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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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꼭,  그 땅을 그 집에다 팔아야 하는 건데요?”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듣겠니? 너 도대체 엄마 말을 듣기는 하는거냐?”

 


  

퇴근 후, 샤워를 마치고 내 방의 벽에 걸려 있는 거울을 보면서 빗질을 하고 있을 때였다.

 

어머니는 손에 색이 바랜 예전의 황색 서류봉투를 들고 내 방에 들어오셨다. 키도에 남아있는 땅을 윤희네에게 넘기시겠다고 하셨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키도에 남아있던 가게와 다른것들을 대충 정리하고 어머니는 송내로 나를 따라 오셨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지만 그럭저럭 내가 모은 돈과 합쳐 근처에 낡고 조그마한 아파트의 1층을 전세로 얻었다. 하지만 작은 땅이라 해도 토지는 매매가 그리 빨리, 그리고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던 참에 윤희네에게서 땅을 팔라는 제의를 받으신 모양이었다.

 

    

매미골 언덕에서 해수욕장으로 내려가는 언덕빼기까지 이제 전부 다 이장님네 꺼야. 그 속에 낀 몇 평 안되는 우리집하고 집 위에 있는 손바닥만한 밭떼기 하나 있는 걸 누가 사겠니?” 거울을 통해서 답답하다는 표정을 짓는 어머니 얼굴이 보였다.

 

그 정도라면 키도의 반 이상이 이장네 땅이네요. 뭐 하려고 투자가치가 있는 도시도 아니고 볼 것 없는 섬에다가 그렇게 땅을 샀대요?”

 

거기다가 골프장 만들고 콘도라나 뭐라나 그런 것도 그럴듯하게 짓는다고 그러더라.” 어머니의 목소리에서 부러움이 배어나왔다.

 

좀 지나면 거기 한 귀퉁이에 헬리콥터 착륙장인지 뭔지도 짓는다고 그러더라.” 윤희네 사업의 번창이 어머니와 무슨 상관이라고 그리 행복하신지 말을 마치고 함박웃음까지 지으셨다.

 

노예들 등쳐먹어서 많이도 자기 배 채웠군이장을 비웃어야할지 키도 주민을 비웃어야 할지 구분이 가지 않았다.

 

윤희가 우리 남은 땅, 지금 매매되는 가격보다 훨씬 더 잘 쳐준다고 그랬어. 고마운 일 아니냐?” 그 말을 하는 어머니의 목소리에도 감사함이 가득 차 있다. 어쩌랴. 평생 어머니는 그렇게 사신걸....

 

 

 

 

걔가 남 한테 좋은 일 할 애예요? 뭔가 지가 꼭 필요하니까 그러는거지.”

 

너는 꼭, 그렇게 남의 호의를 항상 삐딱하게 보냐!”

 

그래서 지난 겨울 내내 걔가 그렇게 우리집의 문지방이 닳도록 들락거린거예요?” 말을 마치고 곁눈질로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못마땅하다는 표정으로 나를 노려보고 계셨다.

 

아닌게 아니라, 지금 어머님이 입고 계신 옷이나, 주방용품이며 김치냉장고까지 윤희가 사다주었다고 했다. 하다못해 소음이 크고 먼지를 잘 빨아들이지 못한다고 진공청소기까지 윤희가 새것으로 바꾸어 주었다고 했다.

 

내가 그렇게 싫어하는 내색을 해도, 나와 툭하면 큰 소리를 내고 싸우시면서도 끝끝내 어머니는 그녀와 그렇게 친한 친척이라도 되는 양 그녀의 방문을 기쁘게 맞으셨다. 내용을 모르는 남이 보면 시집간 딸이라도 된다던가, 아니면 며느리감으로 오해할 만한 일이었다. 생각만 해도 온몸이 소름이 돋는 일이었다.

 

 

 

 

 

어머니 혹시 섬에 있는 우리 집 땅 속에 금광이라도 묻혀 있는 거 아니예요?” 어머니가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인가 하는 표정을 지으셨다.

 

걔가 워낙 착해서 그러는거야!” 한심하다는, 일그러진 표정으로 어머니는 나를 쏘아보셨다.

 

세상 사람들이 다 너 같은 줄 아니?” 무엇인가 한마디 더 하시려다가 참는 듯한 표정을 지으셨다.

 

지금 키도에서 여기저기 한 참 공사 시작하려고 바쁜가 보더라. 주말에 가서 땅문서 건네주고 돈만 받아오면 되는거 잖니. 현금으로 주던지, 아니면 은행으로 부쳐주던지 할테니 말이다.”

 

거기 하룻밤 잘 곳도 없잖아요.”

 

다리 생겼다.” 나의 그 말을 기다리기라도 하셨던 듯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어머니가 말을 자르셨다.

 

대부도에서 키도까지 다리 생겼어. 운전이야 너 맨날 하는게 그거 아니냐.”

 

그리고 내 책상 위에 그 누우런 봉투를 내려 놓으셨다.

 

윤희같은 며느리라도 있으면 오죽 좋아? 하긴, 미국 유학까지 댕겨오고 그렇게 이쁘고 똑똑한데 고등학교도 간신히 사정해서 나온 너랑 가당키나 하겠냐?”

 

순간 반사적으로 어머니에게 고개를 돌리면서 튀어나오는 말을 간신히 참았다. 어머니에게 내 말이 무슨 소용이 있으랴. 씨알도 안먹히는 말을 해서 득이 될 것이 무엇이 있을까.

 

 

 

 

그런데 윤희가 이장 재산 다 받은 거예요? 걔 오빠는 어떻게 하구요? 석호가 가만 있어요?

 

걔가 너 같은 줄 아니?” 갑자기 목소리를 높이고 화를 내시고는 하고 땅이 꺼지도록 한숨을 내 쉬셨다.

 

걔는 학교 다닐 때부터 공부 밖에 몰라. 지금도 미국 어디서 공부하고 있다더라. 얼마나 똑똑한지 미국에서도 여기저기서 걔 데려가려고 난리도 아니라더라.”

 

그리고 나서 다시 한번 한숨을 쉬셨다.

 

어째 그리 자식들도 잘 낳았는지 원.” 말을 마치시고 몸을 돌려 문가로 향하셨다.

 

이번주말에 댕겨와. 윤희한테는 그리 말해 놓으마. 내일 낮에 전화한다고 했어.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가지고 있는 땅 다 사드린다고 하나도 남김없이 모두 다 들고 오라고 그러더라. 속도 깊고 착하기도 하지.....”

 

말을 멈추시고 나에게 얼굴을 돌리시고는 날카로운 목소리로 입을 여셨다.

 

, 그것도 내가 하랴? 이 다 늙은 에미가 멀미 해가면서 거기까지 다시 댕겨오랴?"

 

  

 

5월 말의 황금같은 주말이었다.

 

하긴 돈없고 애인 없는 내가 주중이면 무엇하고 주말이면 무엇하겠는가. 티비나 컴퓨터나 품에 안고 있을 것이 뻔한데 이렇게 밝고 따사로운 날씨면 어쩌고 천둥치고 비오는 날씨면 어떠랴.

 

   

 

일찍 출발을 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을 내키지 않아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다가 저녁때가 다 되어서야 출발을 했다.

 

대부도에서 키도까지 일직선으로 다리가 놓아져 있었다.

 

빼끔히 열어놓은 창문 틈으로 바람이 무섭게 들어와 머리카락을 흩뜨렸다. 아직 휴가철도 아닌데도 놓여진 다리 덕분에 벌써부터 승용차를 이용한 주말 여행객들이 눈에 띄었다. 더러는 섬으로 들어가지만 대부분 토요일 하루를 즐기고 집으로 돌아가는 귀경객들이었다.

 

    

 

몇 년전 입사후에 김승현씨와 왔던 때보다 도로는 훨씬 더 잘 정비 되어있었다. 그때는 아마 그가 주임이었지. 그런데 라니... 지난해까지만 해도 죽고 못사는 자기였는데...

 

머릿속에서 떠오르려는 그의 모습을 애써 지우며 곁눈질로 옆을 흘끗 보았다. 저수지였다. 예전에는 그냥 작은 둑이었는데 이제는 차들이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널찍하게 넓혀 놓았다. 시멘트나 아스팔트로 바꾸어 놓지 않은 것은 아마 곧 이 저수지도 사라질 운명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뒤쪽에 있는 아름드리 나무가 줄지어 있는 언덕길도 이제 사라지겠지. 그리고 인공적인 모습을 한 골프장이 탄생 할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예전의 자연의 숲은 알지 못한 채, 골프장을 둘러보면서 경치 좋고 아름다운 곳이라고 감탄을 하면서 손에 골프채를 쥔 채고 이곳에 모일 것이다. 그런데 도대체 누구에게 아름다운거지?

 

    

좁은 산길을 돌아올라 삼거리에 다다랐다.

 

차를 세우고 내려서 아래를 내려다 보았다. 주변이 점점 더 어두워지기 시작했지만 그래도 어디가 어디인지 여전히 구분이 되어서 내 눈속으로 들어왔다.이곳이 키도에서 제일 좋은 곳이었다.

 

어렸을 때 아이들과 이 산으로 뛰어올라와 이곳에서 섬 전체를 내려다보곤 했다. 오른쪽으로는 방금 지나온 정비된 도로였고 왼쪽으로는 좁은 오솔길이었다. 예전에 사람들이 이 산으로 올라올 때 지름길로 타던 길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잡초가 무성해져서 과거의 길의 흔적조차 보이지 않았다.

 

 

 

 

 

키도에서 제일 높고 전망 좋은 그 산의 중턱에 윤희네 별장이 있었다.

 

삼층으로 지어진 건물은 겉으로 보기에도 고급스럽고 호화스러웠다.

 

차를 세우고 뜰로 들어섰다. 마당 한켠은 아직 공사중이었다. 인공연못이라도 만드는 듯 했다. 산위에 인공연못이라니..... 하긴 돈이면 안되는 일이 이세상이 있긴 했던가?

 

    

왔니?”

 

1층의 널찍한 거실의 가운데에 둥그런 탁자가 있었고 그녀는 그 앞에 앉아 있었다. 그녀 옆에 한 남자가 서 있었다. 낯이 익었다. 누구였더라... 예전에 내가 초등학교 시절 섬에서 순경을 하던 이장의 사촌동생이었다. 그 당시에는 20대 초반정도 이었던 것 같았는데 이제는 40이 가까워지고 있을 것이었지만 예전과 다름없이 큰 키에 단단하고 다부진 몸을 유지하고 있었다. 보기만 해도 위압감이 느껴지는 몸집에 또한 그런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다지 오고 싶지 않은 고향에서 또 윤희와 같이 있는 자체가 싫어서 가능한 빨리 끝내고 돌아가고 싶은 생각에 메고 있던 가방에서 서류봉투부터 꺼내서 탁자 위에 놓았다.

 

    

윤희가 봉투를 집어들더니 서류를 하나하나 보기 시작했다. 옆에 있던 남자도 상체를 굽히고 내려다 보았다.

 

    

실내는 나무로 되어있었다. 표면에 부드러운 나무결이 살아 있었고 반짝거렸다.

 

그녀의 뒤쪽에는 벽난로도 있었다. 장작더미가 벽난로의 아궁이에서 타고 있었다. 벽난로와 그 주변의 타일은 은은한 갈색과 에메랄드 색을 띄고 있었다.

 

탁자는 대리석이었는데 또한 꽤 무거워 보였다. 무의식적으로 표면을 손가락으로 문질러보았다.

 

물건너 온거다. 이태리제야.” 그렇게 말하면서도 그녀는 여전히 들고 있는 서류를 하나씩 훑어보고 있었다.

 

너 일년 내내 벌어도 그거 하나도 못살거다 아마.” 그녀가 조소섞인 웃음을 지었다.

 

그래도 누구처럼 어수룩한 동네 사람들 등쳐서 내 주머니 채우진 않아.” 혼잣말로 중얼거리듯 말하면서 그녀에게서 시선을 돌려서 이제 완전히 어두워진 창 밖을 바라보았다.

 

    

이게 다니?” 들고 있던 서류를 내려놓고 그녀가 나를 올려다 보았다.

 

뭐 빠진 거 있냐?” 그녀의 말을 알아듣지 못한 나는 혹시라도 부족한 서류가 있는줄 알았다.

 

이것 참그녀가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런것 말고... 왜 저수지 옆쪽에 아카시아 나무 많이 있는 언덕빼기 있잖아.” 그녀가 서류를 내 쪽으로 밀었다.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나는 부모님 소유의 땅에 관심도 없었다. 지금 탁자 위에 있는 땅 조차도 나에게는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그저 어머니가 준비했다고 해서 준 서류를 들고 온 것 뿐이었다.

 

너니 아니면 너네 엄마니?” 그녀의 목소리의 톤이 차갑게 바뀌었다. 옆의 남자도 상체를 펴고 나를 바라보았다.

 

무슨 말이냐?” 점점 이해할 수 없는 그녀의 질문에 난감해졌다.

 

그렇게 잘 해 줬으면 생각하는게 있을 테고, 또 그 땅, 손에 쥐고 있어봐야 그 주위 다 내 땅이라 딴이 어떻게 할 도리도 없어. 알아듣냐?” 그녀는 내 땅이라는 말을 강하게 강조했다.

 

    

우리 어머니가 가지고 있는 땅이 이게 전부고, 너가 이거 다 처리해준다고 해서 가지고 온 것 뿐이야.” 탁자 위에 있는 흩어진 서류를 주섬주섬 정리하기 시작했다.

 

-랄한다.” 그녀가 나를 노려보았다.

 

그 땅 임자가 혹시 따로 있는 것 아닐까?” 옆의 남자가 그녀에게 낮은 목소리로 넌지시 물었다.

 

아니예요그녀가 여전히 나를 차가운 시선으로 노려보면서 대답했다.

 

아버지가 거의 이십여년동안 손에 넣으려고 그렇게 갖은 노력을 다 한 땅이예요. 동네 사람들 다 확인 했어요. 예전에 살던 사람들까지 수소문 해서 모두 다 찾아봤어요. 얘네 아버지 밖엔 없어요. 이 땅을 가지고 있을 사람이.” 그녀의 말에 그가 나를 다시 바라보았다.

 

아버지도 그걸 눈치채신거예요. 얘네 아버지가 그 땅 문서를 가지고 있을거라는 걸요. 그래서 돌아가시기 전에 내키지 않는데도 자존심 다 굽히고 가서 친한 척 하신거라고요. 그 땅 넘기게 하려고요.”

 

정확히는 아니지만 이제 천천히 그들이 무슨 말을 하는 지 감이 잡히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장도 죽기 전에 아버지에게 그랬고 윤희도 어머니에게 지난 몇 개월동안 그렇게 공을 들였던 것이다. 그럼 그렇지. 칼자루는 내가 쥐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 땅문서는 내가 갖고 있지도 않지만 있어도 너에게는 절대 안 넘겨.”

 

그럼 그렇지.” 그녀가 피식하고 웃었다.

 

, 아주 멍청한 줄 알았더니, 그 땅이 키도 개발하는데 중심되는 곳이라는 건 어떻게 알았냐?”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가 빈정대면서 물었다.

 

? 그 땅 안팔고 알박기라도 하려고?”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그녀가 나를 노려보았다.

 

그거 나한테 안 팔고 버티다보면 나중에 누가 사기나 할 것 같아?” 그녀의 조소섞인 말투가 커졌다.

 

안 팔아도 상관없어! 그 돈 없어도 살아.” 탁자 위에 있던 서류를 봉투에 집어넣으려고 애쓰고 있었다. 갑자기 서류가 봉투보다 커진 듯, 봉투의 입구에 맞아 들어가지가 않았다.

 

    

너네 어머니도 알고 계시니?” 그녀가 나를 올려다보며 다시 한번 코웃음을 쳤다.

 

봉투에서 그녀에게 시선을 돌렸다.

 

?”

 

너가 호모란거 말야.”

 

“.....”

 

온몸이 전기에 오른 듯 찌릿거렸다. 등줄기에 그리고 엉덩이와 정강이까지도 소름이 돋았고 머리카락은 쭈삣거렸다.

 

모르지?” 그녀가 마치 쾌재를 부르듯 비열한 웃음을 띄었다.

 

게다가 상대가 회사 거래처 직원이더라?” 다리에 힘이 풀리기 시작했다.

   

 

대담한거냐 멍청한거냐? 니 주제에 앞뒤 구분 못하고, . 멍청했겠지.” 그녀는 계속 비웃는 표정으로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래도 상대가 결혼하게 되면 깔끔하게 돌아서 줘야지. 병-신같이 매달려서 울고불고....” 옆에 서 있던 남자가 나를 보면서 코 웃음을 쳤다.

 

늬네 엄마한테 비밀로 하고 싶으면 땅문서 내놔.” 그녀가 탁자 위로 나에게 손을 뻗었다.

 

, 지금 협박하냐?”

 

, -! 아무래도 상관 없으니까 땅문서나 내 놓으라고!” 그녀가 나를 노려보았다.

 

그래도 못 줘!” 나도 얼굴에 가능한 인상을 쓰고 그녀를 노려보았다. 이미 갈 데까지 간 느낌이 들었다.

 

그 새끼 인생도 종쳐도 좋단 말이지?”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

 

그 새끼 지난해 98일에 결혼했지? 행복예식장 3층이었지 아마? 그것들 인생 끝장을 내도 괜찮단 말이지?”

 

 

    

결혼을 하게 되면서 그가 나에게 이별을 통보한 지난해 어느 봄날이었다. 영원할 것 같았던 그의 마음이, 끝없을 것 같았던 그와의 관계가 그렇게 쉽게 그의 말 한마디에 줄이 끊어지듯 그렇게 떨어져 나갈 줄 전혀 생각도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그 줄에 매달려 있던 나는 끊어진 줄과 함께 바닥이 없는 밑으로 떨어져 버렸다

그렇게 주저앉은 나를 그는 와락 끌어안았다.

 

정말 미안해. 정말 미안해.” 내 목덜미를 적시는 것이 나의 눈물인지 그의 것인지 몽롱한 상태였다. 귀에 들리는 흐느끼는 소리는 그의 것이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그때 우리를 마치 동물원의 원숭이 구경하듯 바라보던 커피숍의 맞은 편에 앉아있던 한쌍의 남녀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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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class="sv_wrap"> <a href="https://ivancity.com/bbs/profile.php?mb_id=formylife" data-toggle="dropdown" title="그리고함께 자기소개" target="_blank" rel="nofollow" onclick="return false;"> 그리고함께</a> <ul class="sv dropdown-menu" role="menu"> <li><a h님의 댓글

  • <s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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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하니 활자 속으로 들어가다보면
한방 제대로 맞는다.
그렇게 생각지 못한 장면에서 멈춘다.
그 충격은 놀람이자 희열이다.
역시 독자의 상상력은 한계가 있다.
어찌 작가님의 상상력에 접근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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