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4) 하사 듀칸 – 연수원,

작성자 정보

  •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5화. (4) 하사 듀칸 – 연수원,













 

 


 “아아~, 정말 못됐다니까? 후후, 하지만~,”


 만혁은 무릎을 꿇은 세 사람을 내려다보며 야릇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이렇게 내 밑에 있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 흥분된다니까? 후후,”

 “후-, 씨1발, 하필 너랑 같은 조라니,”


 듀칸은 머리가 아프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학교에서 생활할 때 시도 때도 없이 듀칸에게 추파를 던지던 놈이다, 기숙사에서 생활할 때, 알몸으로 방에 쳐들어오질 않나, 그의 땀에 젖은 속옷을 훔쳐 가질 않나, 자신과 친한 친구를 눈 앞에서 따먹질 않나, 이래저래 피곤한 놈이었다.


 “헉, 헉,”

 “크윽!”


 힘겨움에 숨을 허덕이는 세 남자를 훑어보던 듀칸은 현섭에게서 느껴지는 이질감에 눈초리를 올리며 손을 내밀었다.


 그것은 확실한 호기심, 동물원의 원숭이를 보는 듯한 무심함,


 “윽,”

 “자,”

 “어, 고, 고마워,”


 현섭 또한 그런 듀칸의 눈길을 느끼며 엉거주춤 몸을 일으켰다.


 “자, 내가 좀 과하긴 했지만, 싸우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하는데, 너희들은 어떻게 생각하지?”


 역시 엉거주춤 몸을 일으키던 두 형제는 뜨끔하는 모습을 보이며 헛기침을 내뱉었다.


 “흠흠! 그렇지, 여기서 치고받고 싸우는 것보다는 훨씬 좋지! 하하! 그치?”

 “그래, 그렇네, 뿌득!”


 한수는 제 형제를 흘겨보며 이를 갈았다.


 너 때문이잖아, 너 때문, 속에서 튀어나올 것만 같은 말을 도로 삼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그런데, 너만 느낌이 조금 다른데, 뭐지?”

 “아? 음, 뭐야, 수석이면 그런 것도 알 수 있는 건가?”

 “으음? 그건 듀칸이 좀 특별해서일걸? 능력이 무려~, 우엑!!”

 “좀, 닥쳐,”


 다시 한번 만혁의 머리를 짓누르는 가차 없는 모습에 현섭은 어색하게 웃었다.


 “하하, 나는 그냥 평범한 남자야,”

 “뭐?”

 “그냥, 일반 남자라고,”

 “어머머, 정말?”

 “어? 어, 어어,”


 만혁의 뜨거운 눈빛에 현섭은 식은땀을 흘리며 한걸음 물러섰다.


 마치, 뱀 앞에 놓은 생쥐처럼 몸이 움츠러들었다.


 그런 정선을 가로막은 듀칸은 신기하다는 듯이 만복을 이리저리 훑어보았다.


 “신기하네, 오크나 수인, 엘프는 많이 봤어도 일반 남자, 무능력자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 혹시 무공이라도 배웠나?”


 듀칸의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깔보는 듯한 시선에 현섭은 발끈했다.


 “이봐! 나는 무능력자가 아니라고! 우리 아버지랑 아빠도 평범하게 사회에 기여하고 있고! 그건 좀 차별적인 발언이라고!!”

 “아, 그래 미안, 그럼 구 인류라고 해야 하나?”

 “아, 좀! 그런 식으로 부르지 말라고! 너희들은 꼭 그렇게 지들이 우월하다는 듯이 나를, 일반인들을 내려보는데! 꼭, 꼭,”


 현섭은 말문이 막혔다.


 실제로 그들은 우월했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강인한 육체에 강인한 능력을 타고난 그들은, 철저하게, 어렸을 때부터 교육을 받아오며 제 능력은 오로지 민간인과 자신들의 종족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라 배워왔다.


 “그, 아무튼, 나는 초능력자야, 일반 남자든 뭐든, 그냥 초능력자 백현섭이라고,”


 한층 꺾인 그의 기세에 듀칸은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밀었다.


 “그래, 잘 부탁한다,”

 “어, 어어, 그래, 나도 잘 부탁해,”


 현섭은 듀칸과 악수를 나누며, 그와 시선을 맞추며 생각했다.


 이놈은 뭔가 다르다고, 다른 ‘단오족’에 비해 더욱 오싹하고 거대한 무언가가 있다고,


 ‘꿀꺽!’

 “저기! 저기저기!”


 그런 현섭의 긴장감을 뚫고 꾀꼬리 같은 목소리가 재잘거리며 그의 귀로 파고들었다.


 “어? 왜?”


 현섭은 듀칸의 손을 놓으며 호쾌한 인상의 남자, 만혁을 바라보았다. 아까 그가 외쳤던 터무니없는 말이 떠올랐다. 


 ‘와-, 씨, 빡빡인데도 잘생겼네, 아까, 분명히 모두의 육변기가 꿈이라고 했지? 호, 혹시 나도 상대해주려나?’

 “있잖아, 너 방금 아빠라고 했지? 혹시 너 ‘단오족’부모 밑에서 태어난 거야?”

 “어? 아니? 일반인 아버지랑 ‘단오족’이신 아빠 밑에서 태어났는데?”

 “에~? 진짜? 아니, 나는 처음 들어 보는데? 우리 ‘단오족’이 일반인도 낳을 수 있었구나? 신기하다!”

 

 만혁은 신기하다는 듯이 그를 바라보았다. 아까 전의 뜨거웠던 시선이 더욱 진해진 느낌이였다.


 “있잖아,”


 그는 현섭의 귀에 속삭였다.


 “나중에 내 방으로 오라고? 내가 박혀줄 테니까, 흐흐,”

 “어, 어어, 그, 그래,”


 그의 유혹에 현섭은 얼굴을 붉혔다.


 듀칸은 만혁의 말에 얼굴을 구기며 소리쳤다.


 “얌마! 니가 지금 그런 걸 할 때냐? 응? 사람 꼬시지나 말고 앞으로 어떻게 할지나 생각해 짜샤!”

 “히히, 그래, 그래, 우리 듀칸도 고프면 거리낌 없이 오고,”

 “이게 진짜,”


 듀칸은 만혁을 노려보다 한숨을 내쉬었다.


 “후-, 내가 듣기로는 ‘단오족’의 사이에서든 ‘단오족’과 다른 ‘종족’이 섞일 경우든 일반인이 태어날 확률은 1%에 지나지 않는다고 들었어, 보통은 태어나지도 못하고 사산(死産)되거나, 어떻게 태어나도 과학으로도 어떻게 하지 못할 정도로 약하게 태어나서 금세 죽어버리는 경우가 대다수라 들었어,”

 “오? 그렇구나?”

 “어, 그래?”


 오히려, 설명을 들은 현섭이 더욱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아, 그래서 아버지들이,’


 현섭은 어렸을 때 그의 부모로부터 기적의 아이라 불리며 애정 어린 시선을 받았다.


 ‘그래서,’


 그래서 자신이, 군에 입대하려 드는 것을 끝까지 반대했던 걸까, 그는 그제야 그들을 이해하며 씁쓸하게 웃었다.


 ‘뭐, 이미 늦었지만,’

 “음, 그래, 그럼 이제 각자의 능력을 들었으면 좋겠는데,”

 “어, 그럼 우리부터 말할게,”


 정한수와 정혁수는 자신들의 능력은 이러했다.


 “나는 거대화(巨大化) 내 육체를 크기를 늘릴 수 있어, 최대 5M 하지만, 최소 3M, 5M는 별로 하고 싶지 않아, 엄청 힘들거든, 나중이,” 

 “어머, 그럼, 거기도 가능하겠네? 더욱 단단하게?”

 “흐흐, 그렇지, 어때, 한번 맛볼래?”

 “흐흐, 좋은데?”


 만혁은 입술을 핥으며 혁수의 곁에 달라붙었다.


 “후-, 진짜, 다음,”

 “어, 나는 집약(集約) 주위의 기운을 끌어모을 수 있어, 적의 방출형 능력을 건드려서 와해시킬 수도 있어,”

 “그래? 사용하기에 따라 불안한 국면(局面)을 얼마든지 깨부술 수 있겠군, 그래서? 단점은?”


 듀칸은 곧바로 핵심을 찔렀다.


 “음, 집약(集約)할 수 있는 범위가 작아, 그리고 에너지를 집약했을 경우 동시에 두 개 이상은 못 해, 그게 최대야, 그 이상은 몸에 너무 무리가 가서 지금은 훈련 중이야,”

 “아-, 그래? 그럼, 반대는? 적의 몸속에 있는 에너지를 건드릴 수도 있나?”

 “어? 그건,”


 한수는 그런 생각은 해보지도 못했다는 듯이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한 번도, 해본 적 없는데,”

 “음, 그럼 나중에 한 번 시도해봐, 여기서는 못하겠지만,”

 “어, 그래,”


 듀칸은 다시 시선을 돌렸다.


 “그럼, 너는 능력이 뭐지? 초능력이라던데,”

 “어, 그게,”


 현섭은 자신의 능력을 말하는 것을 망설였다.


 “흐흐, 이놈 능력, 진짜 특이하다?”

 “뭐-, 그렇지, 특이하지,”


 두 형제는 만복을 바라보며 피식피식 웃음을 내뱉었다.


 “어머, 뭔데 그래?”


 만혁의 호기심 어린 시선에 현섭은 고개를 푹 숙이며 중얼거렸다.


 “요, 욕구를 끌어올릴 수 있어,”

 “뭐?”


 듀칸은 잠시, 자기가 잘못 들었나 싶은 생각에 되물었다.

 

 “네 성욕이나 수면욕 식욕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바, 반대도 가능해 그리고 빼앗은 욕구를 힘으로 바꿔서 상대방한테 줄 수도 있고,”

 “허? 그래? 상당히 쓸만하지 않나? 수면욕을 올리면 상대방은 바로 쓰러진다는 거 아닌가?”


 굉장히 쓸모있는 능력이였다.


 “어-, 그렇게 금세 차오르지는 않아, 자꾸 자극을 줘야한달까, 그래도, 성욕은 순식간에 오르더라,”

 “아, 그래? 흐-음,”


 성욕을 올리고자 하는 대상을 만지면 그 대상은 곧바로 풀 차지♡ 말라 죽을 때까지 자지를 박아대다 죽거나, 미친 듯이 박혀댔다.


 “그럼, 너희들의 능력은 뭐야?”


 현섭은 작은 수치심을 떨쳐버린 채 정씨 형제들과 함께,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듀칸을 바라보았다.



                       ⦁                  ⦁                  ⦁




 다음날, 커다란 연병장에 모인 그들은 자신들의 동료들과 함께 옹기종기 모여 훈련 소장의 구술(口述)을 듣고 있었다.


 “다들, 어제는 새로운 동료들과 대화들 나눴나? 앞으로 남은 2주간, 옆에 있는 동료들과 하루를 함께할 것이니 익숙해지도록, 그리고, 이번 연수가 앞으로의 성적(成績)에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는 놈들이 있는 거 같아서 하는 말인데 말야,”


 그는 후보생들을 훑어보고는 손가락들 들어 올렸다.


 그가 가리키는 방향에는 통일된 군복을 입은, 하지만 각자 다른 소속의 군인들이 날카로운 시선으로 후보생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여기서 좋은 성적을 내는 녀석은 좋은 부대로 뽑혀갈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자신이 직접 지원을 할 수도 있지만 말야,”


 그는 유독 듀칸을 바라보며 말했다.


 “물론, 이미 갈 곳이 내정되어 있는 자들 또한 있겠지, 어리석게도 제 분수에 맞지 않는 부대에 지원하는 자들 또한 있을 테고, 그런 자들에게 한마디 하자면, 목숨 아까운 줄 알아라, 괴수를 사냥하는 것은, 너희들의 힘을 뽐내기 위한 것이 아닌, 그저, 이 행성과 국민을 위한 것이니까 말야,”

 ‘아, 저거 역시 나한테 하는 말인가,’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그 뜨거운 시선에 듀칸은 피식 입꼬리를 올렸다.


 ‘짜증 나네, 내 실력도 모르면서,’

 “자! 그럼 앞으로의 일정을 설명하지, 우선 개인별로 1:1 대련에 나선다, 그리고는 5:5 동료들과 함께 합을 맞춰 대련, 그리고 마지막, 특무대원들이 잡아 온 괴수와의 결전이다, 참고로, 괴수와의 싸움은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경험도 없는 너희들이 살아남을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으니까, 괴수를 죽이는 것이 목적은아니다, 그저 그놈을 어떻게 상대하는지, 그걸 보기위한거니 부담은 갖지말도록, 우선,”


 훈련 소장은 듀칸을 바라보며 말했다.


 “거기 너, 나와 대련을 하도록 하지,”

 “네? 저, 말입니까?”

 “그래,”


 듀칸은 당황했다, 아까부터 자신을 뚫어져라 바라보기는 했지만, 이렇게 승부를 걸어올 줄이야,


 “괜찮으시겠습니까?”

 “뭐?”

 “하하, 고작 후보생에게 진다면 상당히 부끄러울텐데요,”

 “하! 하하하하!!”


 훈련 소장의 얼굴은 듀칸의 말에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그의 목소리는 한껏 커진 채 연병장을 뒤덮었다.


 “웃기는군!! 최고(最高) 학교에서 수석으로 졸업했다고 네가 뭐라도 되는 줄 알고 있는 모양인데!! 분수를 알아라!! 자, 자세를 잡아라, 듣자 하니 전방 지대에 지원했다지? 네 착각을 지금 내가 이 자리에서 깨부숴주지,”


 듀칸은 그를 지그시 바라보며 간단하게 몸을 풀었다.


 “뭐, 좋습니다, 상대해드리죠,”


 듀칸도 자존심이 있었다. 대놓고 자신을 깔보는 남자에게 수치를 잔뜩 안겨줄 생각으로 그는 자신의 힘을 드러냈다.


 ‘일단, 훈련 소장은 무공(武功)을 배운자였지? 그럼. 나도 거기에 맞춰서-,’


 그런 듀칸의 생각을 알기라도 한 것인지, 그는 자신의 능력을 떠벌려댔다.


 “하나 가르쳐주지, 내 능력은 주위의 기운을 움켜쥐는 능력이다,”

 “네?”

 “너는 괴수와 싸워본 적이 없겠지? 그러니 내 능력을 가르쳐주는 건 당연한 거다, 능력을 몰랐다고 방심하지 말도록,”

 “하하, 네, 감사합니다,”


 능력을 말해주지 않아도 전혀 상관없었지만, 굳이 자신의 힘을 떠벌린다면 듀칸도 그것을 거부할 생각은 없었다.


 듀칸은 속으로 주문을 중얼거렸다.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