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너머의 세상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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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뒤에서 차가운 돌개바람이 휙 하고 불어와 나뭇가지에 간신히 매달려 있던 이파리들을 마치 노오란 눈보라처럼 허공에 흩뜨려 놓고 있었다.
이제 가끔씩 두툼한 패딩을 입은 사람들이 하나 둘씩 눈에 띄고 있는 11월 초의 토요일 이었다.
사람들로 붐비는 인사동의 골목을 나란히 걷던 승호가 슬며시 내 팔을 당겼다.
“왜?”
“종일 걸어 다녔더니 피곤한데, 어디 들어가서 커피한잔 하면서 좀 쉴까?”
말을 마치고 내 표정을 한번 살펴보고는 팔을 내 등 뒤로 돌려 내 어깨를 잡고 걷던 방향을 바꾸었다.
인사동의 끄트머리 부분에서 종로3가로 연결되는 길을 따라 몇 발자국 걷다가 왼쪽으로 보이는, 게이들의 메카 라고 불리웠던 카페로 들어섰다.
이제 밖은 어둑해지면서 카페안의 불빛들이 더욱 밝게 홀 안을 비추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안은 이미 쌀쌀해지는 날씨 덕에 아늑함을 찾아 들어온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빈 자리를 찾아 둘러보던 그가 나의 팔을 툭 하고 치더니 손가락으로 한쪽 구석의 빈자리를 가리켰다.
“가서 자리 잡고 있어. 내가 주문할게. 너 라떼 따뜻한거지?”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 해 보이고 발을 옮겼다.
자리를 잡고 앉아 주문을 하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 사이에 줄을 서 있는 그를 한번 흘끗 본 다음, 휴지를 찾기 위해서 가방의 지퍼를 열고 막 손을 가방 안으로 집어 넣을 때였다.
“지석이 여기서 또 보네?”
고개를 들어보니 호진이와 그의 애인으로 보이는 서른 초반의 남자가 생글거리는 얼굴로 나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어....” 어색한 표정으로 그 남자를 의식하면서 엉거주춤 일어나서 나에게 손을 내미는 그 남자의 손을 잡았다.
“우리 형이야. 존잘이지?” 말은 그렇게 해 놓고도 호진이 피식하고 웃었다.
다시 어색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 하고 다시 나에게 눈인사를 해 보이는 그에게 시선을 돌렸다.
“호진이한테 얘기 많이 들었어요.” 그가 빙긋 웃었다.
“그런데 혼자 온거예요?”
“아뇨. 저기....” 그의 질문에 손을 들어 주문하기 위해 줄을 서 있는 승호를 가리켰다.
“초록색 쟈켓을 입고 있는......” 말을 잇지 못하고 슬며시 얼버무렸다.
그를 어떻게 소개를 해야할까? 그가 나에게 어떤 존재인가? 친구인가? 연인인가? 아니면 얼굴만 아는 사이인가?
“어. 너 애인 생겼구나?” 호진이 나를 보고 씨익 웃었다.
“아니. 그런 건 아니고..... 이제 겨우 두세번 만난 사이라서...”
“아 썸남!” 쑥스러워하는 나에게서 호진이 고개를 돌려 그를 다시한번 돌아보았다.
“뭐. 생긴 건 그냥저냥.....” 피식하고 그가 웃었다.
그와 달리 빤히 승호를 바라보던 호진의 애인이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어깨를 한번 으쓱하고는 나를 돌아보았다.
“생긴거야. 뭐. 너무 잘 생기면 오롯이 내 애인 되기 힘들죠. 여기저기서 날파리들이 들러붙어서.... 오징어 다리중에 하나 되어서 가슴앓이 하는 것 보다야 나만 봐 줄수 있는 사람이 훨씬 더 나아요.”
말을 마치고 그가 다시한번 고개를 돌려 승호를 유심히 돌아보고는 다시 고개를 갸웃 거렸다.
“왜 그러세요?”
“아... 아무것도 아니예요.” 그가 겸연쩍게 웃어보였다.
“착하고 나 없이 못사는 그런 사람이 애인으로는 최고죠. 저 처럼요.” 말을 마치고 그가 씨익 웃었다.
“그런 사람이 티비에서 박보검만 나오면 침 질질 흘리면서 진짜 최고라는둥, 더 이상 매력적일수가 없다는 둥 하면서 화면에서 눈을 못떼냐?” 호진이 그에게 눈을 흘겼다.
“내가 언제....” 그가 능글거리는 웃음을 지으면서 호진이를 바라보았다.
“바닥에 침 고인 거 밟았다가 나 미끄러졌던거 기억 안나?” 그의 옆구리를 손가락으로 슬며시 찌르고는 호진이 나를 보고 한번 씩 웃어 보였다.
“담에 보자. 내가 전화할게. 언제 한잔 해.”
“그래.” 그의 애인에게 고개를 끄덕하면서 인사를 해 보이고 나는 그들이 카페의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고는 자리에 앉았다.
“내가 알아서 시럽은 적당히 넣었어.” 컵을 들어 커피맛을 보는 나를 보면서 그가 말했다.
조금은 달달한 맛을 좋아한다는 내 말을 그는 놓치지 않고 있었다. 좀 약간 단 듯한 맛을 느끼면서도 그의 그런 배려심이 고마워서 그를 보고 나는 한번 웃어보였다.
“아주. 딱 좋아. 고마워.”
“오늘 하루 종일 돌아다니느라 피곤하지?” 그가 희미한 미소를 띠었다.
“조금 피곤하긴 하네. 워낙 저질 체력이라.” 말을 마치고 ‘큭’ 하고 웃고는 다시 커피를 들어 한 모금 마셨다.
“집이 어디라고 했지?” 그도 자신의 커피잔을 들었다.
“일산 옆에 고양시.”
“그럼 집에 어떻게 가?” 그가 자신의 잔을 내려놓고 나를 보았다.
“아. 지하철 있어. 3호선. 바로 종로3가에서 타면 그렇게 오래 안 걸려.”
“아.....”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그거 알아?” 그가 다시 얼굴에 웃음을 띠고는 나를 바라보았다.
“뭘?”
“바로 요 앞에 낙원상가 건물을 경계로 해서, 인사동 쪽은 굉장히 밝고 화려하다. 여러 가지 색깔의 꽃이 피어있는 정원 같다고나 할까? 그런 아기자기하고 깔끔한 느낌이지.”
“근데?”
“그런데, 낙원동 상가 아래의 도로를 건너가면 잿빛의 무게가 느껴져. 거리 자체로만 보면 어둡고 답답하고 우울해. 삶의 활력은 보이지 않고......” 말을 멈추고 그가 슬며시 나를 주시했다.
“그런 종로3가의 뒷골목을 살아 숨 쉬게 만드는 것이 바로 게이들이야. 숨이 끊어져가는 종로에 생기를 불어 넣는 존재들이란 말이지.” 그가 말을 멈추고 싱긋 웃었다.
“아마. 게이가 없었다면 종로3가는 어두움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거야. 주말이 되어 도로에 하나 둘씩 등장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 그리고 그들이 발산하는 에너지가 온 거리를 되살려 놓는 것을 보면, 그것은 마치, 그들이 어두움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그곳에 새벽을 깨뜨리고 어두운 동쪽 하늘에 번지는 한줄기 빛처럼 보인단 말이지. 곧 아침의 태양이 등장한다는 암시를 하면서 말야.” 그가 환하게 웃었다.
“내가 너무 오바하는거지?”
“아냐.” 슬며시 손을 뻗어 그의 손을 잡았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나의 대답에 그가 눈을 찡긋하고는 피식 하고 웃었다.
잠시 그대로 미소를 띠던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
“괜찮다면...”
말을 꺼내놓고 잠시 머뭇거리는 그의 얼굴을 나는 빤히 바라보았다.
“내일 아침까지 같이 있을까?” 무안한 듯, 손가락으로 코 주변을 만지면서 말을 마치고 슬며시 그가 나의 눈치를 살폈다.
갑작스러운 그의 말에 선뜻 입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나의 대답을 기다리다가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
“뭐. 아직 내키지 않으면.....”
“아냐.” 어깨를 한번 으쓱 해 보이고는 내가 대답했다.
“같이 있자.”
말을 끝내고 그의 눈을 들여다보면서 그를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내가 지금 제대로 살고 있는 거지?” 모텔 침대의 끄트머리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서 혼자서 중얼거렸다.
목욕탕 문 틈을 통해서 그가 틀어놓은 샤워기에서 쏟아져 내리는 물소리가 들려왔다.
그를 사랑하거나, 무슨 특별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꼭 섹스라는 것이 사랑한다는 감정을 동반해야 한다는 그런 고리타분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오늘 밤은 나의 인생에서 앞으로도 수없이 내가 보낼 ‘누군가와의 동침’을 하는 많은 밤 중에서 단지 하룻밤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넘기려 했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마음이 편하지가 않았다.
그래서 ‘그냥 집에 가서 침대에 기대어서 티비나 볼 것을...’ 이라는 후회감이 슬며시 몰려왔다.
하지만 이제 돌아갈 수도 없었다.
그와 함께 이 모텔방에 발을 들여 넣은 순간 이제 다시 되돌릴 수는 없는 듯 느껴졌다.
목욕탕에서 들리던 물소리가 멈췄다.
나는 슬며시 침대속으로 기어들어갔다.
잠시 후, 그가 타올로 간신히 그의 사타구니 부분만 가린채로 나와서 겸연쩍은 미소를 짓고는 나를 등지고 돌아서서 손에 쥐고 있던 타올을 한구석에 있던 탁자위로 던져 버렸다. 그리고 거울을 보면서 화장품의 뚜껑을 열고 스킨과 로션을 차례로 바르기 시작했다.
한순간, 아무 생각 없이 거울에 비친 그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그와 눈이 마주쳤다.
그가 나를 보고는 쑥스러운 표정으로 씨익 웃어보였다.
그에게서 고개를 돌려 티비에 멍한 시선을 두었다.
그래, 지금 내 앞에 서 있는 저 남자는 지훈이 형이 아니었다.
스물일곱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마음 속에 깊이 담아두었던 그였다.
쉽게 만나고 쉽게 헤어지는 그런 수많은 인연들이 주변에서 마치 하늘에 쏘아 올려진 폭죽처럼 화려하게 짧은 빛을 내고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어둠속으로 흔적도 없이 사라져 갔지만, 그와 만나는 동안 어느 순간 그에게서 ‘나의 진정한 반쪽’ 이라던가 ‘미스터 Right' 이라는 느낌이 그의 모습과 오버랩되어 나의 의식속에 슬며시 자리 잡기 시작했다.
하지만, 역시 이 세상에는 진실이란 없었다.
지금도 저 창밖의 도심 속에는 수많은 사랑을 피우는 사람들이 길을 가득 메우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가슴에 품고 있는 그 사랑이라는 것이 진실일까?
사랑은 변치 않는 사철나무가 아니다.
그저 한 겨울과 같은 우리의 차가운 마음속에 봄기운처럼 찾아들어와 어느새 꽃을 피우고는 우리를 그것의 향기에 만취하게 해 놓고, 이제 완전히 ‘나의 것’ 이라는 자신감을 갖게 된 우리들이 그것의 달콤한 열매를 맛보려고 할 때, 마치 우리들을 비웃듯이 우리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서 ‘툭’하고 땅위로 떨어져버린 잘 익은 과일과 같은 것이다.
분명 우리에게서 생겨났고, 우리의 시간과 감정과 노력으로 맺어진 그것의 추락에 안타까운 마음으로 우리는 그것을 다시 얻으려 손을 뻗지만, 이미 그것은 떨어져 나간 끊어져버린 인연이다.
찬바람은 모든 것을 잃어버린 우리의 헐벗은 영혼에 휘몰아치고, 그렇게 힘들게 맺어놓은 결실은 누군가 그 길을 지나가던 완전한 타인의 몫이 되어버린다.
그것이 우리가 ‘사랑’ 이라고 부르는 것의 순환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알면서도 다시금 차가운 겨울을 또 다른 봄의 기운을 기다리면서 버텨갈 것이다.
나의 앞에 서 있는 이 남자가, 승호가 나의 또 다른 열매를 맺게 하는 그런 과정을 같이 할 인연일까?
그가 슬며시 몸을 돌려 전등불을 끄고는 코너를 돌아서 침대위로 올라왔다.
그리고는 나의 손에서 티비 리모콘을 집어들어 꺼버리고는 다시 나를 내려다보았다.
빼꼼히 열린 창문 틈으로 들어오는 희미한 빛에 그의 옆 얼굴이 창백하게 보였다.
그가 슬며시 미소를 지어보이고는 손을 들어 내 이마의 머리카락을 쓸어 내렸다.
그리고는 얼굴을 낮추어 슬며시 입을 맞추었다.
그의 부드러운 입술이 느껴지고, 벌린 입을 통해서 방금 양치질한 치약의 향이 내 입안에서 번졌다.
그의 입술이 천천히 나의 턱을 지나 목에서 맴돈 후, 그는 나의 몸을 덮고 있던 시트를 걷어내버렸다. 그리고는 마치 서울 시내를 내려다보는 남산 타워처럼 그렇게 몸을 세우고 잠시 나의 벌거벗은 몸을 내려다 보았다.
그런 그에게서 시선을 돌려 내 머리위의 천장을 멍하니 올려다보았다. 쑥스러움 때문인지 항복의 의미인지, 아니면 포기의 행동인지 내 자신도 알 수 없었다.
그의 입술이 나의 젖꼭지를 애무하고 그의 손은 나의 가슴과 배를 더듬었다.
우울하고 복잡한 나의 머리와 상관없이, 천천히 나의 몸은 그의 손길에 반응하기 시작했다.
그의 입술이 나의 배꼽을 지나 그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하면서 바짝 긴장한 나의 몸이 느껴졌다.
손을 들어 이미 딱딱하게 발기한 나의 것을 입안에 넣고 있는 그의 옆머리를 슬며시 쓰다듬었다. 나의 벌려진 입 밖으로 뜨거운 한숨이 슬며시 빠져 나왔다.
그의 손이 올라와 나의 손을 잡았다. 나는 그의 손을 잡아 끌어올렸다. 그리고 그의 손등에 입을 맞추었다. 그가 다시 고개를 들어올려 나를 내려다 보았다.
그의 엄지를 잡아 나의 입안에 넣고 슬며시 빨아보았다. 그가 그런 나를 내려다보면서 다시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그가 침대 옆의 테이블위로 손을 뻗어 콘돔을 집어 들고는 이빨로 끝을 물어 슬며시 껍질을 뜯어냈다.
자신의 것에 콘돔을 씌우는 동안 나는 손을 들어 그의 볼과 어깨를 쓰다듬었다.
나의 엉덩이 어딘가에 그의 손가락의 느낌이 오고 그는 여전히 나의 얼굴을 주시하면서 나의 표정을 살폈다.
나는 슬며시 그의 양쪽 머리를 잡고 나에게로 끌어당겨 그의 입술에 부드럽게 키스를 했다.
그의 것이 나의 몸 속으로 밀고 들어오려고 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눈물이 스며나와 양쪽 눈꼬리에서 귀를 타고 흘러내렸다.
“아파?‘ 그가 움직임을 멈추고 나를 내려다보았다. 나는 슬며시 고개를 저었다.
그가 손을 들어 손바닥으로 나의 눈물을 문질러내고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아프지 않아. 괜찮아.” 조그맣게 그에게 속삭였다.
그의 것이 조금씩 들어와 곧 내 안을 가득 채웠다. 야릇한 통증이 느껴졌다.
그가 여전히 나를 내려다보면서 천천히 하체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그의 움직임에 따라 내가 느끼는 통증도 점점 더 커졌다.
하지만, 그것으로 마음이 더 편안해 졌다.
통증이 심해질수록 이렇게 지훈이 형이 아닌 타인을 내가 받아들인 양심의 가책의 댓가를 치루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내가 왜 그래야 하지?
세상은 왜 언제나 이렇게 불공평 해야 하지?
왜, 피해자인 내가 가책을 느껴야 하지? 가해자는 ‘그’고 나는 피해자 인데, 왜 내가 그의 그림자의 가장자리에서 끝내 벗어나지 못하고 고통 받아야 하지? 정작 가해자인 그는 이미 기억속에서 나의 존재는 지워진지 오래일 것이다. 그리고 파혼한 그녀와, 또는 또 다른 그 어떤 놈과 침대속에서 뒹굴었을 것이다. 아니면 벌써 그의 몸을 거쳐 간 후 버려진 여러 녀석들이 지금의 나처럼 그의 생각을 하고 있을까?
나의 벌려진 입 밖으로 슬며시 신음이 새어 나왔다.
그가 상체를 굽히고 나에게 입을 맞추었다.
손을 슬며시 들어 그의 볼을 어루만졌다. 그가 나의 눈두덩에, 코 끝에, 그리고 귓불에 키스했다.
그의 어깨에서 가슴으로 손바닥을 옮겨서 그의 젖꼭지를 찾았다. 그리고 슬며시 손끝으로 문질렀다. 그가 고개를 숙여 나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었다. 여전히 나의 엉덩이에 달라붙은 그의 하체는 같은 리듬으로 반복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손을 들어 그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그가 고개를 슬며시 들고 나의 입술을 찾았다.
그의 뜨거운 입김이 내 입안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가쁜 호흡과 함께 그의 신음소리가 나의 입 안에서 반복적으로 터져 나왔다.
그가 여전히 나를 꽉 끌어 안은채로 나에게서 입술을 떼고 가쁜 숨을 쉬어냈다. 또한 여전히 그의 것은 나의 몸을 채우고 있었다.
땀으로 뒤범벅이 되어 몸을 일으키려는 그의 목을 두 손으로 감았다.
“잠시만 그냥 있어 줘.”
내 말에 그가 희미한 미소를 짓고는 다시 고개를 숙여 나의 입술에 부드럽게 키스했다.
카톡이 왔다는 신호가 울렸다.
슬며시 손을 뻗어 휴대폰을 들었다. 호진이 에게서 온 문자였다.
‘아무래도 우리형이 니 썸남을 어디서 본 것 같다고. 사진 좀 있으면 보여 달라는데 보내줄 수 있어?’
아무 생각 없이 휴대폰 안에 저장해놓은 바로 오늘 낮에 같이 찍은 셀카를 그에게 전송을 했다. 평범하게 생긴 사람들은 어딘가에서 본 듯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가끔 있을 수 있었다. 나도 누군가 로부터 ‘어디에서 본 것같다’ 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문자를 보내고 다시 눕고 나니 온 몸이 나른해졌다.
욕실에서 여전히 틀어 놓은 샤워기에서 물이 쏟아져 내리는 소리가 어렴풋이 잠이 드는 나의 귓속에서 희미하게 번지더니 곧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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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말씀하신 허접한 에로신이 바로 이거군요., ?
말씀대로 약간...,...
재밌습니다.
말씀하신 허접한 에로신이 바로 이거군요., ?
말씀대로 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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