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숲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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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서 내려 터미널 로비로 들어가자 대합실 의자에 앉아있던 종현이 나를 보고 웃음 지으면서 일어섰다.



“내가 공장 근처까지 찾아간다니까 왜 터미널까지 나왔어?”


“거기 너가 생각하는 것 보다 찾기 힘들어.  멀기도 하고...” 


그가 일하는 공장으로 찾아가겠다고 했는데도 그는 청주 버스터미널까지 그렇게 나를 마중을 나와 있었다.  


“그래도 너가 일하는 공장 보고 싶었는데.....”


“어젯밤부터 폭우가 와서, 아랫마을에서 공장까지 닿는 도로가 엉망이야.” 그가 내 팔을 잡아서 슬며시 끌었다.


“공장에도 비가 새고 엉망이라 지금 직원들 출근해서 청소하고 출고 대기중이던 완제품 선별작업 들어갔어. 비상사태다.”  그가 씨익 웃어보였다.


“이것봐라.” 


그가 손가락으로 슬며시 자신의 발목을 가리켰다.


닦아 내긴 했지만 여전히 신발과 바지 아랫단이 흙탕물 자국이 번져 있었다. 


“좀 심하긴 하네. 흙 좀 깨끗하게 털어내지 그랬어.” 그의 발목에서 그의 얼굴로 시선을 돌리면서 핀잔을 주었다.


“할 수 있는 만큼 털어낸거야.  가서 나중에 그냥 빨아야해.  다시 거기 지나려면  또 장난 아니게 진흙 범벅이 되버릴텐데.” 그가 나를 보고는 피식 웃었다.


“아침도 제대로 못 먹고 왔을텐데,  배고프지? 뭐 먹을래?” 


“아직은...  차를 오랫동안 타고 왔더니. 입맛이 없다.”  


“그럼 요 근처에 괜찮은 카페 있는데 거기가서 커피나 한잔 할까?”  그가 나의 팔을 슬며시 잡아 끌었다.





“힘들게 여기까지 내려올 필요 없었는데....”  주문한 커피를 테이블 위에 내려놓으면서 그가 다시 말했다.


“진작에 왔어야 했는데 미안해.”


“아니야.”  그가 씁쓸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여기까지 날 보러 온다고 해서, 혹시나 하고 혼자 기대감이 있긴 했지만....”  그가 겸연쩍은 표정을 지었다.


“그런 건 아니지?” 그가 희미한 미소를 여전히 얼굴에 띤 채로 나를 바라보았다.


“미안해.” 손을 뻗어 그의 손을 슬며시 잡았다.


입가에 씁쓸한 미소를 띠고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많이 생각했어.”   그런 그를 보면서 내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냥 네 손 잡고 주저앉아 버릴까 하고.....”


나의 말에 그가 빤히 나를 바라보았다.


“여전히 과거에 발목이 잡혀있는 채로 내가 얼마나 더 갈 수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또 얼마나 내 곁에 있는 너를 내가 더 괴롭힐까 하고....”


내 말에 그가 시선을 그의 앞에 있는 커피로 돌렸다.


“처음부터 내 마음 정리가 다 된 다음에 너를 만나야 했는데,  다 내 잘못이었다.”  아무 미동도 없이 그는 커피 안을 들여다 보는 듯 그렇게 꼼짝 않고 있었다.


“미안해.”


나의 말에 그가 고개를 들어 흘끗 나를 보고는 씁쓸한 미소를 지어보이고 고개를 끄덕였다.


“과거의 감정을 해결하지 못하고, 너에게 도망을 치다보니 더 일만 꼬이고 감정은 얽히고....” 말을 멈추고 나지막히 한숨을 쉬었다.


그에게서 시선을 돌려 세상을 녹일 듯이 내리 쬐는 한여름의 열기가 가득한 거리를 내다보았다.  그냥 이런 이기적이며 잔인한 나를 태양이 녹여버리기를,  한조각의 흔적도 남기지 말고 이 세상에서 자취를 감추도록 증발시켜 버렸으면 하는 자괴감이 슬그머니 스며들었다.


“오래 걸리더라도....”   말을 멈추고 그가 헛기침을 했다.


"나, 너 기다릴 수 있는데....” 그가 고개를 들고 진지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러지마.....” 나직한 목소리로 간신히 그가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사정하듯 중얼거렸다.


그의 실망감과 배신감에 빠진 표정을 똑바로 볼 수 없었다.  이번에는 내가 슬며시 고개를 숙여 내 커피잔을 내려다 보았다.


“벌써 너에게 충분히 상처 줬어.”  손에 배어나오는 땀을 바지에 문질렀다.


“만약에 너에게 또 다시 기다려 달라고 한다고 해도, 현실도피일 뿐이야.”


“........”


“그러면 정말 나는 못된 놈 되는거야. 이기적이고 자기 중심적이고...... 힘든 순간만 어떻게든 피하려는 겁쟁이일 뿐이고....”  손으로 커피잔을 들어 슬며시 앞으로 당겼다.


“처음부터 그렇게  네 아까운 시간 뺏으면 안되는 거였어.”


“.........”


“이번에 투어 에스코트하면서 런던에서 그걸 깨달았어.  이제 도망치면 안되겠다는 걸..  내 안의 혼돈 때문에 내 주변을 똑같이 그렇게 엉망을 만들면 안된다는 걸...”


“........”


“더 이상 내가 고통스럽다고 손발을 내저어서 고요하고 맑던 내 주변을 흙탕물로 만들면 안되는 거라는 걸...”



 


“알고 있었어.” 잠시동안 침묵을 지키던 그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슬며시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너가 그를 잊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어.” 그가 다시 희미한 미소를 띠었다.


“나도 눈치라는게 있는데.. 왜 몰랐겠어.”


“...........”


“나 만나면서도 순간순간 멍해져 있기도 하고, 내가 자리를 비울 때마다 추억을 회상하는 표정 짓고 있는 것...... 그런 거 다.... 왜 내가 몰랐겠어.”   그가 말을 멈추고 느리게 한숨을 내 쉬었다.


“그러는 너를 보면서 이미 너는 내 사람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직감하고 있었어. 그래도,......” 그가 말을 멈추고 창밖을 내다 보았다.


“그래도 너와 같이 있으면 내가 행복해서....... 한조각의 가능성이라도 있을까 싶기도 하고, 마음은 다른 곳에 가 있다 하더라도, 내 앞에 있는 너의 얼굴 보고 있는 것이 너무 좋고 행복해서.....”  그가 다시 나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사람들은 모두 작은 가능성 한조각을 보고.... 그것을 붙잡고 그게 점점 커져갈 것이라는 희망으로 모든 것을 시작하는 거잖아.” 그가 말을 멈추고 슬며시 커피잔을 들어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커피를 마셨다.



“윤호...... 이혼했다는 얘기 들었어.” 그가 커피잔을 내려놓았다.


나는 아무말 없이 그런 그를 바라보았다.


“혹시 둘이서 다시 시작하는거야?” 그가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나는 고개를 천천히 저었다.


“차라리 그런거라면 내가 마음을 접는것이 훨씬 더 편할텐데.” 그가 다시한번 한숨을 쉬었다.


“너나 나나 상처받는 것은 똑같네.  그냥 서로 잠깐 스쳐 지나가는 인연이었나보다.” 그가 나를 보고 배시시 웃었다. 


“그래도 너 여기까지 내려와서 나를 만나주고 이렇게 얘기해 주니 훨씬 기분이 편하고 고맙다.” 그가 손을 뻗어 내 손등을 한번 만졌다.


“살다가 보면 또 어떻게 다시 볼 수도 있겠지.  어떤 모습으로든지...” 그가 말을 마치고 아픈 웃음을 지었다.





버스의 창에 머리를 비스듬히 대고  옆으로 스쳐지나가는 창밖의 풍경을 초점이 맞춰지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다시 공장 도착하면 신발하고 바지부터 빨아야겠다.”  내가 버스에 오르기 전, 나를 보고는 창백한 표정으로 그렇게 중얼거리던 그의 얼굴이 떠올랐다.


“미안해.” 다른 할 말을 찾지 못하고 그를 보고 중얼거렸다.


“나도 미안해.” 그가 손을 뻗어 내 팔을 잡았다.


“그냥 우리 서로 가는 길이 다른가보다. 어쩔수 없지....” 그가 아픈 웃음을 지어보였다.




차가운 에어컨 바람에 내 목덜미가 얼얼해 있었다. 하지만 마치 그것이 내가 한 짓에 대한 벌이라도 받는 것이라는 듯,  나는 그렇게 가만히 있었다.


그렇게 마치 굳어버린 석고상처럼 앉아 있었다.    그리고 한순간 휴대폰이 울렸다.

 

“이대리님.” 그녀의 목소리는 항상 그렇듯이 명랑했다.


“내일 한턱 크게 쏘시겠다는 약속 잊지 않으셨죠?”  말을 마치고 그녀가 크게 웃었다.


“잊지 않았지.  근데 정현숙씨는 뭘 그리 먹고 싶길레?”


“사실, 딴이 뭘 먹고 싶다기 보다.....” 그녀가 말을 멈추고 다시한번 밝게 웃었다. 


“남편이 오랜만에 내일부터 출장이고 친정 엄마가 애 봐준다고 하셔서 갑자기 내일 하루 자유로운 몸이 된 것같이 느껴지는 거 있죠?” 그녀의 목소리 뒤로 그녀의 남편의 목소리도 희미하게 들려왔다.  그녀가 그의 말에 다시한번 웃었다.


“소영이하고 알맞은 장소로 예약해 놓을게요.  오랜만에 넉넉하게 세상 돌아가는 얘기도 하면서 기분 전환 좀 해요.” 말을 마치고 뒤에서 들려오는 그녀의 남편의 말에 그녀가 다시한번 까르르 웃었다.




유럽 투어의 에스코트가 끝나고, 불안한 마음으로 회사에 출근했을 때였다.


윤호의 어머님이 도대체 어떤 말을 어떻게 했을지 몰라서 가슴속에 커다란 바위덩어리 하나를 넣은 듯, 감당할 수 없이 무거운 몸과 마음으로 마치 지옥문을 열고 들어가듯, 사무실의 문을 열었을 때였다.


이미 출근해 있던 정현숙씨가 나를 보자마자 주변을 살피면서 쪼르르 달려왔다.


머리가 쭈뼛해진 채로 그녀의 표정을 살피던 나는 그녀의 말에 어안이 벙벙해질 수 밖에 없었다.


“얼마나 마음 고생이 심하셨어요.”  그녀는 상대방을 위로하는 가장 가슴 아픈 표정으로 나에게 그렇게 말했다.


“한참 까다로운 고객들 상대하셔야 하는데, 저까지 또 그런 전화 왔었다고 전해드리기가 뭐해서 그냥 두었어요.  오시면 말씀드리려고요.”



정현숙씨가 윤호의 어머님의 전화를 받았을 때에는 어머님은 극도의 흥분으로 이성적으로 조리있게 말을 할 수가 없었던 듯했다.


그래도 자신의 아들과 며느리가 걸려 있는 일이라,  게이라는 말은 차마 입에 담을 수 없었던 듯 했다.


그저, ‘그 놈 때문에 금방 결혼한 우리 아들이 이혼하게 생겼어!’ 라던가, ‘몇 년 만난 일도 그냥 눈감아 줬더니 배은망덕한 놈’  이라던가 '그런 놈 때문에 우리 며느리만 불쌍하다‘ 는 윤호 어머니의 흥분에 가득한 두서없는 이야기에 전화를 받았던 정현숙씨는 도대체 어머니가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던 것이다.


   

마침내 그녀는 다른 여직원들과 탕비실에서 그녀가 들은 이야기를 가지고 퍼즐 맞추기를 시작했을 것이 틀림없었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의 상식속의 지식을 모두 동원해 몇 개 되지 않는 그 퍼즐 조각을 늘이고 존재하지도 않은 퍼즐조각을 자신들 마음대로 넣고 키우고, 색칠하는 수고를 한 다음 마침내 그들만의 전체적인 그림을 완성했던 것이다.


나와 소현씨가 몇 년 동안 사귀고 있던 중, 나와 어떻게든 안면이 있던 부잣집 아들인 윤호를 소현이 만나게 되어 변심하게 되면서 헤어지게 되었고,  윤호가 소현이와 결혼 하게 된 것이었다. 그들의 결혼으로 상심하게 된 나는 그녀들이 사무실에서 본 것 처럼 그렇게 실연으로 가슴아파 하는 사이, 그것을 어떻게 알게 된 윤호 어머님은 윤호와 소현이의 결혼생활에 내가 무슨 문제라도 일으킬까봐 걱정되었던 것이다. 부잣집 마나님이었고 갑질을 즐기면서 인생을 살아오던 그녀의 손아귀에 내가 잡혀버렸던 것이다. 


그렇게 결론을 내린 그들의 이야기 속에서,  나는 그런 상황에서 불쌍한 희생양이 되어 있었다. 


“여자가 인생에서 뭐 그렇게 대단한가요?” 정현숙씨가 위로의 말을 건넸다.


"요새는 결혼을 꼭 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여자친구가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녀는 출근하면서 나를 위해서 사왔다는 달달한 카라멜마끼아또를 내 책상위에 슬며시 내려놓았다.


“하고 싶은거 하면서 사는거죠. 인생이 뭐 꼭 남자 여자 그렇게 붙어살아야 하는것도 아니고요.” 그녀가 말을 멈추고 고개를 저었다.


“저 보세요. 남편은 밖으로 다니면서 살고, 집에 오면 휴대폰 게임하면서 저는 쳐다도 안봐요. 애는 다 내 몫이고.....  왜 결혼했는지 모르겠어요.  내가 미쳤지...” 그녀가 말을 멈추고 나를 다시 한번 똑바로 바라보았다.


“결혼 같은 거 하지 마세요.  그럴 시간으로 맛 있는거 먹고 가고 싶은데 여행하고 즐기면서 사는 게 최고예요. 저 매일 후회하잖아요.”  그녀가 좌절스럽다는 표정을 짓고 강하게 마지막 말을 하고는 확신에 찬 눈빛으로 고개를 한번 끄덕 한 후에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버스의 창에 기대고 있던 머리를 들어 이제 어둑어둑해지는 창 밖을 바라보았다.


생각해보니  윤호의 노트를 여전히 내가 가지고 있었다. 


“사랑하는 세진이...”  그렇게 노트의 중간 정도에 써 있었다.


그것을 본 후에, 그 다음 페이지에 어떤 내용이 있었는지 볼 자신이 없었다.


도대체 왜 였을까?  무엇이 마음에 걸렸던 것일까? 무엇이 두려웠을까?  도대체 그가 쓴 글 중에 어떤 것이 판도라의 상자라고 나는 생각했던 것일까?


그래봤자, 그는 그 노트에 나에 대한 그의 감정을 적어 놓았을 뿐이었을텐데, 도대체 나는 무엇이 두려워서 끝까지 읽지도 못했던 것일까?


그가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했을 그 노트를 나는 무슨 세상을 뒤흔들 어떤 큰 비밀이나 되듯이 건드리지도 못하고 있었다.



그는 항상 그렇게 나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그는 용기있게 그 모든 역경속에서도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나의 답답하고 좁은, 내가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한 뼘의 공간을 지키기 위해 망설이면서 나는 항상 그의 손을 잡지 못했다.


그리고 그런 그가 내 눈에서 멀어진 후에야 비로소 그의 두 번째 기회를 갈망했었다.


런던에서도 그는 나에게 같은 길을 걷자고 손을 내밀었었다. 하지만 나의 마음속의 두려움이 먼저 튀어나와 그와 나의 사이를 가로막았다. 


비겁함과 두려움은 나의 일상이었다.   그리고 나는 내 손안에 쥐고 있는, 내가 정말 필요한지도 모르는 것을 잃지 않기 위해서 그의 큰 사랑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많은 것을 버리면서 나만을 원했던 그와는 달리,  잃을 것이 없는 내가 그를 받아들이는 것을 두려워했던 것이다.  그 얼마나 어리석었던 일인가.


그런 그와의 또 다른 인연이,  아직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다시 한번 손을 내민다면 기쁜 마음으로 그의 손을 잡고 기꺼이 운명의 거센 파도를 담대하게 헤쳐 나갈 수 있을까?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갈등과 두려움 속에서 그의 진실이었던 장소를 나는 허구와 거짓으로 오랫동안 여기고 있었다.


그리고  그 진실의 장소를 찾게 된 후에 비로소 나는 내 마음 깊은 저 속에 감추어져 있던 야생을 갈망하던 본능이 꿈틀거리기 시작하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이제야 진실로, ‘나를 안전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것’ 이 아닌, 진정 ‘내가 부딪쳐서 얻기를 원하는 것’ 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야 딱딱하게 굳어져 버린 내 자신을 통한 시선이 아닌, 나를 벗어난 시야로 세상을 보는 방법을 깨닫게 되었다. 


이제야 드디어 나를 보호한다는 이유로 나를 답답한 어둠속에 가두고 있던 딱딱한 고치를 깨고 밖으로 나올 준비가 되어 있는 내 자신을 느끼게 되었다. 



여전히, 내 책상 속에는 윤호의 노트가 들어 있었다.


나는 그것이 내 손에 들어올 때부터 윤호에게 돌려 줄 생각만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윤호에게 돌려 줄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나를 위한,  바로 나의 것이었다.  


나에게 건네주는 윤호의 진실이었다.   

그리고 이제 모든 것이 끝난 후일지라도 기쁘게 그의 진실을 모두 받아들일 준비가 마침내 되어있었다.



나에게서 그를 빼앗아간 것은 운명의 신이 아니라 바로 나였다.


내가 그의 손을 잡지 않은 것일 뿐이었다.  나의 두려움을 정당화 시키기 위해서 나는 운명의 신을 끌어들이고 그를 저주했던 것이다.




내가 해안선을 뒤흔드는 거친 파도를 담담히 대적할 수 있는 때가 되면, 운명이 다시 나를 그 폭풍의 바닷가로 다시 데려가길 바란다.  


나는 이제 기쁜 마음으로 그것의 도전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그 강한 파도의 한가운데로 당당하게 걸어 들어갈 것이다.   


그리고 웃으면서 그것의 도전을 받아들일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내 손으로 단단히  붙잡고  결코 놓치지 않을 것이다.   아직까지 오랫동안 내 곁에서 버텨왔던 나의 사랑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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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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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고 있었습니다. 끝맺음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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