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생긴 탑과 듬직한 바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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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새로운 나날들..
키스 : 성적인 사랑의 표현으로 상대의 입에 자기 입을 맞추는것.
보통 사람끼리는 상대의 체액에대한 자연적인 거부감이 있다.
예를 들어 사람의 침.땀.정액 등 몸에서 분비된것들은
불쾌감을 일으키며 거부반응을 일으키게 마련이지만
상대의 매력에 성적인 흥분이 발생되면 호르몬의 분비와함께 그것은 쾌감과 흥분으로 바뀐다.
키스의 종류 :
1: 크로스 키스 : 입술을 살짝 다문채로 서로 고개를 기울여 입술을 교차시켜 맞댄다.
2: 프렌치 키스 : 입술을 벌란채 혀만 움직여서 마치 장난치는것과 같은 귀여운 키스
3: 인사이드 키스 : 서로의 입술을 조금씩 빨아들이다가 점점 강하게 마찰시킨다.
4: 딥 키스 : 혀를 넣는 키스.
5: 간접키스 : 다른 사람의 입이 닿았던 물건에 입을 맞추는것.
예를들어 상대가 입대고 마시던 음료수병을 그대로 마시는것.
6 : 어쩌구..
7 : 저쩌구...
등등...
학교를 끝마치고 집에돌아온 난 키스의 사전적 의미부터 뒤지고 있었다.
키스라하면 그냥 입맞추는게 끝인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그 종류는 꽤 많았고
입술과의 그 스킨쉽도 상당히 다양하다.
하지만
그중에서 내 눈에 띄인것은 [5번 간접키스] 였다.
상대의 입이 닿았던 곳에 내 입이 닿는것..
그건 다시말하면 상대방의 타액이 묻은것을 몰래 훔치는것도 같은거라는 얘긴데..
음..
난 고개를 뒤로 젖혀 팔베개를 한채 천정을 바라본다.
오늘 최제연과의 일이 여전히 아른거렸고
그 잘생긴 존잘이 내쉬던 숨결을
몰래몰래 훔쳐내던것이 떠오른다.
립글로스를 바른듯
물기를 머금은 입술사이로 맡아지던
상큼하고 부드러웠던 그 숨내음..
온몸이 나른해지고 행복해지던 그 환각같던 시간..
그가 남긴 그 숨결이 지금도 맡아지는듯 하는데..
문득 그런것도 간접키스의 범위에 들어가진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그가 내쉬던 숨결에.. 그의 타액이 조금은 섞여 있었을테니까 말이다 ;;
그의 몸속 깊숙한곳에 공기를 제공하고
다시 그의 식도(?) 를 타고 올라와서
그의 타액이 가득한 입속을 거쳐나왔으니까 당연히 조금은 섞여있지 않겠냐.. 이 말이다. ㅋ;;
난 팔배게를 풀며 책상위 모니터를 주시했다.
그래..
이건 간접키스가 맞아.
뭐가됬든 그렇게 가까운곳에서 ..
그의 입에서 나온 날숨을
그대로 이어받으며 들이마신거니까.
게다가 그렇게 가까운 거리였으니
그의 타액이 내 입으로 들어온건 확실한거지.
사람이 말을 하다보면 충분히 그럴수 있는거잖아.. ㅋ
...
나름 내 생각이 맞다는 결론을 내려보다가
고개를 갸웃해본다.
근데말야..
단지 내쉬는 숨결만으로도 이렇게 좋은데..
만약..
만약에 말야..
그와 진짜 키스를 하게되면 어떤 기분이 들려나.
인터넷 사전에서 찾아낸 저 글처럼
최제연과 진한 딥 키스를 하게된다면 말야.
...
난 동성의 친구와는 금기시 되어있는 그 상상을 하기 시작했고
한번 시작한 그 상상은 끝도없이 뻗어나가고 있었다.
예전 그를 처음 봤을때..
그의 뽀얀 목덜미에 매몰됬을때처럼 말이다.
남자가 가져서는 안될 그 섹시한 목덜미를 끌어안고
그와 키스를 나누고 싶다던 그 생각은
타액이 가득한 그의 입속을 탐험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금단의 영역까지 들어가고 있었다.
그와 몸을 뒤섞고..
그의 가장 은밀한곳을 엿보고.. 또 그곳을...
헉!!
난 또 움찔 놀라고 만다.
그리고 또 주변을 흠칫하며 살펴본다.
아무도 없는 고요한 내 방...
침묵만이 고요한 그 방안에서
웬지 최제연 특유의 그 상큼하고 비릿했던 숨내음이 물큰 맡아지는것만 같았고
난 요즘들어서 반복되는 이 [낯선 상황] 에
매일같이 흠칫!! 또는 깜짝 놀라고는 한다.
친구와..
그것도 동성의 친구와 키스를 하고.. 섹스를 하는 상상이라니..
말도 안된다.
그건 정말 말도 안되는거지..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내가 어떻게 같은 반 친구랑...
....
하지만
아무리 마음속으로 혼자 아니라고 애써봐도
이미 즉각적으로 반응한 내 신체는 어쩔수 없는가보다.
입고있던 추리닝이 수직으로 솟아오른것이고
그 힘이 어느때보다도 훨씬 강력하게 느껴졌으니까. ㅋ;
한껏 추켜세워졌을때 손가락으로 튕겨보면
그 길이때문에 조금이나마 옆으로 기우뚱하던 내것이었지만
지금은..
손가락으로 퉁퉁 때려봐도 마치 단단한 조각상처럼 [딴딴]하다.. ;
예전에 좋아하던 걸그룹을 보면서 달달이(?) 할때랑은 차원이 다른것이다. ㅋ;;
그 흥분감에
추리닝을 엉덩이밑으로 내려보니
자연스럽게 드러난 내 귀두는
자두의 표면같이 반들반들 윤기를 뽐내는 중이었고
맑은 물 몇방울도 살짝 뿜어내는 중이다.
아 ;;
미치겠다..
진짜 뭐냐 이기분. 하...
난 아무도 없는 내 방에서 정신없이 그의 몸을 탐닉하기 시작한다.
그의 목덜미를 핥아주고
그의 섹시한 쇄골을 빨아주고
그의 가슴과 그의 복근과.. 그의 치골을 지나..
그의... 중요부위에서
그 중요한 자... 자... ;;
....
아.. 근데..
내가 감히..
최제연의 그것을 [자지] 라고 부르는것은 좀 그렇네.. ;;;
그래도 내가 동경하는 사람인데..
음..그럼 뭐가 좋을까..
최제연님의 자지?
최제연님의 자지님??
아니면..
그의 페니스?
그의 페니스님?? ... ;;;
하.. 거참..
이젠 하다하다 그의 신체 일부를 부르는것도 조심스러워지네.. ㅋ
그럼 일단 ...
그의 자지님이나 그의 페니스 라고 불러보자.
.....
아닌데..
최제연님의 자지님이 더 어울리나... ;;
.......
제연님의 페니스도 괜찮은거 같구..
...
이전까지는 상상도 못했던 야한 생각들이 막 떠오르고
음흉한 생각들이 마구마구 떠오른다.
정말로 내가 어쩌다 이렇게 된건지..
난 그런 사람이 아닌데..
난 정말 착한 사람인데 말이다.. ㅠ
[송시현.. 오늘 니가 할일은..
그 문제랑 그 앞뒤로 있던 문제까지..
총 5문제를 풀어서 낼 아침까지 나한테 보고하도록 하는거야.
알았어? ]
[이번엔 제대로 해.
난 내 아까운시간 남에게 쓰는거 정말 싫어하니까.. ]
엌!!!!! 맞다!!!!!!!!!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거지..;;
내일까지 해가야 되는데..
그 들뜨고 설레었던 행복함 속에서
심장이 내려 앉는듯한 덜컥임을 느끼며 내 몸이 벌떡 일으켜진다.
난생 처음들어보는 [명령조] 의 말투였지만..
그건 정말로 나에게 내리는 그의 명령 이었고 또한 지시사항이었다.
오늘 그를 화나게 했던 만큼..
저것들은 꼭 해가야 되는거였고 무슨일이 있어도 꼭!! 해내야 하는 것이다.
시발 X 됬다..
난 서둘러 책을 펴고 노트를 펼쳤다.
총 다섯문제를 해오라고 했으니까
한문제당 1시간씩만 잡아도.. 대략 5시간.. ㅋ;;
그건 꼬박 새벽까지 해야만 가능한건데. -_-
그렇게 펼쳐놓은 노트엔
너까짓건 택도 없다는듯
재수없게 생긴 수학문제가 나를 노려보고 있다. 진짜 재수없게 말이다.
[ 임의의 실수a,b에 대하여
연산 *을 (a-2)*(b-2)=a+b-2로 정의 할때
연산*에 관한 1의 역원을 구하여라. ]
-_- ;;
"... ;;;; "
시발.. 바빠죽겠는데 이게 대체...
이걸 도대체 뭐라구 읽어야 되는거냐..;;
[수학은 이해를 하는게 가장 중요해].. 라던 그의말이 떠올랐지만..
근데 이거... 우선 한글부터 이해해야 되는거 아닌가.
임의의 실수?
일부러 실수했다는 말인가??
대체 뭘..
연산군? 역원??
;;;;;
........
.....
..
.
차라리
당구라든가..
담배피우는 법이라든가..
술 민증없이 사는 방법이라든지 내가 잘할수 있는것도 참 많은데..
왜 하필 경험치 1도 없는 공부가 그와의 연결고리가 된건지.. ㅋ
참 아쉽지만 뭐..
어쨋든.. 뭐가 됬든간에..
난 이해할수없는 이 기호들과 숫자들을 쭉 외워보기로 결정한다.
우선 풀이와 답이라도 달달 외워야
그 연결고리를 잡을수 있을테니 말이다.
일단 방향을 잡고 오케이 사인을 내린 내 머리는
뇌의 영역을 풀가동 시키기 시작했고
당구장에서 공 굴릴 생각외에는 한번도 쓰지않았던 내 머리께서는
숫자 몇개가 주입되자마자
곧바로 삐그덕 거리며 연기를 뿜어낸다. ㅋ
벌써부터 과부하가 걸린 모양이다. ㅋ
대충은 알고있었지만 진짜 이렇게 용량이 딸려서야 ㅋ
암튼..
열심히 외웠다.
무적의 꼴등이자
반 전체의 성적을 밑으로 잡아 끌어내리기만 했던 나였지만
정말로 열심히 외우기 시작했다.
그의 숨결을 맞이할수있는 기회를 또 얻어내기 위해서 말이다..ㅋ
음.. 그러고보니..
이런걸 동기부여 라고 하는건가. ᕙ(•̀‸•́‶)ᕗ
나도 모르게 주먹이 불끈 쥐어쥐고 꼭 하고야 말겠다는 집념까지 생겨난다.ㅋ
그렇게 새벽이 가까워질때까지..
밤새 중얼거리던 난 아주 잠깐 설익은 잠을 잤고
밤새 외운것을 까먹지 않도록
일찌감치 등교를 시작했다.
그가 오기전까지 교실에서 최대한 외워야 했으니까..
그래야 까먹기전에 얼른 써먹을수 있을테니까 말이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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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그의 앞에서..
"와.. 시현아. 이거진짜 다 니가 푼거니?
와..설마했는데...
송시현. 너 진짜 다시봤다.
너때문에 내가 다 설레이는걸 ㅋㅋ "
"진짜?? ㅠ"
"응. 송시현..
넌 진짜 남자중에 남자야.
공부도 잘하구, 운동도 잘하구, 체격도 듬직하구..
아 진짜.. 나 이러다 너한테 반할거 같아. ㅋㅋ
시현아.. 나의 친구가 되어줄래?... 정말 평생토록 말야.. ㅜ"
"아니 제연아 ㅜ 그말 진심이니?"
"시현아..ㅜㅜ "
......
...
우당탕탕!!!!
난데없는 책상 엎어지는듯한 소리에
등교했던 반친구들이 나를 쳐다보고 있었고
나도 그 소리에 놀라 어리둥절 하고 있었다.
왜 다들 나를 쳐다보고 있나 싶었더니
내가 책상에서 엎드려 자다가 '파다다닥!! 하고 근육 경련을 일으켰던 것이다. ;;
비몽사몽에 휩싸여있던 내 입가에선 맑은 침이 흘렀던 자국이 있었고
눈을 떠보니 벌써 여러명의 반친구들이 등교를 마친가운데...
어느새 그가...
내 앞자리의 그가..
자신의 책상에 가방을 놓으며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헉!?? 꿈이었나 ㅜ
방금전까지 나를 향해 환하게 웃어주었던 그는
서늘한 표정이었고
꿈속에서 그가 남긴 진한 여음에 이게 꿈인가 현실인가 멍청하게 있다가
문득 허겁지겁 노트를 정리하기 시작한다.
잠이 덜 깨다보니 연필도 놓치고
난리도 아니다.
그리고
그런 내 모습을 내려다보던 그가
기대도 안했다는듯이 지나가는 말투를 던진다.
"역시나 예상대로네.. 책상은 너한테 자는곳이지? "
"엇.. 아. 아냐. 어제 밤새느라 그랬어 ㅋ.. 피곤해서 잠깐 잠들었었나봐.. "
난 비몽사몽에 눈을 동그랗게 만들면서
우선 내가 밤샜다는걸 강조하기 시작했다.
너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내가
엄청나게 노력을 했다는것을 우선 강조하고 있는것이다.
그런 내 말을 듣기나 하는건지
그는 창문부터 활짝 열어
상큼한 아침바람과 함께 화사한 봄빛을 받아내고 있었다.
그 햇살에
난 이마에 손지붕을 만들다가
반짝반짝 눈부심 속에서 빛나는 그의 후광을 보고 있었다.
정말 그에게서..
정말로 그의 몸에서 빛이 나는것만 같았고
그 빛이 찬란하고 눈부시게 다가오는것이다.
( 와... )
난 아무말도 못한채 그저 멍하니..
그의 윤곽을 따라 빛나는 찬란함에 넋을 잃고서
이제 막 시작한 그의 스트레칭을 지켜보기만 할 뿐이었다.
손을 깍지껴서 위로 쭉 들어올리는 그 간단한 모습조차도
왜 이렇게 멋져 보이는지..
그 모습에..
저 사람이 바로 나랑 얘기도 하고
내가 부탁한 수학문제도 풀어줬다는 생각이 들었고
반 친구들 누구도 못한것을 내가 했다는 뿌듯함 까지를 느끼고 있었다. ㅋ
그리고
다른때와는 달리 나도 용기를 내서.. 머뭇거리며 아침인사를 건네본다.
친구끼리.. 이런말 하기는 좀 뭣하지만.. 그래도..
멋지다고 말이다. ㅋ;;
".....
멋쩍게 건네는 그런 나의 아침인사에
뭘 그리 잘났다고 ㅋ;...
평소처럼 들은척도 안하고 몸풀기만을 계속한다. ;;
역시나 남 무시하는덴 최고인것만 같다. ㅋ
나쁜녀석.. ㅋ
진짜 이기적인 녀석 ㅋ
암튼간에..
이제나 저제나 싶어
난 수학문제의 답과 풀이를 다시한번 외우면서
힐끗힐끗 그의 눈치만 보고 있었고
결국 자기 할일을 다 마치고난 그가
내 옆에 걸상을 턱! 하니 내려놓더니 털썩이며 앉는다.
눈치를 보니
아무래도 이제 시작해도 좋다는 뜻인가 본데..
난 마른침을 한번 삼키고서는
일단 비상용으로 준비해온 보호막을 시전해본다.
"음.. 근데 제연아..
우선 니가 알아둬야 할게있어..
어제 니가 내준 문제를 정말 열심히 풀어봤는데 그게 풀다보니까
기초가 안되있는 나한테는 좀 힘들더라구.
그래서 혹시라도 내가 틀리는게 있으면 너무 화내지 말구 다시 기회를주면 내가... "
"시끄럽고.. 노트 줘봐.."
-_-;;
틀릴것에 대비해 준비했던 내 구구절절한 사연은 반토막이 나버렸고
그것을 무참히 자르고난 그는 내가 준비한 문제들을 슥 한번 훑어보고 있었다.
사람 무안하게 진짜...;;
머쓱해진 내가 긴장한 손을 조물락 거리고 있는데
그가 내 노트에서 무언가를 수정하더니 내게 넘겨준다.
그리고 다시 팔짱을 끼는 모습에
난 연필을 들고 본격적으로 문제풀이에 나선다.
( 이제 시작이다. 힘내라 힘!! )
"어..그럼.. 시작해볼께ㅋ. 흠흠..
그러니까..
이 문제가 원하는건 역원을 구하는건데
(2a +3a)에서 ......"
"다시.. 문제 제대로 확인하구 다시해. "
" ?? "
내가 막 문제풀이를 하려는데 그가 제동을 걸었고
문제를 확인해보라는 그의 말에 무슨일인가 싶었는데 ...
세상에...
내 노트를 가져갔던 그가..
그 문제들의 숫자를 하나씩 바꿔버린것이다.
그리고..
그걸 풀라는 말이다. ;;
난 눈을 몇번 깜빡 거리며 도대체 이게 무슨일인가 싶었다.
숫자를 바꾸면..
내가 밤새 외운건 뭐가 되는거지.. ;;
아니..
내가 아침까지 달달 외우다 잠든건 뭐가 되는거냐구...
....
"제. 제연아. 이.. 이거.. ㄷㄷ (。ŏ﹏ŏ)。 "
"숫자 하나만 바꿨을뿐이야. 내용은 똑같으니까 그대로 풀면 돼.. "
".... ;;; 아니,, 그게.... "
".......
갑자기 얼굴에 열이 달아오른다.
그래도 밤을 새가면서 열심히 했었는데..
애써 아무렇지도 않은듯 다시 공책을 내려다 보았지만
밤새 보았던 문제와는 딴 차원처럼 느껴진다.
숫자를 하나 바꿨으니..
숫자만 바꿔서 다시 외우면 되는거 아닌가..
아니지..ㅜ
그게 그럴리가 없잖아..ㅜ
이걸.. 나보구 어떡하라구.. ㅠㅜ
갑자기
당황 + 당혹 + 걱정 쓰리콤보가 닥쳐왔고
그 혼란스러움에 난 뭘 어떻게 해야할지 갈피를 못잡는다.
"뭐해.. 빨리 안하구.. "
"아니.. 잠시만.. 잠시만.. ;; "
"....
".... ㅠ "
.................................................................................................
3. 위기.
난 식은땀을 흘리며
삐질삐질 내가 외워온 모든것을
그가 정해준 새로운 숫자에 대입해서 바꿔쓰고 있었다.
뭐가 됬든..
외워놓은것이 있으니..
거기에 맞춰서 바꾸면 되지 않겠냐라는 생각이 든것이다.
그리고 그것말고는 다른 뾰족한 수도 없었으니까..
끙끙 ;;;
하지만
모든숫자들이 나를 놀려대는듯 했고
그는 여전히 팔짱을 낀채 그런 내 모습을 내려다보구 있었다.
그 모습이 마치.. 내가 괴로워하는걸 즐기는 모습이다 ㅜ
일부러 이런 상황을 만들어놓고 즐기듯이 말이다.
아직 첫번째 문제도 못풀었는데..
시간은 흘러가고..
수업시간은 다가오고..
그의 발이 까딱 까딱 거리는것이 날 더욱 초조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가 날 지켜보는 모습이 길어질수록 더욱 암울해진다.
마음을 진정시키며
차분하자 차분하자...를 되뇌어보지만
무너지기 시작한 내 멘탈은 복구가 불가능해 보인다.
궁지에 완전히 몰린채
생각을 쥐어짜느라 식은땀까지 흘리고 있는데
등교한 친구들은 그런 내 사정도 모른채 시끌시끌 나불대고들 있다.
정신을 집중해도 모자랄판에 정신사납게 떠드는 모습에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느낌이다.
( 이 자식들!!! 찌릿 찌릿!!!!!!!!!~ )
내가 고개를 숙인채 친구들을 노려보자
눈치를 챈 한명이 팔꿈치로 서로를 툭툭 치며 조용히 시켰고
시끄럽던 교실은 순식간에 차분해진다.
알게모르게..
일진이고 뭐고 체격만으로도 반을 꽉 잡고 있었던 나에게서
심상치않은 기운을 느낀 친구들이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하고 있었던것이다.
진짜로 그 순간만큼은 그들을 쥐어패버리고 싶을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그런 위력을 가진 나였지만..
그런 나였지만..
한심하다는듯
그가 밀어내는 손가락에 내 이마가 뒤로 밀려난다.
그리고 원위치로 돌아간 내 이마를 또한번 자신의 손가락으로 밀어내더니
꼬았던 다리를 펴고 자리에서 일어선다.
"됬어. 그정도면 니가 뭘 했는지는 대충 알겠다.
그만하자."
내게 들려온 그 말은
마치 온몸이 얼어붙을것만 같은 차가움이었다.
내가 그토록 열심히 했던 시간들을 다 얼게만들고
다시 산산조각을 내버리는 목소리인것이다.
"아니.. 제연아.
조금만 더 시간을 주면 될거 같은데.. "
"수업시간 다 됬잖아.
그리고..
넌 내가 어제 말했던걸 대충 생각한것 같아.
수학은 원리가 중요하다고 내가 그랬었는데..
넌 답만 외워온거잖아.
그걸로 됬어.
더 듣고 싶지도 않고.. "
"아니.. 내말좀 들어봐.
그냥 너무 긴장되구.. 너무 떨려서 더 그랬어.
아무래도 니 앞이다 보니까 더... "
"내 앞?
내 앞이라서 더 떨려?... 왜??? "
"..... "
그가 자신의 자리에 앉으려다가 내게 되물었고
바로 앞에서
나를 빤히 쳐다보는 그의 시선에 난 할말을 잃고 말았다.
그의 말대로..
친구사이에 그까짓 수학문제때문에
떨고 긴장하고 그런다는건 정말 흔치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아니.. 그런일은 있을수 없다는 말이 더 어울리겠지.
게다가 난 무적의 꼴등이 아닌가.
누구도 넘볼수없는 그 위세앞에서 달랑 수학문제 하나 못풀었다는게
뭐가 그리 큰일인가 말이다.
하지만 난 그 [긴장되고] [떨린다는] 것에 대한 이유를 설명할수가 없었다.
절대로 그럴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그건..
그건..
널....
난 눈을 질끈 감아본다.
나 스스로 잇지못한 그 말에
얼마전부터 느껴졌던 그 두근대고 설레었던 감정의 정체가
이제서야 구체적으로 드러났던 것이다.
그 [낯설고] [생소했던] 그 감정의 정체가 말이다.
난 아랫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지금 당장 수학문제를 풀어야 할 나였지만..
내 머릿속은 [널 좋아해].. 라는 단어가 소용돌이 치고 있었다.
너를 좋아하고 있다... 라는 감정..
그 감정은
웬지모를 두근거림과 설레임의 모습으로 내게 다가왔던 것이고
그의 일상과 사진을 훔쳐보던것으로 나타나고 있던것이다.
여러가지 모습으로 내게 다가왔던 그 감정은
이제 내 앞에서 아무런 거리낌없이 자신을 드러내었고
이제서야 알게된 내 진짜 모습에
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몸에서 빛나던 후광을 떠올리며..
난 손에 쥐고있던 연필을 스스로 놓고있었다.
찬란했던 그 빛을...
난 가질수 없다는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
4. 너에게서 느껴지는 것.
난 점심도 먹지않고 바람을 쐬러 나갔다.
밥맛은 커녕
그냥 오늘 학교수업은 제껴버릴려고 작정을 하고 있었다.
산 중턱쯤에 위치한 학교에서
나뭇잎 한장을 들고 아주 조금씩 뜯어내며 멍한 생각에 잠겨있었는데
쓴웃음이 지어진다.
밤을 지새운것과는 달리 엉망이되버린 결과도 싫었지만
비로서 알게된 그 감정은
내가 감당하기에 조금은 힘든것이었기 때문이다.
분명 몇달전까지만 해도 난 [핑크블랙]을 사랑하고 좋아했던 10대일뿐이었는데..
분명히 그랬었는데...
.....
이걸 뭐라고 딱히 정의할수있는 말도 없다.
아.. 있다면 단 하나가 있긴 하지.
[사랑] 이란 단어로 말이다.
하지만 그 단어조차도 대략 포괄적일뿐..
그 사랑이라는 감정은 너무나 여러가지의 얼굴을 하고 있다.
축복이나 행복, 즐거움과 환희 같은 모습을 하고있는가하면
슬픔이나 괴로움. 고통과 가슴을 아리게만드는
여러가지 모습들도 가지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걸 사람들은 노래나 음악. 미술같은 예술분야로 표현하곤 했지만
난 그럴 능력도 없고
게다가 그 감정을 이룰수있는 힘은 더더욱 없다.
친구에게..
그것도 같은 동성인 남자에게..
도대체 여기서 무슨말이 더 필요하겠냐 그 말이다.
단지 왜 어쩌다가.. 왜 나일까.. 라는 생각뿐..
길고긴 한숨이 내쉬어졌고
요 며칠간 잠못자고 두근거리고 그의 사진을 훔쳐보던 나를 떠올려본다.
그에게 완전히 매몰되버린 시간들..
그건 분명히 현실에서 내가 느끼고있는 감정이었고
부인할수없는 확실한 팩트였다.
그리고 이런 감정을 사랑이라고 표현해야 된다면..
나에게 있어 그 사랑이란것은 너무나 힘들고 슬픈것이라 얘기해야 되나보다.
그냥..
겪고싶지 않은 그런걸로 말이다.
나뭇잎을 조금씩 뜯어내던 내 손가락이
이 슬픈 현실을 인지하면서 움직임을 멈추었고
눈을 몇번 깜빡여보던 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냥..
그냥...
집에 가고싶다.
집에 가고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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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친구들이 모두 급식실로 내려간 아무도없는 교실에서 난 책가방을 챙겨들었다.
그리고 평소 성큼성큼 걷던 내 발걸음과는 달리
조용하면서도 빠르게 계단을 내려가고 있었다.
담임에게 조퇴를 허락받은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반친구 누구에게 언질을 준것도 아니어서
괜한 껄끄러움을 느끼기전에 얼른 나가고 싶었던 것이다.
그렇게 1층 현관이 앞에 보일때 난 걸음을 더욱 빨리했고
지하에서 올라오는 누군가의 실루엣과 발소리가 들리기는 했지만
크게 개의치는 않는다.
우리반보다 먼저 점심을 먹은 1반이나 2반 친구들일테고
어차피 그쪽 애들이 날 봐도 별로 상관 없을거란 생각 때문이었다.
이제 내 눈엔 오로지 환한 빛이 들어오는 저 1층의 현관이 보일뿐이다.
....
그리고 내가 걸음을 멈춘건
내가 1층으로 내려가는 마지막 계단을 밟았을 때였다.
순간 덜컥 내려앉는 심장..
빠르게 뛰기 시작하는 심장.
그리고 느껴지는 상대의 익숙한 차가움..
뭐지..
아직 급식 시간이 다 끝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지금 시간에..
1층에서 딱 마주친 그의 시선이
내 손에 들려있는 책가방으로 향했고
난 가방을 숨길수도.. 그렇다고 대놓고 보여주기도 그런 상황에서
뭐라 할말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
내가 그토록 좋아하는 사람인데..
그를 피해서 도망가는 지금 심정에 뭘 얘기해야되는건지.
하지만 무언가 답변을 요구하는 그의 시선에
난 또다시 그의 기분을 살피며
굳이 하지않아도 될 변명을 지어내기 시작했다.
속으로는 울고있지만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은척 하면서 말이다.
.....
"... 엇.. 하하.. 그게.. 몸이 좀 안좋아서.. "
....
"뭘 잘못먹었는지 밥도 못먹겠더라구.. ㅎㅎ;; "
.....
..
.
-_- ;;
아마...원래 그런건가 보다.
좋아하는 사람 앞에선 괜히 [있는척] [아닌척] [괜찮은척]하는거 말이다.
난 슬픈데 괜히 쿨한척 하고..
난 하나도 안기쁜데 좋은척 웃어주고
난 정말 싫은데 그 사람을 위해 괜찮은척 해주는거 말이다.
근데 중요한건..
내가 무슨말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든간에
그 사람은 나한테 관심도 없다는것이다.
괜히 나혼자 그사람 기분을 걱정하고
괜히 나혼자 밉보이면 어쩌지 하고 긴장하는것이다.
정작 그사람은 관심 1도 없는데 말이다.
아마도 그래서
혼자서만 바라보는 외사랑을 세상에서 가장 슬픈 사랑이라고 하는가보다.
뭐.. 어쨌든.
내 구차하고 구질구질한 변명에 그는 관심없다는듯
아무말 없이 그냥 내 옆을 스치듯 지나가버린다.
그냥.. 모르는 사람처럼 말이다.
......
그래..
또 바보같은 모습만 보인거겠지..
그냥..
솔직하게 집에 간다.. 라는 말.. 그말 한번 하는게 뭐 그리 어렵다고..
원래의 내 모습은 이런게 아닌데..
왜 자꾸 변명하고 소심하고 주눅든 모습만 보여주고 있는건지..
정말.. 오늘은.. 정말 싫은날이다.
어젯밤 그와 친해지는 행복한 상상을 하며 밤을 새우던것과는 달리..
내가 맞이한 이 [오늘] 은 정말 .. 참 별로인것 같다.
이를 꽉 다물며..
가방을 쥔 손을 더 세게 움켜잡고
난 멈춰섰던 발걸음을 움직여
이제는 내일도..
또 모레도 학교에 나오지 않으리라 마음먹는다.
이 감정을 누그러뜨리고..
이 감정이 사라질때까지 말이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이 모든것도 흐릿해질테니까...
....
"야!! 송시현!!!! "
( !!?? )
복도를 울리는 날카로운 소리에
어느덧 뿌옇게 흐려진 시선을 애써 감추는데
반층 위에 올라선 그가 한심하다는듯이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허리에 양손을 짚고 선 그가
고개를 옆으로 돌리면서 신경질 섞인 한숨을 내뱉는다.
"진짜.. 너 진짜 한심하구나.. "
".....
그는 여전히 굳어있는 날 보면서
그 잘생긴 얼굴을 찡그리고 있었다.
"빨리 안따라와?? "
" .............. ㅠ "
그때의 그 심정을.. 뭐라구 표현해야할지는 잘 모르겠다.
뭔가 울컥 했다구 해야하나..
그냥 막 주저않고 싶다고 해야하나..
내가 좀더 어렸다면 어쩌면 정말로 그자리에서 울어버렸을지 모를정도로
격한 감정이 일었으니까..
.....
정말이지
내 이름을 불러주던 그 모습이 얼마나 고맙던지..
그 특유의 명령하는듯한 말투도 얼마나 반가웠던지..
그냥
먹먹했던 슬픔이 터져올라
어금니까지 꽉 깨물며 참아내야했고
마음속 깊은곳을 온통 휘젓는 그 목소리는 거세게 나를 재촉하면서
빨리 그의 말에 따르라고 고함을 치고 난리를 친다.
급식실에서 점심을 일찍 먹은 친구들이 계단을 올라오는 소리가 들려왔을때..
1층 현관의 그 훤한 출구와 지하 급식실쪽을 번갈아보다가
난 그를 따라 계단을 뛰어오르기 시작했다.
그가 내 이름을 부르고
나에게 따라오라는 그 명령은..
나한텐 빛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방금전까지만 해도 내일 학교를 나오느니 마느니
모레도 안나와야지 하던 내 마음은
한꺼번에
계단을 3칸씩 뛰어오르며 사라져버린다. ;;
무슨 사람이 이랬다 저랬다 하냐고 할지도 모르지만..
그런것도 아마 여러가지 얼굴을 하고있는 사랑의 한 모습때문인것만 같다.
좋아하는 사람 앞에선 더 유치해지고
좋아하는 사람이 시키면 무조건 다 해주고 싶은것처럼 말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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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최제연
조용한 침묵만이 자리를 잡고있던 5층 과학실.
넓직한 책상이 몇개 놓여있고
여러가지 실험도구와 인터넷이 가능한 컴퓨터가 있는 이곳이 익숙한지
그는 걸상을 하나 빼서 앉아 엉거주춤하게 서있는 나를 올려다본다.
조용한 분위기에서
난 죄를 지은 학생처럼 서있었고
그는 선생님처럼 내 이름을 부른다.
"송시현. "
"어.. ;;; "
"너 그렇게 안봤는데..
보기보다 되게 약한가보구나.
난.. 그래도 니가 그만큼 해왔다는것에 좀 놀랐고
고생한게 억울해서라도 끝까지 할줄 알았는데.. 그런게 아니었니?
그냥 내 생각이 틀린거야?... "
"... 아.. 아냐 그런건.. 그냥.. 몸이 안좋아서.. "
"....아침까지 멀쩡하다가 갑자기?? "
".... 어... "
과학실안의 벽시계에서 오래된 초침소리가 고요속에서 흘렀고
어차피 뻥을 쳤으니 이왕이면 그럴듯하게 정말로 아픈 표정을 지어보인다.
최대한 불쌍하게 말이다.
그런 내 모습을 본 그가 풉.. 하고 어이가 없다는듯 실소를 한다.
"거짓말도 할거면 쫌 제대로 해.
아프다는 사람이 계단을 그딴식으로 올라오니?.. "
".....아닌데.. 나 진짜 아픈거 같은데.. "
"너.. 정말이야? "
"어.. 그런거같아. 아까부터 열나는거 같고 또... "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의 손이 내 이마에 와 닿는다.
흠칫 놀란 내가 반걸음정도 뒤로 물러섰지만
이미 그의 온기는 내 이마 전체에서 느껴지고 있었다.
(망했다 ㅜ.. 설마 이런식으로 나올줄은..
그냥 아프다고만 할걸 괜히 열난다구 했나..;;. )
아니나 다를까..
나의 변명을 감지한 그의 나직한 음성이 들려온다.
"송시현 내말 잘 들어.
만약 니 말이 거짓이면 이제 다시는 .."
"안아픈거 같아. "
난 재빠른 태세전환을 시도했다. ㅋ
어차피 들통날거 빨리 이실직고하고 선처를 바라는게 가장 좋은것이다.
민망함이고 나발이고 그것만이 내가 살길인것이다. -_- v
"아까전엔 그랬는데 지금은.. 응. 하나도 안아파. "
"........ "
나의 황당한 태세변환에 약간은 벙찐 얼굴을 하고있던 그가
내 이마에서 손을 내린다.
아니.. 내리는줄만 알았는데 딱밤 하나가 딱!! 하고 날아온다.
엌!!
가느다란 손가락치곤 그의 딱밤은 꽤나 매서웠고
난 떡 벌어진 어깨에 건장한 체격이 아까울정도로
이마를 부여잡고 있었다.
(아오.. 진짜 아프네.
무슨 손가락이 .. ;; )
내가 여전히 아픈 표정을 짓고있자
그가 다시 내 이마에 손가락을 대고 딱밤을 장전한다.
"아직도 몸이 안좋니? "
"아니아니아니!!! 정말 안아파.. 진짜 안아프다니까!!! "
내가 손짓발짓을 하며 뒤로 물러서자
그가 딱밤을 치던 그 손가락으로 내 가방을 가리킨다.
".... 필기도구 꺼내."
"얼른 꺼낼께!! "
내가 빨개진 이마에서 손을떼고 가방에서 노트랑 연필을 재빠르게 꺼내놓자
그가 턱짓으로 앉으라는 시늉을 한다.
"송시현.. 어제 내가 그랬지.
난 다른사람한테 내 시간 쓰는거 정말 싫어한다구. "
"..... 어;; ."
"근데 넌.. 내 시간을 빌려썼으면서도 도망이나 칠려구 했단 말야."
" ;;;; "
"그래서..
이제부터라도 내가 너한테 쓴 시간을 다시 회수해야겠어.
송시현 너한테서 말야. "
"어?? "
"이제부터 내가하는말 받아적어.
"응. ;; "
난 문득 긴장하며 받아적을 준비를 한다.
도대체 어떤식으로 회수를 할려구..
설마 딱밤은 아니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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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송시현은..
나 송시현은.. (끄적끄적)
다음 기말고사때..
다음 기말고사때.. (끄적끄적)
20등 안으로 들어간다.
20등 안.. 으 로.. 들.... !!!!??? 엥?? 이.. 이십등?? 아니 제연아. 이게무슨.. ;;
난 너무나 황당했다.
아니.. 이게 무슨 말도 안되는 ..
내가 20등?
아니.. 30등도 아니고 20등 ???
"그래. 20등이 1차 목표야.
내 시간 가져다 썼으면 그정도는 나와야 되는게 예의 아냐? "
"아니 그래도.. ;; 이건.."
"송시현.. 조용히 해..
조용히하구 이제부터 넌 그냥 듣기만 해. "
"아니 그게.. ;; "
난 무언가를 더 말할려다가 그가 딱밤손가락을 드는것을 보고
입을 다물었다.
"너 처음에 내가 내준 숙제 받았을때 어땠어.
당연히 못할거라 생각했지?
솔직히 나도 너한테 그거 시키면서 반정도만 해와도 괜찮은 거라구 생각했으니까..
근데 봐봐..
넌 오늘 아침에.. 내가 문제 수정만 안했어도
다 풀수 있을만큼 열심히 해왔잖아."
"아니 근데., 그건 너도 알다시피 답만 억지로 외운거라서.."
"뭐가 어떻게됬든 상관없어.
중요한건 니가 결국 해냈다는게 중요한거니까.
게다가 넌 그걸 대입하는 모습까지 보여줬잖아..
이전엔 생각도 못했던걸 말야."
".....
"그래서 말인데..
나를 놀라게 한 너한테 내 시간을 조금만 더 써볼려구해.
대신.. 송시현 넌.. 그 시간만큼 나에게 보답을 해줘야 돼.
".. 보답?.. 내가 너한테 무슨.. "
".......
그가 시계를 힐끗 보더니
턱을 괴고 나를 올려다본다.
아니.. 그 모습이 왜이렇게 섹시한지.. ;;
가뜩이나 참아내기 힘든데..
그런자세로 날 쳐다보면..;;;
진짜 남의 마음이 짓뭉개지든 뭐가되든간에 상관않는
정말 이기적인 녀석임엔 틀림이 없다.ㅋ
"그건 시간이 지나면 알게될거야..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는 마.
이제부터 넌 내가 시키는대로만 하면 되니까.
그냥 아무말 하지말구 나만 열심히 따라오면 되는거라구.
내가.. 너한테 차근차근 알려줄테니까. "
( 헉!! 끄덕끄덕!!!!!! )
난 차근차근 길을 알려준다는 그의 말에 무조건 고개를 끄덕인다.
그건 아마도..
그 달콤한 과외를 얘기하는걸 테니까.. ㅋ;
"그럼 앞으로... 내가 시키는대로 다 할거지? "
( 끄덕끄덕끄덕!!!!!! )
난 그의 맘이 변할까봐 얼른 고개부터 끄덕인다.
그것도 아주 빠르고 잽싸게 말이다.
"좋아.
그럼 이제부터 나랑 공부할땐 딴 생각하지마. 알았어?
저번에도 실컷 알려줬더니 그걸 까먹구말야.
내가 얼마나 황당했는지나 알아? ."
"응 ㅋㅋㅋ
이젠 집중할께. 초집중 ㅋㅋㅋㅋㅋ"
아마도 담임이 내준 수학문제를 풀어줬을때의 일을 얘기하나보다.
자신의 아까운 시간을 쪼개 내게 알려줬음에도
내가 몽둥이 찜질을 당하고 온 그때를 말이다. ㅋ;;
그러고보니 그일이 지금 생각해도 너무나 좋다.
그의 입술을 훔쳐보면서
그의 숨결을 훔치던 시간.
사람의 숨결이 그렇게도 매혹적이고
사람의 숨결이 그렇게도 환각적인것을 처음 알게된 시간.
하긴..
난 지금도 그의 날숨을 훔치고 있다.ㅋ
내 앞에서 속삭이듯 얘기하는 그의 숨결을 말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
어젯밤 다 이루지못했던 그와의 키스신도 다시 상상해본다. ㅋ
그 숨결의 원천인 저 입술에 입맞춤해보는거 말이다.
그의 혀와 뒤섞이는 딥키스..ㅜ
아.. 최제연과의 키스라니.. 생각만해도....
순간 내 그것에서 불끈 힘이 들어가는 느낌이 왔고
즉시 모든 상상을 멈추었다.
어제처럼 내 그것이 [딴딴] 하게 커진다면 진짜 대책없는것이다. ㅋ;
고개를 떨구고
시선을 아래로 내린채 차분하게 나를 달래본다. ㅋ
이짓도 몇번하다보니 나름 요령이 생겨서인지
예전처럼 급당황하고 그러지는 않는다. ㅋ
그리고.. 아마 그것은..
우리가 마주앉아있어서 더 그래보였나보다.
내 시선이 언뜻 닿은곳에 그의 중요부위가 보였고..
두 허벅지가 Y자로 모이는 그의 중요부위가
유난히 도드라져 보인것이다.
마치 타이즈를 착용한 발레리노의 그것처럼..
내가 동경하고 있는 최제연의 그곳이
불룩한 비주얼을 만들어내고 있던것이다.
(뭐.. 뭐지.. 저곳이 왜..)
......
".... 그리고.. 송시현. "
"엇?? 어어. ;; "
난 망상에서 깨어나듯 고개를 들었고
살짝 당황하고있는 내 모습에 그가 보일듯말듯한 옅은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넌.. 말도 잘듣고.. 착하긴 한데..
아무리 생각해도.. 좀 괘씸한데가 있어. "
"응?? 뭐가??? ;;; "
(문득 또 긴장된다. 내가 뭘 또 잘못한건가.. 하고말이다. -_- )
"내가 말할때 딴 생각 하지 말랬는데... 방금 또 하구 있었잖아.. "
( 심쿵 )
"어? 내가?? 무슨생각?..
난 지금 니가 하라는대로..
앞으로 어떻게 하면 더 열심히 할수 있을까.. 그런거 생각하구 있었는데..;;"
"그래?... "
"어.. ;;; "
"....
미심쩍어 하는 그의 앞에서
안간힘을 다해 시치미를 떼긴 했지만
여전히 나를 바라보는 그 시선이 웬지..
웬지 내 속마음을 다 꿰뚫어 보는듯 하다.
지금 내가 무슨생각을 하고있는지..
지금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있었는지 다 알고있다는듯이 말이다.
그리고 재밌다는듯
갑자기 그가 내 이마에 후~ 하고 바람을 불어준다.
그 밀려오는 온김에
내 속눈썹이 흔들리고 그의 날숨에 내 눈이 깜빡거린다.
"엇.. 왜... 왜그래.. "
갑작스런 그의 행동에
내가 이마를 만지며 의아해하자 그가 다시 입술을 동그랗게 모은다.
"가만히 있어봐.
이마가 좀 부은것 같으니까.. "
자신이 때린 딱밤을 핑계로
입술을 O 형태로 오므린 그가
이번엔 어린아이의 상처를 달래주듯 아주 천천히..
그 부드러운 숨결을 내 이마에 불어준다.
날 환각으로 몰아넣었던 그 달콤함과 촉촉함이
무방비의 내게로 흠뻑 다가왔고
내 눈가는 파르르 미세하게 떨리며
바로 코 앞까지 다가온 그의 입술을 보고있었다.
반쯤 벌려진채..
그의 숨결이 드나드는 소리가 들려왔고
아무도 없는 그 과학실의 침묵때문인지
그가 내쉬는 소리가 너무나 섹시하면서도 자극적이다.
게다가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그 달콤한 비릿함.
진짜 미치겠다.
촉촉히 젖어있는 그의 입술에서 타액이 비치고
그걸 한번만이라도..
한번만이라도 내걸로 만들어봤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해진다.
간접키스 그딴거말고 말이다 ㅠ
그렇게 내 마음이 간절해질수록
그 입가에 머금은 옅은 미소가 미묘하게 변해갔고
내 몸이 달아오를수록
그 미소는 점점 더 진해지고 있었다.
마치 해볼수 있으면 해보라는듯이
나를 도발하는것만 같았고
그 거만할정도로 도도한 미소는
내게 숨겨진 그 감정까지도 이미 다 알고있는듯한 느낌이다.
내가.. 자신의 숨결을 훔쳐내고 있던것과
내가 그 숨결을 얼마나 원하고 있는지..
그리고 내가.. 금기되어진 상상을 어디까지 하고있었는지..
이미 그런것을 다 알고있는듯한 그런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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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 ]
사람마다 길이 있다.
처음부터 축복을 받은 넓은 길이 있는가하면
어떤사람의 길은 처음부터 진흙탕인 경우도 있다.
하지만 길을 걷다보면 그 축복의 길이 진흙길이 될수도 있고
또
우울해보이기만 했던 그 검은길이 찬란한 빛의 광장으로 이어질수도 있다.
뭐가어찌됬든
내 앞에 있는 이 길은..
처음부터 사람도 거의 없고.. 좁고.. 황량하기까지한 쓸쓸한 길이다.
어떨땐 길이 잘 보이질 않기도 하고
어떨땐 낭떠러지에서 뚝.. 끊어져 있기도 하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처음 시작한 길이 처음부터 이래왔기 때문에
왜 이런지는 나도 모르겠다.
약간은 외롭고.. 슬프다고 해야하나.
뭐 암튼.. 그런 느낌이 나는 그런 길이다.
그런데..
그런 내 길에서.. 누군가가 내 뒤를 따라오고 있다는 느낌이든다.
너무나 멀어서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내가 걸어온 길 저 뒤편에서
희미하게나마 어떤 발자국 소리가 들리는것만 같다.
그래서 난 잠시 쉬면서 귀를 기울여본다.
어디로 걷고있는지..
나와 같은 방향으로 계속 오게되는건지.
저러다가 다른길로 다시 나가게 되는건지.
어쩌면
저 누군가의 길이 나와 같은 방향일수도있고
또 아닐수도 있지만..
[문득].. 드는 생각이 있다.
아주 희미하긴 했지만..
그 발자국의 소리를 듣는순간..
혹시 [너]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말이다.
....
그래서 말인데...
넌.. 어떻게 생각해?
이쪽으로 계속 올거니?
뭐..
니가 어떤길을 가든.. 난 상관없어.
내 생각엔..
넌 다른곳에 있다가 이곳으로 온거 같으니까 말야.
하지만 그래도..
내가 조금은 더 기다려볼께.
니가 원래의 길로 돌아간다면 어쩔수 없지만..
그래도 조금은 더 기다려볼께.
송시현이 훔쳐본
최제연의 최근 인스타 게시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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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
3~4편짜리 단편으로 생각한 글이니
이제 중반까지 왔네요 ㅎ
앞으로 둘은 생각보다 아름다운 사랑을 하게 될것같은데요
혹시라도 원하신다면
아주 슬프게 끝내드릴수도 있습니다. ㅎㅎ;;
사실 처음으로 아주 슬픈 글을 써보고 싶었었거든요.
근데..
역시 저는 본능적으로 세드엔딩을 싫어하나 봅니다.
글이 자동으로 그걸 피해서 가네요. ㅎㅋ
암튼..
이 글의 주인공인 최제연과 송시현은
나중에 제가 올릴 다른글에서도 잠깐잠깐 보실수 있을겁니다. ㅎㅎ
왜냐하면..
둘을 보내기가 제가 아쉬워서요 ㅋ;
그럼 둘이 아름다운(?) 사랑을 나누는 다음편에서 다시뵐께요.
아마 다음글은 전개가 무진장 빠를겁니다.ㅎㅎ
그리고 가실땐 제게 [힘] 주고 가시는거 잊지마시구요. ㅎ
항상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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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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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어요..
슬픈 사랑은 노~~~
다음편도 빨리 부탁 할께요~~
주말 잘보내시구요..
슬픈 사랑은 노~~~
다음편도 빨리 부탁 할께요~~
주말 잘보내시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