종철의 손가락은 힘이 빠져서 스르륵 승환의 허벅지 옆으로 흘러내린다. 어둠 속에 홀로 깨어있는 승환은 울상을 지으며 꼬추에 힘을 바짝 주고 있고, 승환의 꼬추는 미처 빼내지 못한 정액이 가득 차올라서 그렇게 한참을 꿀렁거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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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저두사람을 옆애서 훔쳐보고잇는둣한 이 흥분감,,역시 기대이상이네요!!
좀 가라앉히고 자야겠어요 ㅎㅎ 감사합니다~
좀 가라앉히고 자야겠어요 ㅎㅎ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