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라 황석호 -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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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딱 달라붙는 청바지여서 벗는 데에도 한참이 걸렸다. 그동안 나는 석호의 자지를 볼 수밖에 없었다. 방금 씻고 와서 음모가 촉촉이 젖어 있었다. 길지는 않지만 풍성한 음모였다. 물에 젖은 하얀 팬티가 거뭇하게 보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음모를 배경으로 내민 자지가 답답한 청바지 때문인지 음낭에 붙어 있었다. 장씨 아저씨만큼은 아니어도 제법 길고, 발기를 하지 않아도 굵어 보이는 자지가 내 눈에 들어왔다. 그 끝에는 굵은 자지답게 발랑 까지고 커다란 귀두가 붙어 있었다. 나랑은 다른 것이었다. 석호는 음낭에 붙은 자지를 쓸어 올려 떼어내고는 내가 건네는 트렁크 팬티를 받았다.


  “이거 입으면 자지가 옆으로 새는데....”


  진짜로 그랬다. 사이즈가 작은 내 트렁크 팬티는 석호의 자지를 다 담아내지 못했다. 사타구니 옆으로 귀두가 삐져나왔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니가 봐도 웃기지? 내가 이래서 트렁크를 안 입는다니깐. 내 사이즈에 맞춰서 입어도 살 때문에 말려 올라가서 자지가 다 나와. 내가 뚱뚱해도 딱 붙는 바지를 입는 이유가 있다니깐.”


  석호와 나는 창문을 열고 나란히 서서 담배를 피웠다. 보이는 것이라 봐야 다닥다닥 붙어 있는 집들뿐이어도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만으로 좋았다. 내 옆에 누군가 있다는 것이, 그 사람이 내가 좋아하는 석호라는 것이 나를 편안하게 했다. 비록 내가 석호를 생각하는 만큼 석호가 나를 생각하지 않아도 상관없었다. 어차피 그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석호는 내 옆에 항상 있으니 그것으로 족했다. 석호가 내 친구라는 것이, 오히려 친구이기 때문에 내 옆에 있는 것이었다. 민구와 철우가 내 친구여서 마음이 편하듯이 석호도 내 친구니까, 친구여야 내 마음도 석호의 마음도 편할 것이 분명했다.

  그것은 곧 내 정체성을 드러내지 않고 철저히 감춰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민구와 철우가 석호를 대하듯이 나도 그렇게 석호를 대하는 것이 정답이었다. 석호가 남자니까 그래야했다. 나도 석호의 눈에 같은 남자로 보일 뿐이었다. 그러니까 자지가 팬티 옆으로 새서 귀두가 튀어 나와 있어도 아무렇지 않게 같이 있을 수 있는 것이었다. 나도 아무렇지 않아야 했다. 나를 위해서, 무엇보다 석호를 위해서였다.


  “석호야, 너 포경수술 언제 했어?”


  “고등학교 올라가는 겨울방학 때. 너는 언제 했는데?”


  “아직 안 했어.”


  “진짜? 민구랑 철우도 나랑 비슷한 시기에 했던데.... 왜 안 했어?”


  “안 한 게 아니라 못했어. 우리집은 여자밖에 없잖아.... 할라고 그랬는데 자꾸 시기를 놓치네.... 씨.발 부끄럽고 쪽팔려서 짜증나. 이 나이에 포경수술도 안 하고....”


  “혹시 그래서 전에 우리가 목욕탕 가자니까 안 갔던 거야?”


  “응. 쪽팔리니까.... 작년에 제대하고 할라 그랬는데 니들이 존.나 아팠다고 막 그랬잖아. 그래서 겁나서 못했어.”


  여기까지만 해도 될 걸, 나는 거짓말을 보태서 내가 남자라는 것을 석호에게 드러냈다. 그것은 또 석호에게 내 정체성을 감추는 것이기도 했다.


  “기집애들 따먹으려고 해도 내 꼬추 보고 뭐라고 할까봐 하지도 못했어. 우리과 기집애들 졸업하기 전에 다 따.먹어야 되는데.... 수술만 하면 다 따먹을 거야. 벌써 순서 다 정해놨어.”


  석호는 담배 연기를 길게 내뿜고 내 얼굴을 한참 바라보다 말했다.


  “넌 잘생겨서 좋겠다. 나는 뚱뚱해서.... 근데 여자들이 너한테 막 대시하고 그래?”


  한 번 터진 거짓말은 사그라들 줄을 몰랐다.


  “응. 노트도 알아서 갖다 바치고 그래. 내가 밴드하니까 더 잘 붙는 거 같애. 빨리 수술해서 노트 갖다 바치는 년들부터 하나씩 따.먹어야겠어.”


  “수술 언제 할 건데?”


  “지금은 여름이니까 좀 그렇고.... 나중에 좀 선선해지면.... 매일 샤워 안 해도 될 때....”


  석호는 또 길게 담배 연기를 내뿜고 특유의 무심한 듯한 말투로 한 마디를 던졌다.


  “굳이 안 해도 되는데....”


  석호가 내 어깨에 손을 올렸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하지만 그것을 드러내면 안 되었기에 나는 가만히 석호를 바라볼 뿐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모든 것이 자연스러워야 했다. 석호가 조용히 말을 이었다. 그런데 좀 뜬금이 없었다.


  “너 어릴 때 별명 같은 거 있었어?”


  당연히 있었다. 국민학교 1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줄기차게 따라다녔다. 정말 듣기 싫은 별명이었다. 


  “응. 미역기.... 내 이름이 이영기라서 별명이 미역기였어. 어감이 좀 비슷하잖아.”


 특별시에 입성하고부터는 완전히 사라져서 나는 기분이 엄청 좋았는데 석호가 그걸 끄집어내고 있었다. 하지만 몇 년 동안 듣지 않고 살았으니 약간은 그립기도 해서 사실대로 말했다.


  “미역기? 그게 뭐야?”


  “너 미역기 몰라?”


  “그게 뭔데?”


  “그거 안 먹나.... 하긴 나도 커서는 안 먹기는 했네.... 미역기가 뭐냐면 미역줄기 끝에 달린 건데 솔방울처럼 생겼어. 이파리처럼 난 거야. 그거 하나씩 뜯어가지고 고추장 양념에 버무려서 밑반찬으로 먹었어. 도시락 반찬으로 많이 싸오고 그랬지. 나도 참 많이 싸갔었네.... 씨.발 미역기가 미역기 싸왔다고 지랄들을 해서 그 별명 정말 듣기 싫었어. 그러니까 절대로 그렇게 부르지마. 죽여 버릴 거야.... 그럼 넌 별명 뭐였는데?”


  “왕자.”


  “이 새끼, 나한테 별명 자랑하려고 일부러 물은 거네.... 너 중,고등학교 다닐 때도 니 맘대로 하고 다녔지? 하긴 그 성격이 어디 가겠냐?”


  “니가 생각하는 그 왕자 아냐. 줄임말이야.”


  “왕자가 줄인 말이면.... 왕.... 왕성한.... 자.... 자로 시작하는 단어가 뭐가 있지? 자.... 자루, 자식, 자랑, 자....”


  “자지.”


  숨이 턱 막혔다. 하지만 아무렇지 않은 듯 해야 했다. 석호가 말을 이었다.


  “왕자지.... 줄여서 왕자.”


  별명이 말짜였던 장씨 아저씨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자지가 크면 다 그런 별명이 붙는 모양이었다.


  “중학교 때 수학여행 가서 붙은 별명이야. 너도 그런 장난했지? 잘 때 꼬추에 치약칠하고 그러는 거. 산도 과자에 크림만 빨아 먹고 거기에 치약 발라서 다시 붙여가지고 먹으라고 장난치고 그랬잖아. 하긴 넌 착해서 그런 장난 안 했겠다. 암튼 내가 잘 때 애들이 내 바지 벗겨서 치약을 발랐는데 다음날부터 내 별명이 왕자지, 왕자가 됐어.”


  “너 나한테 자랑하는 거 맞네.”


  “하하하하하 자랑하는 거 알아챘어?”


  “씨.발.... 존.나 재수 없어. 그 왕자지로 여자 따먹고 다니니까 좋냐?”


  “나 여자 따먹은 적 한 번도 없는데?”


  “밴드 하는 이유가 여자 따먹는 거라면서 지금까지 안 따먹고 뭐했냐?”


  “에휴~~~~ 나도 따먹고 싶지. 근데 그게 쉽겠냐? 내가 좋아하는 애한테 고백도 못했는데....”


  “우와~ 천하의 황석호가 좋아하는 애한테 고백도 못해? 너 오늘 낯설다....”


  “난 뚱뚱하니까.... 걔는 내가 자기 좋아하는지도 몰라. 그냥 보고만 있어.... 괜히 고백했다가 까이면.... 근데 언젠가는 꼭 고백할 거야. 아직은 아니고.... 아~ 씨.발 걔 생각하니까 존.나 꼴린다. 존.나 이쁘거든....”


  “이쁜 애 있으면 빨리 고백해야지, 너 아끼다가 똥 된다. 뺏기고 나서 후회하지 말고 빨리 고백해.... 어떤 앤지 궁금하네. 존.나 이쁘다니까 존.나 궁금해.... 내가 먼저 대시해서 따먹으면 너 나 죽일 거야?”


  “할 수 있으면 그렇게 하시든가.... 나보다 먼저 그 애 따먹은 새끼 있으면 그 새끼 조ㅈ몽둥이를 분질러 버릴 거야.... 근데 너도 보면 놀랄걸? 씨.발 지금까지 그렇게 이쁜 애 처음 봤어. 아~~ 씨.발 꼴려.... 근데 너 진짜 한 번도 여자 안 따.먹어 봤어?”


  한 번도 여자를 따.먹어 본 적은 없으니 그렇다라고 얘기해도 거짓은 아니었지만 석호의 말은 섹스를 해 본 적이 없냐는 뜻이었으니 나는 석호에게 사실대로 말했다. 그 대상이 남자라는 것만 밝히지만 않으면 될 것 같았다.


  “따.먹어 봤지. 니가 상상도 못할 만큼....”


  “니네과 여자애들 안 따.먹어봤다며?”


  “우리과 여자애들 안 따먹은 거지 다른 사람 안 따먹었다고는 안 했는데? 노가다 할 때 고향 내려가서 몇 번 따먹었어. 씨.발.... 나한테 수술 안 했다고 뭐라 하더라. 그래서 그 다음부턴 안 했어. 그럼 너 진짜 한 번도 안 해봤어?”


  “응.... 근데 이제 할 거야. 존.나 따먹고 다닐 거야.... 열심히 테크닉 연마해서 내가 좋아하는 애 제대로 홍콩 보내 줄 거야. 아~ 또 걔 생각하니까 씨.발 존.나 꼴린다.”


  정말 많이 꼴리는 모양이었다. 석호의 자지는 내가 준 트렁크 팬티 안에서 한껏 발기가 되어 있었다. 별명 그대로 왕자지인지, 고무밴드 위로 귀두가 살짝 삐져나올 정도였다. 석호의 자지를 꼴리게 만드는 그 여자가 무척이나 부러웠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비웠다. 석호는 내 친구니까, 친구가 좋아하는 여자에게 질투를 느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내가 석호의 친구로서 해야 하는 역할은 그 여자랑 잘 되어서 석호가 밴드를 하는 목적을 이룰 수 있도록 응원하는 것이었다.


  다음날 석호는 입고 잤던 내 트렁크 팬티를 벗어버리고 그냥 바지를 입었다. 그리고 연습실에 널어 둔 자신의 하얀 팬티를 입었다. 민구와 철우가 있는 곳에서 바지를 벗고 팬티를 입었는데, 민구와 철우는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노팬티로 돌아다녔느냐고 놀릴 뿐이었다. 남자끼리는 그래야 하는 것이었다. 앞으로 나도 그렇게 할 것이라 다짐했다.


  여름날 오후는 또 우리를 땀에 젖게 만들었다. 석호가 먼저 옷을 벗고 수건에 물을 적셔 땀을 닦고는 선풍기에 몸을 말렸다. 순차적으로 옷을 벗었다. 나도 벗었다. 탈수 증세로 또 쓰러져서 친구들을 고생시킬 수가 없었다. 석호가 하얀 팬티만 입고, 왕자지의 윤곽이 고스란히 드러나도 나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래야했다. 석호도 남자고 나도 남자였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연습실에 미니 냉장고가 들어오고 그 안에 물보다 흡수가 빠른 게토레이가 가득 찬 것도 내가 쓰러지고 난 다음의 일이었다. 물론 석호가 그렇게 한 것이었다. 땀에 젖은 몸을 닦고 쉬면서 시원한 게토레이를 마시면 몸의 에너지가 다시 충전되는 기분이었다. 민구도 나처럼 그랬는지 내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니가 쓰러진 덕분이야. 타이밍 죽였어. 근데 석호야, 게토레이 말고 파워 에이드는 안 돼? 난 수분과 함께 힘이 필요해. 여자 따먹고 담배 피면서 파워 에이드 마시면 기분 죽이는데....”


  나는 순수한 호기심으로 물었다.


  “진짜 따먹었어?”


  “응. 우리과에 걸.레년 하나가 있는데 씨.발 그냥 막 대줘. 그래서 나도 따먹었지. 씨.발 영기 넌 니네과에 거의 다 여자니까 존.나 따먹었겠다. 씨.발 존.나 부러워.”


  나는 긍정도 부정도 아닌 웃음만 지었다. 민구의 말은 야한 얘기로 이어져서 철우도 한 마디를 했다.


  “우리과에도 그런 애 하나 있어. 씨.발 눈웃음 살살 흘리는데 안 넘어갈 수가 없더라. 얼굴은 별로 안 이쁜데, 가슴은 존.나 커. 보지에 물도 많이 나오고....”


  민구가 철우에게 물었다.


  “자지도 빨아줘? 우리과 그년은 절대로 자지는 안 빨아주던데. 그년 따먹은 다른 애한테도 물어보니까 자기도 안 빨아주더래.”


  “우리과 그년은 빨아주던데.... 보지보다 입으로 해주는 게 난 더 좋더라고.... 아~ 씨.발 꼴린다.... 석호야 니네 과에는 그런 애 없....구나.... 아예 여자 자체가 없구나.... 진짜 너 무슨 재미로 수업 들어 가냐?”


  인상을 찌푸리고 있는 석호에게 민구가 물었다.


  “석호야, 올해 기계공학과에 여자 하나 들어왔다고 동기 남자애들이 천 원씩 모아서 옷 사줬다던데 그거 진짜야? 정원이 백 명이 넘으니까 천 원씩만 모아도 십 만원이 넘어. 좋은 옷 사 입혔겠다....”


  석호가 짜증을 내며 한 마디를 던졌다.


  “씨.발,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니가 공대니까 물어본 거지. 씨.발 그런 걸로 짜증을 내냐?”


  철우가 석호를 위로했다.


  “씨.발 나는 석호가 수업 잘 빠지는 거 이해해. 나 같아도 수업 들어가기 싫겠다. 안 그래도 지겨운데 여자 보는 맛이라도 있어야 되잖아. 근데 석호는 그런 게 없으니까.... 공대 다른 과들은 여자가 아무리 못해도 한 명이라도 있는데, 니네과는 어떻게 한 명도 없냐. 너 토목 가지 말고 건축공학과 가지. 거기는 여자 제법 있다던데....”


  처음은 위로를 하는 듯 했으나 결국은 석호를 놀리는 말이었다.


  남자들, 특히나 20대 젊은 남자들끼리 몰려 있었으니 시시때때로 여자들 이야기나 음담패설이 나왔다. 민구와 철우가 복학을 하고 첫 경험을 고백한 이후로는 그 내용이 더욱 구체적이었다. 어린 나이에 첫 경험을 한 나로서는 조금 가소롭기도 했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건 사실이었다.

  한 바탕 여자 이야기가 지나가고 합주를 하면 석호의 왕자지가 힘을 발휘했다. 마주보고 서 있는 석호의 자지가 부풀어 올라 자지 윤곽이 확연히 드러났다. 특히나 흰색 팬티를 입고 있을 때면 안이 비쳐 보일 정도였다.

  나도 민구와 철우의 경험담을 듣고, 많이 꼴리고 따먹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으니 석호처럼 종종 자지가 발기되었다. 나도 석호를 따라 베이스 스트랩을 짧게 잡고 있던 터라 석호도 내 발기된 자지를 봤을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나는 왕자지가 아니라서 별로 표가 나지 않았고, 표가 난다고 해도 상관이 없었다. 같은 남자끼리, 게다가 치마만 두른 모습을 봐도 자지가 발딱거리는 20대 중반의 청춘이니까 당연한 거라고 석호는 생각할 것이었다. 그래서 나도 마음 편하게 석호의 왕자지를 대놓고 바라봤다. 석호가 발기된 자지의 위치를 바꾸기 위해 팬티에 손을 넣어도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기가 훨씬 쉬워졌다.




-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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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기 시합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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