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저냥 무협 소설, 3화, 여관 주인의 아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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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과 소하는 함께 걸으며 꽤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이강에게 대화의 목적은 소하의 정체를 좀 더 알고 싶은 것이었지만, 소하에게 대화의 목적은 마음의 안정을 찾으려는 것이었다.
'흠.. 정말 기억을 거의 잃은 모양이야. 그래도 대략적인 건 아는 걸 보면 그 정도가 심하진 않아 보여.'
소하는 보편적인 것에 대한 지식은 갖고 있었지만, 구체적인 지식은 거의 알지 못했다. 현 황제의 이름, 유명한 지역, 나이 많은 이를 공경해야 한다는 사실 같은 것은 알고 있었지만, 소하 자신에 관한 것은 거의 알지 못했다.
조금 더 걷자 이강의 눈에 마을이 들어온다.
"마을이네요. 여관에서 좀 쉬죠. 괜찮으시죠?"
"아.. 네."
소하가 불안한지 옷을 꽉 쥐며 말한다.
'왜 저러지?'
"잠시만요. 옷 좀 갈아입을게요."
이강이 능숙하게 짐보따리를 풀며 말한다. 매우 고급진 옷 하나를 꺼낸 다음 옷을 벗는 이강. 소하는 그런 이강에게서 눈을 돌린다.
'남자끼리 내숭은..'
옷을 다 입은 이강. 귀족이나 입을 법한 옷에 잘생긴 미남형의 얼굴. 소하는 감히 이강을 바로 보기 어려운 듯 고개를 돌린다.
'왜 저래? 내가 너무 잘생겨서 욕정이라도 동한 거 아냐?'
속으로 득의양양하게 웃는 이강.
"자, 가죠."
이강은 당당한 걸음으로 마을에 들어간다. 마을에 들어서자 이강을 본 사람들의 눈이 달라진다.
'전형적인 귀족 자제 느낌으로 입었으니..'
길을 걷자 사람들이 알아서 비킨다. 사람들의 눈에 이강과 남자는 귀족 자제와 그 시종으로 보일 것이다.
'이게 자연스러워. 괜히 평범하게 입었다간 의심만 받을 테지.'
이강은 바로 여관으로 들어간다. 들어가자 40살은 되어 보이는 남자가 이강을 환대한다.
"어서 오십쇼, 저희 마을 최고의 여관입니다."
살짝 비굴해 보이는 태도. 이강은 개의치 않고 방을 찾는다.
"방 하나를 빌리고 싶은데, 얼마요?"
살짝 거만한 말투. 주인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가장 좋은 방을 드리겠습니다. 하루에 은화 반 냥입니다."
은화 반 냥은 가난한 서민 한 명의 한 달 밥값이다.
"5일 동안 빌리지. 푹 쉬고 싶으니 따뜻한 물을 올려주시고 방해하지 마시게."
이강이 돈을 건네며 말한다.
"알겠습니다. 2층 가장 안쪽 방입니다."
이강과 미소년 남자는 방으로 올라간다.
"아버지, 왠 귀공자래요?"
여관 주인의 아들이 숨어있다가 나와서 말한다. 옷차림이 꾀죄죄하지만 꽤 귀여운 외모다.
"그러게 말이다. 원래 방값의 세 배를 불렀는데 그냥 내더라니까? 완전 횡재했지."
"흐응~ 그래요?"
여관 주인의 아들이 기회를 노리는 눈빛으로 살짝 웃으며 답한다.
이강은 방에 들어가자마자 자리에 눕는다.
"히야~ 며칠만에 쉬니까 편하네요. 좀 누워서 쉬세요."
소하가 침대에 앉는다.
"소하씨. 나이는 기억 안 나세요?"
"죄송해요. 나이는 정말 모르겠어요."
"그래요? 동갑이면 서로 말 놓고 편히 지낼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아쉽네요."
"..그럼 우리 나이 상관 없이 친하게 말 놔요."
소하가 단조로운 어조로 말한다.
"그래! 그러자!"
이강이 호기 있게 외친다.
'그나저나.. 잘생긴 얼굴이 아까운데 옷을 좀 갈아입혀 볼까?'
이강의 짐보따리에는 많은 옷들이 있다. 귀티가 나는 옷, 가볍게 입을 만한 옷, 화려한 옷 등.
'입혀보고 싶은 옷이 있단 말이지..'
이강이 짐을 풀며 생각한다. 짐에 있는 수많은 옷 중에서 한 벌을 꺼낸다. 붉은색에 고급진 금박이 수놓인 옷이다.
"이 옷 한 번 입어 봐! 왠지 잘 어울릴 것 같아."
옷을 건네 받은 소하는 살짝 당혹한 듯 이강을 바라본다.
"아.. 저.."
"그리고 그 옷은 줘. 빨래 맡겨야지."
"그.. 고개를 좀 돌려줘..."
소하가 주저하며 말한다.
"뭐? 왜? 볼 거 다 본 사인데 뭐. 그리고 같은 남자잖아."
"그래도.. 부.. 끄러운 건 부끄러워서.."
"참 내, 알았어!"
이강이 소하를 등진 채 앉으며 말한다.
'바보 같으니.. 나 정도의 고수라면 소리만으로도 볼 수 있다고.'
이강은 속으로 비웃으며 생각한다.
옷 벗는 소리로 방이 바스락거린다.
'상의를 먼저 벗는군. 그리고 하의에 주저하듯 손을 대고 있어. 머뭇거리는 것 같은데.. 아, 그래도 벗긴 벗는군. 근데.. 젊은 남자가 이 방을 향해 올라오는데?'
쿵쿵.. 달칵!
"안녕하세요! 물하고 음식 가져왔어요!"
문이 열리자 여관 주인의 아들이 자신 있는 밝은 표정으로 웃으며 들어온다. 사람 하나가 들어갈 만한 정도 크기의 욕조에 뜨거운 물이 담겨 있다.
"앗, 옷 갈아입으시는 데 실례했네요. 죄송합니다!"
바로 나가는 남자. 소하에게서 당혹한 기색이 느껴진다.
'속옷도 안 입은 몸을 다른 남자에게 보였으니.. 황급히 남성을 가렸지만 늦었다구.'
"좀 당황했어? 얼른 입어 그러니까."
놀리는 듯 책망하는 듯, 가벼운 어조로 말하는 이강.
"..알았어."
다급히 옷을 주워 입는 소하.
"다 입었지? 그럼 몸 돌린다?"
"앗..! 아직 잠깐..!!"
소하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몸을 돌리는 이강. 이강의 눈에 화려한 복색의 아름다운 남자가 들어온다.
'헤에.. 꽤 잘생겼잖아? 손가락에 꼽을 정도의 미남인데..?'
"좀 쉬어. 오래 걸었잖아?"
이강이 옷을 훌훌 벗으며 말한다.
"그.. 이 옷을 입고 말야..?"
소하가 떨떠름하다는 어조로 말한다.
"왜? 그런 옷 많아!"
이강이 갑자기 옷을 벗으며 말한다.
"왓..! 왜 벗는 거야?"
소하가 손으로 눈을 가리며 고개를 돌린다.
"나? 목욕 좀 하게."
주저 없이 욕조에 몸을 담그는 이강.
"나.. 밥이라도 먹고 올게."
"그러든지!"
소하가 이강의 옷가지에서 돈을 조금 챙겨 방을 나선다.
'허락도 없이 돈을 막 가져가네.'
이강이 속으로 생각한다.
'내가 편한 거겠지. 다행인 거려나?'
이강은 생각을 접고 따뜻한 물을 즐기기 시작한다.
한편, 1층으로 내려간 소하는 여관 주인의 아들을 발견한다.
"여기 밥을 좀 먹고 싶어요."
"네, 밥 드려야죠."
"얼마죠?"
"숙박비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올려 드릴까요?"
"아.. 저는 여기서 먹고 갈게요. 그리고 다른 분 드실 밥은 이따가 좀 올려줘요."
"네! 알겠습니다!"
소하가 자리를 잡고 기다린다. 그때 여관 주인의 아들이 다가온다.
"먼 길 힘드시죠? 금방 밥 내오겠습니다."
"네, 좀 힘들긴 하죠."
"그런데 옷차림이 좀 달라지셨네요? 귀공자 같으세요."
"아.. 동행인이 제게 입혀줬어요."
"아하.. 그렇군요."
여관 주인의 아들이 웃는 낯으로 말한다.
'주인과 하인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 모양인데? 귀족 자제가 애인을 데리고 유람하는 건가?'
여관 주인의 아들이 속으로 생각한다.
'그럼 내가 들이댈 틈도 있는 거겠지?'
마음에 음욕이 차는 걸 느끼며 그가 생각한다.
'둘 다 탐나긴 한데, 만약 한 명만 꼬셔야 한다면 귀족 자제가 낫겠지. 그래야 뒷탈이 없겠지.'
그때 밥이 나온다. 여관 주인의 아들은 소하에게 밥을 건넨다.
"여기 밥 나왔습니다. 위엣 분 밥도 올려드릴게요!"
자연스러운 태도에 소하는 의심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고 밥을 먹는다.
'멍청한 건지.. 분명 지금쯤 몸을 씻고 있을 텐데 말야.'
여관 주인의 아들이 밥을 가지고 계단을 오르며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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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과 소하의 관계가
여관아들의 예상처럼
주인과 하인이여도 멋질것 같고
귀족자제가 애인을 데리고 유람하는것이라도 너무 멋질것 같아요 ㅎ
글 자체가 정말 너무 재밌네요 ㅎㅎ
다음글 꼭 기다릴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