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라 황석호 -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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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겨울방학이 시작되고 곧 해가 바뀌었다. 평일에 3번 합주를 했다. 과외도 계속 되었다. 4학년 때는 수업이 별로 없으니 한 팀을 더 받았다. 그리고 계속 장씨 아저씨를 만났다.
장씨 아저씨는 내가 베이스 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계속 우겨서 연습실에 데리고 갔다. 멤버들에게 노가다 시켜줬던 아저씨라고 소개했다. 멤버들은 악수를 하면서 반갑게 맞이했다. 어떻게 다시 만났냐부터 시작해서 둘이 무슨 사이고, 첫 키스는 언제 했고, 진도를 어디까지 뺐느냐는 얘기는 전혀 묻지 않았다. 장씨 아저씨가 남자였기 때문이었다. 그 전날 장씨 아저씨와 섹스를 하고, 내 자지를 빨아 사정을 시킨 아저씨가 내 입에 키스를 해서 내가 싼 정액을 나눠 먹은 사이인데 아무도 궁금해 하지 않았다. 장씨 아저씨는 나를 따먹었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내가 아저씨의 자지를 먹은 것이지만 나는 멤버들에게 자랑을 하지 못했다. 밴드를 하는 이유가 너희들이랑 똑같이 사람 꼬시는 것으로 바뀌었다며 말을 할 수도 없었다. 꼬시려는 대상의 성별이 달랐기 때문이었다.
합주가 끝날 때까지 구경하던 장씨 아저씨는 우리 멤버들에게 저녁을 근사하게 샀다. 다들 있는 집 자식이면서 꼭 처음 먹는 것처럼 아저씨가 사주는 고기를 환호성을 지르며 맛있게 먹었다. 아저씨는 나를 데리고 여관을 가서 전날에 이어 또 내 옷을 벗겼다. 역시나 보호막 없는 자지를 내 똥구멍에 찌르고 말했다.
“기타치는 애.... 석호? 걔 노래 엄청 잘하데.... 나랑 비슷하게 생기고, 바지 앞에 보니까 불룩하더던데.... 너 그거 보면서 엄청 똥구멍 벌렁거렸겠더라. 하하하하 드럼 치는 애도 동글동글 하니 귀엽고 딱 니가 좋아하게 생겼어.... 그놈들 때문에 밴드 하는 거 아냐?”
나는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특히 기타치는.... 석호 걔, 자지도 커 보이고 나처럼 빠.구리 좋아하게 생겼던데.... 씨.발년 너 걔 좋아하지? 자지 빨고 싶고 이렇게 똥구멍도 대주고 싶잖아....”
씨.발.... 맞았다. 장씨 아저씨는 나의 모든 걸 알고 있었다. 역시 남자를 좋아하는 남자니까 나를 제대로 바라보고 있는 셈이었다.
“걔도 게이면 둘이서 니 똥구멍 번갈아 쑤시고, 걔가 니 똥구멍 쑤실 때 나는 니 입에 조ㅈ 박으면 존.나 재미날 텐데....”
저절로 상상이 되었다. 아저씨의 정액은 똥구멍으로 받고, 석호의 정액은 입으로 받아먹고 싶었다. 석호의 손에 흐르던 정액을 보고 석호의 실체를 깨닫긴 했지만 내가 고개를 바로 돌린 것은 손가락에 묻은 정액을 핥아 먹고 휴지가 필요 없을 정도로 석호의 귀두를 깨끗하게 빨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근데 아서라.... 일반 따먹을라다가 인생 조ㅈ 되는 수가 있어. 일반한테 마음 주지 마. 그래봐야 니 마음만 아파.... 표내지 말고 뒷구멍으로 호박씨나 까면서 살아. 그게 우리 같은 사람이 사는 길이야.... 아흐~~ 씨.발년 존.나 쪼으네....”
오랜 게이 생활을 한 아저씨가 해 주는 말이니 맞을 것이었다. 내가 게이라는 것을 멤버들이 알면 나를 가만 놔두지 않을 것 같았다. 씨.발을 외치면서 나를 따먹고 쫓아내면 그나마 다행한 일일 테고, 서로를 놀려먹기 좋아하는 우리들이었으니 나를 놀림의 대상으로 삼아 두들겨 패거나 온갖 상스러운 말로 나를 비난할 것이 분명했다.
베이스 생초보 시절 석호에게 하나부터 열까지 다 배워서 나름 능숙한 베이스 주자로 발전했듯이, 본격적인 게이 생활에 앞서 장씨 아저씨의 조언은 내가 꼭 새겨 들어야 하는 것이었다. 장씨 아저씨는 나에게 꼭 필요한 조언을 하나 덧붙였다.
“씨.발년아.... 나 말고 딴놈이랑 할 때는 꼭 장화 신고 해. 병 걸리면 인생 조ㅈ 되는 게 아니라 인생 종치는 거야. 땡땡땡.... 알았냐?”
장씨 아저씨는 노래 반주 기계가 있던 술집으로 가끔 나를 데리고 갔고, 갈 때마다 자기가 내 애인인 양 행세했다. 그리고 새 학기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특별시에서의 공사를 끝내고 다른 지방으로 떠났다.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그 후로 한 번도 장씨 아저씨를 볼 수 없었다.
4학년이 되면 수업이 별로 없으니 설렁설렁 학교에 다니면서 취업 준비를 해야 마땅했으나 나는 무지 바쁘게 생활을 했다. 총학생회와 단과대 학생회 출범식 공연을 하고 이어지는 축제 공연을 위해 거의 매일이다시피 합주를 했다.
과외 수업도 한 팀을 더 받아 절대적인 수업 시간도 늘어났고, 철주가 속한 팀은 고등학생이 되어서 수업을 위해 준비해야 하는 시간은 몇 배로 늘었다. 학력고사 세대인 내가 수능 세대인 철주를 가르쳐야 했으니 틈이 나는 대로 고등학교 수학과 영어를 공부해야 했다. 거기에 들인 노력은 내가 생각해도 참 가상했다. 중학생과 고등학생의 레벨 차이는 다들 공부를 해봤으니 잘 알고 있을 터, 내가 들이는 시간과 노력만큼 철주가 속한 고등학생 팀의 수업료도 당연히 상승했다.
내가 벌어들이는 수입은 6개월 과외를 해서 등록금과 기타 생활비를 충당하는 하는 수준이 아니었다. 한 학기 등록금은 한 달 수입의 반도 안 됐고, 내가 매일 호텔 뷔페를 먹는 것도 아니었으니 밥값은 정말 수입에 비하면 껌값이었다. 내가 버는 수입은 고스란히 통장에 차곡차곡 쌓였다. 게다가 내 소득은 철저히 현금 수입이라 국세청에 잡히지도 않아서 내가 내는 세금은 0원이었다.
축제 공연이 끝나도 거의 매일 합주가 이어졌다. 가요제 출전을 위한 연습에 돌입했기 때문이었다. 4학년이었으니 마지막이었다. 석호가 뽑아내는 곡들을 다양하게 편곡해 연주를 해야 했고, 또 그중에 최선의 것을 골라야 했으니 일이 많았다.
내가 4학년이던 1994년 여름은 어마무시하게 더워서 연일 폭염이 이어졌다. TV 뉴스에서 매일 기록을 갈아치운 그날의 기온을 알려줄 정도였다. 대프리카라는 별명을 얻은 대구에서 아스팔트에 계란 프라이를 하는 장면까지 뉴스에 나올 정도였으니 그 시절을 겪은 사람들은 내 말을 이해할 것이다.
94년 한여름의 연습실은 상투적인 비유로 찜통이었다. 철우가 석호와 민구를 보며 돼지수육이 다 익었으니까 먹는 일만 남았다며 놀릴 정도였다. 옷을 벗은 것은 물론이고, 석호가 선풍기를 한 대 더 갖다 놓았지만 무용지물이었다. 참다못한 민구가 고무 다라이를 구해 와서 물을 채워 놓고 쉴 때마다 번갈아 들어가 몸의 체온을 낮췄다.
물에 젖은 팬티를 매번 짜 입기도 귀찮아서 어느 때부터는 아예 발가벗고 연습을 했다. 찬물에 들어가 몸을 식히고 몸의 물기를 닦고 바로 연습을 할 수 있어서 훨씬 편했다. 더위에 지친 우리는 담배를 피우지도 않았다. 담배를 피우려면 밖으로 나가야 했으니 옷을 입기도 귀찮았거니와 강렬한 태양빛을 피하고 싶어서 그냥 연습실에 남아 있었다. 가장 담배를 좋아하는 석호도 그랬다. 민구가 석호에게 딱 한 대만 피우자고 거의 무릎을 꿇다시피 사정을 했지만 석호는 근엄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민구도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사정을 했으나 석호의 한 마디에 다음부터 입을 닫았다.
“씨.발.... 내 자지 빨면 담배 피우게 해 줄게.”
민구의 입에서 쌍욕이 나왔다.
“씨.발 드럽게.... 안 펴 안 펴.”
담배의 금단 증세는 결국 민구의 옷을 입혔고, 바깥에 나가 연달아 두 대를 피우고 온 민구는 땀에 절어서 들어왔다. 선풍기 앞에 서서 옷을 모두 벗고 다라이에 들어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하아~~~ 씨.발 존.나 더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냥 참고 연습을 하는 것뿐이었다. 탈수 증세로 내가 한 번 쓰러진 경험이 있으므로 탈수가 되지 않도록 물보다 흡수가 빠른 게토레이를 마시고, 염분을 섭취했다. 오줌을 누러 화장실에 가는 일도 거의 없었다.
비 오듯 땀을 흘려도 우리는 신나게 연주를 했다. 석호와 나는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들며 기타와 베이스의 줄을 튕겼다. 몸의 흔들림에 따라 내 자지는 딸랑거렸고, 석호의 자지는 덜렁거렸다. 그러다 보면 자지에 자극이 와서 발기가 되는 때도 있었는데, 석호의 자지가 쑥쑥 자라나 하늘을 향해 우뚝 솟으면 내 자지도 자연스럽게 발기가 되었다.
마음을 비웠다고 하지만 그건 나에게 거는 최면일 뿐 내 본능은 전혀 그렇지가 않아서 발기된 석호의 자지를 빨고 싶었다. 명분도 있었다. 씨.발 정말 못 참겠으니까 석호 너의 자지라도 빨고 여기서 담배를 피워야겠다고 하면 석호 본인이 내뱉은 말이었으니 거부를 할 수도 없을 터였다.
하지만 나는 그러지 않고 석호의 발기된 자지를 소 닭 보듯이 봤다. 장씨 아저씨가 나에게 해 준 조언 때문만은 아니었다. 석호가 우리 밴드에서 차지하고 있는 권위를 지켜주고 싶었다. 모두가 취업 생각도 없이 밴드에 전념하는 것은 마찬가지였지만 석호가 밴드를 위하는 마음을 따라갈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우리 밴드 이름이 괜히 석호 플라이가 아니었다. 석호의 위치는 절대적이었다. 나뿐이 아니라 민구와 철우도 인정하는 것이었다.
나는 밴드의 일원으로서 석호를 지켜야 할 의무가 있었다. 누가 나에게 강제로 부여한 의무는 아니라 해도 내가 꼭 지켜야 하는 것이었다. 석호가 권위가 무너지는 것은 곧 밴드의 존폐 위기를 의미했다. 석호를 지키기 위해서는 내 행실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민구나 철우는 석호가 기타를 치다가 발기를 하든 말든 신경도 안 썼지만 나는 심호흡을 한 번 하고 ‘소 닭 보듯 해야 해’하며 마인드 컨트롤의 과정을 거쳐야 했으니 나만 잘하면 되는 일이었다.
그런데 마인드 컨트롤이 되지 않았던 때도 있었다. 유난히도 처음부터 딱딱 맞아떨어지던 날이었다. 한 바탕 신나게 달리고 차례로 다라이에 들어가 몸을 식히는데 민구가 말을 먼저 말을 꺼냈다.
“니들도 잘 맞으면 존.나 짜릿하지? 딱딱 맞으면 자지가 발딱거리다가 마무리로 딱 때리고 석호 기타 소리가 여운으로 남으면 존.나 짜릿해지면서 꼭 싸는 느낌이야.”
늘 그렇듯이 철우가 말을 받았다.
“나도 그래. 좀 전에도 자지가 존.나 불끈거리더라.”
나도 한 마디를 던졌다.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석호 너도 그랬지? 좀 전에 존.나 껄떡대던데.... 씨.발 나 똥꼬 따일까봐 존.나 겁나더라.”
나는 일부러 과장을 해서 말했다. 여자 따먹는 얘기가 나왔을 때 석호가 했던 말을 바탕으로 놀리는 말이었다.
“나는 보지보다 똥구멍에 박는 게 기분이 훨씬 좋아. 임신 걱정도 없으니까 일거양득이잖아.”
민구도 인정을 했다.
“나 딱 한 번 똥구멍에 박아 봤는데, 씨.발 존.나 쪼이더라. 얼마 안 있어서 바로 쌌잖아. 내가 따먹은 애들은 똥구멍 대달라고 하면 지랄지랄을 하던데 석호 니가 따먹은 애들은 잘 대주나봐.”
“잘 안 대줘. 씨.발년들이 내 자지 크다고 무섭다나.... 대달라고 해서 안 대주면 그냥 힘으로 하는 거지. 결국 좋아할 것들이 처음엔 존.나 뺀다니깐.... 니네들은 똥구멍에 조ㅈ 안 쑤.셔 봤어?”
철우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나는 거짓말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어릴 때의 경험이고, 또 여자 똥구멍에는 한 번도 안 찔러 봤으니 순전히 거짓말만은 아니었다.
“똥구멍에 찌르면 진짜 좋아. 조ㅈ이 그냥 막 녹아.... 니들도 해보면 석호랑 내 말이 뭔 뜻인지 알 거다. 석호야, 니가 따먹은 애 언제 한 번 같이 따먹을까? 비디오처럼 씹구멍 똥구멍 번갈아가면서 쑤시면 되잖아. 그거 존.나 해보고 싶어.”
“한 번 물어 볼게. 똥구멍 잘 대주는 년 하나 있어. 나 말고 딴놈들한테도 잘 대주는지 씨.발 그냥 쑥쑥 들어가. 아~ 씨.발 꼴린다....”
이런 대화들이 오고 갔었으니 내가 한 말은 모두에게 농담으로 들렸고, 민구와 철우도 석호를 덩달아 놀렸다. 석호는 우리가 놀리든지 말든지 신경 쓰지 않고 제법 진지하게 말했다.
“짜릿한 게 당연하지. 밴드 하는 게 그래서 마약이라는 거야. 내가 어릴 때 공연 영상 보다가 딱 그랬거덩. 씨.발.... 기타를 치는 걸 보는데 소름이 쫙 돋으면서 자지가 발딱 서더라고.... 씨.발 쌌어. 나 그때부터 더 열심히 기타 쳤잖아....”
그렇게 합주를 이어갔다. 합이 딱딱 맞아 떨어졌다. 석호와 내가 발기한 것을 거론하며 간간이 민구가 의자에서 일어나 자기도 발기한 자지를 드러냈다. 민구의 조금 짧고 굵은 자지는 언제 봐도 귀여웠다.
마지막으로 달리기 전에 한 번 쉬는 때에 민구가 내 등에 물칠을 해주면서 말했다.
“영기 너는 어째 궁뎅이도 이쁘냐. 착 올라붙은 게 여자들보다 더 이뻐.”
농담이니 농담으로 받았다. 민구에게는 사심이 전혀 없어서 쉽게 받아칠 수 있었다.
“내가 안 이쁜 데가 없긴 하지. 내가 괜히 미스국문 진이 아냐.... 아마 똥구멍도 이쁠 걸?”
“진짜 그럴 거 같애. 씨.발, 꼴린다....”
민구의 자지가 서서히 일어서는 것이 보였다.
“전에 내가 똥구멍 따먹었다고 그랬잖아.”
“응.”
“그년이랑 그저께 또 했는데, 지가 먼저 똥구멍에 박아 달라 하더라고. 씨.발년 존.나 박아줬지. 그년 궁뎅이가 영기 너랑 비슷해. 씨.발 존.나 꼴리네....”
민구는 자기 자지를 잡고 그때를 회상하는 듯 몇 번 흔들었다. 민구가 그러거나 말거나 철우와 석호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영기야, 똥구멍 한 번 대줘. 이 오빠가 잘해줄게. 오빠 믿지?”
이 상황에 내 본색을 감추느라 정색을 하면 분위기가 더 이상해지는 것을 알았기에 나는 장난으로 받았다.
“오빠 나 처음이니까 안 아프게 해줘.”
나는 장난치듯 엉덩이를 살짝 민구에게 내밀었다. 그런데 민구는 정말 내 엉덩이에 자지를 밀착해왔다. 나는 진짜 민구가 내 똥구멍에 자지를 찌르면 받을 생각이었다. 내가 벌인 일이 아니라 민구가 벌인 일이었으므로 모든 책임을 민구에게 떠넘기면 될 것 같아서였다. 하지만 민구의 자지는 내 똥구멍에 정확히 조준하지 않았고, 조준했다고 해서 아무 것도 바르지 않은 자지가 똥구멍으로 들어올 리 만무했다. 역시나 민구는 장난이 좀 심한 것일 뿐이었다.
“씨.발년 오빠 자지 좋아? 똥구멍 꽉 찼어?”
나도 장난으로 대답했다.
“오빠 자지 너무 커.... 똥구멍이 다 찢어졌어.”
민구는 계속 허리를 움직이며 자지를 박는 시늉을 했고 나는 짐짓 아픈 척 신음소리를 냈다. 그리고 민구와 나는 유쾌하게 웃었다. 우리의 장난을 쳐다보며 석호와 철우도 웃었다. 그런데 그때였다. 민구의 자지가 처음과 달리 좀 미끌거리기 시작했다. 똥구멍을 스칠 때마다 아주 잠깐 찌를 듯이 멈췄다가 지나갔다.
“와~ 씨.발 진짜 넣고 싶네.”
나에게만 살짝 들리는 혼잣말인줄 알았는데, 철우도 들은 것 같았다. 웃으면서 한 마디를 던졌다.
“하하하하 진짜 넣어 버려. 나도 어떻게 하는 건지 좀 배우게.”
“오케이. 똥구멍에 넣기 전에 침을 좀 발라줘야 돼.”
민구는 진짜 넣으려는 건지 제대로 조준을 했다. 똥구멍에 귀두 끝이 딱 닿았다. 석호도 입을 뗐다. 웃음을 머금은 표정이었으나 말의 내용은 철우랑 달랐다.
“야, 김민구.... 너 그러다가 진짜 넣겠다. 이제 그만 해. 장난이 너무 심하잖아. 보기 좀 그래....”
“나 장난 아냐. 지금 존.나 꼴려서 진짜 넣을 거야. 여자나 남자나 똑같은 똥구멍인데....”
정말이었다. 민구가 말을 하는 도중에 귀두 끝이 살짝 들어왔다. 나는 너무 놀라 그냥 얼어붙었다. 민구의 귀두가 좀 더 들어오는가 싶었는데 바로 빠져 나갔다. 석호 때문이었다. 석호가 젖은 수건을 우리에게 던지며 소리를 질렀다.
“씨.발.... 지금 너네 남자끼리 뭐하냐? 존.나 드러운 새끼들....”
석호가 밴드 내에서 절대적인 권위를 가지고 있고, 우리는 석호의 말을 따랐지만 그건 밴드에 국한된 것일 뿐 아무 말도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민구는 날아온 수건을 다시 석호에게 던지며 말했다.
“씨.발, 장난 좀 친 거 가지고 정색을 하고 지랄이냐? 영기도 아무 말 안 하는데 왜 니가 지랄이냐고?”
“씨.발 그게 장난이냐? 장난도 정도껏이지.... 너 게이야?”
“씨.발새끼가 뭐래~ 말이면 다 해도 되는 줄 알아?”
내가 나서야 했다. 게이라는 말 때문에 나온 반대급부였다. 일종의 자격지심이기도 했고, 도둑이 제 발 저리는 셈이었다. 석호에게 짜증이 잔뜩 들어간 말투로 말했다.
“그럼 장난이지 장난 아니냐? 민구가 게이면 나도 게이야? 씨.발 존.나 기분 드럽네.... 나보고는 정색하지 말라 그래놓고 너는 왜 장난 좀 친 거 가지고 정색하는데?”
나는 일부러 한껏 비아냥을 담아 석호에게 말했다. 마음에도 없는 말이었다.
“씨.발 똥구멍 따먹는 얘기는 지가 제일 많이 하면서 누굴 보고 드럽데....”
석호가 내 말에 기분이 상했는지 자기도 짜증을 냈다.
“씨.발 아무나한테 똥구멍 대주는 새끼가....”
“씨.발 이게 미쳤나? 니가 민구보다 똥구멍 더 좋아하는데, 민구한테는 대주고, 아까 너 자지 존.나 껄떡거릴 때 너한테는 안 대줘서 삐쳤냐? 민구는 장난인데, 너는 진짜 찌를 거 같아서 겁나서 그랬다. 어쩔래?”
내가 비아냥거리며 쏘아대는 말에 얼굴이 벌개진 석호는 소파에서 벌떡 일어났다. 한 대라도 칠 기세였다. 옆에서 보고 있던 철우가 석호를 다시 끌어 앉혔다. 민구는 자기 때문에 석호와 내가 싸움을 하는 것이 미안했던지 평소 성격답게 유들유들한 말투로 석호와 나를 진정시켰다.
철우가 연습실 철문을 살짝만 열고 지하 복도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우리에게 손짓했다. 우리는 발가벗은 채로 복도에 나가 담배를 피웠다. 석호가 먼저 웃는 얼굴로 내 어깨를 툭 쳤다. 나도 웃으며 주먹을 쥔 손으로 석호의 어깨를 툭 쳤다. 석호는 역시 남자였다. 나도 남자고, 민구와 철우도 남자였다. 남자들끼리는 그렇게 화해를 하는 것이었다. 우리 모두는 빨리 담배를 피우고 잽싸게 찜통 같은 연습실로 들어가 각자의 자리에 위치했다.
“마지막으로 딱 한 번씩만 더 하고 가자.”
석호의 말에 민구가 드럼스틱으로 박자를 맞추며 외쳤다.
“씨.발~ 달려~~~~~~~”
우리가 집중적으로 연습하는 곡은 다섯 곡이었다. 첫 곡부터 또 합이 딱딱 맞았다. 짜릿했다. 두 곡을 하고 났을 때 석호의 자지가 발딱 섰다. 세 곡을 하고 났을 때 엉덩이에 땀을 닦기 위해 일어난 민구의 자지도 발딱 서 있었다. 조금 전의 일이 장난이었다는 것을 확인시키기 위해 민구 쪽으로 몸을 돌리며 말했다.
“민구야~ 속궁합 제대로 맞춰 보자~~”
“오케이~~~~”
그렇게 마지막 두 곡을 연달아 달렸다. 민구의 드럼 소리와 내 베이스 소리가 딱딱 맞아 떨어졌다. 드럼 사이로 보이는 민구의 발기된 자지가 너무나 귀여웠다.
마지막곡을 달리고 연습실에 울려 퍼지는 여운을 느끼고 있을 때였다. 민구가 소리를 질렀다.
“야 씨.발 뭐야~~~”
민구의 시선을 따라 내 고개가 돌아갔다. 석호의 발딱 선 자지에서 정액이 쭉쭉 뽑혀 나오고 있었다. 비싼 기타에 묻을까봐 그랬는지 커다란 자지를 앞으로 향하여 물총처럼 쏘아댔다. 세어보지는 않았으나 다섯 번 이상은 확실했다. 자지가 크면 정액도 많이 나오는가 싶었다. 게다가 힘도 좋아 자지에서 발사된 정액이 날아와 내 허벅지를 맞췄다. 민구가 또 소리를 질렀다. 놀리는 듯한 말투였다.
“아이 씨.발 드럽게.... 너 기타로 딸딸이 쳤냐?”
석호는 조금 당황스런 표정으로 젖은 수건을 가져와 자지를 닦고 내 허벅지에 흐르는 정액도 닦았다. 민구와 철우가 계속 석호를 놀렸다.
연습실을 정리하고 바깥으로 나온 우리는 건물 벽에 쭈그려 기대고 앉아 담배를 피웠다. 해가 져도 여전히 더웠다. 민구가 시원한 호프 한 잔 하자고 제안했으나 나는 고개를 저었다. 과외 수업 준비가 그 핑계였다. 내가 돈독이 올라 과외에 매진하고 있다는 것을 멤버들도 모두 알았기에 자기네들끼리 호프집으로 향했다.
멤버들과 헤어진 나는 지하철을 타고 시내 중심가로 향했다. 지하철에서 내려 골목길로 들어갔다. 장씨 아저씨가 나를 데리고 갔던 술집 앞에서 심호흡을 하고 문을 열었다. 평일 저녁이라 손님이 별로 없을 줄 알았는데, 저녁에도 날이 더워서 그런지 테이블이 거의 다 차 있었다. 나는 스탠드에 앉아 맥주를 주문했다. 그리고 노래책을 뒤져 한 곡을 골라 신청했다. 작은 무대 위에서 기계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불렀다. 손님들의 시선이 나에게 쏠렸다. 모두 남자 손님들이었다. 나 혼자서는 세 번째 방문이었다.
그래, 그곳은 게이바였다. 나 자신을 온전히 드러낼 수 있는 해방구였다. 장씨 아저씨가 떠나고 한 달쯤 후에 나는 이곳을 혼자서는 처음으로 찾았다. 맥주를 마시고, 사람들의 시선을 느끼고, 나 역시도 사람들을 노골적으로 쳐다볼 수 있는 곳이라 답답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 찾은 것이었다. 그리고 그곳은 마이크를 들고 노래만 할 수 있는 곳이었으니 내 마음을 더욱 잡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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