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선생님 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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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였을까?
이쪽이라고 생각했던게...
이쪽 사람들을 만나면 많은 사람들이 의례 묻는 질문중에 하나가 있다.
"언제부터 이쪽이었어요?"
'그래.. 나는 언제부터 이쪽이었을까?'
곰곰히 생각해보면 태어나서부터이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진짜 좋아했던 첫사랑은 중학교 2학년때이다.
이 이야기는 그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길었던 겨울 방학이 끝나고 중학교 2학년이 되어 교실에 등교했다.
올해 담임선생님은 누구일까 궁금해 하던것도 잠시 교실 문이 열리며 이성민 선생님이 들어왔다.
처음 중학교에 올라와서 듣는 체육수업에서 만났던 이성민 선생님.
그는 170 후반정도의 키에 운동을 해서 인지 다부진 몸에 안경을 쓰고 짧은 스포츠 머리였다.
웃는 모습또한 귀여워서 첫 만남에 호감을 갖기 시작했다.
하지만 체육시간에만 만날 수 있을 뿐 가까워질 기회는 없었기에 그렇게 중학교 1학년은 지나갔다.
그랬던 선생님이 올해 담임으로 교실에 들어온 것이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가슴이 뛰었다.
단지 담임일 뿐이지만 매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마냥 좋았다.
조례와 종례시간에 책상에 걸터앉아 말씀을 하실때면 선생님의 얼굴과 탄탄한 허벅지 그리고 바지 앞섶을 몰래 훔쳐보곤 했다. 물론 들키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그러던 어느날 아침 등교길에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뒤 돌아보니 가장 친한 친구인 김민수가 있었다.
"야 영민아, 날도 추운데 호빵 먹을래?"
"음... 그럴까? 니가 사주냐?"
"아우 알았다. 가자"
그렇게 나와 민수는 같이 호빵을 사서 먹으며 등교를 했다.
그런데 호빵이 살짝 질고 밀가루 맛이 나는게 덜 익은거같았다.
그럼에도 나는 신경쓰지 않고 다 먹었다.
그때부터 였을까? 갑자기 속이 메스껍고 울렁거렸다.
꾹 참아 보려했지만 당장이라도 토가 나올거같았다.
그때 마침 아침 조례를 위해 선생님이 들어오셨지만 나는 참지 못하고 교실 밖 화단으로 뛰어갔다.
차마 화장실까지 갈만큼의 여유는 없었다.
그렇게 토를 하고나서도 속은 좋아지지 않았다.
조례가 끝나고 1교시는 과학시간이었다.
수업시간 동안에도 아직도 속이 울렁거렸다.
얼마 버티지 못하고 나는 과학실을 뛰쳐나와 바로 옆에 있는 교사용 화장실로 들어갔다.
화장실 변기 문을 벌컥 열고 들어가려는데 그 안에는 이성민 선생님이 있었다.
당장이라도 나올거 같은 상황이라서 바로 옆 칸을 열어 토를 했다.
그렇게 토를 하고 있을 때 선생님이 와서 등을 두들겨 줬다.
"영민아, 괜찮아? 어디 안좋냐?"
"아...괜찮아요."
"그래. 힘들면 얘기하고.."
그렇게 한참을 두들겨 준 후 선생님은 돌아가시고 나도 세수를 하고 다시 과학실로 돌아갔다.
조금 있으니 과학실 문이 열리면서 이성민 선생님이 들어오셨다.
"아 선생님 죄송합니다.  영민이가 몸이 안좋은거 같아서요."
선생님은 과학선생님께 양해를 구하고 나를 데리고 밖으로 나가셨다.
나를 어깨로 감싸 주시며 가스활명수를 내밀고 마시라고 권하셨다.
따뜻하고 탄탄한 선생님의 팔과 가슴을 느낄 수 있었다.
아픈 와중에도 그런 생각을 하는 내 자신이 한심하면서도 마냥 좋았다.
"영민아 힘들면 양호실 가서 조금 쉬자."
"아니에요. 선생님. 이제 조금 괜찮아졌어요. 감사합니다."
"그래? 선생님은 조금 걱정인데.. 힘들면 바로 말하고."
"네 감사합니다."
"그래 그럼 수업 들어가봐."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대답하고 나는 과학실로 돌아갔다.
그렇게 힘들었던, 하지만 따뜻했던 하루가 지나갔다.
집에 와서 자꾸만 화장실에 쪼그려있던 선생님, 그리고 포근하게 어깨동무하며 건내던 가스활명수가 생각났다.
'다시한번 그 품에 안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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