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너머의 세상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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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겨울 날씨 속에서도 카페안의 창가는 햇볕으로 인해 눈이 부셨다.

 

카운터에서 커피를 받아 온 후, 지훈이 형은 테이블 위에 트레이를 올려놓고는 조절기를 당겨서 창의 블라인드를 머리 위까지 내렸다.

 

자리에 앉아서 트레이 위에 있던 커피를 내 앞에 올려놓고는 그는 나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걱정 했는데 그래도 얼굴 좋아 보인다.” 그가 표정을 밝게 하면서 웃어보였다.

“내가 다음 주 초에 미국으로 가게 됐어. 가서 몇 년 동안 경영학을 배우게 되었거든....” 그가 자신의 커피잔에 꽂혀있는 스트로를 손가락으로 만지작 거렸다.

“너가 나오지 않을까봐 슬며시 걱정이 되더라고....”

그의 말에 나는 씁쓸한 표정을 지어보이고는 손을 뻗어 커피잔을 들었다.

 

“왜 그랬어요?”

“.......”

갑작스런 나의 말에 당황한 표정으로 그가 나를 바라보았다.

“형 어머님을 만나고 나서 형에게 전화했을 때 왜 저한테 그런 식으로 말했어요?”

잠깐 동안 나의 눈을 바라보던 그가 붉어진 얼굴로 테이블 위로 시선을 떨구었다.

그리고 점점 표정이 어두워졌다.

“어머니가 너를.....”

말을 꺼내고 침울한 표정으로 숨을 고르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내 인생에서 어머님이 너의 존재를 알게 되었을 때, 나는 어떻게든 설득해 보려고 했어. 하지만 어머니는 막무가내셨어. 너를 찾아내서......” 말을 잇지 못하고 그가 고개를 숙이고 입술을 파르르 떨었다.

“세상에서 발 붙일 곳이 없게 만들겠다고 하셨다.”

그가 손바닥을 펴서 이마에 쏟아진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고는 다시 두 손으로 얼굴을 슬며시 문질렀다.

“처음엔 어떻게든 어머니를 설득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가면서.... 깨닫게 되었어. 절대로 어떻게 해볼 수 없다는 것을.... 그런 분이라는 것을.....” 그가 시선을 떨구고 그의 앞에 놓여있는 커피잔을 멍하게 바라보았다.

“그래서 어머니를 진정시키기 위해서....어떻게든 그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 이미 너와 헤어졌다고 말씀드렸다. 그러니까 그냥 너를 내버려두시라고.... 너와 이제는 끝난 사이니까 제발 그냥 두시라고.. 그런데도 꼭 한번만 너를 만나봐야겠다고 고집을 피우셨다.”

“........”

“그냥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신 것 뿐이라고..  얼굴만 보고 오시겠다고 하셨어. 내가 좋다는 녀석을 한번 보고 싶은 것 뿐이라고...같이 차 한잔만 마실 거라고... 그래도 그것도 인연인데 손 한번만 잡아주고 오고 싶다고..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고.. 네가 기분 상할 것 같은 말을 절대로 하지 않을 거라고....”

그가 어두운 얼굴에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서 만나도록 한거야.” 말을 마치고 그가 다시 커피잔을 들었다.

 

“나중에 어머니가 오셨는데 느낌이 너무 안 좋았다. 그래서 슬며시 어머니를 모시고 갔던 운전기사에게 어떤일이 있었냐고 물어 봤다.  그랬더니, 자기가 카페 창 밖에서 언뜻 보는데 어머니가 ......” 

말을 잇지 못하는  그의 표정이 일그러지고 아픈 눈빛으로 나의 시선을 피했다.

“어머님에게 도대체 무슨 짓을 하신거냐고 따져 물었는데, 내가 조금이라도 완전히 끝난 것 같은 눈치가 아닌게 보이면 다음번엔 어머니도 어떤 일을 벌일지 모른다고 엄포를 놓으셨어. ‘그 자식 죽고 나 죽는 꼴 볼거다.’ 라고 하셨다. 아버지도 표정도 마찬가지였고...”

 

그가 말을 멈추고 낮은 한숨을 쉬었다.

“그때 너에게 전화가 왔다. 너인줄 어머니는 빤히 알고 계셨어. ‘정말 네 말대로 끝난 것 같으면 가족들 듣는 자리에서 확신시켜 보라’고... 그 자리에서...모두 듣는 자리에서 나에게 통화하라고 하셨다.”

얼굴을 들지 못하고 그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나 때문에 앞으로도 봉변당할 너를 생각하니, 부모님에게 너는 이제 나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라는 인식을 심어드려야겠다고 생각을 했어. 완전히 너와 나는 끝이라고.... 그래서 너는 이제 나에게는 잊혀진 사람이라고....”

 

“어떻게 나에게 미리 아무런 말도 없이....”

말을 마치고 비참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는 그를 향해 낮은 목소리로 화를 냈다.

“그런 분들이시라면 처음부터 그렇게 될 것이라는 걸 형도 알았을 거 아니예요. 어짜피 우리사이는 거기까지가 끝인 것을 형은 처음부터 뻔하게 알고 있었으면서...... 형이 그렇게 말하는 것은 다 핑계일 뿐이예요.”

“그렇지 않아.” 그가 힘들게 고개를 들어 어두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너를 만나서 마음에 너를 두게 되면서..... 뉴욕에 있던 형에게도 너에 대해서 얘기했다. 부모님은 모든 희망을 똑똑했던 형에게 걸고 사셨어. 부모님에게 나는 안중에도 없었다. 평범했던 나와는 달리 형은 어렸을 때부터 수재였으니까... 형은 부모님의 삶의 이유였다.”

“.....”

“너를 사랑하게 되면서, 그런 형의 그림자 속에서 살게 된 것을 다행으로 생각했다. 어짜피 그때에는 부모님은 나에게 기대하는 것이 없었으니까....” 그가 서글픈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너를 받아들이시지 않을 거라는 걸 뻔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살아가겠다고 결심하고 있었어.  그래서,  보잘 것 없는 내 능력으로 너와 살아갈 준비를 하면서  만나기 시작한거야.  그게 오롯이 나였으니까....."  말을 멈추고 그가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에게 제대로 된 음식이나 선물 한번 못해 준 것이 너무 가슴이 아프지만......” 그가 고개를 떨구고 낮은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그때 너와 함께 하면서 내가 얼마나 행복했는지 넌 아마 모를거야.”

그는 목이 메이는 듯 말을 멈추었다. 그리고 그의 눈꼬리에 눈물이 맺힌 것이 보였다. 그가 말을 잠시 멈추었다.

“그때는 그래도 너와 함께 할거라는 미래가 있었어.” 그가 슬며시 고개를 들고 나를 바라보았다.

“내 능력이 보잘 것 없어서 아주 작은 것만 허락되겠지만 너와 같은 공간안에서 살아가면서 같은 공기를 숨 쉴수 있다는 기쁨에,  내가 얼마나 행복했는지.......”

그가 말을 잇지 못하고 고개를 돌려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고 잠시 그렇게 있었다.

 

“형이 뉴욕에서 자살을 했어.” 그가 간신히 다시 입을 열었다.

“사고라고 했지만 난 알고 있었어. 형은 착하기만 하고 많이 여렸다. 가끔 내가 형이고 자신이 동생이라면 좋겠다는 말을 하곤 했으니까. 현실의 무게를 감당하기 힘들다고, 도망가고 싶다는 얘기를 자주 했었어.” 슬픈 표정으로 그가 나를 바라보았다.

 

“그렇게 형을 잃은 부모님은 시간이 흐르면서 나에게 그 모든 짐을 떠넘기기 시작하셨다. 그러면서 나의 일거수 일투족까지 확인하려고 하시면서 사생활을 통제하려 하셨어. 아버지의 대를 이어서 가업을 이어받으라고....그러다가 너의 존재를 알게 되신거야.”

 

그가 슬며시 창 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너를 조용히 보내는 조건으로 부모님의 마음에 드는 상대와 선을 보겠다고 약속을 드렸다. 원하지 않으면서도 그렇게 등이 떠밀려서 선을 보면서도..... 내 마음속에는 너 밖에 없었어.” 슬며시 고개를 들어 나를 보고는 그는 다시 시선을 떨구었다.

“그러다가 그녀와 몇 번을 만나면서 소극적으로 양쪽 집안에 끌려다니면서..... 어쩌다 보니 내 손에 약혼반지가 끼워져 있었다. 어느 순간 그렇게 계속 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녀에게 털어놓았다. 따로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그가 다시 손바닥으로 그의 앞머리를 쓸어 올렸다.

“그녀는 상관없다고 말했어. 상대가 누구이든 자신이 나의 마음을 돌릴 수 있다고...나를 포기할 수 없다면서... 그래서 그녀에게 말해버렸다. 그 상대가 남자라고.....”

 

그가 말을 멈추고 어두운 표정으로 내 시선을 피하면서 창밖으로 눈길을 돌렸다.

나는 꼼짝 않고 마치 굳어버린 것처럼 가만히 그가 말을 잇기를 기다렸다.

“그녀에겐 비밀로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녀는 자신의 부모님에겐  내가 사귀던 여자와 아이까지 있다는 사실을 숨겨왔다고 말했어.  그리고 파혼을 하게 됐지만 어머니는 그것이 너 때문 이라고 생각을 하셨던 거야.”

“........”

그래도 어머니가 너를 어디에서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싶어서 그렇게 일단락 될 것으로 생각하고 지냈다. 그런데, 어느 날 형석이가 문자를 보내왔어. 네가 만나는 사람이 아무래도 우리집 운전사와 비슷하게 닮았다고..... 확인해 보라고. 나는 그럴 리가 없다했다. 그런데 네가 보내준 거라고 하면서 승호의 사진을 보여주더라.“

그의 말에 순간 숨이 막혀오며 앞이 까마득해졌다.

승호가 말하던 그 사모라는 사람이 지훈이 형의 어머니였다니....

 

그는 그런 나를 보고는 침울한 표정으로 다시 창 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숨이 가빠오고 가슴이 답답해졌다.

갈증으로 물을 마시고 싶었다. 하지만 테이블 위에는 커피잔만 덩그러니 놓여져 있었다.

일어서 보려고 하지만 나의 다리는 얼어붙은 듯 그대로 바닥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나무처럼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 형석이란 사람은 누구....” 그렇게 묻긴 했지만 이미 머릿속에서는 카페에서 주문을 하기 위해 줄을 서 있던 승호를 바라보면서 고개를 갸웃거리던 그의 모습이 떠올랐다.

“네 친구 호진이 애인.” 그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같은 동네에서 살기 때문에 오다가다 마주치면서 알게 되었지.”

“......”

“호진이 한테서 네가 승호와 ‘이끼나리’에서 만나기로 했다는 얘기를 듣고 그 근처로 가서 전화로 승호를 불러냈다.” 그가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자식에게 경고했다. 너에게서 떨어지지 않으면 내가 절대 가만두지 않겠다고... 죽여버리겠다고... 그때 네가 가게 밖으로 나오는게 보였어.”

아픈 눈빛으로 그는 여전히 나를 바라보았다.

“어두운 골목에 있었으니 너는 나를 볼수 없었겠지만 네가 내 눈에 보이는 순간 얼마나 가슴이 아프던지.....” 말을 멈추고 고개를 숙이는 그의 입술을 파르르 떨렸다.

나도 그에게서 시선을 내 앞에 놓여진 커피잔으로 돌렸다. 그의 그런 모습에 가슴이 저려왔다.

“처음엔 우연히 만난 것 뿐이라고 발뺌을 하더니 너한테 접근 한 것은 어머니가 시킨 것이라고 나중에 실토하더라. 어머니가 네 약점 찾아보고 가져오라고, 그리고 나와 다시 만나는지 항상 가까운 거리에서 감시해보라고...”

“.........”

“너에게 어떻게든 알려야겠다고 생각해서 너에게 전화를 했었어.”

그의 말에 목이 메어 나는 낮은 기침을 했다.

“너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네가 얼마나 큰 상처를 받았을까 하는 생각에 내가 너무 미안해서....” 그의 눈 주위가 다시 붉게 변했다. 그리고는 다시 슬며시 고개를 숙였다.

 

“나는 그것도 모르고.....”

“아니야.” 그가 내 말을 가로막았다.

“이 모든 것이, 한치 앞도 예상하지 못하고 널 그렇게 내버려뒀던 내 잘못이었어”

“.......”

“그래도 이제 모든일이 끝나게 되어서...”

그가 아픈 표정으로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그게......”

“..........”

말을 꺼내고도 잇지 못하는 나를 그는 조용히 바라보았다.

“승호가 집안에 몰카를.....”

“알고 있다.”
그가 슬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

“지석아. 정말 미안하다. 그런 일 까지 겪게 해서.....” 그의 눈 주위가 다시 붉어지고 나의 시선을 피해서 그가 고개를 숙였다.

“우리 가족이 너에게 얼마나 큰 죄를 지었는지.... 네가 받은 고통을 어떻게 우리가 속죄해야하는지.....” 그가 손바닥으로 눈꼬리를 문질렀다.

그런 일을 시킨 우리 어머니가 너에게 용서를 구해야 할 일이야. 그런다고 네가 받은 고통이 사라질리도 없겠지만....“ 그가 아픈 눈으로 나를 보고는 낮은 한숨을 쉬었다.

“내 어머니지만.... 평범한 사람들의 기본적인 상식이 통하지 않는 분이시고 언젠가는 그것으로 큰 고통을 당하시게 될 거고....”

“..........”

“승호도 그런 어머니가 미우니까 반디를 훔쳐간 것 일거야. 어머니가 끔찍하게 애지중지 키우던 애완견이 사라지면 ‘사랑하는 존재를 잃는 것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지 너도 알게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데려간 것 일테니까.”

“.........”

 

“너의 집 현관 앞에 오물을 쏟아 놓은 일 하며 반디 훔쳐간 일로 경찰에 고발하겠다고 승호에게 전화를 했다.”

“.........”

“어머니가 얽혀 있는 일이니 내가 경찰에 신고를 못 할거라고 콧방귀를 뀌기에 나는 그 자식만 신고하는 것이라고 했다. 어머니야 그 자식 조사하다가 얽혀서 잡히는 것 뿐이라고....”

“.........”

“그 자식이 네 몰카 가지고 있다고 그러더라. 신고하면, 네 회사에 보내버리겠다고.... 그것도 어머니가 시킨거라고...”

“........”

 

“화가 너무 나서 어머니에게 가서 따져 물었다. 그리고 어머니에게 몰카 찍은 것 내 놓으라고 했다. 같이 경찰서에 가서 어머니가 저지른 죄하고 그게 어머니 아들이 ‘게이’ 인 이유 였다는 것을 신문 방송사에 모두 알리겠다고..... 어머니가 같이 죽자고 하길래 좋다고 같이 죽자고 했다.” 그가 굳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승호에게 받은 거라면서 엄마가 봉투를 내밀더라. 그게 전부라시면서.... ”

그가 아픈 눈빛으로 내 눈을 바라보았다.

“만약에 그와 관련해서 어떤일로라도 네가 곤경에 처하게 되면 그날로 내 발로 경찰서하고 방송국 찾아가겠다고 했다. 그리고 그날이 어머님이 내 얼굴을 보는 마지막일 것이라고 말씀드렸다. 혹시라도 내 말이 의심스러우면 그렇게 해 보시라고 했어. 평생 네 그림자가 되어서 살아가는 나를 보게 될 거라고 말씀드렸다.”

“.........”

“그래도... 그런데도...“ 그가 말을 잇지 못하고 잠시 멍하니 나를 바라보았다.

“진작에 그렇게 하지 못한 나를 용서해주렴.” 나를 바라보던 그의 눈에 눈물이 차 올라서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의 입술은 맺힌 곳이 없이 부드럽게 떨리고 있었다.

“그랬더라면 네가 아무일도 겪지 않았을텐데...”

“아니예요. 형......” 간신히 입 밖으로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그런데도, 그런 어머니 등지지 못하고...... 가족이라는 이름 때문에......”

“.........”

그가 슬며시 손을 뻗어 커피잔을 잡고 있던 내 손을 잡았다.

그리고 호소하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는 고통과 좌절만이 가득 차 있었다. 평상시에 보이던 희망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불안한 감정이 솟아올라 내 손을 잡고 있는 그의 손을 되잡았다.

 

그가 여전히 아픈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

 

“내 인생에서 네가 어디에 있든, 네가 어떤 모습으로 살든, 나는 앞으로 너 밖에 없을 거라고 했다.  어머님이 너에게 한 그 폭행과 최악의 행동들... 내가 평생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 거라고 말씀드렸다. 그렇다고 그런 일 당한 네 마음이 편해지고 속 시원해질리 없지만 그렇게라도 내가 네 대신 한 복수라고 생각해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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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좀 아프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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