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생긴 탑과 듬직한 바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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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줄거리.
송시현은 자신이 느끼던 [생소하고] [낯설었던] 그 감정이
친구인 최제연을 좋아하는 마음이란걸 알게됩니다.
그리고 그가 내준 숙제를 다 하지못했다는 자괴감과
여러가지 겹치는 싱숭생숭한 감정들에
점심시간을 틈타서 학교수업을 제끼고 도망가던 중..
최제연에게 딱 걸리고 그의 뒤를 따라 과학실에서 면담(?)을 하게되는데요,
이제부터 적극적으로 끌어가는 최제연과 각성하게되는 송시현의 모습을 지켜봐주세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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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잘생긴 탑. 최제연
그가 턱을 괸채 나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내가 시선을 피하려해도 그의 눈동자는 끈질기게 나를 쫓아왔고
난 뭘 어떡해야 하나 싶은 마음에
그의 시선에 눈을 마주쳤다가 다시 내리깔기를 반복한다.
마치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다 알고있다는 것처럼..
평소엔 그토록 냉정하고 차갑던 최제연이 옅은 미소까지 띄운채
지금 과학실에서 나와 단 둘이 마주앉아 있는것이다.
오후 수업시간이 10분도 안남았는데
그것도 아주 가까이서 말이다.
"송시현. 너 뭐 죄지은거 있어?
왜 이렇게 불안해하구 그래? "
"어?. 아냐. 아무것도 ㅋㅋㅋ"
"왜.. 내 앞이라서 또 떨리니? "
"아..ㅋㅋ 아니라니까.. 그냥..
아 맞다. 수업시간이 얼마 안남은거 같아서 ㅋ. "
"ㅋ 니가 언제부터 수업에 신경썼다구.. 어울리지않게.. ㅋ"
" ;;; "
단 둘이 있는것이야 무진장 좋긴한데 ㅋ;
그래도 처음있는 일이라 그런지 되게 어색하다.
그 어색함때문에 수업시간을 핑계삼아 말문을 열어봤지만
그는 여전히 턱을 괸채 나를 바라볼뿐이다.
"..... ;;; "
조용한 침묵속에서 벽시계의 초침소리만이 들려오고
자꾸만 가슴이 두근거린다.
분명히 할말이 있는것 같은데..
왜 저러는걸까..
나를 앞에두고 그 어색함을 이끌던 그가 역시나 어쩔수 없다는듯 가느다란 한숨을 내쉬며
내 이마를 자신의 손가락으로 지그시 밀어낸다.
아까 수학문제를 풀때 나를 다그치던것 처럼
내 이마는 오뚜기처럼 뒤로 밀려났다가 다시 원위치를 반복한다.
"송시현.. "
"어?? "
"넌.. 내가 하나하나 다 가르쳐 줘야만 되는거니. ㅋ
넌 내가 아니면 아무것도 할수 없는거야? ㅎ "
"그게 무슨말이야?.. "
"...... 내가 처음부터.. 1부터 10까지 일일이 다 알려줘야되는거냐구. "
"......그.. 그러니까.. 그게 무슨말인지.. "
난 그의 숨은뜻을 알지못해 더욱 더듬거렸고
날 밀쳐내던 손가락을 멈춘 그가 역시 그럴줄 알았다는듯
코웃음을 친다.
"그래.. 너한테 기대한 내가 바보지."
" ?? "
갑자기 그가 일어서더니 자신의 손목시계를 한번 힐끗 쳐다본다.
그런 내 시선에..
그의 중요한 부위가 정면으로 보인다.
난 앉아있고
그는 일어선 상태라
내 시선은 자연스럽게 그곳으로 향할수밖에 없었던거였는데
그의 부위는 아까보다도 조금 더 불룩해진것만 같다.
나만의 착각이 아닌..
정말로 눈에 띄게 불룩한 비주얼을 만들고있던것이다.
"송시현 너 진짜 한심해.
체격만 컸지 하는건 소심하고.. 바보같고.. 눈치도 없구말야. "
"내.. 내가?.. ; "
그가 정말로 나를 한심하게 바라보더니
내 어깨에 손을 얹고서 천천히 내 뒤로 돌아간다.
안그래도 잔뜩 긴장에 빠져있던 난
정면을 응시한채 그대로 굳어진다.
"뭐. 대충은 알고있었어.
니가 어떤 애라는걸..
순진하기도하구.. 착한것 같긴한데..
어쩌면 넌 진짜 바보일지도 모른다구 말야..."
그가 말매듭과 함께 내 뒤에 서더니
검지와 엄지로 내 귓볼을 어루만진다.
아주 부드럽고도 아주 매끄럽게..
"...... (두근)
나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키는데
그가 부드럽고 천천히..
자신의 턱을 내 어깨에 기대며 속삭인다.
"시현아.."
"엇?? 어어.. "
고개를 살짝 틀어 내 귓가에 입술을 가져다댄 그가
내 이름을 친근하게 불러주었고 그 따스한 숨결이
내 귀에서 멤돌이쳤다.
"너 나한테 할말 있지.. 안그래? "
"응?.. "
".....
".....
"...... 너 혹시.. 내가 올린글 못본거니? "
"어? 무슨글?? "
"...... "
그의 갑작스런 물음이 무엇을 뜻하는지 난 아예 종잡을수가 없었다.
자신에게 할말이 있지 않겠냐는것도 그렇지만 갑자기 자신이 올린글을 못봤냐니..
그게 대체 무슨..
내가 전혀 갈피를 못잡는 표정을 지어보이자
그의 숨이 조금씩 거칠어져간다.
"정말 못본거야? "
"... ?? "
"할말도 없구??? "
" .... ;;; "
내가 여전히 멀뚱한 표정을 지어보이자 그가 갑자기 내 귀를 잡아당긴다.
아주 세게.
"아야야!!! 아야!!! "
내가 내지르는 비명에도 그는 아랑곳않고 부드럽게 어루만져주던 그 손가락으로
내 귀를 마구마구 잡아내고 있었다.
"진짜 너처럼.. 바보같고 멍청이는 없을거야."
"아니.. 제연아. 아퍼. 아이고 대체 무슨일인데 ㅜ "
".......
그가 한심한 표정으로 나를 내려다본다.
그 표정이 정말로 날 한심하게 여기는듯하다.
"됬어.. 됬구.
너 오늘부터 숙제 2배야. 알았어?
수학 10문제에 영어단어 하루에 100개씩 외워.
알았어? 이 멍청아!!! "
".. 아니.. 그게 갑자기 왜.. ㅠ"
그가 다시 자신의 손목시계를 힐긋 보더니
또 뜬금없는 요구를 해온다.
"송시현.. "
"어?? "
"너 이마좀 대.. "
"이마?? "
내가 뭔지모를 그의 요구에 이마를 대자
그가 뜬금없이 엄청나게 센 딱밤을 때린다.
엌!!!!!!!!!
"너때문에 수업시간 늦었잖아.
핑계거리는 있어야 되니까
만약 누가 물어보면
니가 이마를 부딪혀서 내가 양호실 데리고 갔다구 얘기해. 알았어? "
" ㅠㅠ 어.. 알았어.. "
"자.. 한번 더 대.. "
"헉!! 제. 제연아. "
"뭐든지 일은 확실하게 해야하는거야. 빨리대.. "
"ㅜㅜ "
딱!!!!!!!!!!!!!
엌!!!!!!!!!!!!!!!!!!!!!!!!!!!!!!! (ㅜ.ㅜ)
도대체 무슨일인지 이해할수가 없었다.
집으로 도망가던 날 잡아서 과학실로 데려가더니
수학문제를 풀어준것 까지는 좋았다.
게다가 내 귀에 부드럽게 속삭여주는것까지도 말이다.
근데 갑자기 자기가 올린글을 못봤냐고 하더니
냅다 내 귀를 잡아당긴것이다.
거기다 [감정]이 실린 무지막지한 딱밤까지..
난 도대체 뭘 또 잘못한건지를 ...
교실에 내려와서
앞자리의 그를 바라보며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하루종일 수수께끼처럼 남아있었다.
정말..
도대체 그가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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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탑과 듬직한 바텀.. 그들의 시작.
뭐 어쨋든..
난 그날밤부터..
그가 난폭할정도로 내어준 숙제에 허덕이고 있었다. ;;
그는 나에게 수학문제에 + 영어단어 외우기 까지를 덤으로 내준것이고
난 그 막강 투콤보 악당을 물리치는 전사가 되어있었다.
저녁때까지 그 수수께끼에 매몰되있던 난 더 늦기전에 그의 숙제에 매달리게 된것이고
그렇게 한참을 끙끙대던 난 핸드폰을 주워들었다.
지끈거리는 머리를 식힐겸..
또..
눈의 호강도 할겸 그의 인스타에 접속해보는 것이다.
별 기대는 안하고 슬쩍 둘러보는데
뭔가 변화가 생긴것이 언뜻 보인다.
오오!! 있다.
새로운 게시글이.. 오오!!!
난 눈이 동그래지며 그가 새로 올려놓은 글을 보았고
게시된 시간부터 확인해보았다.
근데 웬걸..
오늘 새벽에 글을 올렸었네.
내가 수학문제를 외우며 잠시 설익은 잠을 자던 그때 말이다.
음..
이 중요한걸 하루종일 못보고 있었다니 ..
아무튼 지금이라도 발견해서 정말 다행이다. ㅎㅎ
[ 길 ]
사람마다 길이 있다.
처음부터 축복을 받은 넓은 길이 있는가하면
어떤사람의 길은 처음부터 진흙탕인 경우도 있다.
하지만 길을 걷다보면 그 축복의 길이 진흙길이 될수도 있고
또
우울해보이기만 했던 그 검은길이 찬란한 빛의 광장으로 이어질수도 있다.
뭐가어찌됬든
내 앞에 있는 이 길은..
처음부터 사람도 거의 없고.. 좁고.. 황량하기까지한 쓸쓸한 길이다.
어떨땐 길이 잘 보이질 않기도 하고
어떨땐 낭떠러지에서 뚝.. 끊어져 있기도 하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처음 시작한 길이 처음부터 이래왔기 때문에
왜 이런지는 나도 모르겠다.
약간은 외롭고.. 슬프다고 해야하나.
뭐 암튼.. 그런 느낌이 나는 그런 길이다.
그런데..
그런 내 길에서.. 누군가가 내 뒤를 따라오고 있다는 느낌이든다.
너무나 멀어서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내가 걸어온 길 저 뒤편에서
희미하게나마 어떤 발자국 소리가 들리는것만 같다.
그래서 난 잠시 쉬면서 귀를 기울여본다.
어디로 걷고있는지..
나와 같은 방향으로 계속 오게되는건지.
저러다가 다른길로 다시 나가게 되는건지.
어쩌면
저 누군가의 길이 나와 같은 방향일수도있고
또 아닐수도 있지만..
[문득].. 드는 생각이 있다.
아주 희미하긴 했지만..
그 발자국의 소리를 듣는순간..
혹시 [너]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말이다.
....
그래서 말인데...
넌.. 어떻게 생각해?
이쪽으로 계속 올거니?
뭐..
니가 어떤길을 가든.. 난 상관없어.
내 생각엔..
넌 다른곳에 있다가 이곳으로 온거 같으니까 말야.
하지만 그래도..
내가 조금은 더 기다려볼께.
니가 원래의 길로 돌아간다면 어쩔수 없지만..
그래도 조금은 더 기다려볼께.
..............................................................................
음.. 웬지 되게.. 심오해 보이는 글이다.
이런거 내가 올렸으면 졸지에 허세글 되는건데 ㅋ
근데..
웬지..
되게 쓸쓸해 보이기도 하는글이다.
그러고보니..
나도 점심시간때 이런 기분이 들었었는데..
내가 [생소하고 낯선] 그 현실을 깨달았을때 말이다.
...
그럼.. 이 글은 자신의 외로움에 대해서 쓴건가..
내가 점심시간때 슬퍼했듯이 말야..
웬지 나 혼자만 남겨진듯하고.. 혼자만 세상에 버려진듯했던 그런 느낌처럼...
.....
..
[송시현. 넌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다 알려줘야만 하는거니? ]
[너 혹시.. 내가 올린글 못봤어? ]
[이 바보같은 자식!! 넌 오늘부터 숙제 2배야. 알았어? 이 멍청아!!! ]
....
......
오늘 오후에 그가 내게 했던 말들이 들려오는듯하다.
뭔가 수수께끼 같았던 그 말들..
그게 뭔지는 잘 몰랐는데..
어렴풋이..
그가 말하는 이 [길]이 웬지 그것이랑 관련되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지금의 나랑도 되게 닮았다는 생각도 든다.
쓸쓸하고..
외롭고..
많은 사람들에게 숨겨야하는 그런 [소수자의 삶]말이다.
웬지.. 나와 같은...
정말로 나.와.. 같.은....
덜컥.. 그리고 심쿵..
설마..
이거였나..
설마...
그가 말했던 것이..
자신이 올린글을 보지 못했냐던 그 글이 이거였나..
그렇다면 여기서 말하는 [너]가... 설마..
갑자기 가슴이 쿵쾅쿵쾅대며 온몸에 긴장이 몰려온다.
만약..
만약 그렇다면..
최제연 그도.. 나와같은...
(두근두근)
아냐.. 냉정해지자. 냉정해.
이러다가 괜히 나만 꼬추될수 있어.
괜히 잘못했다간 진짜 나 혼자서만 김칫국마시고 죽어버릴수도 있다구 ㄷㄷ
......
그래..
차분해지니까 뭔가 보이는것 같다.
뭔가가..
나한테 수학문제를 풀어주던 그 모습하며..
혼자 공부하기도 바쁠텐데 나한테 신경써주던 모습.
저 좋은 앞자리들을 두고 굳이 내 앞자리에 앉던것과
자신의 숨결을 내가 훔치던걸 아는것처럼 내 이마에 숨결을 불어주던 그.
그럼.. 그 모든게 사실이라면..
..... 음.. ( 두근두근 )
자.. 정리해보자.
그는 분명히 나한테 자신이 올린글을 읽지 않았냐고 물어봤다.
난 아니라고 했지.
그러니까 그는 막 성질을 내면서 나를 괴롭혔다.
막 때리고 말야.
그리고 숙제도 2배를 줬지. 나한테 멍청이!! 라구 하면서..
왜 그랬을까.. 왜.
뜬금없이 자신의 글을 읽지 않았냐구 그러면서 왜 나한테 그랬을까...
잠시동안의 그 생각끝에 난 고개를 들어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네..
화난거였네..
자기 나름대로 자신의 길을 알려주고 있었는데..
내가 자신의 계정을 훔쳐보고 있다는걸 알고서
나름 그 길이라는[메시지]로 알려주려고 했던거였는데..
난 그걸 몰랐던거네..
게다가 난 오늘 그가 내준 숙제를 하느라 그걸 못봤던거구...ㅠ
....
그래도.. 그래도 말야..
비록 지금 그가 화가 났다구 하더라도..
결국엔 그가 날 좋게 생각하고 있었다는 말 아닌가..
그리고 지금 이 메시지는... 나한테.. 자신의 길로 오라구 그러는거구..
갑자기 환희가 솟아오르며
나도 모르게 주먹이 꽉!! 움켜쥔다.
그래!!!
어쩌면 최제연도 내가 마음에 있었던건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도 날 마음에 담고있는건지도 모르는것이다!!
이런 샹!!!
난 숙제하던것도 내팽겨치고 혼란스런 마음에 주변을 두리번 거리기 시작했다.
자 그럼 어떡해야하지.
이걸 어떡해야 하냐구 빨리빨리..ㅜ
난 머리를 쥐어싸고 있다가
문득 드는 생각에 핸드폰을 쥐고 문자를 톡톡 적어넣기 시작했다.
다급한 마음에 오타가나서 다시 고치기를 하면서도 열심히 적어넣는다.
그가 써놓은 이 글이 정말로 나한테 보내져온것인지..
그도 나와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는건지.
그가 날 부르고 있는것인지..
그 모든걸 알수있는글을 말이다.
[나 송시현. 요즘 외로운 [길]을 가고있다.
원래 삶이란 그런거지.
쓸쓸하고 고독한거 말야.
하지만 상관없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곳이라면 찾아가야 되는것이 내가 할일이니까..
아무리 험하고 외진 [길] 이 나를 막는다해도 말이다.
왜냐하면 그곳이 바로 나의 천국이니까!!!
어느 쓸쓸한 밤에.. 처음 들어서는 어느 낯선 길목에서... 송시현. ]
......
...
난 내가 쓴글을 천천히 처음부터 읽어본다.
그리고 나도모르게 혀를 차고 있었다.
ㅉㅉ
무슨 글 수준이 이따위인지 모르겠다.
이건 뭐 완전 일진 개 허세글 같아 보이잖아.. -_-;;
진짜 본판 어디 안가는건가..
허이구야..
난 내가봐도 너무 한심해보이는 글을 보며
몇번을 수정 해보았지만 더 심각해진다.
이걸 삭제할까 말까 고민하던 난..
그래도 빨리 올리기는 해야겠다는 생각에 눈을 질끈 감고 등록 버튼을 누르고
에라모르겠다하고 접속을 끊어 버린다.
아휴.. 닭살..
옛 친구놈들이 욕을 바가지로 퍼부을텐데 ㅋㅋ;;
암튼..
글을 올리고나서
설레이는 가슴과 울렁이는 싱숭생숭함으로 안절부절을 못하고
그렇게 그의 인스타만 반복해서 들락날락하기를 한시간쯤 했을때..
내 핸드폰에 문자 알림이 뜬다.
또 당구나치자는 친구들인가 싶어서 얼굴을 찡그렸는데..
처음 보는 전화번호에 뭔가 설레이는 문자가 언뜻 보인다.
[송시현.. 지금 나올래?
내가 타는 버스알지?. 그거 타고 5정류장만 오면돼.]
어흑!!!!
세상에!!!!!! 세상에!!!!!!!!!!!!!
진짜 최제연이다!!!!
이럴수가..
어떻게 이런일이...
그가 내가 올려놓은 글을 본것이 틀림없다.
틀림이 없는정도가 아니라 확실하다.
그도 내 인스타를 보고 있었던 것이다.ㅠ
시발!! 이런 미쳐버릴정도로 좋은 경우가 있나!!!!!
그가 날 보자고 한다.
이시간에.. 이 밤중에.. ㅠ
난 허둥대며 얼른 가방을 챙기고 벗어서 던져놨던 양말을 도로신고
정신없이 갈팡질팡하다가..
잠깐.. 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오늘 과학실에서의 그 일을 떠올려보았다.
나한테.. 바짝 다가와서 숨결을 불어주던 그..
그리고 내 귓볼을 어루만져주던 최제연..
지금 나오라는 그의 문자.
혹시.. 설마..
.....
...
그래.. 어쩌면 모를일이지.
지금 상태로봐선 말야..
허둥대던 마음을 다잡은 난
얼른 그에게 문자 하나를 보낸다.
[30분만있다가 출발할께!!! 나 지금 밖에 잠깐 나와있었거든 ㅋ
금방갈께!!! ]
문자를 보내고나서 난 얼른 욕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세상 그 어느때보다도 깨끗하게 몸을 문지른다.
식스팩도 문지르고..ㅜ
배꼽도 문지르고..
내.. 그곳도 열심히 비누거품으로 문지른다.
어쩌면 그와 또 가까이 마주하게 될지도 모르는데..
깨끗한 몸은 필수이자 당연한 거니까 말이다.
그리고 아마도 그 샤워는
내 인생에서 가장 신나는 첫 샤워였던것만 같다.
꿈에서나 그리던 그와의 키스까지를 꿈꾸며
정말로 그와 키스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난 아껴쓰던 샴푸랑 바디워시를 아주 펑펑 신이나서 써대기 시작했고
치약도 듬뿍듬뿍짜고
콧노래까지 룰루랄라 부르면서 열심히 씻고 또 씻고 있었다.
정작 그날 나에게 어떤일이 닥칠지도 모른채 말이다.
그에게..
내가 어떤 험한(?) 일을 당하게 될지도 모른채 말이다 ㅠㅠ
......................................................................................................
내가 버스에서 내리자
빨강색 짙은 후드를 걸친 최제연이 기다리고 있는것이 보인다.
그가 날 기다리고 있었다니..
아 감격 ㅜ
어쩜 저렇게 자태가 고울...
"빨리 안뛰어와? "
"엇!! 어어. ㅋ "
마치 조교처럼 양 허리에 손을 짚고있던 그의 목소리에
난 앞으로 엎어질듯 그를 향해 뛰었고
그는 이미 몸을 돌려 발걸음을 돌리고 있었다.
내 앞에서 걷고있는 그에게서
밤바람과 함께 향긋한 향이 전해져왔고
그가 살고있는 이 동네를 두리번 거리는데
편의점앞에서 걸음을 멈춘 그가 만원짜리 2장을 꺼내더니 내게 건넨다.
"가서.. 4캔만 사와. "
"응? 뭘??.."
"뭐긴 뭐야.. 니가 잘할수 있는건 이런거잖아.
늙어보이구.. "
(뭐지.. 뜬금없이 늙어보인다는건 또 뭐야.. 엇.. 혹시..)
난 주변을 돌아보며 조금은 낮은 목소리로 그에게 확인해본다.
"... 설마... 지금 술 사오라는거야?"
"..... 초콜렛도 좀 사와.. 안주로 먹구싶으니까.. "
"..... ;;
(와.. 최제연이.. 최제연이 술을 사오라고 시키다니..
뭔가 세상이 뒤집히는 느낌이다.
어떻게 1등의 입에서 술을 사오라는 말이.. ;;
근데 맥주 안주에 초컬릿이라니.. ;;.. )
"뭐해. 빨리 안사오구.. "
"어?.. 그. 그래. 잠시만. 잠시만 기다려. ;; "
평소에 거침없던 나도 이날만큼은 좀 긴장이되었다.
그에게서 이런 심부름을 할줄은 몰랐던것이고
하필 그가 부탁해온걸 실패할까봐 겁이 난것이다.
이런거라도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되는데 말이다.. -_- ;
난 머리를 헝크리고 미간에 힘을 팍 주고 편의점문을 당당하게 열고 들어간다.
원래 그래왔다는듯이 말이다.
다행히도 점장같은 사람이 아닌
아주 만만해보이는 남자애가 카운터를 지키고 있었고
난 이왕이면 가장 큰 사이즈의 캔맥주 4개랑 그가 먹고싶다던 초콜릿하나..
그리고 혹시나해서 작은 소주팩도 하나 챙겨 넣었다.
"민증 확인해야.. 하.는.. 데 요.. 머뭇머뭇..."
내 앞에서 잔뜩 주눅이든 알바생이
위에서 험악하게 내려다보는 내 인상을 보면서 머뭇머뭇 움찔움찔 하더니
이내 포기한듯 얼른 감사합니다!! 또 오세요~ 를 외치며 잔돈을 거슬러 준다.
"응. 수고!~ "
난 가볍게 손까지 흔들어주며 나오면서 ㅋㅋ 하고 웃어본다.
역시..
이런건 문제 없다니까 ㅋ
진작에 이런거나 시키면서 친해졌으면 얼마나 좋았냐구.
이렇게 잘하는게 널렸는데말야.. ㅋ
글구말야..
누가 나보구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쳐 줘야된다구 그랬더라..
자기도 못하는게 있으면서 말야.. ㅋ;;
내가 아주 당당하게 그에게 비닐 봉지를 보여주자
그가 피식 하고 웃는다.
"송시현 너도 써먹을데가 있긴 있네.. ㅋ "
"응 ㅎㅎㅎㅎ"
정말이지 신나는 밤이었다.
얼마나 들뜨던지
그를 따라나서는 내 발걸음은 사뿐사뿐 날아갈듯했고
밤이었지만 모든것이 환하게 보일정도로 신나는 밤이었다.
그리고 그가 사는 집 앞에 다다랐을때..
난 어떤 자부심까지를 느끼고 있었다.
그 누구와도 친해지지않던 최제연의 집에 최초로..
그것도 나 혼자만이 초대를 받은거니까 말이다 ㅜ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그의 뒤를 따르는 내 시야에
깔끔하게 정리된 방이 한눈에 들어온다.
1인용 조그만 침대와 그 맞은편 벽에 걸린 TV.
공부하기에 딱 좋은 깨끗한 책상과 책들이 있었고
그외에 불필요한것은 단 한개도 없어보인다.
여기저기 너저분하게 입었던 옷이며 양말이랑 널브러져 있는 내 방과는 달리
역시나 그의 성격대로
그가 살고있는 이곳은 너무나 청결했던 것이고
그런곳에 내가 발을 딛기도 좀 그렇다는 생각도 들 정도이다. ;;
뭐 암튼..
나도 그의 뒤를 따라서 신발을 벗고 들어가려는데 그가 현관에 멈춰서는듯 하더니
나를향해 돌아선다.
흘겨보는 눈으로 말이다.
"왜.. 왜 제연아? "
"너 솔직히 말해봐.. 왜이렇게 늦었어. "
"어?.. 뭐가? "
"밖에 어딜나갔었는데 30분이나 있다가 출발했냐구.. "
"그,, 그건.. "
그의 흘겨보는듯한 그 눈빛에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이 쳐졌고
손에 쥐고있던 봉지가 흔들린다.
그리고 그의 손이 내 어깨에 올려지고
키가 큰 내 시선이 그와 맞닿는가 싶더니..
이제는 내가 그를 올려다볼정도로 내려간다.
그만큼 그가 날 끌어내린것이고 난 무릎을 구부린 어정쩡한 자세로
이제는 그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송시현. "
"어?... "
"나 기다리는거 진짜 싫어하는데.. 그거 몰랐어?"
"어.. 저기 그게.. 갑자기 심부름이 생겨서.... "
당황해서 둘러대던 난 더이상 말을 하기가 곤란해짐을 느낀다.
그가 너무나 가까이 다가왔던 것이고 이젠 더 물러날곳도없이
내 머리가 벽에 닿은것이다.
그리고
그의 입술이 내 입술에 포개지면서
난 숨을 멈추고 있었다.
"으웁!.. "
눈을 동그랗게 뜨고있는 나와는달리..
그의 눈은 감겨져 있다.
길다란 속눈썹이 잠을 자듯 감겨있었고
내 입속엔 따뜻함이 밀려오고 있었다.
내가 현관의 아무곳을 손으로 더듬으며 여기저기 짚어대는동안
그는 이제 내 목덜미를 끌어안았고
따뜻한 입속에서 무언가 부드러운 질감이 가득차면서
아무렇게나 섞여져오는것이 느껴진다.
내 몸이 벽 여기저기를 문대다가
현관에서 거실로 이어지는 문간에 넘어지듯이 눕혀지면서
맥주와 초콜릿이 든 비닐봉지도 바닥에서 구르며 부스럭 댄다.
"내가 기다리는거 알았으면.. 곧바로 뛰어와야 될거 아냐... "
"읍.. 우읍... "
그가 내 입속에서 읊조리듯이 얘길 하는 그 동안에도
그의 타액이 내 입속에서 끊임없이 섞였고
그의 혀는 이제 나를 완전히 정복하고 있었다.
그의 손이 내 하얀티 속으로 들어와 부드럽게 끌어안으면서
연필을 쥐고있던 그 가느다랗고 아름다웠던 손이
내 복근 사이사이를 지나가는데 그냥 숨이 덜컥덜컥 막혀온다.
그 부드러운 어루만짐은 내 치골을 어루는듯 했고
내 그것과 아주 가까운곳에서 아슬아슬하게 넘나들고 있을때..
그의 불룩한 그곳이..
그의 소중하고도 중요한 그곳이 내 입술에서 느껴졌고
난 어느새..
Y자로 벌려진 그의 사타구니속에 내 얼굴이 위치해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내 가슴위에 걸터앉은 그가 내 머리카락을 움켜잡은채 내 얼굴을...
자신의 소중한 그곳으로 밀어넣고 있었다.
마치..
발레리노의 그곳처럼..
그.. 불룩하고.. 두툼해진 자신의 그곳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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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시현.. 내가 하는말 잘 들어..
니가 나랑..
니가 나와 오랫동안 함께하고 싶다면..
이제부터..
정말 열심히 해야 돼.
정말로 나와 함께하고 싶다면 말야.
20등 그정도가지고는 어림도 없어.
최소한 내 바로 뒤까지는 와야 우리가 같은 [대학]에 갈수 있을테니까.
그래야 우리가 오래도록 같이 있을수 있을테니까.
알았지?
그렇다구 너무 무서워 하지는 마.
내가 널 도와줄테니까..
정말.. 우리가 함께 할수 있도록 말야.
그날밤.. 최제연에게 신나게 따먹히고 나서...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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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
오랜만에 이런글을 쓰니 괜히 부끄럽네요..;;
그래도.. 어설프더라도.. [힘]을 조금 주고 가시면 정말 좋을것 같아요!! ㅎ
자. 즐거운 월요일 -_-; .. 그래도 항상 행복한 날들 되시구요
언제나 즐거운 추억 쌓아가시는 날들 되셨으면 합니다. ^^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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