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1) 하사 듀칸 – 18번 늪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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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화. (1) 하사 듀칸 – 18번 늪지대,












 듀칸이 선택한 힘은 난해하고 복잡했다.


 거기에 인기조차 없었다.


 “그런데 왜 집에는 이런 책들이 많아요?”


 아버지는 듀칸이 괴뢰술(傀儡術)이란 주술을 배우는 것에 대한 반대의견을 주구장창 내뱉었다.


 아버지의 말에 듀칸은 볼을 부풀렸다.


 “흠흠! 그건 내가 이런 걸 모으는 걸 좋아해서, 나는 네가 저거에 관심을 가질 줄은 몰랐구나, 내 실수야,”

 “하지만, 좋아 보이는걸요! 요즘의 소환술이나 조작술 같은 걸 그냥 하나에 모아뒀잖아요?”

 “뭐-, 그건 그렇지,”


 듀칸은 괴뢰술(傀儡術)에 매력을 느꼈다.


 사령술이나 소환술, 조련술 그리고 인형술 같이 이것저것 나눠져있는 것이 아닌 모든 것을 합친 듯한 힘의 사용 방법, 듀칸은 생각했다.


 괴뢰술(傀儡術)은 혹시 현재 나온 모든 소환, 조작 계통의 시초(始初)가 아닐까? 하고,


 “뭐-, 그건 맞단다, 하지만 칸, 시초라고, 반드시 다 좋은 건 아니란다, 오히려 기술이란 세대를 지나면서 더욱 발전되는 것이니까,”


 게다가 그건 돈도 엄청 들고 말야,


 듀칸은 책을 보느라 아버지의 중얼거림을 듣지 못했다.


 후에, 듀칸은 후회한다, 들을 걸 아버지의 말을 좀 더 주의 깊게 들을 걸, 하고,




                       ⦁                  ⦁                  ⦁



 “파티 구합니다-! 서포터 가능합니다! 탱커도 가능하고, 딜러도 가능해요!”


 듀칸의 말에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저기, 도대체 뭘 배우셨길래 모든 게 가능하신 겁니까?”

 “아, 괴뢰술(傀儡術)입니다,”

 “네? 어-, 그게 뭐예요?”

 “흠흠! 뭐, 소환술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그쪽 계통이거든요, 하하,”


 듀칸은 자신의 힘을 알지 못하는 남자의 모습에 어색하게 웃으며 대충 설명을 붙였다.


 “흠-,”


 남자는 듀칸을 이리저리 훑어보았다.


 “키가 엄청 크시네요, 얼마나 되세요?”

 “예? 아, 196cm입니다,”

 “와-, 엄청 크다,”


 뒤에 가만히 서 있던 남자의 동료가 눈을 반짝였다.


 커피색의 피부와 짧은 고동색 머리카락, 그리고 호리호리한 몸매를 지닌 남자였다.


 “저보다 머리 하나는 크시네요? 멋지네요,”

 “하하, 감사합니, 어? 규선 형?”


 칭찬에 기분좋게 미소를 짓던 듀칸의 눈에 그의 얼굴이 들어왔다.


 “뭐야, 이제 알아봐? 정말,”

 “하, 하하,”


 곧 있으면 제 약혼자가 되는 남자가 갑작스레 자신의 앞에 있자 그는 당황하며 식은땀을 흘렸다.


 규선은 듀칸을 흘겨보다 말했다.


 “데려가 보자, 필요하잖아? 서포터,”

 “음, 그래도, 아니, 것보다 아는 사이에요?”

 “응, 미래의 약혼자셔,”

 “엥?”


 그는 당황한 듯 규선과 듀칸을 바라보았다.


 “엇! 저 쓸모 있어요! 괜찮아요!”


 듀칸은 아슬아슬한 자신의 실적을 생각했다, 그는, 이대로라면 자격을 박탈당할 것이라는 생각에 부끄러움 따위는 아무래도 좋다는 듯이 제힘을 어필했다. 


 “흠-, 몇 살? 아, 아니다, 이름이 뭐예요?”


 호리호리한 커피색의 남자가 물었다.


 “네! 듀칸 듀한입니다! 듀칸이라 불러주세요, 하하,”

 “듀칸? 어느 지역에 살아? 아, 나는 강규선, 10번 지역에 살아,”

 “아니, 왜 그래요? 다 알면서,”

 “에이-, 그럴 수도 있지, 이런 데서 보는 게 어디 흔한가? 자, 그럼 가자,”

 “하, 하하,”


 규선의 호쾌한 리드에 그는 당황하며 자신에게 처음으로 말을 걸었던 남자를 바라보았다.


 ‘이 사람이 파티장 아니었구나,’

 “하하, 나는 몸빵일 뿐이고, 진짜 파티장은 규선 형이거든, 근데 너 몇 살?”

 “아, 20살입니다,”

 “어, 뭐야, 동갑이네? 나는 건장한이다, 잘 부탁해? 저기 규선 형은 24살 연상이야 우리보다 더 어려 보이기는 하지만 말야,”

 “하하,”


 규선을 따라간 그곳에는 2명의 사람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 왔어요?”

 “엇, 엘프,”


 듀칸은 엘프의 모습에 한걸음 물러섰다.


 “어? 뭐야, 엘프 싫어? 종족 차별주의?”

 “네? 아니, 예전에 좀, 안 좋은 일을 당해서, 그냥 놀라서,”

 “흠-, 그래? 쟤는 최정선, 불의 정령 술사, 나쁜 얘는 아니야, 그리고-,”


 그곳에는 엘프 한 명과 장한과 똑같이 생긴 남자가 서 있었다.


 “재는 건장해, 쌍둥이야 이놈이랑,”

 “오-, 저는 쌍둥이 처음 봐요,”

 “그래? 아, 너는 우리 삼촌 본적 없구나? 쌍둥이잖아? 우리 아버지,”

 “아, 그건 알지만,”


 사진으로밖에 본적 없는 강정우라는 남자에 대해서는 열우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저기저기, 너는 무슨 능력자야?”

 “윽, 저기, 미안한데, 엘프는 좀, 가까이 오지 말아줄래?”

 “에~? 뭐야 그게, 우리 동포가 너한테 무슨 짓을 했길래?”

 “하, 하하,”


 규선은 듀칸은 대신하여 그의 능력을 설명했다. 하지만 규선의 설명을 들어도 다들 그의 힘, 괴뢰술(傀儡術)을 모두 모르는 눈치였다.


 “그게 뭔데?”

 “아! 나 우리 오빠한테 들은 거 같아,”

 “오빠?”


 듀칸은 정선의 말이 신기하다는 듯이 바라봤다.


 “엘프인데 형제가 있어?”

 “응? 뭐, 그렇지, 우리 부모님이 열심히 노력하신 덕분에 내가 태어났지!”

 “아, 그, 그렇구나,”


 성욕이 적은 엘프에게서 두 명의 자식이란 정말 희귀한 경우였다.


 자신들도 아무리 일반 남성보다 성욕이 강하긴 해도, 한 부모 밑에서 그리 많은 형제는 태어나지 않았다, 2명이면 많은 정도. 물론 예외는 있는 법이지만,


 “음-, 그건 그렇고, 우리 파티는 다양성이 참 부족해! ‘단오족’이랑 ‘엘프’만 있다니! ‘수인’이랑 ‘오크’, ‘일반 인간’도 있으면 좋았을 텐데!”

 “세 명이나 더? 그러면 일이 복잡해져서 싫어, 다섯 명이 딱 좋아,”


 규선의 딱 부러진 거절에 정선은 안타깝다는 듯이 입술을 삐죽였다.


 “그럼, 다들 입장권은 있지?”

 “네,”

 “네~”

 “옙!”

 “아, 그, 이것도 되죠?”


 듀칸은 허리에 찬 가방에서 신분증을 꺼내 보였다.


 “흐-음, 그래, 그것도 되, 너 실적쌓으려고 왔구나?”


 순간, 규선의 눈빛이 바뀌어 보인 것은 착각이었을까? 마치 생쥐를 바라보는 뱀의 눈빛에 듀칸은 몸을 움찔댔다.


 “어, 응, 그렇지 뭐, 하하,”

 “흐-음, 피곤하겠다, 요새 10번지대는 난리잖아?”

 “어라? 군인이 투잡이 되던가?”


 정선의 물음에 듀칸이 답했다.


 “아, 응 가능해, 물론 괴수 퇴치에만 적용되지만, 하하,”

 “헤~,”

 “그럼, 들어갈까?”


 규선의 앞으로 전기가 흉악하게 번뜩이는 철책이 그들을 반겼다.




                       ⦁                  ⦁                  ⦁



 18번 구역, 현재 듀칸이 있는 곳, 그곳의 중심에는 작은 괴수의 둥지가 자리를 잡고 있다.


 “그런데, 왜 군에서는 이걸 부수지 않는 거야? 폭격이라도 하면 되지 않나?”

 “어? 아-, 하하, 그건 기밀이라,”


 장한의 물음에 대답해줄 수 없는 듀칸은 그저 어색하게 웃을 뿐이었다.


 “체, 쓸데없이 기밀이 많아, 저기 규선 형도 안 가르쳐주고,”

 “어? 아아, 뭐, 형도 알기는 하겠지만,”

 “어? 야, 우리 동갑이거든? 그냥 말 놓지?”

 “어?”


 불쑥 거리를 좁히는 장한의 모습에 듀칸은 당황했다.


 “하하, 그, 그럴까?”

 “그래, 에휴, 이제야 좀 편하네, 암튼! 규선 형은 너처럼 군인이라고 군인,”

 “어? 하지만,”


 그는 분명히 군인으로서의 신분증이 아닌, 다른 것을 내밀었다.


 “분명히, 사냥꾼 자격증을 보여줬는데?”

 “아, 그건,”

 “이봐, 앞에들, 정신 차리지? 그리고 듀칸, 너도 군인이라면서 왜 그렇게 정신없이 굴어? 군기가 쫙 빠졌네?”

 “엇, 하하, 죄, 죄송합니다,”


 규선의 경고에 듀칸은 자신의 실수를 뼈저리게 느끼며 긴장했다.


 “에-이, 형, 듀칸이 아까 쪼매난 놈들 보냈잖아요? 그놈들이 정찰 다 해줄 텐데 뭐,”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야, 멍청아, 한순간의 실수가 목숨을 앗아간다고, 요새 학교에서는 이런 건 안 배우나 보지?”

 “으, 알겠어요, 경계 확실히 할게요,”


 규선의 다그침에 주눅이 든 장한은 두 눈을 부릅뜨고 전방을 주시했다.


 “어, 앞에서 뭐가 오네?”

 “엉? 안 보이는데? 아, 아까 뿌린 쪼매난것들이 본 거야?”


 듀칸이 18번 지대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한 것은 자신의 술법을 선보이는 것이었다.


 강철 갑주를 입은 주먹만 한 말벌들은 듀칸의 명령에 이리저리 퍼져나갔다.


 그리고, 듀칸의 수가 지금 빛을 발했다.


 “어, 샤크니아네, 10마리 정도인데?”

 “뭐? 10마리?”


 곧이어 습지대를 가로질러 질퍽한 걸음 소리가 그들에게 들려왔다.


 “음,”


 장한은 곧바로 표정을 굳히며 앞으로 나섰다.


 “경화(硬化),”


 그는 등에 지고 있던 방패를 두 손에 들고는 중얼거렸다.


 “오, 그게 니 능력이냐?”

 “엉? 야, 넌 서포터잖아, 뒤로 가 있어라,”

 “아, 잠시만,”


 듀칸은 쭈그려 앉아 중얼거렸다.


 “기(己), 전원토(田園土), 일어나라 땅의 시종이여,”


 그가 몸을 일으키자 그와 함께 땅이 들썩이며 진흙으로 이루어진 두 마리의 골렘이 몸을 일으켰다.


 “오?”

 “이 정도면 되겠지?”

 “충분해,”


 뒤에서 규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하,”


 듀칸은 재빨리 규선의 옆에 섰다.


 “응?”


 그의 주변에는 작은 돌조각이 둥둥 떠 있었다.


 “염력이네요? 다른건 안 쓰세요?”

 “응? 뭐, 그렇지, 이정도에 진짜 힘을 쓰면 안 되지, 음~, 그런데 우리 칸, 정말 크다,”

 “아, 하하, 저번에도 봤으면서,”

 “크아아아-!!”


 상어 머리에 인간의 몸을 지닌 괴수들이 그들을 향해 달려왔다.


 “그럼 간다,”

 ‘슉!’


 돌조각 하나에 강대한 힘이 실리며 눈 깜짝할 사이에 괴수 하나의 머리를 꿰뚫었다.

 

 “크엑!”

 “우어어-,”

 ‘쾅!’


 장한이 샤크니아 두 마리를 막아서자 진흙으로 이루어진 골렘 두 마리가 괴수 두 마리를 뒤덮었다.


 “크엑! 크악!”

 “오-, 좋은데?”


 그때, 자신의 몸을 강화(强化)한 장해가 재빨리 몸을 놀려 손을 날카롭게 세워 진흙 골렘이 묶어 놓은 괴수의 턱을 뇌와 함께 꿰뚫었다.


 “크엑!”

 “두 마리,”

 ‘화르르륵!!’

 “꺄하♡”


 그런 장해의 옆으로 뛰어드는 괴수를 커다란 불꽃이 뒤덮었다.


 “으악! 야! 위험하잖아!!”

 “세 마리,”

 

 듀칸은 쓰러져가는 괴수들의 숫자를 세며 주술을 준비했다.


 “축(丑), 계신기(癸辛己)의 한랭토(寒冷土)를 머금어라,”


 듀칸의 말은 하나의 언령(言靈)이 되어 진흙 골렘에게 스며들었다.


 어느새 다른 샤크니아의 입속으로 스며들어 간 골렘은 그의 힘을 받아 날카로운 가시가 되어 괴수의 뱃속에서 튀어나왔다.


 “크헤에엑!”

 “으엑,”

 “어머♡”


 그 역겨운 광경에 다들 눈살을 찌푸렸다.


 “네 마리,”

 ‘슉!’

 “다섯 마리야,”


 장한을 향해 달려가던 괴수 한 마리가 머리를 꿰뚫리며 쓰러졌다.


 “흐압!”


 장한은 짧게 기합성을 내뱉으며 괴수들을 밀어냈다.


 “불~, 가요~♡”

 ‘화르르륵!’


 괴수가 서 있던 자리에서 불꽃이 뿜어졌다.


 ‘오, 저 엘프 불리한 지형인데도 정령술이 아주 뛰어난데?’


 축축한 대지, 이곳에서 유용한 정령은 땅과 물, 그리고 바람, 하지만 저 엘프는 불 속성 단일의 정령사, 이런 곳에서 저 정도로 그 힘을 끌어낸다는 것 자체가 대단했다.


 “꺄하하하! 물고기는 구운 게 제맛이지!! 여섯!”

 ‘정신도 조금 맛이 간 거 같고,’


 땅바닥에 붙어 스물스물 기어가던 골렘들은 다시 두 마리의 괴수의 몸에 들러 붙어 온몸을 꿰뚫었다.


 ‘푸슉!’

 “여덞 마리!”

 ‘슉! 슉!’


 당황한 듯 굳어있는 두 마리의 샤크니아는 순식간에 날아오는 돌조각을 피하지 못한 채 피를 흩뿌리며 바닥에 쓰러졌다.


 “오, 오오,”


 듀칸은 이 파티가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뛰어난 실력, 다들 하나 엇나감 없이 스무스한 진행 많은 사람들과 팀을 짜보지 못한 그에게도 이 파티의 뛰어남이 눈에 보일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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