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단편] 계집과 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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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필자가 겪은 실화를 바탕으로 적힌 글이며, 글의 몰입을 위한 각색은 꽤 있습니다. 극단적으로 성적인 묘사나 주인공/주인공 히로인의 성격이나 현실 등은 상당수 허구입니다.
내 이름은 최동규. 대학교 1학년이다. 썩 마음에 들 만큼 좋은 대학도 아니었고, 성적도 좋은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사람 저사람 만나고 이활동 저활동 하면서 꽤나 보람찬 대학생활을 채워간다는 느낌을 받을 찰나가 되니, 벌써 2학기가 끝나간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남자의 로망이라는 대학가 자취를 시작했으며, 놀고 먹다 보니 살집은 좀 많이 붙었지만... 그래도 건장한 편이다. 운동도 시작해서 여자친구도 만들어야 할텐데.
나는 다른 곳보다도 동아리에서 가장 많은 지인을 만났다. 그 중에서도 제일 친한건 이 성철이란 놈인데, 학년 초부터 친해지다가 이제는 정말 대학교에서 만난 지인 중에는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하고 서로의 집에도 스스럼 없이 놀러간다. 성철이놈의 경우엔 집..이라는 표현이 맞을까? 성철이는 1학기 때는 지방 학사에서 지내다가 2학기 때는 학사의 규율이 너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고시원으로 옮겨 지내고 있는데, 그 좁은 고시원방도 집이라면 집일테다. 성철이는 곰같은 외모에 딱히 청결한 편은 아니라, 3평 남짓한 고시원 방은 방 규모에 비해 과하게 큰 침대와 녀석의 옷가지들, 몇몇 배달 쓰레기로 언제나 남루한 행색인데, 그래도 줄곧 잘 사는 것 같았다.
그날도 여느 때와 다르지 않았다. 각자의 수업을 다 마치고, 동아리방에서 쓸데 없는 허송세월을 좀 보내다 당연하다는듯이 둘이 함께 성철이가 사는 고시원 지하의 PC방을 가서 롤을 한다. 그러다 시계가 가리키는 새벽 1시. 학사에 다닐 시절이었다면 벌써 2시간도 전에 떠났어야 할 성철이지만, 고시원에 살게 된 이후 그의 생활패턴은 거의 완벽하다시피 망가지고 말았다. 물론 그와 그림자처럼 붙어다니는 나라고 다르진 않지만. 성철이는 내일 오전수업이라며 슬슬 일어나자고 했고 나 또한 별 말 없이 일어났다.
'내방에서 자고갈래?'
딱히 메리트 있는 제안은 아니었다. 여기서 우리집까지는 길어야 10분. 그러나 왠지 모를 나른함과 바깥의 추위, 그리고 알 수 없는 묘한 기시감에 덜컥 동의하고 말았다. '1인 1실, 남녀층 구분, 친구데려오기 절대 금지'라는 고시원 규칙을 본체만체한 채, 나와 성철이는 당연하다는듯이 성철이의 방에 들어온다. 건장한 성인 남성, 그 중에서도 좀 과하게 건장한 편인 남성 둘이 들어차자 3평의 고시원은 발디딜 틈조차 없다. 서로의 은은한 체취가 남는 와중에 별거 아니라는 듯 나와 성철이는 면티와 팬티만 남기고 옷을 벗는다. 가방은 애초에 동아리방에 두고 왔기에 짐은 없지만, 한겨울이다보니 옷가지만 해도 꽤 양이 많다.
자연스럽게 둘이 한 침대에 같이 누워 이런저런 얘기를 한다. 동아리 얘기, 롤 얘기, 얘기가 깊어지다보면 인생 얘기, 정치 얘기까지. 성철이와 나는 딱히 이런 쪽에서 코드가 맞진 않는다. 나는 과묵하고 조용한데 반해, 성철이는 꽤나 활발하고 말도 많은데다 인싸(?)스럽기 때문일까. 나의 고지식함과 일련의 꼰대성(?)이 그를 불편하게 하지 않을지 약간은 걱정되지만, 성철이는 별 말 없이 내 의견에 동조해준다. 고마운 친구다.
그렇게 조금씩 잠에 잠식당하다, 결국 둘 다 잠이 들었을 때 즈음, 아니, 적어도 나는 잠이 들었다 생각했을 때 즈음. 나는 아랫도리가 간지러워 잠에서 깨고 말았다. 간지러움의 근원은 누군가의 손길, 성철이였다. 시간이 몇 시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저, 칠흑같이 검은 밤, 어둠에 익숙해진 동공으로도 겨우 사물의 형태만 아른거릴 정도의 시기. 나는 단언컨대 한 번도 남자를 좋아해본 적이 없었다. 사내놈들의 어디가 사랑스러워서? 그러나 지금의 손길은 그리 거추장스럽지 않았다. 내 겨드랑이에 조심스레 코를 쳐박고 행여나 내가 깨어날까 조심스러운 터치로 드로즈 위를 오가는 그의 손길은 내 고간을 부드럽게 자극한다. 자연스러운 반응으로 슬슬 고개를 쳐들기 시작하는 나의 남성성. 어찌해야할지 몰라 조금 더 자는척을 해보기로 한다.
나는 자1지가 좀 큰 편이다. 포경을 안해서인지, 그냥 타고난 것인지, 보통 살 찐 사람들의 작은 자1지에 비해선 확실히 크다. 성철이의 손길이 내 우람한 자1지에 닿으며 살짝씩 흥분하는 것이 느껴진다. 포피를 완전히 벗고 귀두가 온전히 드러난다. 쿠퍼액이 본격적으로 드로즈의 앞섬을 적신다. 성철이의 자1지도 마찬가지일까? 나 자신이 이런 궁금증을 가지는 데에 깜짝 놀랄 즈음, 성철이는 더욱 대담해진다. 내 배렛나루를 조심스레 만지다, 드로즈 안 쪽으로 손을 침투시킨다. 수능이 끝난 고3 시절, 불장난처럼 만났던 첫 여자친구 이외엔 처음으로, 타인의 맨살이 내 자1지에 닿는다. 나도 모르게 자지에 힘을 딱 주고 만다. 깜짝 놀라 손을 빼는 성철. 곧내 내 눈 위로 손을 어른거리며 내가 잠에 들었는지 체크해본다.
지금 생각해보면 무슨 생각이었는지 모르겠다, 나도 참. 이미 자1지가 꼴려서였을까. 나는 조심스레 입을 뗀다.
'하던거 계속 해.'
'.......'
성철이는 분명 깜짝 놀랐을 것이나, 아무 말도 하지 못 한다. 하긴, 뭐라 할 수 있겠어. 내가 화났을지, 아니면 너무 놀랐을지, 아니면 앞으로 자신을 다시는 안 볼거라 생각해서 분노에 차 이렇게 말한 것인지, 혹은 아니면 진짜 내 마음처럼 '나도 꼴려서' 이런 말을 한 것인지 그는 알 수 없을테니까.
'뭐해. 손 안 넣고.'
'...어..응..'
다시금 독촉하는 내 말에 성철이는 조심스레 손을 옮긴다. 권력의 구도가 완성된 것이다. 그는 곧이어 기집년처럼 내 말에 복종하기 시작한다. 조심스레 내 팬티 속으로 들어와 남근의 기둥과 불알을 쓰다듬으며 두근대는 그의 손가락 움직임이 내 자1지털 하나하나에 걸려 느껴진다. 등치는 산만하지만 순하게 생긴 그가 묘하게 귀엽게 느껴진다. 나는 누운 자세 그대로, 왼팔로 그의 목을 휘감으며 내 쪽으로 당겨낸다. 그리고 그의 코와 입을 내 겨드랑이에 밀착시킨다. 숨을 쉴 때마다 나를 느낄 수밖에 없도록. 거리낄 것이 없으니 내 자1지의 껄떡댐과 내 숨소리가 그대로 여과 없이 흘러나온다.
'하.. 하으.. 흐... 쓰읍...'
계속해서 그의 손길을 느낀다. 쿠퍼액은 강처럼 흘러 그의 손가락 마디마디 사이에 틀림없이 파고들었을 것이며, 내 성욕은 더 이상 성별 따위로는 막지 못할 만큼 강하게 굽이쳐 흐른다. 조심스럽게 바들대며 내 겨드랑이에 파묻힌 그의 머리가 가녀리다. 그러나 그 와중에, 자극에 꿈틀대던 내 허벅다리가 그의 사타구니 위에 올라섰을 때, 너무나 빳빳이 서있는 그의 자1지를 느끼고야 말았을 때, 나는 결국 처음으로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는다.
'빨아볼래?'
내 겨드랑이에 묻힌 그의 머리가 조심스럽게 끄덕대자, 나는 망설임 없이 그의 머리채를 약하게 잡고는 내 사타구니로 그의 머리를 밀어 넣는다. 그는 못이기는 척 스르륵 내려가 내 사타구니 앞에 무릎꿇고 앉는다. 조심스럽게 내 드로즈 위로 얼굴을 부비는 그. 나는 감질맛이 나는지 하반신을 수직으로 휙 들어 이불을 걷어버리고 팬티를 벗은 채 다리로 그의 상체를 휘감았다.
'빨리... 빨아.'
얼마만의 분출이었을까. 나는 그 때 이미 내 자신이 아니었던 듯 하다. 솔직히 잘 기억은 나지 않는다. 성철이가 조심스레 내 자1지를 입에 문 뒤로 한참은 '츄릅'대는 소리만 있었음을, 내가 거칠게 그의 뒷머리를 누르며 그가 켁켁대게 하는 것을, 그리고 나의 액체가 그의 입에 흥건히 들어찰 때까지, 그리고 그가 그것을 삼킬 때까지 내가 그에게 윽박질렀던 것 정도만이 어렴풋이 기억에 남는다.
나는 첫 날 밤, 그에게 끝까지 기집년처럼 있을 것을 강요했나보다. 아무리 그가 부끄러움에 휘몰린 상태로 '나는 괜찮아' 라고 했다고 한들, 나는 성철이의 물을 빼주지도 않았으니까. 첫날의 어색함이 끝나갈 무렵, 그와 나눈 대화는 이랬다. 그는 게이이고, 처음 본 순간부터 나를 사랑했다고. 자기는 게이에 대한 경험도 없지만, 대학 와서 처음으로 이런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누워있다 보니 실수한 것 같다고. 그래서 나는 이렇게 말했던 것 같다. 나는 남자를 좋아하지 않지만 오늘 하루만 봐 주겠다고, 날 좋아해주는건 고맙지만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이라고, 게이인건 상관 없지만 앞으로는 조심해 달라고. 그렇게 그 날은 저물었다.
그러나 그 날의 약속은 그다지 오래 지켜지진 않았다. 그 일이 있고서도 나와 성철이는 여전히 함께였고, 여전히 밤 늦게까지 함께 있는 일이 잦았고, 다른 때보다 함께 자는 일도 많아졌다. 물론, 이젠 좁아터진 고시원 방보단 넓은 내 집에서 자주 말이다. 우연의 일치였을까, 아니면 나의, 혹은 성철이의 의도였을까? 어쩌면 나의 의도였을지도 모르겠다. 그의 손길이, 그의 입보1지가 은근 만족스러워서 였을까? 아니면, 귀찮게 몸관리도 하지 않아도 되고 이것저것 비위 맞춰줄 필요 없이 온전히 내 말을 따르는 편한 성적 노리개여서였을까? 그것도 아니면, 제대로 빛을 보지 못 했던 나의 디그레이더적 성향이 성철이로 인해 세상 밖에 나왔기 때문일까?
한 밤, 두 밤, 세 밤. 그와 보낸 밤이 많아질수록 우리는 점점 과감하고 대담해져갔다. 바깥에선 일상적인 친구(물론, 이전보다 권력의 구도가 생겨났다. 내가 위, 그가 아래.)였지만, 단 둘이 한 집에 있는 때마다 점점 우리는 서로를 알아갔다.
두 번째 밤, 자연스레 같은 침대에서 누웠다가 그가 나를 옆으로 껴안자 그대로 내가 키스를 해버렸다. 다시금 내 자1지는 그의 입보1지를 들락거렸고, 이번에는 내가 손가락으로 그의 젖꼭지를 희롱하며 그가 스스로 자1위했다.
세 번째 밤, 불도 끄지 않은 채 임했다. 처음으로 녀석의 자1지를 제대로 봤다. 귀1두 아래쪽의 점이 인상적이었다. 또 처음으로 그가 나체가 됐다. 옷을 다 벗으라는 말에 그는 부끄러워하면서도 명령에 따랐고, 나는 그를 무릎꿇린 채 서서 그의 입보1지를 사용했다. 딥쓰롯에 가깝게 깊게 넣을 때마다 그는 켁켁댔지만, 나는 딱히 봐줄 생각은 없었다. 이번엔 그의 물을 빼주지 않았다.
네 번째 밤, 그의 성감대가 귓볼과 목덜미, 젖꼭지라는 것을 알게 됐다. 침대맡에 비스듬히 걸터 앉아, 그가 내 손에 젖꼭지가 닿을 거리에서 내 자1지를 빨게 하고 그의 젖꼭지를 만지면 신음이 어우러지며 더 자극적이란 것 또한 알게 됐다. 본격적으로 그가 내 성적 노리개로 여겨지기 시작했다. 누운 녀석의 턱살을 꼬집으며 귓볼을 베어물 때 성철이의 표정은 어떤 여자 못지 않게 충분히 귀엽다.
다섯 번째 밤, 그가 내게 먼저 sm을 제안했다. 아주 가벼운 정도로만. 나도 더 할 필요성은 느끼지 못한다. 나는 앞서 해오던 일련의 과정에 약한 싸대기, 엉덩이 스팽, 젖꼭지에 옷걸이집게 매달기 정도를 추가한다. 이날 밤에는 자다가 화장실을 다녀오게 됐는데, 잠들기 전에 갑자기 꼴려서 잠든 성철이 머리채를 잡아 내 자1지를 빨게 하기도 했다. 성철이는 곱게 말을 잘 듣는다.
여섯 번째 밤, 처음으로 성철이의 자1지를 내 입에 담아봤다. 젖꼭지에 옷걸이를 물리고, 열중쉬어 시킨 채로 잠깐 빨아주니(생각보다 무미건조한 맛이었고, 쿠퍼액은 짭잘했다) 너무 금방 쌀것같다기에 괘씸해서 애1널을 핥게 시켰다. 살짝 거부감이 드는 듯 했으나, 69를 해준다고 하니 곧내 잘 빨았다. 애1널은 처음 빨려보는 부위라 굉장히 느낌이 새로웠고 만족스러웠다. 이후엔 약속대로 69를 해서 성철이의 즙도 빼 주었다.
일곱 번째 밤, 그와 애1널 섹스를 했다. 그가 너무 해보고 싶다기에, 본인이 다 준비한다기에 허락했다. 삽입이 굉장히 힘들었다. 너무 쪼이기도 하고, 경험도 적어서. 그러나 어찌어찌 러브젤의 힘으로, 건장한 20대 초반 남성의 허리 힘으로 성공했다. 그러나 성철이는 자기와는 맞지 않는 것인지 그리 만족한 티는 아니었다. 그래도 내 허리놀림에 맞춰 위아래로 흔들리던 성철이의 모습은 사랑스러웠다.
우리는 이렇게 과감한 나날을 보내며 1학년의 마지막을 끝냈다. 이후, LH가 관리하는 '대학생전세임대주택' 제도를 활용해 결국 둘이 몇 년간을 같이 살게 됐다. 그러나 생각만큼 쾌락으로 가득찬 일상은 아니었다. 같이살게 돼서였을까? 첫 2개월 정도는 둘이 함께 여느 때와 같이 깊은 색욕을 표출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의 사이는 점점 요원해졌다. 나에 대한 성철이의 마음이 이전같지 않다는 것이 너무나 잘 느껴졌다. 나는 그의 더러운 생활방식이 것이 너무나 싫었고, 그는 자신이 간섭받는 것, 자신의 오롯한 시간이 없던 것(원룸이었기 때문일까), 오히려 반대로 내가 자신에게 집착하는 것이나 지나치게 다혈질이고 충동적인 성격이 싫었던 것일까? 되짚어 생각해보니 내 잘못이 훨씬 많은 것처럼 느껴진다.
아무튼, 2학년 2학기가 넘어갈 때즈음, 우리는 서로 완전히 소원해져 그는 집에 잘 들어오지도 않게 됐다. 동아리 1학년 후배와 더욱 친해졌는지, 그 후배녀석은 덩치가 있는 편도 아니고 왜소한데도. 성철이는 분명 나같은 덩치를 좋아한다 했는데도 말이다. 나와 성철이는 점점 그렇게 멀어져갔다. 그러나 나만큼은 아직 성철이를 지우지 못 했다. 성철이가 없는 2학년의 어느 날, 성철이를 생각하며 자위를 시작했다. 분수처럼 뿜어냈다. 그 이후로 중독이 된 듯 했다. '성철중독' 말이다.
성철이가 2학년 인싸 생활을 영위하며 수없이 많은 인간관계를 만들어가는 동안, 나는 집에서 성철이의 팬티를 뒤집어 쓰고, 성철이의 젖꼭지에 끼워졌던 옷걸이를 내 젖꼭지에 끼우며 딸을 잡기 시작했다. 성철이가 육군에 입대해서 2년간 몸을 키우고 살을 빼고 '통건장'이 되는 동안, 또 약간은 여리여리하던 성격이 남자답게 꽉 채워지는 동안, 나는 공익으로 복무하며 한번 사귀었던 30대 초반 여성 공무원에게 큰 상처를 입고 다시금 '성철' 하나만을 생각하는 자1위기계가 되고 있었다. 이 때부터는 내가 여자를 좋아하는지, 남자를, 아니 '성철이'를 좋아하는지조차 명확하지 않게 되었다. 성철이가 전역하고 그 드높은 인싸력으로 동아리에 중심이 되는 실세 선배가 되는 동안, 나는 고시공부를 시작하며 하나 둘 주변에 인맥이 끊겨가며 혼자 남아가고 있었다. 성철이는 전역 이후에도 나와 함께 살지만, 여전히 집에는 잘 들어오지 않는다. 그럼에도, 성철이는 내게 남은 거의 '유일한' 세상과의 소통 창구였다. 이 때 즈음부터, 우리는 몸을 아예 섞지 않고 있었다. 성철이가 나를 노골적으로 멀리하는 것이 느껴졌고, 더 이상 그가 나를 보는 눈에서 사랑, 아니, 사랑은 고사하고 색욕마저도 느껴지지 않았다.
성철이는 자신의 '게이로서의 인생'을 위해 고군분투한다고 말했다. 자신은 여성과 결혼할 것이 아니기에, 지금부터 게이 친구들을 많이 만들어 먼 미래에도 외롭지 않도록, 게이바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려고 노력하기도 하고, 또한 남자친구도 전역 이후로 꾸준히 만들어간다고 말이다. 정작 눈 앞에 나는 자기 하나 때문에 그 어떤 사랑도 시작하지 못하고 있는데 말이다. 그러나, 이해하지 못할 건 아니다. 성철이는 내 입장에서 봐도 너무나 멋졌다. 같은 남자가 봐도 쾌활해 보이는 인상에 든든한 덩치, 누구나 친구로 만들어버리는 성격까지. 그에 비해 나는. 운동도 제대로 하지 못 해 축 쳐진 살이 보기 좋지 않고 음침한 성격, 계속된 시험 실패로 인해 나락인 자존감. 친구도 많이 없고... 이런 내가 어떻게 그에게 사랑받는단 말인가? 나는 이미 디그레이더가 아닌, 디그레이디가 되고 말았던 것이다.
성철이와 함께 사는 기간이 6개월밖에 남지 않았을 때즈음, 나는 이상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어차피 집에 자주 들어오지도 않는 성철이기에, 혼자서 색욕이 차오를 때면 성철의 방에 들어가 스스로에게 얼차려를 주며 딸을 잡게 되는 것이다. 쪼그려앉아뛰기, 엎드려뻗쳐, 대가리박아, 팔벌려높이뛰기 등으로 몸에 땀을 내고, 오토바이 자세를 하며, 무릎 꿇은 채로, 쪼그려앉아 허벅다리를 쩍 벌리고, 양 손으로 젖가슴을 세게 쥐며... 다양한 방식으로 스스로에게 벌을 내리며 양기를 빼내는 것이었다. 마치 눈 앞에서 성철이가 명령하는 것마냥 복명복창을 하기도 했다. 마치, 마치 내가 과거의 성철이가 됨으로써 그를 다시 한 번이나마 볼 수 있도록 하려는 듯이 말이다. 이 행위는 아이러니하게도, 내게 그 어떤 방식으로 자위하는 것보다 더 큰 쾌락을 가져다 줬다.
'야, 최동규. 뭐하냐?'
그러던 하루였다. 결국. 팔벌려높이뛰기를 하는 소리 때문에 그가 들어오는 소리를 듣지 못 했다. 젖꼭지에는 빨래집게가 각각 세 개씩 꽂혀 있고, 얼굴은 어제 성철이 빨래통에 넣어둔 그의 팬티를 뒤집어 쓴 채, 입에는 그의 양말 두 짝이 들어가 있는 채 말이다.
'뭐하냐고'
'......'
마치 4년 전, 내 팬티 속에 손을 넣던 성철이에게 말하듯, 성철이는 내게 질문한다. 그러나, 저 질문의 의도는 당시의 나와는 다를 것 같다. '꼴려서'가 아닌, '혐오스러워서' 겠지. 내키지 않는 손으로 입 안의 양말을 뺀다. 머리에 뒤집어 쓴 그의 팬티도 벗어낸다.
'성도착증 정신병자냐?'
'미안하다..'
'미안하다고?'
'......'
어색한 침묵이 이어진다. 침묵을 깬 것은 성철이 쪽이었다.
'다시 아1가리에 물고 뒤집어 써봐.'
나는 뭔가에 홀린듯 다시금 호르몬 향이 진하게 나는 그의 팬티를 머리에 쓰고 성철이의 땀내가 묻은 양말을 입안에 쑤1셔 넣는다.
'걸1레같은 새1끼.'
성철이는 짐을 내려놓고 침대에 걸터앉는다. 나를 위 아래로 훑으며. 나는 마치 이 것이 자연스러운 형태인 양, 그에게 책잡히지 않기 위해 군기 바짝 든 차렷 자세를 한다.
'열중쉬어. 차렷. 열중쉬어. 차렷. 엎드려뻗쳐. 기상. 엎드려. 기상.'
그의 명령에 이등병처럼(사실 나는 이등병을 경험해 본 적도 없으면서도) 빠릿빠릿하게 움직인다. 그에게 내 나체를 한 티끌도 남김없이 보여주려는 듯이. 그는 마치 목각 마네킹의 움직임을 보듯이 나의 둔중한 신체를 체크한다.
'이렇게 되고 싶었던거야?'
'...에...'
입에 들어찬 그의 흔적에, 또렷하지 않게나마 '네'라는 대답을 한다. 그래, 이렇게 되고 싶었던거야, 라는 말을 존경을 담아 존댓말로써 표출하고야 만다.
'난 이제 니가 그다지 안 꼴리는데. 걍 내 정1액받이라도 할래?'
'에..'
'개걸1레 입보1지로 봉사만 해도 상관없냐? 나 남친 있는거 알지?'
'에.. 어우 조으이아..'
그렇게 그와 나 사이의 권력 재정립이 이뤄졌다.
그는 이후에도 결코 내게 사랑을 주지 않았다. 과거의 정이었을까? 혹은 친구로서의 마지막 배려일까? 아니면, 말 그대로 '쓸만한 조1ㅈ집'이었을까. 그는 내게 과거에 당했던 것 이상만큼의 다양한 sm적 수단을 사용했다. 그러면서도 결코 내 물을 빼 주는 일은 없었다. 오히려 제한했다.
나중에 듣기로는, 그는 나로 인해 sm적 성향이 생겼다고 한다. 남자친구와는 관계의 유지를 위해 결코 하지 않지만, 몇몇 sm파트너를 가진 일이 있었고, 전역 이후엔 돔으로 굳어졌던 모양이다. 과거에 나와의 관계에서 섭의 위치에 있었던 그라곤 믿을 수 없을만큼 능수능란한 돔이 됐던 것이다. 나의 병적인 자1위 습관을 고치기 위해 그는 내게 정조대를 채우기도 했으며, 내가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는 상황을 토로하자, 약간의 성적인 요소를 섞은 생활관리 체제도 마련해 주었다. 물론, 이 모든 대화와 과정들은 철저한 상하관계 아래 '보고'의 형식으로 이뤄졌지만. 그는 결국 내게 은인이자 인연이었나보다.
이 모든 일이 끝나고, 그는 제대로 공부를 시작했고 나는 공무원에 합격해서 직장에 다니고 있다. 물론, 아직 우리의 관계는 끝나지 않았다. 나는 퇴근 후에 우리 집보다 그의 집에 먼저 간다. 그가 지시하는대로 알몸 상태로 그의 방을 정리하고 그의 오줌줄기를 얼굴로, 입으로, 온 몸으로 받아낸다. 이후 가벼운 샤워 이후에 그가 유튜브를 보며 잠깐 쉴 때면 그의 책상 아래에 들어가 그의 남성을 애무한다. 그가 기분이 안 좋을 때면 그의 얼차려를 받기도, 체벌을 받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결코 그의 주박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너무나 행복하기에, 너무나 쾌락적이기에.
밤 11시가 넘은 시점에, 겨우 집에 들어와 하루를 회상하며 오늘도 '행복했다' 라고 다짐한다. 나는 그의 조1ㅈ집이자 기집년이고, 그는 내 기둥서방이니까. 더욱 더 그에게 깊은 봉사를 하지 못함에 아쉬워하며, 다가올 내일, 또 다시 그의 몸종이 될 수 있음에 감사하며 잠에 든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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